PGR21.com
Date 2003/07/07 08:55:22
Name choboChic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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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리플레이 해설.. 임요환 선수와 블랙맨 선수의 WCG 2002 승자조 결승
안녕하세요. 매일 pgr에서 글만 읽어가는 choboChicken입니다. pgr에서 좋은 글들 많이 읽어서 참 재미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읽기만 하고 글을 올리지 않으니 왠지 미안(?)한 감정이 들더군요. 딱히 다른 분들처럼 글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그냥 막연히 제가 열심히 모으고 있는 리플레이 중 재미있는 리플들을 해설을 하면 어떨까 해서 이렇게 적어봅니다.

오늘 해설하고자 하는 리플은 저번 WCG 2002 승자조 결승에서 임요환 선수와Artur Michalak (blackman_pl)과의 대결입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중계를 통해 보셔서 잘 아시겠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중계내용이 이 경기에서 나온 두 선수의 신경전을 세밀하게 묘사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한번 다루어 보겠습니다.

리플은 1.09버젼입니다. 1.10이상 버젼을 쓰시는 분들이라면, 1.09로 다운하셔서 보셔야 할 듯.



00:00 임요환 선수 12시 테란, 블랙맨 선수 8시 저그. 언제나 그렇듯이 선수들의 일꾼 가르기는 예술이네요.

01:40 임요환 선수는 평범한 9서플 2배럭으로 가고, 블랙맨 선수는 테란이 6시가 아닌 것을 확인했지만, 12드론 앞마당이 아닌 10드론 앞마당 해처리를 갑니다. 아마도 벙커링을 많이 의식한 듯 보이네요.

02:30 블랙맨 선수 12 드론 스포닝풀을 가면서, 다음에 나오는 드론으로 12시로 정찰을 갑니다.

03:00 임요환 선수 정찰 scv로 2시 6시가 적진이 아닌 것이 확인되자 마린 두마리 나오자마자 블랙맨 선수의 두번째 오버로드 이동 예상 지점으로 보내서 오버로드 사냥에 나섭니다. (이거 보고 사실 많이 놀랐죠. 얼마나 많이 하면 저런 타이밍을 알 수 있나 하고…) 하지만 사실 오버로드를 안 잡힐 수도 있었는데요. 드론이 12시가 테란 진영인 것을 확인하는 즉시 오버로드를 멈추었으면, 마린 두마리에 잡히지는 않을 듯.. 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요. 가정이지만, 만약 블랙맨 선수가 임요환 선수 상대로 도박적인9드론 스포닝 6저글링을 구사했다면… 임요환 선수 상대가 8시니까 분명히 앞마당을 먹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런지도 모르겠네요.

03:40 초반 마린 두마리에 의해 오버로드를 잡고 이 두 마린은 나중에 정찰 드론마저 학살하는 수훈을 세우게 됩니다. 이 때 저그의 인구수는 17/18. 이제 앞마당과 본진에서 성큰하나 세워놓고 한창 드론 불려야 할 타이밍에 오버로드가 죽으니 라바는 남고 드론은 뽑을 수 없으니 타격이 굉장하지요.제 개인적으로 블랙맨선수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아마도 저 오버로드가 안죽었더라면, 훨씬 더 장기전이 나왔을 듯…

04:00 임요환 선수 정찰 SCV가 앞마당 성큰 완성 직전에 본진 진입에 성공합니다. 투해처리 레어 체제. 저글링은 보이지 않고… 임요환 선수는 인구수 26에서 팩토리 후 아카데미를 올립니다. 이 경우 빠른 탱크 조이기, 드랍쉽, 베슬 패스트 등의 전략이 나올 수 있죠. 저그가 드론 확충하는 시기라는 걸 알아차렸는지, 마린들이 나머지 오버로드 사냥에 나서지만, 블랙맨 선수 2시 쪽으로 보낸 오버로드를 2시 앞마당 언덕 위 아주 좋은 곳에 정지 시켜 놓았네요.

04:30 블랙맨 선수 히드라덴을 짓습니다. 정찰 SCV로 히드라덴을 확인하는 임요환 선수. 저글링 두마리가 이 SCV를 잡을려고 쫓아다니지만, 콘트롤로 따돌리며 계속 정찰하는 임요환 선수. 사실 저그가 레어 이후, 러커인지 뮤탈인지에 따라 대응 법이 많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히드라 테크를 탄다는 것을 SCV에게 보여주는 블랙맨 선수.. 많이 대범하다고 할까요 아니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것일까요.

