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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03/10 05:40:29
Name 목마른땅
Subject [잡설] 안전 제일주의...
며칠 전 배틀넷에서 게임을 하는데,, 상대방 유저가 나에게 던진 말이 있다.. u anjun jaeil plto...zzazengna '유 안전제일 플토 짜증나'

Oooops!! 사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스타일은 김동준 선수와 같은 화려한 공격수인데, 나의 게임은 왜 안전제일주의 일까?? 그의 도발을 듣는 순간 나는 스스로의 게임 스타일에 환멸을 느끼고 말았다.. 그리고 부글부글 끓는 분노에 못이겨,, 과감한 러쉬를 감행했다.

일반적으로 대 저그전에 있어, 공1업 발업이 된 후에 전개하는 하어퍼 러쉬가 별 소득이 없을 때 나의 스타일은 안전제일주의로 멀티를 차근차근 늘리면서 셔틀에 다템/하템을 태우고 게릴라전을 펼치면서 멀티 견제하고, 본진에서는 꾸준히 병력을 모으면서 러커 게릴라, 폭탄 드랍을 방어,, 병력을 센터로 서서히 전진시키기.. 이어 공간을 확보하면 가까운 스타팅포인트에 멀티를 늘리면서, 상대가 하이브 저그를 전개하면 그동안 모은 물량(드라군 템플러)과 다수의 아콘, 커세어로 방어(가글링, 울트라 상대로), 상대가 이 러쉬에 병력을 소진해서 공백이 생기면 이때에 역러쉬,,, 자원줄을 말려 승리...이것이 나의 스타일이다.물론 이 스타일은 별로 추천할만한 전략이라고 할 수 없다..(하이브까지 저그가 올라가면 프로토스가 이기기가 상당히 힘들기 때문에,,) 특히 이러한 스타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병력이 너무 많이 모일때까지 계속 몸을 사리기때문에 게임하는 상대방과 내가 동시에 지루해진다는 점에 있다., 또한 상대가 공격할 때까지 기다리기 떄문에 나와 비슷한 스타일과 만나면 더욱 짜증이 난다.

전에 본 ITV 신인왕전에서 본 전태규 선수의 플레이는 바로 나의 플레이 스타일과 판박이 같은 것이었다. 병력이 상당히 모인 상태에서도 러쉬를 가지 않는 전태규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김동수님의 한마디 "역시 안전제일 이죠~~!!!"

여튼 그 날 상황으로 돌아가면, 평소 게임대로였으면 더 많은 수의 병력을 모아 상대방의 러쉬를 기다릴 상황이었지만, 도발에 넘어간 나는 삼룡이 멀티에 깔아놓은 성큰밭을 뚫고 과감히 러쉬를 감행했다.. 임성춘 선수만큼은 못하겠지만 화려하게 사이오닉 스톰을 뿌리면서 저그의 병력을 초토화 시킬때 드는 짜릿함,,, 아, 내가 추구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어.. 이제까지 나는 왜이리 소극적이었을까...스스로 뿌듯한 마음에 입가엔 훈훈한 미소까지 돌았다. 그래,, 나는 김동준 선수가 되어야만 해...

하지만 어느센가 빠르게 충원되는 저그의 병력에 포위되어 나의 주병력은 한순간에 산화되고 말았다... 아! 이게 웬일인가... 역시 송충이는 솔잎은 먹어야 하는 것인가? 상대방은 자신의 도발에 넘어간 나를 비웃듯 '킬킬킬' 이란 메시지를 날렸다..

하도 어이가 없어 GG를 치고 도망치듯 게임을 끝낸 나는 스스로의 리플은 되씹으면서 한숨을 쉬고 말았다.. '안전 제일 주의' 스타일에 나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것인가????

