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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4/15 01:30:16
Name
Deco
Subject
첫 승, 그리고 좌절...
https://pgr21.com./war3/1434
삭게로!
(전해지는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김태인, 봉석호, 엄효섭 선수에게 바치는 곡.)
오늘, 어제(4월 14일) 있었던, MIL 5주차의 세 경기로. 본선에 진출해있던 '소수종족' 휴먼과 오크의 명암이 엇갈렸습니다. 첫번째 게임, 터틀 락에서 옆자리가 선택되었지만, 김태인 선수는 초반 밀리샤 러쉬에 이은 타워링을 선택하지않았고(게임을 하는 선수 본인이 그 이유는 잘 알았겠지만, 해설자분들도 약간 의아해했고 저도 한 번 밀리샤, 타워링을 시도해봤으면 어떨까 싶기도 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이후 핏로드와 마운틴 자이언트, 페어리 드래곤 등을 사용하며 능수능란하게 게임을 풀어나간 김성식 선수에게 패하면서, 아쉽게도 김태인 선수는 3패 탈락(이미 지난 주 조대희 선수가 오정기 선수를 꺾으며 16강 탈락은 확정되어버렸지만)이 확정되어 버렸습니다.
두 번째 게임, 약간 의외의 맵이기도 한 로스트 템플이 전장으로 선택되고, 휴먼 본선 진출의 마지막 가능성의 끈을 쥐고 있던 박철우 선수와 나나전의 손꼽히는 강자중 하나인 이형주 선수의 경기는, 프리스티스 오브 더 문과 헌트리스의 치열한 공방전 양상끝에 헌트리스를 비교적 더 잃고, 맵 중앙의 샘을 내 주는 등의 초반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뼈와 살을 분리시키는 글레이브 쓰로워'와 적절한 북 오브 데드의 활용을 보여준 이형주 선수가 최종적으로 승자의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결국 3자 재경기의 희망을 갖고 있던 봉석호 선수 역시 탈락이 확정되어버렸습니다(이것은 아쉽게도 부활을 꿈꾸던 스마트 언데드, 강서우 선수에게도 해당되는 것이죠...).
세 번째 게임, MIL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맵, 에코 아일에서는 엄효섭 선수가 (인터뷰에서) 박철우 선수와의 연습때 많이 경험했다는 헌트리스-드라이어드 체제를 선택한 이관우 선수를 맞아 침착하게 게임을 풀어나가면서, 마침내 첫 승을 이루는데 성공했습니다. 계속된 교전에서 엄효섭 선수가 점차 이득을 보아가고, 두 곳의 용병상점과 중앙의 마켓 플레이스, 고블린 상점 등 주요 지역을 엄효섭 선수가 모두 제압했을 때 드디어 오크가 첫 승을 거두는게 아닌가 싶었고, 데몬 헌터와 비스트 마스터를 비롯한 나이트 엘프의 두 영웅과 병력을 잡아내면서 드디어 오크 첫 승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되었고, 이로서 아쉽게 탈락하게 된 김태인, 봉석호 선수와는 달리 엄효섭 선수는 아직 낮아 보이기는 하지만, 3자 재경기, 그리고 8강 진출의 여지를 남겨두게 되었습니다.
