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원저자의 허락을 받고 퍼온 글입니다. ^^
[게임후기] 당신은 게임 중에 허를 찔려본 적이 있습니까?
'당신은 누군가와 게임을 하다가 완전히 허를 찔려본 적이 있는가?'
이 글을 쓰기 위해 파일 하나를 찾던 도중에, 문득 내가 아주 예전에 썼던 글이 떠올랐다..
https://pgr21.com./zboard4/view.php?id=daku&no=235
위의 글을 보면 알겠지만 적어도 스타크래프트 내의 허찌르기의 스토리라는건 당시에는, 아니 지금도..
건물을 몰래 짓는 것이 주로 쓰였고 쓰이고 있다.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무언가를 쓰기 위해서 말이다..
요샌 이런 플레이에 대한 지양이 많은 편이다.
그건 당연할 수 밖에 없는게 '안전함' 만을 추구하면서 자기 실력을 펼쳐보고 싶은게 게이머들의 추세니까..
(제 실력도 못 펼쳐보고 이런 플레이를 하다가 망했을때의 참담함이란.. 한 마디로 '고통' 이다)
하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말이 있다.'
완벽성에서 이런 페이크를 가다듬어 본다면 그 결과는 어떨까? 마치 게임상에서 소설을 쓰듯이..
그런 근거에서 난 이 리플을 하나 골랐다.. 잊혀진 추억 중에 하나를..
제주 KBK 64강 이현승(프토) 대 백대현(저그) 의 리플이 그것이었다.
아마 이 게이머들의 이름을 보고 일반 게임팬 이라면 '모르겠네요.. 누군지' 라는 말을 할거 같아서,
이야기에 들어가기전에 간단히 이들에 대해 설명하자면..
이현승 게이머 같은 경우는 'ggon' 이란 아뒤의 랜덤유저로서(상대나 맵에 따른 종족 선택 가능),
온겜넷 챌린저리그 1회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 게이머다.. 이 땐 플토 중심의 플레이를 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백대현 게이머 같은 경우는
[Blaze]Hiroko 라는 아뒤의 저그유저로서..
이런 상대가 전혀 예상 못하게 하는 플레이를 펼치기로 유명한 Blaze 길드의 대표 주자급 게이머다..
(Blaze에는 스타리그 출전자로 유명한 안형모,백대현,위조운 이 3명의 저그 유저가 매우 대표적인데,
하나 같이 이런 허를 찌르거나 다른 이들이 안 쓰는 플레이에 매우 능한 선수들이다.. 모르면 그냥 지는)
이 게임은 제주 kbk 로템 이라는 거의 오리지날 로템과도 같은 맵(언밸런스라는 이야기다..;;)에서 치뤄졌었고..
이현승 선수는 6시 플토, 백대현 선수는 2시 저그 로 게임을 시작했다..
게임은 저그가 프토가 12시가 아닌 걸 알고, 자신의 스토리를 펼치기 시작하면서 묘하게 흐르기 시작한다..
오버로드가 안 오자 2시로 정찰 프로브를 보낸 프토는 저그의 갑작 스런 모습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만다..
왜냐하면 저그가 12드론 본진 트윈 이후에, 앞마당 멀티가 아닌 언덕에 3번째 해처리를 깔면서 부터였다.......
그거도 프토에게 보여주기 위해 프로브에 대한 견제도 하지 않고 말이다..
참고로 베넷에서 프토대저그를 한 400-500판 해도 이런 저그는 없다고 단언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뒤늦게 4해처리로 앞마당을 먹어도 자원의 부족으로 라바가 안 돌아갈께 매우 뻔한 현실이며..
그리고 만약 앞마당 해처리를 못 펴면 본진 자원으로 돌리지 못하는 1개의 해처리는 한마디로 '무의미'니까..
게다가 테크가 늦은건 말이 필요 없다..;;;;
그리고 결정적 저그유저들에게 '라바가 논다' 라는건 거의 이해를 못하는 정도의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최근 임정호 선수가 온겜넷 스타리그에서 이런 플레이를 선보이면서 소견을 밝힌걸 참조해보면 이해가 될듯)
늦은 2게이트(9.5-12 정도)를 택한 후 5질럿(보통 3질럿 이하에 어시밀레이터를 지으면 2게이트 안전방어 이후 빠른 테크인데,
5질럿에 가스를 갔다는건 질럿 러쉬 중심의 플레이라는걸 알수 있다..) 이후 포지 건설으로 빠른 공1업을 택한 프토..
이 이해 안되는 언덕 3해처리 이후 4해처리가 앞마당에 건설 되는 모습을 보고..
상대의 유닛이 많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와 공1업 타이밍에 대한 기대로 인해, '??????' 하면서도 프토는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다..
(한 때 13 스톱 드론 3해처리 온리 저글링이라는 프토 상대 극악의 빌드가 있었다..지금은 게임 관두신 '오삼택'님이 쓰시던..)
오버로드및 드론 정찰로 플토의 이런 심리를 완전히 알게 된 저그는 4해처리 이후 성큰 다수와 성큰 옆에 대놓고 히드라덴,
그리고 발업된 히드라 소수를 보여주면서(물론 이 발업은 혹시나 뜰지 모르는 커세어에 대한 대비로 보인다.. 페이크 겸),
앞마당 멀티의 구석에 몰래 스파이어를 짓고 만다.. 물론 4해처리의 라바는 계속 놀고 있는 상황에서;;;;;;;;;
유감스럽게도 프토는 그 4해처리를 보고 그게 안 돌아갈꺼라는 생각 조차도 하지 못하고..
발업된 히드라를 보고 '아 저글링+히드라 물량이다.. 더 이상 멀티를 주면 무조건 내가 질꺼다..
저그의 입구를 틀어막고 자원전을 추구하자'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현승 선수에게 이 때의 상황에 대해 질문을 해봤는데, '한 마디로 너무 어이가 없는 플레이라, 저런 생각 밖에 안나더라구요' 라는 대답이 나왔었다..;;;;;)
그리고 캐논+질럿+하템 의 방어라인을 저그 입구에 늘어놓는 사이..
뮤타 8기를 동시에 띄우기 위해 5해처리를 간 저그는 스파이어를 터뜨리고 8마리의 뮤탈을 띄우고 만다......
그 8마리의 뮤타... 저그의 입구에 방어라인을 구축하느라 모든 자원을 거기에 써버린 플토 입장에서,
방어란 불가능 한 것이었다.. 결국 본진 프로브는 다 당했고,
빈 넥서스 3개 만을 남긴채 플토는 남은 병력으로 마지막 러쉬를 했지만,
5해처리를 이제 돌리면서 히드라로 전환한데다가 성큰 방어라인까지 완전히 갖춘걸 보고 GG를 치고만다....
필자가 스타크래프트를 접한지 3년이 좀 넘었는데.. 그 3년동안 본거 중에 최고의 심리전이 발휘된 게임이라면,
다른거 다 제치고 이 게임을 꼽는 이유는 상대의 심리와 자원 계산등이 철저하게 계산된 플레이 때문이었다..
보통 이런 상황에 뭘하고 지금 그거에 맞춰서 뭘해야 한다는 일종의 문법이 정해져버린 스타크래프트..
그렇게 정해진대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도 아직 우리가 게임을 하고 보는 이유는,
이런 맛의 게임도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 게임에 대한 생각을 정리 해보고 싶다
- Want-Fly, Never give up my spir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