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8/25 14:06:36
Name ColdCoffee
Subject 방송중계를 보면서...
안녕하십니까...
TV 앞에 앉아서 프로게이머들의 화려한 플레이를 보는 것이 생활의 중요한 활력소가 되고있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또한 따뜻한 웃음을 띄우게하는 글들이 많은 이곳 pgr에 가끔씩 들러
좋은 글들을 읽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는 낙이랄수 있지요.

우리나라가 게임강국이란 말에 가슴 뿌듯한 느낌과 함께, 이렇게 될 수 있도록 노고를 다하신 많은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프로게이머 여러분들, 게임방송관계자분들 그리고 이렇게 게임과 관련된 여러 활동을 활발히 펼치시는 여러분들 등등...)

그런데 요즈음에 방송을 보다가 종종 "아... 저런 얘기는 좀 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주는 멘트들 때문에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경우가 가끔씩 있습니다.

물론, 화려한 플레이 못지않게 격정적인 중계와 해박한 해설멘트로 게임을 보는 즐거움이 배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백마디 좋은 말씀중에 한마디의 실수가 더 머리속에 뚜렷이 박히는 것은 제가 과민해서인지...

청산유수로 매끄러운 진행중에 간혹 가뭄에 콩나듯 나오는 말실수라는 것은 이해합니다만,
그래도 한번만 더 생각해 보시면 하지 않을 말씀들이 가끔 터져나오는 것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제가 알기론 프로게이머들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중반의 나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아무리 정상급의 방송경력이 많은 노련한 선수라 할지라도,
말한마디에 상처입고, 고민하고, 좌절하고... 아직은 그럴 나이들이 아닌가요?

방금 모 방송의 메이저대회 리그결승을 보고 있던 중인데요, 캐스터분께서 열정적인 중계중에
"XXX이 죽었다고 누가 얘기했습니까?" 라는 멘트가 있었는데요...
물론, 말씀을 하신 분은 선수의 좋은 플레이를 칭찬하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만,
나중에 그 선수가 모니터링할 때 그 멘트를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들까요?
또한 그 선수의 부모님이 들으면서 얼마나 어이없었겠습니까?

경기중에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박수와 환호를 보내 달라는 것은 좋지만,
굳이 선수들 편을 갈라서 격려를 보낼 필요까지야 있겠습니까?
양편 모두 우렁찬 함성과 박수소리가 힘차게 터져 나오면야 더할 나위 없겠지만
만에 하나라도, 한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그날따라 일정이 바빠서 많이 나오지 못했다면,
그 떨리는 경기석상에서 우뢰와 같은 박수를 받는 상대방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자신의 모습에
제대로된 기량이 어찌 나오겠으며, 그 선수의 마음은 얼마나 상처받겠습니까?

(이건 다른 얘긴데... 나중에 준우승한 선수를 응원하던 응원객의 눈물에 대한 얘기는 가슴찌릿하더군요.)

또 다른 방송에서 외국인 선수와 우리나라 선수의 플레이였는데요.
경기장에서 외국인 선수의 친구분이 경기를 관람하고 있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때 중계멘트 "친구가 훨씬 잘생겼군요..." 라는 멘트가 나왔는데...
비록 그 외국인 선수가 우리나라에서 활동을 한 지는 얼마되지 않아
그 멘트를 못 알아 들었다 해도, 중계석상에서 할 대사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임이 좋아서,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을 잘하기만 하면 사람들이 환호해 주는 곳이라서 외국이지만
용감하게 건너와 나름으로는 힘들게 생활할 것이 분명한 그런 선수에 대한 예의는 아니었다는 생각이에요.
(전... 젊은 나이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 낯선 환경이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외국인 선수들을 참 좋아합니다.)

어려운 제작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봉사하시는 분들을 질타하는 듯한 내용이라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활발한 게임시장에 아무 도움도 못드린... 무지렁이에 불과하지만
가끔 첨예하고 긴박한 경기에 고민하고 눈물흘리는 게이머들을 사랑하는 마음에
주제넘은 참견을 한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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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석
02/08/25 14:12
수정 아이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베르트랑 선수 요새 정말 대단합니다! 온겜넷에서 워크3랑 스타크래프트 요번리그에서 단 한번의 패배도 없이 연승중..
기욤에 이어 The 2nd Foreigner's Invasion이 될것인가.... ^^
ㅂㅔ 르 트 랑 그로스펠리에 화이팅!!
Raesoo80
02/08/25 14:26
수정 아이콘
베르트랑 선수의 친구화면잡으며 한 얘기는...저두 볼때 뜨끔 했습니다 -_-;;
02/08/25 15:52
수정 아이콘
머 농담인데 그렇게 흥분하세여....
걍 잼있자고 한거고 선수들도 아마 이해할꺼에영^^
프로게이머 그리고 캐스터 해설 모두모두 힘내서 멋진경기 보여주세영^^
02/08/25 18:15
수정 아이콘
이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겠군요 .
진행자들이 그냥 해설에만 열중하는 것과
다소 농담섞인 얘기들도 겯들여 하는 것

"친구가 훨씬 잘생겼군요..."
이 말을 베르트랑이 직접 들었다고 해서 기분이 나쁠까요 ?
글쎄요 . 머 100 % 확신은 못하지만
저라면 전혀 기분 안 나빴을 것 같습니다

어떤 멘트가
진행중에 방송에서 쓰기엔 약간은 부적합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또 다른 재미이기도 하죠 ㅡ
그냥 제가 보기엔 방송의 스타일이라고 보는 게 나을 듯 합니다
농담이고 재미 있게 하는 것이죠
그런 농담이 심하게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면
그 땐 확실히 문제가 되겠지만
글쎄요 ... 지금이 그 정도로 심한 가요 ?
로베르트
02/08/25 20:44
수정 아이콘
베르트랑선수는 평범한 서양인 스타일이구 친구분은 꽤 잘생겼던데...그래두 베르트랑선수가 더 멋있어여^^
임요환상의테
seirion님 글에 동의합니다.
ColdCoffee
02/08/30 16:17
수정 아이콘
며칠만에 와보니 우와~~ 생각보다 많은분들이 읽으셨네요... 좋아라 ^^
리플달아주신 고마운분들두 계시구... ^^
참, seirion님 저두 진행자들이 그냥 해설만 하는건.... 넘 잼없다고 생각합니다. 갠적으룬 선수들의 플레이와 게임해설이, 비빔밥을 만들때 밥하구 각종 나물등이 담겨있는 양푼이라하면... 해설자분들의 맛깔스런 여담이 ... 여러 재료들위에 고추장을 터억 얹고 버벅버벅 비벼서 마지막 마무리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런 농담이나 여담같은거 없으면 방송이 훨 재미없겠죠...
근데 본문같은 글 적은거는.... 뭐랄까... 그래도 이젠 게임방송이 한두명의 매니아만 시청하는 것이아니라 수많은 일반인들이 보고 즐기는 방송으로 변모된 시점에서 한번쯤은 진지하게 고려해야할 점이라고 생각이 들어섭니다. 뭐 제가 방송을 보다가 특별히 기분나쁘다거나 흥분한 건 아니구요... ^^
사실 엄재경님의 구수한 멘트없이 스타리그 볼 맛 나나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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