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3/09/26 05:30:56
Name Marionette
Subject [잡담] 모기... 그리고 내 인생에서 인상깊었던 음악적 경험
휴.. 가입하고 나서 첫글입니다. 원래는 MLB 포스트시즌에 관한 글을 쓰고 싶었지만, 다음과 같은 사정으로 인하여 부득이 글의 주제가 바뀌었습니다. 그 원인인 즉 모! 기! 입니다. 잠자기 직전에 모기 한 마리를 발견했으나, 그 모기가 바로 제 시야에서 사라진 후 결국에는 찾아내지 못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 결과 잠든지 2시간도 안되서 가려움의 고통속에 새벽부터 일어나게 되었고, 결국 모기는 잡았지만 그 과정에서 잠이 전부다 달아나는 심각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하루는 대체 어떻게 보내야 할지..) 뭐 스타에 비유하자면, 다크 템플러 한마리 때문에 GG치게 되는 테란의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래서 지금 pgr에 들어와 이렇게 자판을 열심이 두드리고 있습니다. 덕분에 pgr에서의 데뷔글이 예상보다 빨라지게 되었네요. 그리고..

제목에 나와있는 '내 인생에 있어서 인상깊었던 음악적 경험'이란 사실 지난 학기 '음악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의 마지막 레포트의 주제였습니다. 모기를 잡아낸 후 다시 잠자리에 들었지만 잠이 오지 않는 관계로 이것 저것 생각하다보니 지난 레포트 과제가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 레포트도 밤샘모드로 겨우 완성했다는..)

아주 어렸을 때의 일을 제외한다면 초등학교 2학년 정확하게는 삼일절 날이었을 것입니다. 어머니 손에 이끌려 찾아간 그곳은 저보다도 큰 피아노가 가득한 한 피아노 교습소. 그곳에서 반 강압적으로 피아노를 배우게 되었지요.  그 당시 반 강제적으로 배우는 것에 대해 어린마음에 그래도 '남자'라는 생각이 있어서 인지 무턱대고 반대를 했습니다. (누가요?? 저 밖에 더 있겠습니까..) 그때 저의 결의를 꺽어 놓은 아버지의 단 한마디!!

"남자가 피아노 배우는 것이 챙피하냐?? 그럼 네가 아는 음악가 이름 한번 말해봐!!"

그래서 여기저기 주워 들은 대로 베토벤, 모짜르트, 쇼팽등을 이야기 했죠. (여기서 아실만한 분은 아시겠지만..) 그렇습니다. 그들은 모두 남자입니다..   (-,-;) 그래서 결국은 햇수로는 5년 만으로는 무려 4년이나 계속해서 배웠습니다. 아마도 국민학교(전 국민학교 세대입니다.) 6학년 때 전학가지 않았더라면 계속해서 배웠을지도...

그동안에 반에서 열린 작은 학예회 같은 행사때도 저는 거기서 빠져서 다른 반 가서 반 강제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했고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알 수 없습니다만..) 친척분들 결혼식 때 과감히 반주자로 나설 뻔 하기도 했고, (사촌 중에 저보다 잘 치는 형이 하나있었습니다) 결국 얻은 것은 음악에 관한 정말 기초적인 이해와 약간의 연주 실력이었고, 이 세상에 나같은 넘 없을 거라는(부정적인 의미로) 좌절에 빠졌었지만 고등학교 입학 후 반에서 그래도 피아노 앞에 앉아 봤다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에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때 좌절했는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는 않습니다만...


여기까지가 레포트의 끝이었고, 실은 겨우 하고 싶은 말의 절반정도밖에 하지 못했는데, 분량제한으로 인하여(당시 A4 1장의 제한이었습니마, 레포트 쓰면서 쓸 말이 넘치는 걸 줄이느라 고생한 적은 아마도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일 것입니다.) 대학 입학후의 일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적지 못했죠. (오늘에서야 말하게 됩니다만..)

대학생활.. 남들은 동아리다 연애다 등등 해서 각자 나름대로의 추억을 만들어 가겠지만, 저는 앞에서 언급한 그런 것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뭐 연애의 경우는 아직까지 맘에 드는 사람을 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이고 그 밖에 다른 큰 이유도 있지만, 여기서 밝힐거까지는 없는거 같군요.) 그렇게 남들이 보기에 무미건조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날 구내식당에서 때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 식당 구석에 있는 쥬크박스(?)에서 나오는 노래였습니다. 뭐라고 할까 그때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그랬지만 그 노래는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뭐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 코웃음을 치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때의 그곡은... X-Japan의 'Endless Rain'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그 식당에서 밥 먹을때면 항상 그 곡을 슬쩍 신청해놓고 밥을 먹었죠. (모르긴 몰라도 그 식당에서 유난히 자주 만나는 얼굴이 하나 있었는데, 속으로 무지 욕했을 것입니다. 저X 맨날 저것만 듣고 있네.. XX리 음악이나 듣고..)

그 이전까지 바다건너온 음악이라면 전! 혀! 듣지 않던 제가 일본음악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 였습니다, 때맞쳐서 CDP가 수중에 들어오게 되었고, 벅스라는 곳을 알게 된것은 제가 일음에 보다 더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결정적인 기름의 역활을 했었지만.. 그리고 올해 대체 CD구매에 돈을 얼마나 쏟아부었는지 모릅니다. 개인적인 경제생활에 비추어 몰때 정말 쏟아부었다는 표현이 딱 인거 같습니다만.. X음반을 전부 모으고, 그외 다른 가수들까지.. 지금은 얼마전 구입한 SMAP의 '世界に一つだけの花(세상의 하나뿐인 꽃)'을 들으면서 슬슬 재미있지도 않은 이 글을 줄여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도대체 이 글을 쓰면서 몇번이나 들었는지 셀수조차 없군요..)

지금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p.s. 일본음악시장 완전 개방 후 라이센스본의 가격은 얼마정도나 될까요..

p.s. II 오늘 보스통(친구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부릅니다. 결코 오타아닙니다.)이 이겨서 Al Wild Card확정지었스면 좋겠군요. BK가 마무리 한다면 더더욱 좋겠지만. 음.. 그러면 내일 페드로 선발경기는 포스트 시즌대비해서 취소될지도..

p.s. III 예전에 누군가가 글 써놓은게 날라갔다고 하는데, 저도 지금 당할 뻔 했습니다. 미리미리 복사해 놓기를 정말 잘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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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dvoice
03/09/26 05:49
수정 아이콘
왠지 일본음반 개방이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뭐랄까... 지금은 한국 가요도 수준이 많이 올라가서... 저도 일음은 예전 노래 아니면 잘 안 듣게 되네요. 이것도 매너리즘의 일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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