5:00 보통 제가 생각하기에 5분경대가 리플보는 가장 재미있는 시간입니다. 초반 정찰이후 본격적으로 테크 타는 분기점인데요. 블랙맨 선수는 수송업과 러커업을 동시에 합니다. 이는 러커 드랍을 생각하는 듯 하고요. 임요환 선수는 탱크에 붙인 애드온을 취소하고 스타포트를 짓습니다. 아마 탱크 조이기를 생각하다 생각을 바꾼 것 같습니다. 보통 탱크를 생산하지 않고 이렇게 패스트 스타포트를 하면, 빠른 타이밍에 사이언스 퍼실러티까지 가서 베슬을 뽑아 낼 수도 있지만, 사이언스 퍼실러티 짓기 전 드랍쉽 한대를 뽑으면, 저그 진영을 흔들어 댈 수도 있죠.

5:30 메딕이 나오기도 전에 마린들이 먼저 저그 진영으로 압박을 갑니다. 아마 지금이 가장 저그가 미네랄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아는 듯. 정찰 오버로드에게 마린을 보여주며, 성큰 짓기를 강요하는 거죠. 재미있는 점은 블랙맨 선수 scv추격 하던 저글링 두마리중 한마리를 마린이 조이기 직전에 밖으로 빼돌립니다.

5:50 몰래 나간 저글링 한마리가 테란 본진에 잔입 성공. 쓰리 배럭이 아닌 투 배럭에 스타포드 애드온. 사이언스 퍼실러티도 없는데 반짝이는 스타포트. 이러면 저그도 본진 드랍에 대비하게 되지요. 홍진호 선수 리플을 봐도 이런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이 타이밍에 테란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테크를 보여준다는 것은 치명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김이 빠져버리죠. 이 찰라 8시 앞마당에 러쉬 나갔던 마린들은 메딕이 도착하자 마자 스팀팩을 한번 씁니다. 덕분에 성큰 하나 더 짓고 앞마당 드론들이 싸우러 총 출동하는 사태가… 임요환 선수의 러쉬 들어가는 척 하는 페이크였지만, 이런 페이크는 블랙맨 같은 고수들에게나 쓸 수 있을듯 (그 바쁜 상황에서도 상대가 스팀팩 쓰는걸 어떻게 알 수 있는 건지 참..)

6:30 이제 상황이 점차 급박해져 갑니다. 임요환 선수의 드랍쉽이 저그 앞마당 조이기 라인에 도착해서 마린 메딕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저그는 본진에 성큰 박으며 본진과 앞마당에 러커 한마리씩 변태 시작 그리고 오버로드 속업을 시작합니다. (저그는 이제 확실한 러커 드랍이네요) 그리고 드랍쉽 예상 낙하 지역에 뿌려져 있는 오버로드와 저글링. 아마 이는 나중에 러커3cm드랍을 위한 목적일 수도 있죠. 여기서 부터 오늘의 전면전이 시작됩니다.

7:00 정말 빠른 타이밍에 드랍쉽이 떨어집니다. 테란은 마메 병력을 두번에 나누에 실어 올리고, 저그는 보초 서고 있던 저글링으로 테란의 드랍을 확인합니다. 이 때 저그의 병력은 앞마당 러커 한마리, 본진은 성큰과 함께 러커 1마리 변태중. 위기 중의 위기인데다가 상대는 임요환이죠. GG나올 수도 있는 상황인데 블랙맨 선수 참 침착하게 대응합니다. 어디로 올지 모르니 앞마당 러커는 입구 쪽에 버로우를 해서 테란의 앞마당행을 저지합니다. 이 상황에서 본진에 해처리 하나 더 늘리며, 러커는 성큰 바로 옆에 버로우 그러면서 성큰을 하나씩 늘리려는 시도를 하지만 임요환 선수 성큰 사정거리 밖에서 열심히 드론 사냥하면서, 추가 성큰이 발견되는 즉시 즉시 제거해줍니다.