네 번째 게임, 터틀락에서는 그야말로 '대마왕' 노재욱 선수의 포스가 쇼타임, 김대호 선수의 그것을 넘어섰다는 표현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노재욱 선수는 사냥감 스틸, 사냥중인 유닛 혹은 영웅을 잡아내는 등 견제의 극한을 보여줬고, 전진 네루비언 타워 2개와 적절한 데스나이트, 리치 2영웅의 활용으로 찌르기를 온 나이트 엘프의 병력을 물러가게 만들었으며, 결정적으로 쉐ㅇㅣ드의 활용으로 김대호 선수의 승부수였던 히포그리프 - 키메라 체제를 파악하고, 카운터 체제로 전환하며 적절한 후위공격과 교전에서의 집중력으로 승리를 쟁취했습니다. 인터뷰에서는 준비했던 전략을 쓰지 못했는데, 아껴뒀다 다음에 보여주겠다고 하더군요. 덜덜; 최근 가장 강력한 포스를 뿜어내는 선수가 바로 노재욱 선수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A조는 조대희 선수 2승 1패, 오정기 선수 1승 1패, 김성식 선수 2승으로 다음주 오정기 선수가 승리할 경우 3자 재경기, 김성식 선수가 승리할 경우 조대희, 김성식 선수 동반 진출. B조는 박철우 선수가 2승 1패, 이형주 선수가 2승으로 다음주 봉석호 선수와 이형주 선수의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두 선수가 진출 확정. C조는 장재호 선수 2승. 김동문 선수 1승 1패. 그리고 이관우, 엄효섭 선수가 1승 2패로 다음주 장재호 선수가 승리할 경우 3자 재경기가 벌어지게 됐습니다. D조는 노재욱 선수 3승, 천정희 선수 1승 1패, 김대호 선수 1승 2패, 이성덕 선수 2패의 상황으로 다음주 천정희 선수와 이성덕 선수의 게임 결과에 따라 천정희 선수 진출, 혹은 World Elite 팀 3 선수간의 3 자 재경기의 그림이 그려지게 되었네요.
이로써 MIL 초창기부터 지속된, "방송경기에 강세인 언데드와 나이트 엘프가 너무 많은데다, 더구나 세계대회 본선 규정에 따랐다고는 하지만 맵이 래더맵 일색이고, 또한 맵 추첨 방식이 썸즈 다운 방식이라 소위 '언나 크래프트'가 걱정된다."는 우려는 오늘로서 드디어 사실이 된듯합니다. 엄효섭 선수가 재경기를 거쳐 8강에 진출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그 수와 비율은 어찌되었든 8강은 16강의 D조(노재욱 선수, 김대호 선수, 천정희 선수, 이성덕 선수)와 마찬가지로 언데드와 나이트 엘프만으로 구성되게 되었습니다. 보는 분들마다 다르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8강- 나아가 세계대회에서도 한국 휴먼과 오크의 플레이를 보고 싶었던 사람으로서는 아쉬움을 금할 수 없는게 사실입니다.
50,400분... 840 시간... 35일... 5주...
그 수와 단위만 다를 뿐, 모두 무언가를 의미하고 있는 같은 시간입니다. 모두 눈치 채셨나요? 물론 다들 눈치 채셨겠지만, 그렇습니다. MIL 본선 무대에서, '오크의 희망' 엄효섭 선수가 드디어 본인의 첫 승, 나아가 오크의 첫 승을 이루는데까지 MIL 본선 개막부터 걸린 시간입니다. 그리고, 아쉽지만 50.400분, 840 시간, 35일, 5주라는 시간은 동시에 MIL 본선에 오른 봉석호 선수의 8강 진출 좌절, 그리고 이미 탈락이 확정된 김태인 선수와 함께 8강에서 휴먼을 볼 수 없게 되었다는 슬픈 사실이 확정되기까지 걸린 시간이기도 하고요.
결코 짧지 않은 시간, 참으로 오랜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게다가 아직 엄효섭 선수는 장재호 선수의 승리가 있어야 3자 재경기로 갈 수 있는 상태. '안드로메다 행은 이미 시작됐다'며 전승우승을 공언한(물론 그의 아성을 무너뜨릴만한 상대들도 많지만) 판타지스타 장재호 선수의 강력함에 기대가 가지만, 그 상대인, 우승을 벼르고 있는 거미대마왕 김동문 선수는 이미 지난 대결들에서 보여줬듯, 그리 녹록한 상대가 아니며, 또한 장재호 선수가 승리하여 3자 재경기로 가더라도 지난 경기에서 혈투 끝에 자신을 꺾었던 김동문 선수, 오늘 경기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역시 만만하게 볼 수 없고, 껄끄로운 상대로 꼽히는 이관우 선수를 다시 상대하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겠지요.
