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04/10 04:00:18
Name sylent
Subject OSL 관전일기 - 프리매치 start!
OSL 관전일기 - 질레트 2004 스타리그 프리매치 1/4 (2004년 4월 9일)

프리매치 start!

<질레트 2004 스타리그>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맵들의 듀얼 토너먼트 <질레트 2004 스타리그 프리매치>가 시작되었다. <질레트 2004 스타리그>에 사용될 맵의 선택권이 여러 권력으로 분산되었다는 사실은 향후 스타리그의 발전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시금석으로 판단할 수 있지만, 선수들의 준비 부족으로 인해 밸런스 테스트를 위한 경기 양상이 펼쳐지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다.  

프리매치 관전일기에서는 선수들의 전략과 전술보다는 맵에 대한 해석을 중점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프리매치를 시청하는 우리는 돌아가는 바큇살이 아닌 ‘밸런스’라는 바퀴의 중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오늘 선보인 네 개의 맵은 좋은 밸런스를 위한 검증된 패턴을 따르지 않고 있다. 이런 새로운 시도가 ‘로템에 뿌리를 둔 전형적인 맵’에 대한 반작용에 불과할지, 새로운 트렌드를 창조해내며 <질레트 2004 스타리그>의 흥행 기상도를 맑게 해줄지 지켜보는 것이 팬들의 권리이자 의무일 것이다.


1경기 <머큐리> : 최연성(T5) vs 전태규(P8)

‘테란 대 프로토스’ 전의 양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방형 맵인지, 언덕형 맵인지의 여부이다. <머큐리>가 <기요틴>과 마찬가지로 개방형 맵이라는 점은 프로토스에게 힘을 실어준다. 실제로 전태규 선수는 지형의 이점을 살려 최연성 선수의 입구를 돌파하며 손쉽게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초반의 ‘드래군 푸시’를 테란이 무난히 막아낸다면?

<머큐리>에서 테란을 상대하는 프로토스는 테란의 조이기를 원천봉쇄해야 한다. <기요틴>은 개방형 맵이라는 걸 제외하면 앞마당 언덕이 없는 <로스트 템플>과 유사하다. 본진과 앞마당을 연결하는 공간이 포위 공격하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설사 입구 바깥쪽에 진을 치고 있더라도 병력을 집중해 뚫어낼 여지가 충분히 있다. ‘2가스의 힘’이다.

이에 반해 <머큐리>는 일단 테란의 조이기를 허용하는 순간 앞마당 멀티를 포기해야 한다. 제2 미네랄 멀티 혹은 제2 가스 멀티에서 시작되는 시즈탱크의 포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프로토스는 셔틀을 활용해야만 하지만, 테란의 병력은 지상으로 걸어 올수 있다. 게다가 터렛까지 마음껏 건설할 수 있다!

무리해서 차지하기에 2% 부족한 앞마당, 개방형 맵임에도 불구하고 테란이 어렵지 않게 프로토스를 상대할 수 있는 중요한 이유 중 한가지이다.


2경기 <레퀴엠> : 박용욱(P12) vs 박성준(Z3)

박성준 선수는 입구와 최대한 가까운 위치에 두 번째 해처리를 건설할 수밖에 없었다. 하드코어 질럿 푸시에 저그의 입구가 봉쇄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성큰 콜로니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마이큐브 2003 온게임넷 스타리그 4강 B조> 경기에서 박경락 선수가 박용욱 선수의 하드코어 질럿 푸시에 얼마나 허무하게 패배했는지, 우리는 지켜보았다.

서로의 진영이 대각선이 아니라면 저그가 두 번째 해처리를 앞마당에 펴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이는 테란을 상대로 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설사 앞마당에 해처리를 건설하더라도, 넓은 진영에 마주하는 해처리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성큰 콜로니가 요구된다. (특히, 3시의 경우 앞마당 멀티는 ‘센터 해처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지형의 불리함을 안고 시작해야 한다.) 엄재경 해설위원은 <헌터스>를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과연 본진 자원만으로 운영하는 저그를 두려워할 프로토스가 있을지 의문이다.

소수의 질럿으로 상대의 진출을 차단할 수 있고, 소수의 질럿으로 저글링의 난입을 방어할 수 있는 <레퀴엠>. 과연 <레퀴엠>은 ‘저그를 위한 진혼곡’인가.


3경기 <게르니카> : 이윤열(T5) vs 변은종(Z11)

이윤열 선수는 2스타 레이스에 이어 벌처 견제, 탱크 웨이브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대 테란전’의 빌드를 보여주었다. 혹시, MSL 결승을 준비하는 것이었을지 모르겠다. 이에 맞선 변은종 선수는 분노모드(?)로 변신, “1가스 메카닉은 히드라가 답”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어렵게 승리하였다.

