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2/09/27 04:42:06
Name 김형석
Subject 논의를 한다는것, 비판을 한다는것. 서로간에 이해를 한다는것.
약간 횡설수설할지도 모릅니다.. 그냥 읽어주시고 댓글좀 달아주시고  제생각좀
깨워주시고.....

예전에 스타를 하다가 매우 당황했던 적이 있습니다.
웨스트 2번채널은 팀플채널로 유명한데요.
그곳 분들은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는 이상한 규칙이 있습니다.
바로 일반헌터에서만 하기, 일꾼 견제 하지 않기. 인데요.
모 그런 규칙이 암묵적으로 생성되었고 대다수가 따르는것은 괜찮습니다만,
거기서 처음하는 제친구가 평소하던데로 일꾼견제를 하니까 욕을하면서 그냥 나가더군요. 다른 7명에게 피해를 주면서요.

  아래 김동수 선수가 썼던 것처럼... 넷상에서 사람들은 오프라인에서 느끼지 못하는 특권들을 누리게 됩니다. 그래서 더욱 당당해지죠.  그래서 평소라면 하지 못했던 일을 마음대로 하기도 하고요. 또한 정확한 판단기준이 정립되어 있지 않고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을수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되면 그 기준은 절대적인게 되어버리고 이 새로운 넷 혹은 어떤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한 사회에 대해서 그 기준을 강요하게 됩니다.

물론 이건 전적으로 제 생각이고 어쩌면 제가 제가치를 강요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어떤 명확한 판단기준이 없을 때는(이성적인 모든 사람이 공감할정도의 ) 그 어떤 행위도 행위자체를 비판할수는 있으되 그 사람 자체를 논한다거나 그 행위를 비난하는것은 있을 수 없는일입니다.

바로 윗문단의 글에 동의를 하신다면, 그 웨스트 채널 2번방에서 제친구한테 욕을 하고 나간 사람, 혹은 포트리스 화력전에서 2번무기를 썼다고 무조건 욕하는 사람이 옳은 사람은 아니라는 것에도 동의를 하실겁니다.

얼마전에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이얘기를 다시 꺼내서 죄송합니다만) 이윤열선수의 얼라이마인에 대한 대응도 그렇습니다. 일단 나타난 현상은 이윤열선수가 얼라이마인을 썼다는 겁니다. 그 얼라이마인에 대해서 명확한 판단기준은 분명 없었습니다. 왜냐면 우선 버그가 아니고 두번째로는 겜비씨에서 금지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이윤열선수의 얼라이마인은 이러이러해서 해서는 안된다, 또는 아니 이러이러해서 해도 된다. 라던지, 약간 더 나아간다면 "에이 난 이윤열이 내가 싫어하는 얼라이마인썼으니 이윤열 싫어할래, 별로야.. "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맞습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서 얼라이마인에 대한 가치판단을 한다거나(얼라이마인은 ㅅ사가지 없는 행동이다. 라던지요.) 혹은 이윤열선수는  얼라이마인 같은것도 쓰니 인격적으로 못난 사람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입니다.

  또 아래에 어느분께서 임요환 대 베르트랑의 예상글을 쓰시면서 임요환 팬이신 분이 임요환선수의 당연 완승이 예상된다, 낙승이 예상된다. 라고 쓰신것에 대한 논의도 그렇습니다. 그분께서 임요환선수의 3:0이 예상된다라고 글을 쓰셨을 때 그 행위, 3:0이라는 숫자에 대해서 비판할수는 있으되 "임요환이 3:0으로 당연 이긴다고 생각하니? 이 어처구니 없는 놈아? "라는 식의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이나 혹은 "그런 말도 안되는 글을 쓰다니 너도 참 xxx없구나" 라는 식의 글을 쓴 분을 비난하는 내용은 .. 분명 잘못된것이며 논의라는 측면, 혹은 예절이라는 측면을 떠나간 것입니다.

  단순히 자신이 기분이 나쁘다는 것이 판단기준이 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상대의 글이 근거없는 비난(단지 경기예상정도가 아닌.)이 들어있거나, 혹은 판단기준이 명확치 서있지 않는 것에 대해서 먼저 재단하고 가치판단해버리는 것은 자신의 수준이 그것밖에 안된다는 것을 시인해버리는 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어떤 논의가 진행됨에 있어서 용어나 그 논의점의..  통일을 신경써주셨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아랫 글중에 김완철선수의 경기를 두고 논의가 진행되었는데요.... 그글에서의 논의점은 "프로라면 경기마다 팬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는것이 맞는가?" 입니다. 그렇다면 그 밑의 논의는 프로란 무엇인가? 프로는 무엇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하나? 경기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과연 팬을 위한 것인가? 식의 흐름을 벗어나면 안됩니다. 분명 이 사람은 이런 얘기를 했는데 섵불리 나아가 다른 얘기를 하면서 그 의견을 공격하는듯이 보여지는것은 안좋은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은 토론문화에 익숙하지 않다고 합니다. 혹자는 한국사람은 원래 안돼. 라고까지 말합니다. 또는 한국사회에서 진정한 토론이 일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개탄합니다.
  하지만 저는 한국인, 한국의 네티즌이 근본적으로 수준이 낮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여러분의 한번한번의 생각이 한번한번의 논의가 올바른 사이버문화를 만드는데 밑거름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ps... 쓰다보니 괜히 글이 길어졌네요. 별로 머리에 든것도 없으면서 주절거려서 죄송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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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9/27 05:08
수정 아이콘
웹상에서는 전제가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주장들을 자주하곤 하지요-_-
개인적으로 커뮤니티게시판은 회원수 천명이 넘어가면서부터는 난장이되더군요...;;(한,두번 봤어야지-_-)
02/09/27 05:10
수정 아이콘
저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운영자의 확고한 운영방침만이 살길이라고 봅니다... 그것이 옳던 그른던.....
하루키
현재 넷상에서 벌어지는 토론의 상당수는 자장면이 맛있어요, 짬뽕이 맛있어요? 얘기에 나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수십 년에 걸친 독재의 영향을 받은 사회 분위기와 주입식 교육 때문에 모두들 제대로 된 토론을 해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이겠지요.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많은 의식있는 네티즌들의 자정작용으로 성숙된 토론 문화가 정착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폭풍저그
02/09/27 17:55
수정 아이콘
바로 윗문단의 글에
'바로 윗문단의 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성적인 모든 사람이 공감할정도의 명확한 판단기준이 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그러한 논리를 펼치면 웬만한 일은 다 정당화될수 있을겁니다

님의 친구를 비난한 팀플채널 그님의 행동도 잘못된 것이라면
그님을 비판한 님 역시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 욕한것과 욕이 아닌 글로써만 비판한 것은 차이가 있겠죠)
그님이 조용히 u no manner 치고 나가버렸다면
저는 '님 친구가 다른 7명에게 피해를 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임요환3:0압승을 예상한 님을 비판한 글이 잘못되었듯이
카페운영자를 비판한 김동수선수의 글도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비판과 비난의 차이정도는 있겠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한다' 이것이 진리는 아닙니다
1. 명확한 판단기준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가?
위와같은 의문이 가능하죠
2. 왜 구지 로마법을 따르지 않는 쪽을 택했어야만 하는가?
이런 의문도 가능하죠

팀플에서 겐세이를 금지하는 관례는 말도 안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관례를 꼭 안지켜야할 이유가 있습니까? -_-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묻겠습니다
비판과 비난의 차이는 무엇이겠습니까?
욕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차이, 어감이 차이만은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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