하지만, 오늘 해설중에도 나왔던, '비록 처음부터 엘리트 코스(여기서는 3승이나 2승 1패 등으로 편하게 16강, 8강등을 거쳐온걸 의미하겠죠?)를 밟은 건 아니지만, 험난한 길을 거쳐,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왕좌를 차지하여 영웅이 되는 경우도 있다(정확한지는;;)' 는 말의 최근 사례가, 바로 엄효섭 선수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전부터 쓰여온 오크 전사록을 돌아보면, 바로 그 오래전, 오리지널때부터 낭만오크, Dayfly가 그랬었고, 그리고 그 뒤를 이어 Zacard와 Romeo, Lyn 등이 그래왔듯이, 엄효섭 선수가 새로운 오크 호드의 희망이 되어, MIL 에서, 그리고 앞으로 있을 다른 국내대회나 세계대회에서도 더욱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말 아쉽게 된 김태인, 봉석호 선수(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만, 탈락하게 될 경우의 엄효섭 선수도...). 비슷한 사례로 보아도 될까요? 바로 얼마 전, 우리나라에서 2002년부터 지금까지 약 4년여를 기다려온 선수 그 자신과 팬들의 꿈이 무너진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모두들 아시겠지만, 최근 2006년 월드컵의 국대 스트라이커로 꼽히고 있던 이동국 선수죠). "그러나 이것이 마지막은 아니기에 좌절하진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수술이 결정되어, 꿈이 무너진 이후에 이동국 선수가 싸이를 통해 남긴 말의 한 대목입니다.
시즌 시작 전,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을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겠다(봉석호 선수는 시즌에서 떨어지고 나면 군입대를 하신다고 예전에 워크래프트 갤러리에서 들었던 것 같아 은데..)"고 하셨지만, 혹여 이기적인 바램일지는 모르나 그래도 팬의 한 명으로서 저는 지금은 비록 좌절 하더라도, 그것이 마지막이 아니었다고, 두 선수가 후에 다른 무대에서라도 화려히 부활해서 다른 이들에게 그것을 보여줬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다음에는 이번에 이루지 못한 목표를 이루셨으면 하기도 하고요.
"정말 그동안 너무 많이 고생했고 그때마다 고민했지만, 결국 포기하지 않았고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고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그리고 도와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합니다." 라고 결승전 후, 시상대에서 우승자의 자리에 올라 벅찬 감격에 울먹이는 김태인, 봉석호, 혹은 엄효섭 선수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저뿐인가요?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하겠지만, 이번시즌 혹- 이번시즌이 아니면 다음시즌, 아니면 언제라도 저런 시상식 모습을 보며 '어라?' 하고 데자뷰 현상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네요.
힘내세요. 김태인, 봉석호, 엄효섭 세 선수 모두.
흔히 말하는 7전 8기의 오뚜기 처럼.
흔히 보는 만화나 영화의 주인공 처럼.
그것이 아니라면, BGM의 주인공, 록키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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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투척사
해시 아이콘
06/
04/15 05:37
수정 아이콘
고스톱의 팬으로서 김동문 선수가 탈락하는것을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오크가 탈락하는 것도 도저히 보고 싶지가 않네요.
아.. 다음주 MIL.. 그냥 보지 말까요 ㅠㅠ
kama
해시 아이콘
06/
04/15 11:31
수정 아이콘
이미 휴먼 둘은 휴면 상태 돌입ㅡㅡ;;;(봉석호 선수 이대로 은퇴인가.....)
남은 것은 유일한 오크 엄효섭 선수. 김동문 선수가 장재호 선수에게
져서 재경기 간다고 해도 정말 험난한 길만이 남았군요.
루크레티아
해시 아이콘
06/
04/15 15:23
수정 아이콘
봉석호 선수가 은퇴하는 건 정말 한때 미치도록 휴먼을 했던 저로서는 정말 아쉽군요...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오크의 숙적인 나엘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겨야 하는 엄효섭 선수...
아니 뭐 장재호 선수는 나엘이 아니고 안드로니까 별 상관은 없겠군요...;;
율리우스 카이
해시 아이콘
06/
04/21 14:44
수정 아이콘
진짜 뭔가 문제 있어요... 세계대회 예선이라 어쩔수 없는건가요? 맵으로라도 밸런싱을 좀 억지로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크/휴먼 맵 을 1개씩 추가하는 식으로... 솔직히 언나크래프트 너무 짜증나요.. 이게 몇년 째인지 --;; 프로토스 우울한거보다 휴먼/오크 합친게 더 우울한거 같다는 -_- 종족 2개짜리 게임도아니고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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