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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3/06/13 23:53:15
Name 쎌라비
Subject [LOL] 참을 수 없는 LOL의 즐거움
그는 입장하면서부터 말투가 매우 거칠었다.
"4,5픽 듀오 다이아에서 대리 오셨다. 버스타려면 봇 양보해라. 야 1픽아 일단 마이 밴 해라 마이 있으면 버스태우는데 귀찮아지니까"
'마이를 밴?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을 절대 놀라게 해선 안되기에 일단은 마이를 밴 한다.

상대는 역시 쉔을 밴 한다. 우리가 블루진영이니까 당연한 수순이겠지.
"야 무무 밴해 한타 사기야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너 알아서 해 그리고 블크 밴하지마라 밴하면 트롤할꺼야 내가 대리라고 트롤안할거라는 생각버려라 니들 게임 지고 딴 게임가서 다 이기면 되니까"

나는 나머지 하나를 자르반을 밴 한다. 어찌어찌 밴이 이루어지고 저쪽에서 블리츠를 밴해주길 바랬는데 무심하게도 블리츠는 살아 있다.

"블크 살았네. 나 올챔이니까 빨리 블크 잡아라"

'지금 제이스도 살아있는데....'
하지만 이번에도 승급전에 떨어지면 7수째다. 공연히 저들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 원하는 대로 해주면 게임이라도 정상적으로 해주겠지. 일단은 블크를 잡는다. 블크를 잡자마자 상대에서는 일말의 고민도 없이 제이스, 리신을 가져간다.
'아... 차라리 제이스를 밴 할걸.'
자르반 밴을 한 내 손가락이 원망스러워진다. 여차저차 픽이 오가고 블크를 잡아달라던 5픽의 차례가 왔다.
"야 1픽 뭐 잡아줄까? 대충 해도 되 어차피 형들이 캐리할꺼니까"

간만에 이렐이라도 하자. 상대는 이렐을 보고 픽한건지 원래 나서스를 하려 한 건지 나서스를 픽한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서스는 상대하기 싫은 챔프다. 그나마 다행인것이 일단 스왑은 해준다. 블크를 잡아달라고 해놓고 스왑을 안해주던 예전 5픽 생각이 난다. 이유를 물으니 자기는 블크하려고 했는데 막상 노틸을 보니 노틸이 하고 싶었단다. 룰루도 아닌것이 변덕이 죽 끓듯 하는게 우리사는 동네다.

로딩이 끝나자마자 그들만의 전형적인 대사가 나온다.
"얘들아 인베가자. 이렐도 따라와라 킬 먹여준다" 저런 자신감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늑대를 먹었으면 했는데...'
하지만 그들을 자극해서는 절대 안되므로 일단은 그들이 하는대로 따른다.  
앞에서 상대 케이틀린이 춤을 추고 있다. 놓치지 않아! 바로 지금이야. 다이아의 그랩을 보여줘.
블크의 감각적인 점멸
하지만 그의 로켓손은 전성기 최용수의 슈팅마냥 어림없이 빗나간다.
"아 xx 스마트키. 짱나네 진짜."
스마트키랑 별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지금은 승급전이다. "아 블크님 아쉽네요. 그래도 케이틀린 점멸 뺐으니까 이득 많이 봤네요"
난 참 가식적인 인간이라고 생각하며 탑으로 향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서스와의 라인전. 전형적인 솔랭의 나서스다. 그저 미니언만을 하염없이 깎는다.
지루해지려고 하는 바로 그 때 리신의 갱이 들어온다. 다행히도 방금 전 블크의 그랩이 생각나는 어림없는 음파. 점멸도 쓰지않고 걸어서 도망나올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적 따블킬!!"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흐른것도 아닌데 그들의 배변활동이 벌써 시작된 것이다.
"아 이즈 뭐하냐 xxxx야 거길 왜 쳐 들어가고 있어" "그니까 서폿을 왜 땡겨 xx아?" "딜교 모르냐? xx아? 잘못했으면 닥치고나 있지 xx가 진짜"
가만 듀오라고 하지 않았던가?? 듀오끼리도 싸울수 있지. 싸울수는 있는데 도대체 왜 다이아라고 한 것일까?
어차피 봇라인은 인기도 없어서 그냥 갈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래 나만 잘하면 된다. 다른 라인에 신경쓰면 지는 거지. 마음을 대충 다잡으며 라인을 당긴다. 그런데 상대방 리신은 탑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일까? 또 탑으로 갱킹이 들어온다.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말이 절로 나오지만 점멸까지 쓰며 타워쪽으로 도망간다. 그 순간 리신이 타워쪽으로 빨려 들어온다. 날아가고 나서 생각한다. 라는 리신의 유명한 말이 생각난다.
'어렵던 차에 300원 감사드립니다. 리신님'
마음속으로 가볍게 감사를 올리며 스턴을 넣고 리신을 잡는다.
'그래 이 맛에 탑을 하는거지'
나도 모르게 마음이 뿌듯해진다.