7:30 임요환 선수 미네랄 필드 뒤로 드랍 마메 병력을 이동시킵니다. 이러면 드론 피해는 어마어마 해지죠. 이 때 방어를 위해 본진에 하나 있던 러커를 이동시키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스캔 후 잡아버립니다. (임선수 일부러 노린 듯)러커 없는 성큰 하나는 더 이상 마메를 방어할 수 없죠. 성큰 일점사후 블랙맨의 본진은 거의 무주 공산이 되어갑니다. 드론들은 다행히 피난을 갔지만, 사라지는 히드라덴. 이타이밍에 테란 본진은 사이언스 퍼실러티 완성에 입구에 벙커 이미 완성. 보통의 저그 유저라면 키보드 G에 손이 갈 수도 있겠지만, 블랙맨 선수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침착하게 막아냅니다.

8:00 본진서 변태되던 러커 두 마리와 앞마당에서 도우러 올라온 러커 한 마리. 이 때 앞마당에서 올라온 러커가 해처리 바로 위 그늘에 버로우를 합니다. 스캔을 찍어도 해처리에 숨겨져서 버로우 되어 있는지 잘 분간이 안되는 상황. 여기서 러커 두마리인줄 알고 열심히 일점사 하던 마린들이 숨은 러커에 순식간에 죽어 나가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블랙맨이 일부러 그런 곳에 버로우를 했는 지 임요환 선수가 그 러커의 존재를 알았는 지 알수는 없지만, 정말 해처리 바로 위에 버로우를 하니 러커가 있는 지 스캔을 통해서도 알기 어렵네요.)

8:30 임요환 선수의 죽은 마린을 보충하기 위해 드랍쉽이 테란 본진에서 마린을 태울때, 블랙맨 선수 앞마당에서 충원된 러커 세마리가 합세해서 8시 본진에 남은 잔여 마린들을 잡으러 옵니다. 이제 임요환 선수 방어를 위해 탱크와 시즈, 베슬을 뽑으며 본진 커맨드 센터 옆에 벙커도 건설해 저그의 러커 드랍에 대비합니다.

9:00 블랙맨의 집요한 러커 공격을 요리저리 피해 다니는 드랍 잔여 병력이 드디어 드랍쉽에 타고 온 마린과 합류를 합니다. 더군다나 두둥실 따라 내려오는 베슬. 이제 점점 경기는 재미있어 지네요.

9:30 이미 테란 본진에는 드랍 러커에 대비해 벙커에 마린 넷이 꼭꼭 들어 찹니다. 시즈되어 있는 탱크 두기와 함께… 이를 아는 지 모르는지 전세 역전의 임무를 갖고 오버로드에 타고 11시 섬멀을 경유해 테란의 본진 커맨드 센터 쪽으로 가는 러커 두마리. 비장해 보이기 까지 하네요. 현재 저그 본진 상황은 상당히 비참해졌습니다. 잔여 마메병력을 잡으러 간 러커를 우회해서 사이언스 베슬과 함께 해처리로 접근하는 마메한부대. 드론을 잡는 척하며 러커를 유인해서 러커가 이동중에 일점사로 잡아버리는 임요환 선수. 그리고 본진 잔여 러커를 컨트롤로 잡을려고 하지만, 블랙맨 선수 이번에는 러커를 오버로드 밑에 숨겨서 안보여주는 컨트롤을 구사 오버로드가 쏘는 듯한 촉수에(?) 애꿎은 마린만 열심히 죽어 나갑니다. 저런 급박한 상황에서 이런 컨트롤을 보여주는 두 선수 참 대단하네요.

10:00 이제 저그 본진에는 마린이 두마리만 남습니다. 모두 숨김 러커에 전멸. 이 사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테란 본진으로 들어가던 러커는 오버로드에서 내려보지도 못하고 벙커안 마린앞에서 비명횡사를 합니다. (머 내려도 지키고 있는 시즈모드 탱크 3대의 포화를 생각하면 어찌보면 안에서 타다 죽은게 다행일지도).

10:30 저그 본진에 살아 남은 마린 두마리. 하지만 boxer표 마린은 먼가 다른가 봅니다. 디펜시브 매트릭스 후 성큰 하나, 히드라 한마리, 러커 한마리를 잡은 후에야 마나 0인 메딕 4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습니다. 이타이밍에 이미 테란은 모든 테크트리 완성에 앞마당 커맨드 센터 짓는 중. 암담해 지는 저그. 이 와중에도 앞마당에서 오버로드에 탑승하는 드론 한마리의 행방은?