사실 내 나이가 이미 26,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가운데는 장년층에 낀다고 할 수 있다.. 언젠가 itv에서 하는 중계에 전태규 선수의 경기를 해설하는 김동수님이 전태규 선수가 장년층에 인기있는 선수라는 얘기를 한 적이 있던 것 같다. 길거리에서 전태규 선수를 보고 팬이라는 나이 드신 분이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고 "안전제일!!!'이란 호칭으로 전태규 선수를 불렀다는 일화인데, 나이가 들 수록 '공격적인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게 사실인가보다.. 지는 게 무서운 것인지,, 아니면 공격이 무서운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최강의 공격수로서 한국 프로게임계의 전설이 될 임요환 선수도 나이가 들면 수비적인 플레이어로 변모할 것인가? 후후.. 물론 그럴 일은 없을것이라고 생각된다..

역시 프로게이머에게 승리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한 승리만으로는 관객들을 열광시킬 수 없다.. 임요환이란 플레이어가 황제에 등극한 것은 단순한 승리가 아닌 상대방을 괴멸시키는 강력한 승리에 있었다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나가 인정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인지 안전제일주의는 대중들을 열광시키지 못한다.. 하지만, 안전제일주의도 꾸준한 팬을 유지할 수 있다. 바로 나와 같이 함꼐 늙어가는 처지인 세대들이 이들을 지지할 것이다.. '밀어버린 멀티 라바까지 확인하자.. 라는 안전제일주의... ^^  전태규 선수에게 격려의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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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cht1005
뭐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하면 되는거져.^^ 안전제일주의 전태규 선수도 제가 보기엔 절정 고수(라고 하기엔 좀 모자른가..?-_-;)중 한 사람.^^
따까치
ㅋㅋ 님이 장년층이믄, 님이 강산은 함 변해야 될 수 있는 나이인 전 아마도 노년이가 봄다...^^ 그래도 전 공격적인게 좋은데... 노년층도 공격적 play좋아하는 사람도 있슴다…^^ 내가 요환선수 플레이에 정신 못차리는 것도 그런면이 젤루 큰이유...요환선수 한동안 그런 면을 좀 덜 보여주는거 같아 섭섭하긴 하지만….

근데 그런 공격적인 play는 방어가 따라주지 않으면 말 그대로 도박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는거 같슴다. 그래서 저같은 초보는 저의 선제 공격에 상대가 말리면 제가 이기지만, 그렇지 않으면 바로 상대의 보복에 밀려버리져…^^ 그래도 재미로 하는거니 전 져도 제가 잼있는 겜으로 고집함다…^^
그때 itv에서 김동수 선수가 해설하면서 전태큐 선수를 너무 놀리는 거 같다..라는 인상을 받았었는데요.. 혹시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 ^^;;
전에 게임큐 게시판에서 볼 때 굉장히 남들 시선을 의식하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들이 많이 나아졌는지 모르겠네요.. : )

