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회원들이 연재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연재를 원하시면 [건의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Date 2011/08/18 20:20:34
Name VKRKO
Subject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흰 양산
지금으로부터 3년 정도 전의 일입니다.

나는 건물 내부 공사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회사에는 사장과 나, 그리고 동료 2명이 전부여서 모두 꽤 친한 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일이 없어서 한가한 날이면 자주 스키를 타러 가곤 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나고야의 교외에 있어서, 19번 국도를 타고 올라가면 스키장까지 금방이었기 때문에 정말 자주 갔었죠.

밤 12시쯤에 출발하면 언제나 새벽 3~4시 경에는 도착하기 때문에, 한숨 자고 나서 스키를 타곤 헀습니다.



그리고 그 날도 우리는 평소처럼 12시쯤 회사에 모여 19번 국도를 타고 있었습니다.

반쯤 갔을 무렵에는 도로가 좁아져서, 오가는 차들도 트럭이나 우리처럼 스키를 타러가는 사람들 뿐이었습니다.

차는 사장이 운전하고 있었고, 나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뒷좌석에는 동료 K와 Y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잔뜩 신이 나서 아이들처럼 떠들고 있었죠.

그런데 문득 사장이 [뒷길이라도 좀 찾아볼까?] 라고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뒷길을 찾는다던가 미스테리 스팟에 가는 걸 제법 좋아했기 때문에 대찬성이었죠.

그리고 우리는 19번 국도에서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는 산길에 향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왜 사장은 그런 제안을 했던 것인지 이상하다는 생각 뿐입니다.



평소대로 가던 길로 갔다면 그런 꼴은 당하지 않았을텐데...

어쨌거나 산길로 들어서서 잠시 달리고 있자니, 또 다시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왔습니다.

다른 길도 딱히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거기로 가기로 했습니다.



다시 5분쯤 갔을까요?

그 곳은 별다를 것이 없는 보통 시골길이었습니다.

도로는 포장되어 있었지만, 양 옆은 쭉 논투성이였고 어두운 길거리가 보이는 평범한 길이었습니다.



모두 [별 거 없구나.] 라고 생각하며 슬슬 돌아가자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길거리에 흰 원피스를 입고 양산을 쓴 여자가 서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이런 늦은 시간에 양산을?] 이라고 생각한 나는 나도 모르게 차의 시계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시계는 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차는 시속 50km 정도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곳인데다 밤이라 졸려서 헛것을 본 것이라 생각한 나는 그냥 별 생각 없이 지나갔습니다.



우리는 돌아가는 길을 찾기 위해 5분 정도 그대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또 먼 길거리에 흰 원피스를 입고 양산을 쓴 여자가 서 있는 것입니다.

그 여자는 짧은 머리를 한 채, 창백한 얼굴로 우리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두운 길거리였기 때문에 마치 여자가 혼자 둥 떠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무서워진 나는 운전하고 있는 사장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런데 사장 역시 나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너도 봤냐?]

[네.]

[사실 난 아까도 봤어...]



[어, 저도 그랬어요.]

[위험한데...]

[진짜 무섭네요.]



뒤를 돌아보면 동료 2명도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잠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갈지, 아니면 그냥 앞으로 나아갈지 고민했지만, 그냥 앞으로 조금 더 가보기로 했습니다.

아무 말도 없이 차의 속도는 점점 빨라졌습니다.



그러자 1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다른 길거리에 흰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서 있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이제 무서워서 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사장은 핸들에 달라붙듯 밀착해서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모퉁이를 돌자, 우리는 경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거리와 거리 사이에, 그리고 다음 길거리에도...

자세히 보면 모두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무수히 도로 옆에 줄지어 서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보며 씨익 웃고 있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진 나는 조수석에 몸을 딱 붙여 고개를 숙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숙인 고개 밑, 내가 발과 발 사이에 검은 머리를 한 여자의 얼굴이 있었습니다.



여자는 나를 보고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찾았다.]

나는 너무 무서워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렸을 때 우리들은 정신을 잃고 있었고, 차는 그대로 논두렁에 쳐박혀 있었습니다.

다행히 남자 4명이었기 때문에 차를 꺼낼 수는 있었지만, 그 날은 스키고 뭐고 그냥 돌아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회사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있는데, 갑자기 K가 [으악!]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K에게 가보니 짐 위에 흰 양산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당연히 우리들은 그런 양산을 가져온 적이 없었고, 사장의 소지품도 아니었습니다.

나는 다시 한 번 등골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후 그 양산은 사장이 가까운 절에 사정을 설명하고 공양을 부탁했다고 합니다.



영어/일본어 및 기타 언어 구사자 중 괴담 번역 도와주실 분, 괴담에 일러스트 그려주실 삽화가분 모십니다.
vkrko@tistory.com 으로 직접 겪으신 기이한 일들에 관한 이야기를 투고 받고 있습니다.
트위터 @vkrko 구독하시면 매일 괴담이 올라갈 때마다 가장 빨리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티스토리 블로그 VK's Epitaph(http://vkepitaph.tistory.com)
네이버 카페 The Epitaph ; 괴담의 중심(http://cafe.naver.com/theepitaph)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1/09/01 12:10
수정 아이콘
으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24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합창 VKRKO 5423 11/09/18 5423
244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코트를 입은 남자 [1] VKRKO 5619 11/09/16 5619
24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가드레일 너머 [2] VKRKO 5562 11/09/14 5562
242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미국괴담]숨겨진 밀실 VKRKO 6011 11/09/13 6011
241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본능 VKRKO 5954 11/09/07 5954
24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사고 [3] VKRKO 6468 11/09/05 6468
23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장의 얼룩 [2] VKRKO 5581 11/09/04 5581
238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네번째 공원 VKRKO 5561 11/09/03 5561
23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목 [1] VKRKO 6331 11/08/31 6331
236 [스타2 협의회 칼럼] Last & Rest [3] The xian5177 11/08/31 5177
23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봉인 [2] VKRKO 6579 11/08/25 6579
234 VKRKO의 오늘의 괴담 - 마이너스 드라이버 - 후일담 VKRKO 6040 11/08/24 6040
233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슬픈 목소리 [2] VKRKO 6465 11/08/23 6465
23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삐삐 [6] VKRKO 6605 11/08/21 6605
231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기묘한 꿈 [5] VKRKO 6532 11/08/20 6532
230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흰 양산 [1] VKRKO 5962 11/08/18 5962
229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고양이 선생님 [7] VKRKO 6829 11/08/17 6829
228 VKRKO의 오늘의 괴담 - [실화괴담][한국괴담]사라진 여자 [2] VKRKO 6580 11/08/16 6580
227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악마 [1] VKRKO 6107 11/08/15 6107
225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나가사키의 호텔 [4] VKRKO 7303 11/08/10 7303
224 [스타2 협의회 칼럼] [The xian의 쓴소리] Shame on me [3] The xian5401 11/08/10 5401
223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천국의 문 [2] VKRKO 6553 11/08/09 6553
222 VKRKO의 오늘의 괴담 - [번역괴담][2ch괴담]임신 [4] VKRKO 7520 11/08/07 752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