11:00 9시 앞마당에서 태운 드론으로,11시 몰래 섬멀티를 뛰는 블랙맨 선수. 제2 가스 멀티로 섬멀티를 선택하게 되다니 저그가 얼마나 암담해 졌는지 보여주는 듯 하네요. 이제서야 라바는 히드라가 아닌 드론으로 변태 시작하고… 재미있는 점은 러커 한마리를 빼내서 12테란 입구쪽에 보냅니다. 보낸 타이밍을 보면 아직도 본진에서 마린 두마리와 싸울 타이밍인데, 내 집에 당장 불이 났는데도 미리 다음 카드를 생각한다는 것이 역시 고수답다는… 그러나 이 타이밍에 테란 진영에서는 드랍쉽에 새로운 마메가 타서 떠나고 이레디에이트 개발 시작 베슬 늘어나고 터넷으로 방어선 증강에 앞마당 커맨드 센터 완성. 경기는 본격적으로 임요환의 우세가 점쳐집니다.

12:00 임요환 선수의 드랍쉽 저그 본진 재차 드랍을 시도하지만 블랙맨 선수 눈치 빠르죠. 본진 드랍이 좌절되자 하필이면 기수를 11시 섬멀티로 돌리는 드랍쉽. 블랙맨 선수의 11시 몰래 섬멀티는 이로서 좌절되지만, 블랙맨 선수 2시와 3시에 바로 더블 멀티를 시도합니다. 저그의 경우 가스 멀티의 숫자가 상당히 중요하죠. 블랙맨 선수는 어떻게든 테란에게 밀리지 않는 가스 멀티가 너무 필요한듯 보여지네요. 테란의 한방으로부터 멀티를 지킬 수 없으니 섬멀과 상대방 스타팅에 가까운 곳에 몰래 멀티. 이것이 성공만 한다면, 전세 역전인데…참 재미있는 점은 임요환 선수의 scv가 6시에 정찰을 가 있는데, 위치를 보면, 해처리가 펴지고 크립이 퍼지면 크립이 겨우 보이는 곳에 숨어 있습니다. 해처리 펴지기 전까지는 드론도 완성중인 해처리도 볼 수 없는 곳에 숨어 있는 scv. 참 얄밉게도 용의주도 하네요.

13:00 이제 이 게임도 점차 하이라이트로 가네요. 테란의 앞마당 견제용인지 러커 두마리를 실은 오버로드가 3시로 갑니다. 임요환 선수 드랍쉽 한대로 중앙을 오가며 스캔으로 5시 섬멀티도 확인해 보고 6시 정찰scv로 6시 앞마당을 지나 2시 지역을 가게 됩니다. 풍전 등화의 2시 3시 블랙맨 선수 몰래 해처리는 거의 완성되어 가는 중. 사실 보면, 언제나 테란은 한방을 갖추고 나오고 저그는 이 테란의 한방을 하이 테크와 유닛으로 저지하며 가스 멀티를 늘려 나가는 것이 저그테란전의 키 포인트죠. 여기서 테란의 한방이 모이기 전에 저그의 멀티를 견제하는 것이 드랍쉽의 역활인데 오늘 경기 만큼은 임요환 선수의 드랍쉽이 효과 100%인 듯 보이네요. 이 사이 저그의 앞마당을 향해 가는 “베슬 2대”. 테란이 베슬 2대로 할 수 있는 일은?

13:30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이 30초에 벌어집니다. 2시 멀티로 갔었던 러커는 테란 앞마당을 향해 걸어가지만 이미 임요환 선수 앞마당에는 벙커안에 마린 4과 시즈 그리고 터렛에 베슬. 러커 한마리 테란이 앞마당 멀티가 있다는 확인만 하고는 시즈의 포화에 사라집니다. 임요환 선수의 정찰 scv는 3시 멀티 확인. 즉시 본진의 마메 병력 3시로 출동하죠. 그러면서 중앙에서 배회하던 드랍쉽 한대는 저그 본진에 드랍하며 동시에 저그 앞마당에서는 베슬 두대 지우개 준비. 블랙맨 선수, 3시 해처리 펴지자 마자 정찰 scv발견에 놀라고, 그 뒤 바로 오는 드랍쉽 1대 마메에 정신이 팔려 앞마당 베슬 지우개를 끝끝내 알아 차리지 못합니다. 드랍쉽으로 시선을 끌어 낸 뒤 지우개를 하는 임요환 선수. 타이밍을 맞추기도 하지만 만들어 내는 능력이 더 대단해 보이네요.

