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21 21:24:21
Name 황무지
Subject '귀차니즘의 압박'을 극복하고...=.=;
pgr은 자체적인, 지속적인 정화 노력으로...
여타 스타크래프트,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 비해 정말로 깔끔한 분위기의 게시판을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그나마 '상대적'인 것으로...  어떤 사람은... 이마저도 미흡하다... 좀 더 강하게 '넷치킨'들을 색출하고 압박해야 한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pgr만큼 자체 분위기 유지...에 신경쓰는 곳도 드물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인터넷 열자 마자 1순위로 들어오는 곳이 이곳인 거 같습니다)

즐겨 가는 무협소설 관련 사이트가 최근 분란에 한차례 휩싸였습니다.
'넷치킨'에 시달리던 어느 작가분이 '넷치킨'때문에 스트레스받는다는...투덜거림을...그 특유의 날카로운, 매몰찬 어조로 내놓으셨는데...
처음 그 '날카로운 투덜거림'을 보고...저는 '나야 뭐 해당사항 없으니...'하고 찬,반 없이 그냥 보고 지나갔었지요...

그런데 나중에 보니... '독자를 무시하는 당신 글 안보겠다', '독자를 상대하는 작가가 할 말이냐' 등등...의 일견 다양하게 보이면서도 같은 내용들은, 즉. '팬들에게 말 함부로 하지 마라'더군요... 아무래도 그놈의 '공인'론과 별 다른게 없어 보여서 답답했습니다.

의아하게 여겨지는 것이... 경기장 밖에 있는 사람들, 대중들, 아니 그 대중들 속에 숨어 있는 누군가는 경기장 안에 있는 'player'를 자기 나름의 이유 (괜히 싫다...부터 '그에게 실망했다' 까지...)로 비난하고 욕해도 되는데
'player'는 그 무례함에 끝까지 인내하며 자신의 개성, 성격 불문하고 꾹꾹 참으며 침착하고 부드럽게, 예의바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누구나 'player'이지요...
이를테면 박정석이라는 청년이 프로게임계에서 'player'이고 홍성흔이라는 청년은 관객이지요. 그 반대로 홍성흔이라는 청년은 프로야구계에서 'player'이고 박정석, 임요환...등의 청년들은 프로야구라는 '게임'을 생각하면 그들은 관전자의 위치에 있게 되지요...
간단한 예를 들었을 뿐이고... 누구에게나 적용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 관객의 구분 이전에... 하나하나...'인간'이라는 거죠.
자신이 당하기 싫은 일을 남에게 저지르지 말아야 하거늘...
온라인 게시판 문화라는거 생각하면 아주....기분이 깝깝합니다.

사실, 이런 저런 다양한 커뮤니티들이 '자유게시판'성격의 게시판은 기본적으로 하나씩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게 꼭 필요한가... 라는 생각에는 점점 동의할 수 없게 되더군요.
솔직히, 완전히 '자유' 게시판이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여겨집니다.
해당 커뮤니티의 색깔을 바로 드러내는 곳이 자유게시판이며, 자유게시판에 오르는 글들인데. 그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제한'은 필요할 것이며. '넷치킨'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여겨집니다.

'자유게시판'을 횡행하는 '넷치킨'들에게 가장 적절한 대응방법은... 그냥 무시하는 것인듯 합니다. 닭들은 건드려 봐야 더 시끄러워지기만 할테니까 말이지요.
어떤 힘에 저항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그를 극복 혹은 제압하기 위해서는 또 다른'힘'이 필요하지요. 그리고 후자의 '힘'은 선행하는 '힘'에 대해 최소한 등가의 위력을 지니고 있어야 할겁니다.
그런데 서로 '힘싸움(^^;)'을 하다 보면... 처음 의도와는 달라지는 경우가 달라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싸움 그 자체에 몰두하게 된달까요? 게시판들에서 벌어지는 '논쟁'들...댓글이 수십개 백몇십개 주루룩 달리는 경우...나중에 보면 도대체 왜 이렇게 된거지? 하고 사건의 발단과는 한참 먼 곳으로 달려나간 경우가 많지요. 처음에는 나름대로 '저거는 저래서는 안된다'하고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라고 일어났는데...결국 댓글을 수십개 달다 보면 처음의 '저래서는 안되는' 모습과 별 다를바 없어지는 경우가 보이지요. 악을 상대하다 보니 악에 물들더라? 근묵자흑? 적절한 비유가 떠오르지 않는군요 -_-;