"오 이렐 좀 한다? 버스 탈 자세가 되 있네?"
따블킬을 내줬어도 블리츠의 입은 죽지 않았다. 좀 자기 라인이나 잘 볼 것이지 참.. 속으로는 불이 왔다갔다 하지만 이전의 승급전을 기억하며 참고 또 참는다. 참을 인 세번이면 트롤을 면하지 않는다던가
"네 감사드립니다. 블츠님"
내가 채팅을 쓰고도 내 스스로가 너무 창피했다. 이렇게 까지 해서 올라가야 하나?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 이렇게 까지 해서라도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이정도면 양호한 편이 아닌가? 연속 두번 트롤을 만나 2패를 하며 떨어졌던 예전 승급전이 기억이 난다.
첫번째 게임에서는 게임 시작하자마자 우리편 람머스가 "마 경상도 사람 있나?"하고 물었었다. 미스포츈이 반가워서 "형 저 대구 살아요" 말하자 마자
"그래? 그럼 트롤해야지. 경상도 사람 있으니까 트롤한다. 어쩌겟노? 니들이 운이 없는것을..." 이라고 외치며 신발과 함께 열정의 검만 세개를 가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때 나는 역시 람머스는 트롤에 최적화 된 캐릭터라는것을 다시한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두번째게임은 첫번째 게임의 여파로 상당히 멘탈이 붕괴된 상태로 픽밴창에 들어갔었다. 픽밴창에 들어가자마자 4픽의 한마디
"야 나 중고나라 사기당해서 트롤할거니까 닷지하려면 닷지해라"
도대체 왜 나에게 이런일이 생기는 것일까? 나는 닷지조차 할 수 없는데 말이다.. 그 와중에 2픽은 맞불작전에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런다고 내가 무서워 할줄 아냐? 닷지 할 xx는 해라 나도 맞트롤 할꺼니까"
2픽은 맞트롤로 전통적인 트롤강호인 천리안, 총명 하이머딩거를 픽한다. 누군가는 닷지 해주지 않을까? 그 누구도 닷지 해주지 않았다. 매정하게도 게임은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고통받으며 6번째 승급전을 2패로 마무리 지었다

게임은 계속 이어진다. 봇의 배변활동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지만 다행히도 걱정했던 상대 미드 제이스가 우리 스웨인에게 먹은 블루가 채 식기도 전에 족족 배달하고 있었다. 그리고 스웨인은 거침없는 로밍으로 가는곳마다 승전보를 올리기 시작했다. 역시 그들이 미드만 가려고 하는 이유가 있다. 미드야 말로 LOL의 진리인 것이다.
스웨인의 힘으로 나는 7번째 도전끝에 결국 승급에 성공하였다.그렇게 게임이 끝나고 나는 블크에게 한마디 하려고 상태창을 보는데 블크와 이즈는 이미 빠져 나가고 없다.
'하.. 귀신같은 사람..'
뿌듯한 마음으로 상대에게 가한 데미지를 보려는 찰나 상대방 케이틀린이 입을 연다.
"님들아 저희 제이스 XXXX 리폿좀요. 명적 드릴게요"
아니 내가 왜? 백 번 칭찬을 줘도 모자란 그 친구를 리폿하겠는가?? 상대 제이스와 우리편 이즈리얼의 딜량이 비슷한것을 보고 왠지 모를 웃음이 난다.
그래 트롤하는 사람이 있으면 버스를 태워주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이것이 LOL의 참을 수 없는 즐거움 아닌가?