14:00 앞마당 지우개 한 베슬의 킬수합은 20 (드론만 20!!) 정말 gg하고 싶을 듯. 더군다나 3시 몰래 멀티 앞마당에는 이미 테란 본진서 출발했던 마메가 당도해서 아까 보낸 러커가 버로우도 하기 전에 해처리 파괴 되어 버립니다. 시선잡이용으로 저그 본진에 떨어졌던 드랍쉽 한 대도 잔여 마메병력을 태우고 3시로 향하고… 이 암울한 상태에서 올라가고 있는 저그 본진의 퀸스네어. 이 암울 모드를 블랙맨 선수는 과연 하이브 유닛으로 타개할 수 있을것인지…

14:30 2시 몰래 해처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는 두 선수. 언덕위로 먼저 올라가 러커가 버로우를 하자 마린4 메딕 2이 스팀팩을 먹은 뒤 정말 현란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마린 컨트롤로 러커 두마리를 아무 피해 없이 잡아 버립니다.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 (필자는 이 대목에서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왜 나는 마린 한부대 컨트롤 했는데 러커 두마리에 다 잡히지?) 그 후 바로 밀려버리는 2시 해처리. 투엔지리어링 베이에서 앞마당 멀티를 바탕으로 마린 공방업 업그레이드가 시작되고 늘어나는 배럭. 하이브는 이제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2002 WCG  3위의 저그 고수가 선택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15:00 2시 밀어버린 곳과 2시 삼룡이에 동시에 커맨드 센터 건설하는 임요환 선수. 6시 멀티를 시도할려고 했던 블랙맨 선수 정찰 scv발견하자마자 드론 태우고 5시 섬으로 도주. 저그 히드라 러커 주력병력이 중앙으로 진출을 시작하려는 타이밍에 탱크1, 마린3, 메딕1을 태우고 저그의 언덕을 향하는 드랍쉽은 오버로드에 발견이 되는데..

16:00 저그의 언덕에 내린 탱크 시즈 한방 쏘고 중앙 진출하던 저그 병력이 회군해서 언덕위로 올라오는 것을 확인하더니 바로 드랍쉽 타고 도주한다. 이로서 중앙 진출하는 저그의 타이밍을 한 타이밍 저지하는 임테란. 나의 러쉬 타이밍이 곧 나의 멀티 타이밍이라는 철칙을 반영하듯 모아논 탱크와 마메로 러쉬를 가면서 동시에 2시와 삼룡이 멀티로 scv를 보내는 임요환 선수. 이에 블랙맨 선수는 5시 11시 섬멀티에 드론을 보내 놓고 아드레날린 저글링 업과 역전의 카드 디파일러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16:30 드디어 저그와 테란의 주 병력이 중앙에서 맞붙습니다. 하지만 아까 진출 타이밍에 언덕 겐세이를 당해 중앙을 선점하지 못한 블랙맨 선수. 중앙에서 아직 자리도 잡기 전에 테란 병력과 맞붙어 후퇴하면서 쌈싸먹기는 커녕 병력의 손실을 입습니다. 시즈 되는 탱크를 뒤로 하고 열심히 본진으로 도망가는 러커 히드라…

17:30 순식간에 중앙에서 밀리며 9시 앞마당까지 내 쫓기는 블랙맨 선수의 히드라 러커. 마린은 공2업 방1업 완성. 디파일러의 컨슘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며 베슬의 이레이에이트와 시즈 한부대의 포화를 맞아가며 최대한 테란의 조이기 라인을 늦추는 러커들. 모든 라바는 저글링으로 변태 중. 아드레 날린 업글이 끝나서 출동을 기다리고 있는 저글링들. 그러나 이럴수가… 저글링 발업이 아직도 되어 있지 않았다니… 이런 위기 순간에 저글링 발업을 누르고 있는 블랙맨 선수의 심정은 과연…

18:00 드디어 나오는 디파일러의 구름다리. 순간 테란 진영의 배럭에는 파이어뱃이 줄줄이 예약되며, 임요환선수는 저그의 삼룡이 밖으로 후퇴하게 된다. 이제서야 양쪽 섬멀티에 보내 놓은 드론으로 멀티하는 블랙맨 선수. 드론 도착후 무려 2분이 지난 후에야 해처리를 펴기 시작하니 중앙 전투후 테란의 조이기라인을 풀기까지 저그가 얼마나 급박했는 가를 잘 보여준다.