온게임넷 게시판, 기타등등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들에 스타리그 4강전 반응 좀 보러 갔더니...아주...가관이더군요...
선수들도 방문하는 게시판인데...기분들이 어떨지...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하긴, 어제 오늘 일도 아니니 익숙해졌을까요... 그래도 기분은 좋지 않을 겁니다...
솔직히 제가 player라면
저는 잘 참는 성격도 아니고...무례함을 용납해주는 아량?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무례함과 근거없는 비방, 인신공격등에 대해서는 절대 좋은 반응?은 안 나올 것 같습니다.
일단은 '너희들은 나는 사람으로 간주하지 않겠다'라는걸 마음에 담아두고 무시하겠지요.
도가 지나치면 어쩔 수 없이 반응을 하게 되겠지만...
(다행히 '팬들'을 거느리는 처지는 아니라서 '......실망했다'라는 소리는 안들어도 된답니다)
넷상의 무뢰한들에 대해... '어려서 그러는 걸거다'라고 하면...'나이 어리다고 무시하지 마라'라는 말을 들을까봐 두렵고...
거참... 무례한 이유는 뭘까요? 닭이 닭인, 무뢰한이 무뢰한인 이유는...아니 무뢰한이 된 이유는 뭘까요? 넷치킨이 된 이유는 뭘까요?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보려니...악플에 대한 공포가 저를 압박하는군요 ... 아니 그저 생각하기 귀찮을 뿐인지도...

넷치킨에 시달리는 'player'들, 그리고 커뮤니티 관리자들...은
일정 정도의 '귀차니즘'을 애용하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적절한 귀차니즘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지요...

ps.저는 논쟁?논란이 벌어져 댓글이 수두룩 달린 부분은 일단 넘어가고 일이 좀 진정된 뒤에 그냥 관전모드로 봅니다...리플레이 감상이랄지..후후후..때로는 이런 테도가 비난을 받기도 하더군요. 일단, 내가 모욕당한거 아니면 넘어가고... '공공의 적'이라면... 나 말고도 달리 압박해줄 사람들은 많고... 정작 무언가 행동할 필요가 있다면 앉아서 자판 두드리는 것보다는 움직여가며 무언가 할일을 찾는 것이 낫다고 여기기 때문이랍니다(이를테면 미군 장갑차같은...기사 퍼오고 돌리고 하는걸로는 제대로 압박이 안되지요)  

ps.별로 정리를 안하고 자판 두드리다보니(귀차니즘의 화신인 이몸이라...) 글이 쓸데 없이 길어지네요 아햏햏... 죄송합니다 (--)(__)

ps.박정석 선수, 홍진호 선수 멋진경기 보여줘서 고맙구요...
베르트랑 - 임요환... 테란 테란전도 그 박-홍 전 못지않은 명승부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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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모
02/09/21 22:14
수정 아이콘
용대운님의 홈페이지를 말씀하시는 거로군요..
초보맨
02/09/22 00:14
수정 아이콘
net chicken...제가 무식해서 그런건지 첨 듣는 표현이지만 참 절묘하단 생각이 듭니다...중우(衆愚)란 말을 무지 싫어했지만 가끔 그런 사람들에 휘둘리는 인터넷이란 게 싫어지곤 하죠....쓰신 문체(?)를 보아하니 디씨인사이드도 자주 가시는 듯 한데...그곳이 아주 전형적이죠... 아직 귀차니즘 수햏단계까지 이르지 못해서 발끈해서 반박리플을 달곤 하는데...그러고 나도 개운치 못하고...무시하자니 본연의 정의감(?)에 미안하고...
'익명의 시대'에는 아직 적응이 덜 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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