* 信主님에 의해서 게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3-07-15 16:30)
* 관리사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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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철
13/06/13 23:59
수정 아이콘
승급 축하드립니다.
쎌라비
13/06/14 00:00
수정 아이콘
감사드립니다. 인고의 세월 끝에 성공했네요..
충격탄
13/06/14 00:02
수정 아이콘
명언이 있죠. "대리기사는 대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13/06/14 00:02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고, 승급 축하드려요. 고생하셨네요 크크크
13/06/14 00:04
수정 아이콘
확실한건 이빨까는사람치고 대리는 없다는거죠.
마웃쓰
13/06/14 00:05
수정 아이콘
승급 축하드립니다~
저도 트롤때문에 승급전에서 멘붕한적이 너무 많아서..
트롤러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게 강화되었으면 하네요.
레몬커피
13/06/14 00:06
수정 아이콘
글 재밌네요 크크크
그대의품에Dive
13/06/14 00:08
수정 아이콘
전 픽밴창에서도 리폿 할 수 있는 기능 생기기 전까지는 솔랭 다시 안 할 겁니다.
롤은 5인 팟이 제맛입니다.
아리아리해
13/06/14 00:09
수정 아이콘
으아 감정이입 제대로 하면서 봤습니다 남의 일 같지가 않네요 크크크
AeroSpace
13/06/14 00:11
수정 아이콘
승급축하드려요.

대리하는 사람들은 바텀 잘 안갑니다.
그리고 다이아나 플레티넘 대리일때 자기보다 많게는 500~ 1000점정도 낮은 사람들인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게 웃기죠.
진짜 대리들은 자기가 원하는 포지션 말하고 체팅자체를 거의 안합니다.
13/06/14 00:17
수정 아이콘
롤 하면서
아까웠어요 그래도 XX니깐 우리가 이득이네요 우리잘해봐요 등등
입에 발린 말 남 맞춰주는 말 참 못하는 저를 보면서
그래서 내가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구나 하는걸 느끼죠...
illmatic
13/06/14 00:18
수정 아이콘
일단 승급 축하드립니다. 글이 참 재밌네요.

그리고 상대 제이스의 대사까지도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크크크 저쪽 제이스 안가져간다. 제이스 가져오자" - 제이스 무경험자 -
Cynicalist
13/06/14 00:32
수정 아이콘
'나 연미복 제이스 세일해서 삿는데 써보고 싶음 엠비션 보니까 포킹 으로 다잡던데' 이것도 있지요 크크크
방과후티타임
13/06/14 00:22
수정 아이콘
크크크 글 맛깔나네요
활자중독자
13/06/14 00:28
수정 아이콘
정말 재밌게 쓰셨네요. 잘 었습니다.
오늘 골드 승급전을 패 승승승 으로 올라갔습니다.
첫판을 고의 트롤급으로 당해서 이번 승급전 힘들라나 했는데, 나머지판을 적팀 캐리로 올라갔수있었습니다.
공감이 많이되네요.
이퀄라이져
13/06/14 00:29
수정 아이콘
일단 승급 축하드리고요.
제 지인을 보면 이빨을 성실하게 까는 대리기사도 있어요 크크크
(시즌2 다이아인데 1200점에서도 성실하게 이빨까더라고요...)
오카링
13/06/14 00:32
수정 아이콘
우리나라도 북미처럼 무개념들 강력하게 처벌했으면 좋겠습니다..
겜알못
13/06/14 00:33
수정 아이콘
글이 재밌어서 몰입되서 봤네요 크크
배드엔딩일까 걱정했는데 승급하셨네요 축하드립니다 크크
소녀시대김태연
13/06/14 00:59
수정 아이콘
승급축하드립니다..
저는 한두판 지고 딱 느낌이 안좋으면 더이상 큐를 돌리지않아야하는걸 머리는 알고있지만
몸은 큐를 돌리고.. 결국 귀신같은 연패후 티어 4 90점에서 티어 5 10점이 0되는 기적을...
끆 초심으로 돌아갑니다.
스웨트
13/06/14 01:12
수정 아이콘
진짜 랭크 봇듀오는 8:2 비율로 잘되는 꼴을 못봤네요. 봇듀오인데 호흡맞을땐 적에게 더블킬 줄때! 전우여 너 혼자 가게 할순 없지 ^^
근데 진짜 멘탈싸움이긴 해요. 방금 한 게임에선 우리편 탑케넨에게 이블린이 멘붕시킬정도로 갱을 가더군요. 케넨이 한 6데스했나.. (전 정글..)
마음같아선 핑와좀 박고 짤짤이 해라.. 계속 당하는데.. 하고 싶지만
우리편 미드 : "케넨형. 멘탈 괜찮아?"
저 : "이블린때매 케넨이 힘든거지 cs보면 케넨 실력이 상대 탑보다 월등히 앞서는것 같으니까 한타하면 또 모름"
우린 케넨에 상대는 다리우스 였거든요. cs는 한 15개 정도 앞서있었구요.
이러니까 징징대려던 케넨이 말이 없어지더군요. 그러더니 다음 한타에서 환상의 5인궁을 보여주면서 4:11킬스코어를 역전했습니다.
역시 lol은 멘탈을 버티는 자가 이기는 듯..
BlueTaiL
13/06/14 01:41
수정 아이콘
버스라는 애들은 정말...-_-) 실력있는 애들이나 매너 좋은 애들을 못본듯 합니다.
답이 없더라구요. 가끔 허접한 브론즈 1인 제가 자주 하는 탑초가스로 적 탑을 박살내고
한타때 다 잡아먹어서 초가스 버스를 태워줘서 다른 사람 실버5로 승급시킨 사건도;;
제 입장에선 말도 안되는 사태도 생기기도 하더군요. -_-)
13/06/14 02:01
수정 아이콘
승급 축하합니다
노말1100승이 넘어가지만 전 랭겜은 못하겠더라구요
팀랭은 친구끼리 10판정도해봤지만.. 솔랭은 시즌2 3 각각 1판씩밖에 안해봤네요
지는거엔 멘탈이 강해졌는데 (쓸데없는)말많은걸 현실에서나 겜에서나 매우싫어해서.. 노말할때도 픽창에서 매너있던분같은 특이한상황 아니라면 보통은 다 차단하고 하기때문에..
아무래도 랭겜을 다 차단하고 하는건 예의가아닌거같고(?) 픽창시간이길어 말도많아지고 본문같은상황도 못참는지라 가끔 듀오해달라는 지인부탁이아니면 솔랭은 영원히 안할거같네요 크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청산유수
13/06/14 07:01
수정 아이콘
글이 정말 맛깔나고 재밌게 쓰셨네요^^