18:30 보통 디파일러가 나오면 필자(테란)는 병력 빼기에 바쁘다 (하도 전멸을 많이 당해봐서 흑흑). 이에 비해 임요환 선수 디파일러가 나오자마자 5시와 11시 섬멀티 스캔 체크. 바로 11시로 향하는 드랍쉽. 순조롭게 돌아가는 테란의 2시멀티에는 새로 짓기 시작하는 배럭3 팩토리1. 이 암울한 순간에서도 울트라 테크를 올리는 블랙맨 선수. 가스가 많이 필요한 울트라 테크를 섬멀티로 해결할려는 블랙맨 선수가 만약에 11시로 향하고 있는 드랍쉽의 존재를 안다면, 이 때 gg를 치치 않았을까?

19:00 임선수의 드랍쉽에 바로 밀리는 11시 섬멀 해처리2시 삼룡이 멀티에 벙커 도배. 역전의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열심히 컨슘하고 있는 디파일러 두마리에게 걸리는 이레디에이트 두방. 필자도 테란 유저이지만 이 저그 역전의 실마리인 디파일러가 이레디에이트로 죽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임요환 선수 어린 블랙맨 선수에게 참 심했다는 생각이 든다.

20:00 이제 이 게임도 막바지를 향해 간다. 5시 섬멀티도 드랍쉽에 밀리고, 울트라는 아직 노업. 디파일러는 이미 다 죽고, 이어지는 베슬 5대의 이레디에이트 쇼. 러커 혼자 삼룡이에서 테란의 한방 조합에 버틴다가 폭사. 여기서 재미있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 러커가 터지면서 쏘는 촉수에 마린이 거의 한부대 가량 전멸하는 장면이 나온다. 러커가 죽을때 쏘는 촉수는 공격력이 20이 아니고 훨씬 크다고 하는데, 이 리플서도 입증이 되는 듯… 이후 몰아치는 테란 마메탱베슬에 언덕 러커와 저글링 울트라로 대항해보지만, 물량앞에 장사 없는 스타. 블랙맨 선수 아쉽게 gg를 치고 만다.

관전평. 임요환 선수의 칼타이밍 저그 멀티 견제와 패스트 본진 드랍, 앞마당 몰래 지우개, 완벽 방어등이 돋보이는 한판이였지만, 이런 모든 점을 극복하고 다크스웜으로 대항하며 울트라를 뽑는 블랙맨 선수의 인내심 또한 대단한 한판이였다. (온겜넷 16강서 임요환선수와 개마고원 대결에서 앞마당이 밀리면서까지 꾹 참으면서 러커를 모은 조용호 선수와 왠지 침착성이 닮은것 같다는…)

반응이 괜찮으면, 앞으로 시간 허락할때마다 좋은 리플로 뵙겠습니다.




* homy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7-07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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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아
03/07/07 09:34
수정 아이콘
블랙맨 이번 wcg에서 다시 볼 수 있을까요?... AMD는 외국유저 영입 통로가 좋아보이는데(기욤, 베르트랑 보유중이고 구센도 한 때 소속되었었고..) 블랙맨 선수가 아직 스타를 하거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고 선수 보강 계획이 있다면 추진해 봤으면 합니다.