<개마고원>을 떠올려보자. 앞마당에 해처리를 편 저그는 방어를 위해 성큰 콜로니를 아낌없이 건설한다. 테란이 성큰 밭을 뚫지 못하면, 혹은 뚫지 않으면 저그는 일단 두 개의 가스를 확보할 수 있다. <기요틴>과 <남자이야기>도 다르지 않다. 하나의 가스 멀티를 더 가져갈 수 있다면, 저그 플레이어들은 성큰 콜로니에 자원을 아끼지 않는다. 저그의 희망은 2가스에서 피어나기 때문이다. (<노스텔지어>는 조금 다르다. 다른 맵들에 비해 성큰 콜로니의 수가 조금 부족해도 방어가 가능하며, 다리를 건너야만 하는 정직한 맵이 아니다.)

그렇다면, <게르니카>에서 경기를 치루는 저그 플레이어들은 무엇을 위해 성큰 콜로니를 건설해야 하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제시할 수 없는 한, 스타리그에서 <게르니카>를 만나는 일은 없어야 한다.


4경기 <바람의계곡> : 김정민(T7) vs 서지훈(T1)

<바람의계곡>은 몇 가지 점에서 <패러독스2>와 맥을 같이 한다. 가스 멀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 섬을 장악하는 것이 필수였던 <패러독스2>와 마찬가지로, <바람의계곡> 역시 자신의 가스 멀티를 지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언덕을 차지해야 한다. 중앙 섬을 장악하면 상대방의 멀티를 손쉽게 견제할 수 있었던 <패러독스2>와 마찬가지로, <바람의계곡> 역시 상대방의 언덕을 차지하면 무려 세 곳의 멀티를 견제할 수 있다. 중앙 섬에 집착하다 본진과 멀티 방어에 신경을 못 써 승기를 놓치는 경기가 종종 있었던 <패러독스2>와 마찬가지로, <바람의계곡> 역시 상대방의 언덕을 차지하는데 병력을 집중하다가 드랍쉽 게릴라에 당할 공산이 크다.

특히나 시즈 탱크라는 무시무시한 유닛을 보유하고 있는 ‘테란 대 테란’전이기 때문에, 서지훈 선수의 앞마당 가스 멀티는 무모한 시도였다. 일단 상대방의 언덕을 장악하기 전까지, 앞마당 멀티에서는 가스를 채취하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가스 채취만을 위한 커맨드 센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다량의 미네랄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첫 번째 멀티를 비교적 방어가 수월한 미네랄 멀티로 가져간 김정민 선수의 판단은 현명했다.

