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11/12 23:37:33
Name Lake_Pearls
Subject [후기]OSL-Semifinal_Game "Boxer VS Yellow"

1."Alien VS Predator" ,  "프레디 VS 제이슨" , "Capcom VS SNK"


내가 어렸을적 부모님께 세상에서 뭐가 제일 재밌냐고 물어봤더니
옆에 같이계신 아주머니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시길.
"여자 싸움구경과 강 건너 물구경이 제일 재밌단다."

그 날의 일이 4강 B조 경기를 본 후 문득 떠올랐다.


조금 더 처절하게, 조금 더 오랬동안....



서로 다른 영화 속 주인공, 게임 캐릭터 들을 한 자리에 모아 영화를 찍고 게임을 만드는것이 흥행을 하는 요즘,
스타크래프트의 두 아이콘
임요환-홍진호 선수의 대결을 마다 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결과야 어찌되든 두 선수가 서로 마주보며 마우스를 겨룬다는 것 그 자체로써 나는 이미 즐거운 것이다.

조금 더 처절하게, 조금 더 오랬동안 하길 바라면서.





2."내 노래는 락인데 넌 뭐니?"

오늘 임요환의 노래는 짧았다.
인트로부터 강렬한 기타사운드와 신들린 듯한 드럼 연주를 펼쳐보였다.
이와 동시에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매너와 터질듯한 목소리로 순식간에 관중을 사로잡으며,
사람들이 노래에 열광하는 사이 준비해온 노래 세곡을 모두 부른뒤 유유히 무대를 내려갔다.
앵콜을 부르짓는 팬들을 외면한채 말이다.

이에반해 홍진호가 준비 해 온 노래는 너무나도 느린 템포의 발라드 곡이었다.
예전부터 이미 익숙한 멜로디지만 어느새 사람들의 가슴속에 들어와 있는..

근데 좀 식상했나 보다.

사람들은 늘 듣던 멜로디의 발라드 보단 새로운 스타일의 메탈 앨범을 한장 사는걸 보니.





3.There Are Something About "Boxer VS Yellow"

임요환선수의 인터뷰를 보니 알고도 못 막는 전략을 준비하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들였다고 한다.
설마 그것이 벙커링일 줄이야..
하지만 이런것들때문에 사람들이 임요환 이라는 이름 석자에 열광하는 것은 아닐까?

난 허무하게 끝나버린 임진록에 대해서 결코 분노하거나 아쉬워하지 않는다.

팽팽한 양팔저울에 깃털 하나가 더해진다면?

오늘 그 깃털이 박서의 어깨위에 떨어진 것 뿐이다.
내일이면 바람의 방향이 바껴 그 깃털이 옐로우의 어깨위로 떨어질 것이다.
어쩌면 내일 불어닥칠 바람이 폭풍이라면 그 깃털을 멀리 날려버리고 다시 한번 저울위로 올라가려 할지 모른다.

깃털의 도움따윈 원치 않을테니깐.

P.S)
1.처음으로 게임레포트 란에 적어봅니다.
예전 어느 분께서 여기에 적어도 되는지 운영자님께 물어봤는데 된다고 하신 기억이 나서요^^;
2.처음으로 태크를 써 봤습니다. 잘 나와야 할텐데..
3.제 후기는 경기를 보신분 중심으로 적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4.매주 한글씩은 적고 싶습니다.
힘을 주는 리플 부탁합니다~^^;


진짜 마지막..
오늘 비타넷 을 처음으로 가 봤습니다.
오직 후기만을 위한 게시판이 있더군요.
부러웠습니다......
게임 후기가 점점 줄어져만 가는 PGR이 안타까워서 이렇게 용기내서 몇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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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hannah
04/11/12 23:41
수정 아이콘
임진록이라... 항상 중요한 순간에 웃는자는 임요환선수 아니였나요?
전 애초부터 임진록이라는데 별 의미를 두지 않았었습니다만...

아참,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인터넷수능
04/11/12 23:42
수정 아이콘
전 너무나도 느린 템포의 발라드 곡을 원했는데.. 아쉽네요.
04/11/12 23:51
수정 아이콘
전 허무하게 끝나버린 임진록에 대해서 결코 분노하지는 않지만 아쉬운거는 사실입니다
TheInferno [FAS]
04/11/13 00:03
수정 아이콘
필력이 좋으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프로니까 어쩔수 없겠지만 한경기정도는 임진록다운 끊임없는 소규모치고받기를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이들의 대결을 보고 열광했던게 피망배 올스타전이었던가요...
04/11/13 00:13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니 조금 마음이 가라앉는것 같네요^^
steady_go!
04/11/13 00:20
수정 아이콘
기대가 큰 만큼 그에 따른 여파가 심한 듯 합니다....
글 잘 쓰셨네요. 앞으로도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적 울린 네마리
04/11/13 00:24
수정 아이콘
우와~ 이 글보니 여기가 PGR맞긴 맞네요..