덕분에 즐거운 주말의 시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승급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13/06/14 07:37
수정 아이콘
글이 찰지네요 흐흐흐 승급 축하드립니다~
Lainworks
13/06/14 08:20
수정 아이콘
글 잘 봤스니다. 역시 문학작품은 롤이 체고시다 (?)
이헌민
13/06/14 08:57
수정 아이콘
제대로된 봇 듀오도 사실 자기들이 듀오라고 말 안하죠 크크
리니시아
13/06/14 09:11
수정 아이콘
최용수 선수 까지마시죠 ㅠㅠ
Cavatina
13/06/14 09:18
수정 아이콘
승급 축하 드립니다
기사들은 그냥 아무말 안하고 태워주죠 크크
무면허 기사들을 만나셨내요
13/06/14 09:31
수정 아이콘
역시 나만 고통받는게 아니였어~!!
13/06/14 09:51
수정 아이콘
저는 대리라고 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님 다이아니까 포지션 아무거나 해도 캐리 되시죠?"
영원한초보
13/06/14 10:52
수정 아이콘
저는 입턴만큼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해서 승패를 떠나서 다이아 맞는지 계속 추궁하는데
전체 챗으로 "우리편 봇듀오 다이아인데 대리뛰는 거래요."
승패뜨기전 지던 이기던 대리니까 신고할게요라는 말까지
그런데 승급전이면 참긴 참아야 하는거 같네요.
블랙비글
13/06/14 11:03
수정 아이콘
이것이 바로 롤문학이군요~
천진희
13/06/14 14:33
수정 아이콘
승급 축하드립니다~ 크크크크크크
아스트란맥
13/07/16 14:26
수정 아이콘
하....왜 구구절절 공감이 될까요 ㅠㅠ
요즘은 다 포기하고 브론즈에 눌러앉으려던 참에 1200판만에 실버갔다는 분 글을 보고 스스로를 반성하는 중입니다.
다이제초코맛
13/07/17 01:34
수정 아이콘
승급축하드립니다.

실력이 차이나면 설렁설렁 해도 상대방과 경기가 가능하지만

비등비등한 경우가 제일 힘든 경기가 되지요.

스포츠나 e스포츠 둘다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아 물론 전 대리를 믿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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