아무튼 전태규 선수 건승하시길..
저도 노년층이지만 꽤 공격적이랍니다. --;
성질이 급해서 안나가면 뒤숭숭합니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초반부터 공격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어요.
병력이 많으면 더 정신이 없어요.
플토상대로 원팩 더블을 운좋게 성공해서 팩토리 6개 돌린 적이 있어요. 정말 무지무지하게 유닛 나오대요.
그런데 그거 몰고 못나가겠어요. 너무 많아서..
고수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하수는 병력이 많아도 처치곤란입니다. 정말..하수는 선택할 수가 별로 없다는거..있어도 몸이 안따라주는..그게 괴로와요--;
따까치
ㅋㅋ 저도 그래요... 초반 우세해도, 몰아쳐서 아예 이기지 못하면, 후반 가면서 유닛 많아지면 첨엔 우세한 겜도 잘 감당이 안되는 경우가 많더군요...-_-;;
초보저그
보는 사람이 있는 프로게이머가 아니라 일반 게이머라면 자신이 게임을 즐기는 한 어떤 스타일로 하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주방어든 초반공격이든 말이지요. 상대방을 싫어한다면 그 상대방이랑 다시 게임 안하면 되는 거고, 상대방이 싫어 해도 마찬가지지요. 우주방어도 싫어하는 사람있지만, 초반 필살기 한타 공격하고서 막히니까 그냥 나가버리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있습니다. 제풀에 공격하고 지치고 지는 스타일.
초보저그
역시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은 실력이 비슷해서 서로 치고 밀리고 하면서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할 수 있는 상대라고 할까요. 이건 웬지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실력에 맞는 상대가 재미있다는 것 같은데 ^^
황당한
저도 요즘 프로토스를 연습하다가 보니.... 느낀 것인데. 저그상대로는 안전하게 하지 않으면 안되더군요. 이야 템플러로 신나게 지졌다라고 하고보니... 질럿 드라군은 간곳없이 겨우 저글링 몇마리에 뒤로 회군해야하는 사태가 자꾸 발생하더군요. 근데 따지고 보면 테란 상대로도 안전하게 안하면 보이지도 않는 곳에서 '쾅'하는 시즈 포화에 병력이 다죽어버려서요. 한번은 셔틀질럿과 질럿 드라군으로 센터의 테란조이기를 (나름대로는) 멋지게 풀었는데. 탱크가 4대인가 남아서 드라군 무빙으로 착 달라 붙어서 줄일려고 우클릭하고 다가갔는데 드라군이 이상하게 안움직이고 멈짓멈짓 하다가 4탱크에 드라군 8기가 다 죽었음 사실 임성춘/이재훈/박태건/전태규 등... 초중반까지 무척 수비적이죠.
단 스티븐 킹은 이상하게 무척 공격적... 아무튼 그럼..
1.08 패치후, 강해진 질럿과 언덕러커의 난감함 때문에 아는 후배녀석과 저그 대 토스 테스트를 했습니다. (둘다 토스가 주종이고 저그가 부종.. 전 한물 갔지만 그녀석은 여전히 플겜머 바로 아래 레벨의 초고수;;) 수십판을 해봤는데.. 얻어진 결론은 - 빠른 앞마당과 지키기.. 스톰업과 앞마당 포톤깔림 직후에 바로 로보틱스 열고 언덕 목숨걸고 지킨후 다템,템드랍 겐세이만 하면서 게이트 좌라락 늘려 유닛수 150 넘을때까지 지키기만 하는거 였습니다. 일반 유저 레벨에서 저그 상대로 박진감 넘치게 계속해서 싸우는건 아무래도 무리더군요. 어쨌든 그 정석(우리들끼리 정석;)을 개발해놓고 좋아하고 있었는데 얼마후 전태규선수가 로템에서 저그 잡는걸 봤죠. 우리가 생각했던 전략을 이상적으로 보여주더군요.(역시 프로는 프로..) 보는 입장에서는 답답하긴 하겠지만.. 저그 상대로 언제나 떨고있는 토스 유저 입장에서는 그나마도 어딥니까, 이겨준다는게.. 평소 전태규선수를 우습게 생각했었는데 그겜 보구 생각이 확 바뀌었다는..^^
저도 게임을 즐기는 층에선 할아버지인데(여기 쥔장님이랑 비슷) 5분을 넘기지 않는다가 철칙입니다. 왜냐면 저글링 6마리까진 컨트롤 할 수 있지먼 7마리부터는 영 컨트롤이 불가능해서 ^^...
Apatheia
02/03/11 17:31
수정 아이콘
...-_-; 전 방어잘하는 사람이 좋던데요 --; 다나와 다덤벼 다죽어봐~!도 멋지지만 한번 자리펴고 앉으면 천지가 개벽해도 꿈쩍안하는 유병준류나 주한진류가 더 좋음. --;
공세 or 수세에 따라, 적절한 전략 구사하는 프로게이머가 젤루 좋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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