오늘 경기는 아쉬움과 감탄의 교차....
★벌레저그★
04/11/13 00:38
수정 아이콘
메딕아빠// 님 1경기 뮤탈 테크 였으면 가뜩이나 가난한 상황에서 시간벌기용 성큰도배로 인해서 자원 압박이 심했을 듯 싶네요..//
2경기. 진호님.♡ 입장에서도 설마설마했겠죠. 또 올까. 또 올까.
10드론 2해처리 선택은 썩 나쁜 판단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10드론 이 오버로드후 10드론이었다는점이죠. 휴.
3경기. 위치운이 없었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군요. 만약 가로 방향이었다면. 절대로 질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수 있었을텐데. 흠.
메딕아빠
04/11/13 00:41
수정 아이콘
1경기...
홍진호 선수가 럴커가 아닌 뮤탈로 갔으면 어땠을까요...?
뮤탈로 테란 본진 흔들면서 자원 채취 방해하면서...
패스트 가디언으로 입구 뚫는 건 힘들었을까요...?
( 럴커보다는 뮤탈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 ...~~ )

2경기...
홍진호 선수가 1경기를 너무 의식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무조건 앞마당 가져가기 보단 타이밍 빠른 정찰 후...
상대의 전략에 맞춰가는 편이 좋지 않았을지...
( 물론 박서의 러시 타이밍이 너무 좋긴 했지만요 ~~ )

3경기...
......!

방금 재방송 및 녹화해 둔 VOD 자세히 다시 보니...
드론이 마린보다는 SCV 에 더 많이 죽는 것 처럼 보였습니다...
대부분 치즈러시 때 보면 SCV 는 드론의 움직임만 방해하고...
실제 공격은 마린이 주로 하던데...
오늘은 SCV 들이 각각 드론을 공격하더군요...
이래저래 말들은 많지만...
박서의 마린 & SCV 컨트롤은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
Connection Out
04/11/13 00:48
수정 아이콘
파나소닉배 8강전에서의 박경락 선수 모습이 아른거려요....
04/11/13 01:01
수정 아이콘
잘봤습니다 ^^
Crazy Viper
04/11/13 01:07
수정 아이콘
어쩌면 PgR21.com만의 특별한 표현일 수 있는 말 간만에 해보렵니다.
"정말 로긴하게 만드는 글이네요"....^^
그 어떤 글 보다도 편중없이 두 선수를 균형있게 배치(?)시키셨네요.^^
최소 주1회 이상 올리신다니 앞으로가 더더욱 기대됩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임진록이라는 표현으로 두 선수의 또다른 전장에서의 대결을 기대하렵니다.
그러다보면 우리가 그토록 열광하고 환호하던 희대의 명승부를 재현해 줄지 혹 압니까?
그 여파가 클거라 짐작이 가고도 남는 경기들이었지만, 그만큼 기대감이 높았기에 더더욱 그런 파도(?)가 출렁이고 있는 것이겠지요.
이미 결과가 나와 비록 3, 4위전으로 탈락했으나, 최소한 3위까지의 시상이 예정되어 있는 대전, 그곳으로 가기 위한 홍진호 선수의 선전을 바랍니다.
박정석 선수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비록 최고의 주인공이 될 수는 없겠으나, 홍진호 선수가 자신의 고향 대전에서 당당히 3위 수상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자신의 고향에서의 수상!! 비록 3위가 되더라도 그의 팬들은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줄 것 같습니다.
지난 준결승보다 3, 4위전이 더욱 기대되는 건 그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Ral-ra-ra(All
04/11/13 01:07
수정 아이콘
그당시 박경락 선수와는 대각선이였죠? 딱 한번이라도 대각선이 나왔더라면-ㅛ-
Boxership
04/11/13 01:14
수정 아이콘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려요~~^^

오늘 경기는
임요환 선수가 들고온 전략이 너무도 압도적이어서
마치 칼을 들고 몇십년간 무공을 닦아 복수를 하려고 온 상대에게
총을 들고 와서 단 방에 죽여버리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같은 무기로 싸웠다면 더 재밌는 경기가 나왔겠지만
다른 무기를 개발해 나오기 위해 노력한 임요환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결승진출을 축하합니다.
슬픈비
04/11/13 01:59
수정 아이콘
아..이 글 보니 정말 피지알인것 같아요..ㅠ_ㅠ
샬렌트님의 빈자리가 물씬물씬 풍기곤했는데..ㅠ_ㅠ
암튼...

좋은글 감사합니다^^
04/11/13 04:30
수정 아이콘
칼을 십년동안 갈고 복수를 하려고 온 상대에게 총을 쏴버리는 상대라.
정말 적절한 비유인 것 같습니다 ^^
홍진호 선수 정말 안타깝지만 아직 프리미어 리그 일위중이시고 다른 리그에서 좀더 좋은 모습 보여주셨으면 하네요 ㅠㅠ
아이엠포유
04/11/13 13:32
수정 아이콘
저로서는 상상도 할수없는 후기를 이렇게 멋드러지게 써주셨네요^^b 앞으로 리플 팍팍 달아드릴께요.
04/11/13 14:34
수정 아이콘
헉 진작에 여기도 들으는 건데..... 재미있는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글 잘봤습니다. ^^
Reminiscence
04/11/13 16:36
수정 아이콘
정말 잘 썼습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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