섬맵이라는 점은 일맥상통하나 <패러독스2>와는 달리, <바람의계곡>은 저그에게 바람직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이점은 ‘저그 대 프로토스’전이 펼쳐지면 언급할 예정이다.) 섬맵에 대한 열정이 결실을 맺는 것일까.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탄생한 <바람의계곡>은 ‘완성형 섬맵’에 가장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많은 게임 팬들의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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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iniscence
04/04/10 06:3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싸이코샤오유
04/04/10 09:25
수정 아이콘
완성형섬맵 원츄입니다.
04/04/10 10:34
수정 아이콘
제가 어제 방송에서 보기론..1경기에서 사용된 "머큐리"의 경우..중앙지역등에 터렛을 맘대로 지을수는 없다고 알고 있는데요..건물을 지을수 없는 타일이 많은거 아닌가요????^^;;
04/04/10 11:26
수정 아이콘
솔직히 그정도 규모의 타일셋으론 테란이 마인 터렛 탱크로 진출하는데
어려움은 거의 없다고 봅니다..
건물 못짓는 지형은 극히 일부라고 밖엔 보이지 않던데요
04/04/10 11:38
수정 아이콘
sylent 님이 말씀하신 "터렛까지 마음껏 건설할 수 있다"의 의미는..
전체적인 지형에 대한 것이 아니고...
머큐리의 앞마당 미네랄 멀티가 제2 미네랄 멀티 지역에서 시즈 포격이 가능하다는 점과 제 2미네랄 멀티지역에 터렛을 마음껏 건설 할 수 있다는 점인듯합니다..정리가 잘안되네요...
즉, 앞마당 멀티에서 제2 미네랄 멀티로 이동하려면 앞마당 멀티 입구를 통해 걸어나가거나 셔틀을 이용해야되는데, 앞마당 멀티 입구지역이 조여졌다면, 테란은 제2 미네랄멀티 지역으로 진출할꺼고 소수 탱크와 터렛만 있어도 플토는 앞마당 포기해야된다는 겁니다...
결과적으로는 로템에서 앞마당 먹은 플토가 앞마당이 조여진 상태에서 앞마당 언덕 점거 당한거랑 마찬가지 상황인것 같네요...
04/04/10 11:43
수정 아이콘
로템과 다른점이 있다면, 로템 언덕은 드랍쉽이 있어야 점거 가능하지만, 머큐리는 그냥 시즈 두기랑 scv 두기 정도 걸어 가면 된다는점..
또, 조이기 위치가 플토 본진가 다소 거리가 있는 제2 미네랄 멀티 입구 지역이라도 앞마당은 피해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인듯...
타천사
04/04/10 12:13
수정 아이콘
3경기에 대한 평... 제가 꼭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도데체 저그의 해법이 보이지 않고... 중앙 섬마저도 모두 테란의 시즈탱크 사정거리에 들어오죠... 저그에게 본진플레이를 강요하게 되면 결국 저그는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습니다... 마치 패러독스의 저그 vs 플토 경기처럼...
04/04/10 12:22
수정 아이콘
"무엇을 위해 성큰 콜로니를 건설해야 하는가?"
크으... 저그의 전략의 근본을 건드리는 말인 것 같습니다...
griffon slayer
04/04/10 12:57
수정 아이콘
바람의 계곡은 정말 명경기가 많이 나올 수 있는 맵인것 같습니다.
MBC겜의 데토네이션과 비견되는...
폭풍져그
04/04/10 13:11
수정 아이콘
바람의 계곡이랑 게르니까를 썼으면 하는.
(주)미싱™
04/04/10 17:24
수정 아이콘
완성형 섬맵이라.. 기대 되는군요.. ㅡㅡ
수련회를 갔다 오느라고 프리 매치를 못봤다는.. ㅋ
최환석
04/04/10 17:42
수정 아이콘
맵에대한 어느정도 나마 정확한 분석을 해주신것 같네요
여러 군데를 돌아다녀 보면 테란이 유리하다..저그가 유리하다..이런 얘기들이 많이 있는데 경기양상과 맵에 대해 잘 정리해주셨네요..잘읽었습니다.
안부르면안올
04/04/11 00:41
수정 아이콘
플토사기맵인 머큐리가 테란이 할만하다니 이해할 수 가 없네요.
기요틴에서 테란이 죽어났던 이유가 플토 초반푸쉬를 무난히 막아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2가스를 먹었더라도 플토가 먼저 2가스이상 먹고 유리한 지형에서 캐리어 띄우면 게임끝이었는데요.
테란이 치고 나올 때 플토가 정면대결 안하고 멀티 하나 내준다 셈 치고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한 테란 멀티 치면 필승이었죠.
가장 불리한 두 가지를, 초반을 무난히 막아낸다면, 2가스를 먹는다면
이라고 가정한 자체가 너무 편파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예상으로는 테란이 초반 막아냈다 해도 가스멀티를 먼저하든 앞마당을 먼저 가든 다크나 리버에 괴롭힘 당하다 섬이 있는 중앙으로 힘들게
가봐야 섬을 중심으로 캐리어가 버티고 있을 듯 하네요.
이런 맵이 또 쓰인다면 이번에도 플플 결승 올인입니다.
레퀴엠도 입구방어가 힘든데...
04/04/11 05:42
수정 아이콘
머큐리는 테란맵입니다. (1) 중앙섬을 탱크로 장악하기가 무엇보다 쉽습니다. (2) 좁은 두갈래 길, 조이기보다는 집짓기만 조금 해도 맵의 반을 먹을수 있습니다. (3) 테란의 병력을 협공하기가 힘듭니다. [테란이 조금만 알아채도 미네랄필드를 이용한 방어에 돌입합니다] (4) 중앙 덕분에 먹을 멀티가 적습니다. (5) 중앙에서 진치는 테란에게 얻어맞을 [...] 위험도 큽니다.

고로, 케리어 직전 타이밍에 끝내버리거나, 프로토스를 압박[!] 하면서 물량 쏟아내는 테란이 가능합니다;;;;
이걸 극복하려면, 그나마 나은게 질럿+아콘 후 케리어 같기도;;;
04/04/11 09:15
수정 아이콘
spin님께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안부르면안올
04/04/11 14:48
수정 아이콘
spin님의 의견은 테란이 무사히 중앙을 무사히 먹었을 때 얘기죠.
(다른 맵도 테란이 중앙을 먹으면 거의 이깁니다.)
빠른 드래군 푸쉬의 강력함과 주도권을 넘겨준 후의 앞마당(혹은 가스멀티) 에 대한 집요한 견제를 참아내면서 중앙을 먹으려고 할 때즘엔 이미 케리어가 나온다는 얘기죠.중앙에 있는 가스멀티를 최대한 저지하면서
캐리어 뜨면 방법이 없어요.
초반 푸쉬에 이은 앞마당 견제를 당할 수 밖에 없는 테란은
케리어 나올 타이밍까지 중앙을 장악 할 가능성이 없다는 얘깁니다.
바로 테란이 프로토스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캐리어 모이기 전 타이밍까지 승기를 잡는게 너무 어렵다는 얘기죠.
도애체 왜 테란이 중앙을 먹기까지의 힘겨움을 생략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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