기욤의 등장으로 비교과서적인 플레이를, 하수드론, 세르게이, 베르트랑의 등장으로 매크로 개념을 흡수했듯이 새로운 외국인 유저 등장이 다른 트렌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프로게임 시장이 탄탄해져서 외국시장 진출을 모색하기 위해 각 구단별로 외국인 유저가 보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리플평 잘 봤습니다..(__)
SaSin)Child
03/07/07 09:46
수정 아이콘
블랙맨이 얼마전 스타를 다시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작년 WCG 이후로 잠깐 스타를 안했던거 같네요.) 아무튼 이번 WCG에서도 블랙맨을 볼수 있을거 같네요.
안개사용자
03/07/07 10:16
수정 아이콘
진짜 글 잘 쓰시네요!~
리플레이 보지 않아도 눈앞에 전투장면에 펼쳐지는 듯해서 마치 전쟁역사소설같은 거 읽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니 문득 WCG에서 다시 임요환선수와 블랙맨이 맞붙어 혈전을 벌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드는군요.
에휴~
03/07/07 10:31
수정 아이콘
정말 잘쓰셨군요
이만큼잘쓴 리플레이 후기는드물었던것 같습니다
블랙맨선수 외국선수치고는 드물게 APM이 300 대더군요
기본기가 탄탄한선수같습니다
글잘읽었고요 앞으로도 자주 써주시리라 기대하겠습니다^^
님글은 저장해놓고 볼것입니다
SaD LegenD
03/07/07 10:39
수정 아이콘
초보치킨님 글 잘 읽었습니다.. 정말 재밌게봤던 경기였는데 이렇게 글로 다시 만나게되니 미쳐 보지못했던 부분까지 세세하게 표현해주신데 대해 감탄할 뿐입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보겠습니다.. 그럼 좋은하루 보내세요 (__)
커피우유
03/07/07 18:08
수정 아이콘
재미있는 경기네요.하지만 초반 오버로드 사냥부터 정찰드론 사살,이 후 드랍에 의한 엄청난 피해 등 초중반에 이미 승부가 났다고 생각합니다.
테란 유저 입장에서 봤을 때는 엄청 재미있는 경기지만 당하는 블랙맨 선수나 온리 저그유저들 입장에서는 짜증스러울 정도로 임요환 선수의 플레이가 돋보이는 경기군요.
리플 잘 봤습니다.
♡CLOVER♡
03/07/07 18:4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임요환선수 팬인데...
새로운 임요환선수의 명경기를 알게된것 같네요...^^
황제의 재림
03/07/07 20:42
수정 아이콘
경기 보신분들은 아시겠지만 임요환선수의 장단점이 드러난 경기. 초중반에 그렇게 피해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우게랑 멀티밀기 그리고 본진 드랍 3가지 컨트롤이라는 극악의 컨트롤을 보여주어 승기를 잡아갔으면서도 비교하는 것은 좀 그렇지만 이윤열선수처럼 병력에서 큰 차이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 하지만 임요환선수의 또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점. 저 3가지 컨트롤중 한가지만 생산에 신경쓰면 무서운 선수가 되지 않을런지...
03/07/0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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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임요환경기?리플함봐보셈-_- 이상한리플들고왔네
캐터필러
03/07/0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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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이상해여.. 다른 리플인거 같아여. 확인해보세여
스타매니아
03/07/08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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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님 캐터필러님
저그 입구부근에 모여있던 마린들을 성큰에 나눠서-_- 꼴아박는 허접한 리플로 보이시죠? -_-
리플은 1.09버젼이므로 1.09로 다운하셔서 보셔야 합니다 ^^
세상끝까지
03/07/0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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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잘 읽었습니다. 읽기 전에 한번 봤는데 마린4메딕2로 럴커 2마리 잡는 컨트롤 보느라(경악스러움;) 베슬지우개는 보지도 못한-_- 이래서 사람이 미니맵을 잘 봐야 한다죠.;;이 글 덕분에 놓칠뻔했던걸 많이 보네요.^^
캐터필러
03/07/08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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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리플 볼수 있게 해주는 패치 (엽길드에서 받아서)깔고 보니 10으로 그냥 보는 허접한 패치랑은 다르긴 다른데요
09로 볼대의 리플도 해설과는 다른 리플이네요
저그가 2시로 나오거든여
그리고 드랍십은 초반에 안나오는 그런 리플입니다.
어케된건지..
에이취알
03/07/08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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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로 패치를 받아서 다운시켜서
리플레이 보시면 제대로 나옵니다
드론찌개
03/07/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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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맨선수 거의 컴이랑 연습한다던데 이해가 안가네요... 타이밍 감각이나 정찰하는거 빌드재는거 등등 운영하는거보면 고수랑 수천 게임한 그것이든데... 손빠른건 컴이랑 맨날 7:1로 할테니 설명될테구..
드론찌개
03/07/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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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임요환 선수의 가능성이라기 보담 그냥 개성이라는 말이 옳은거 같아요.. 두세군데 교전을 동시 컨트롤 잘하는거랑 생산잘하는거랑은 많이 틀리거든요.. 동시다발적인 전투 컨트롤은 맘먹구 하는 거지만.. 생산은 게임내내 신경써야하는 거만큼 다른 성질의 노하우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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