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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3/11/01 23:18:40
Name Vocalist
Subject [잡담]두가지 망상...
(일전에 수능응원해주신분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__) )

역시 고삼이란건 쓸데없이 바쁜것 같습니다

공부량에는 상관없이 피지알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나날들이군요...


어제였습니다

전위와 영웅의 대결..

결과론적으론 전위의 승리로 끝났지만.. 어쩌면 이런말을 하는것이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치사한 놈처럼 치부될런지는 모르겠지만...엄재경해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4강전때는 테란을 3.4위전에는 저그를 선택한 전위에 대해서

[어차피 질꺼라면 저그로 지는게 낫다. 그리고 그동안 테란으로 박정석선수와 연습했

을것이기에 저그 필살기를 준비했을 가능성도 있다]


라고 하셨죠..

전 한동안 한음절의 단어가 제 머리속을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왜?]

[왜 게임이 시작하기도 전에 이런소리가 나오는거지?]

[왜 "아직까지는"종족상의 밸런스가 기본적으로 저그에게 약간 유리할텐데 이러지?]

[왜 저그가 정석적인 게임이 아닌 필살기를 사용해야 희망이 보이는 게임이 나와야

하는거지?]


그 이유는 한가지가 아니겠죠..아마도...

김도형님께서 지적하시듯 저그유저들의 마인드변화의 부족일수도 있겠습니다

섬맵이 주는 기본적인 저그의 불리함일지도 모릅니다

이유를 따지자면야 핑계없는 무덤이 어디있겠습니까

제가 문제삼고 싶은건 그동안 숱하게 지적되어왔던 패러독스에 대해 다시금 언급하고자

하는게 아닙니다

설령 밸런스의 문제가 있더라도.. 종족간의 유분리가 명확해지는 맵을 사용하더라도

[어차피 질꺼라면] 이라는 식의 게임을 유저들이 즐길리가 만무합니다

통계상의 저그의 암울함보다도... 대규모의 폭탄드랍을 싫고 가던 장진남선수의 오버르

드가 발키리에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것 보다도 중요한것은

공명정대하게 치루어져야 할 게임에서 그것도 중계진을 맡은 한분의 말부터가

[일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겁니다

중계하시는 세분모두 저그의 암울함을 느끼실지도.. 아니 느끼실거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것을 공공연히 표출한다는 것은

게임중계.. 더불어 e스포츠의 취지에도 어긋나거니와 공정의 부당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게 아닐지 답답하네요....


..... 왠지 글을 쓰고 나서 [뭐 그런거 가지고 그래요-_-]라고 말씀하실까 두렵습니다ㅠ_ㅠ

하지만 유독 [왜 그래야 하는데?] 가 강하게 남는 시즌이 될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자주가는 지하도로로 집에가는 길이었습니다

한 특정종교(소모적인 논쟁을 방지하고자...-_-::)에서 장애우한분과 같이 오시더니

설문조사를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꼴에 고삼이기에 좀 바쁜때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6가지의 설문조사를 군말없이 해주었고..

전 그것으로 끝일줄 알았습니다(사전에 설문조사 6개만 하면 된다고 하셨기에)

하지만 설문조사가 끝난후 조사전에 물어보았던 그 종교건물(참 애매하군요-_-)엔

잘 나가냐는둥 거기 목사님이 대학동긴데 알고있었냐는둥 뭔가 심상치않은 분위기를

풍기더군요...

그래서 아까도 말했지만 좀 바쁘다 이러니까...

자기가 확고히 신앙심을 가졌던 일을 말해줄테니 핸드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전 순간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_-

해달라는것도 해드렸고.. 바쁘다고 말했는데도 막무가내였습니다

빨리 가고싶어 핸드폰이 없다고 말하자 집전화를 물어보더군요...

집전화는 가르쳐 드릴수가 없다고 하고 죄송합니다 하고(-_-:) 나와버렸습니다


종교를 가지고...확고한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는건 물론 다른사람이 보기에도 보기좋은

일이며...긍정적인 일이 될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침해하면서까지

[내 신앙심이 확고하고 깊으니까 분명 저사람도 지금(혹은 나중에라도) 내가 전도하는걸

고맙게 생각할꺼야]
라는 식의 사고방식은 아닌가 생각이 들어 참 슬프더군요...

신앙이란건 신과 나의 개념이지 [신앙을 가진자와 그렇지 않은자의 일방적 강압적

전도]
가 아닐텐데 말이죠...

얼굴은 정말 화사한 웃음을 지어보이시던 그분이...왜 저에겐 이리 씁슬하게 다가오는

걸까요...



이래저래 생각할것도 많고 공부할것도 많고 피곤할것도 많은 요즘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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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Jonathan
03/11/01 23:30
수정 아이콘
많이 피곤하신가 보네요. 그리고 여러가지 생각들도 많으신 것 같네요.. 항상 수능치기 전에는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죠!. 두번째 내용은 참 안타까운 일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서로가 서로에 대한 안타까움들이 보이네요.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들어오는 데 종교에 관한 이야기는 조심히 꺼내야 할 것 같습니다. 논리적인 논쟁가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예 논쟁을 벌이지 않고, 문제삼지도 않는 아주 위험한 주제이니까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혹시 이 글을 통해 종교에 관한 서로 다른 댓글들로 인해 논쟁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겠죠^^

곧 수능인데, 좋은 결과 있기를 소원합니다. 그리고 항상 밝게 웃으시구요~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수능이 끝난 후 체계적으로 무언가를 해 보십시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놀자"라고 생각하고 3~4달을 놀아버리면 남는것은 허무함뿐이니까요. 행복하세요!
황지영
03/11/02 00:02
수정 아이콘
그 허무함..몸소 작년에 체험하고 부질없다는 것을 깨달았죠..-_-;
kittycafe
03/11/02 00:16
수정 아이콘
정말 제대로 허무했던 경험이 딱 기억나는게 세번입니다.
첫번째는, 수능 끝난 날, 이거 정말 허무하죠.
두번째는, 첫키스, 종소리도 초콜렛도 없더군요. -_-
세번째는, 2년 2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한 날. 별로 기쁘지 않더군요.

ps..이제 박경락 선수와 박정석 선수의 대결을 마지막으로'오리지널' 패독의 종족 유불리 논쟁 수명은 다 한 것 같습니다. 보다 멋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합니다.
물빛노을
03/11/02 01:50
수정 아이콘
흐음. 종교 얘기라면 예전에 밤을 새며(한 네시쯤까지? 그것도 평일에;;)벌어졌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독실한 신앙인분들의 결론은 "나 역시 거리 전도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거리전도는 해야만 하는 것이다. 믿지 않는 자는 이를 이해할 수 없다."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솔직히 지금도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죄송(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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