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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2/10/07 09:32:05
Name 카제미돌쇠
Subject [추억의 메카닉] 가장 멋있었던 기억....
스타를 시작했던 시기가.......
오리지날 나온지 한 두달 정도 였을 때, 우연히 컴퓨터 관련 일을 하시는 동네 아저씨에게서...

"이거 재밌는데 해 볼래?"
"뭔데요?"
"스타크 인가 어쩌곤데 C&C 만큼 재밌더라. (당시에 아저씨는 모 게임잡지에 부록으로 나온 C&C를 하고 계셨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건지...."
하시면서
"여기 이 놈들(scv)을 클릭해서, 요기(미네랄)에다가 찍으면 요게(미네랄 수치) 올라가는데, 그럼 요기(배럭)에서, 이놈들(마린)이 나와서, 저기(구석에 숨어 있는 저글링)에 있는 벌레 잡으면 끝나는데 다음에(미션)는 어떻게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너가 한 번 해보고 가르켜 주라!"
"눼~"

스타크래프트가 뭔지 알리 없었던  나에겐 (당시엔 PC게임은 관심도 없었고, 비디오 게임만 하고 있었음)  그저 좀 해보고 아저씨에게 설명해 드리기 위해, 나름대로 공략하다가 일본식 턴제 게임과는 다른, 액션감에 점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블리자드식 액션에도 점점 빠지게 되었다.

스타크래프트를 그렇게 시작하게 된것이다.
하지만 아저씨가 준 시디는 베넷이 안되는 것이라서 그저 컴퓨터랑만 간간히 할 뿐, 다시 비디오 게임으로 눈이 돌아오게 되었고, 당시 격투 게임에 빠져 살던 나는 일본식 RPG, TRPG...등이나 격투 게임 고수들 플레이나 보러 다니면서, 서울 곳곳의 오락실을 돌아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브르드워가 나왔단 말을 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별 관심 없었는데, 오랜만에 멀리 우리나라완  반대서 살던(?) 놈이 와서, 자기 스타크래프트를 해봤는데 너무 재밌다면서 같이 하자고 했다.
"형! 스타 해봤어?"
"응! 나 할 줄 알어!"
"아니 베틀넷 말야! 베틀넷!"
"베틀넷?"
"피씨방 가자!  가자!"

얼떨결에 따라가서 시작한 스타크래프트.....
난 비록 컴퓨터랑 였지만 해본적 있었고,  브르드워라고 해서, 유닛 몇 개 더 추가된거 별 무리 없을거라 생각하고, 꽤 자신감을 보였다.
"그럼 형 나랑 1:1 뜨자!"
"좋아!"
한 살차이 나는 후배......
...따식~ 자기도 시작한지 5일 밖에 안되는 놈이 자신감은...흠...그래도 난 오리지널부터  그러니 1년 정도 됐으니....

제법 자신감도 생겼다.
......난 컴퓨터랑 1:1 해서 이젠 절대로 안지는 실력이란 말야!......

그리고 시작했다.
난 상위 종족 프로토스로 하고 그 놈은 테란이다.
무한에서 입구에 캐논으로 방어도 하고 질럿도 조금 뽑으면서, 캐리어 뽑기 위해 스타게이트 짓고 있는데, 언덕을 넘어서 비행기가 뽈뽈 거리면서 넘어 오는게 아닌가?  
그리고 마린 7마리와 메딕 한 마리.....가 내리더니......
" 슈와아아아아아악!!!!!!!!!!!!! "
순식간에 넥서스가 뽀개지고 프로브는 전멸 당했다.
조금전 잘난 척 하던게 순식간에 무너지는 순간이다.
"냐하하하하~ "
후배놈의 득의의 웃음을 보는 순간 눈이 돌아갔다.
"우씨! 다시 해!"
내리 3연패를 당하고 내일 다시 만나자며 냐하하하하하~ 거리며 헤어졌다.

억울한 마음 풀길이 없고 혼자 피씨방 가긴 뭣하고.... 집에가서 다시 먼지에 쌓여 있던 오리지널 시디를 넣고 오로지 복수를 위해 밤을 불태웠다.

그리고 날이 밝자마자 그놈에게 1:1 신청 할려고 했더니....
"형 사촌동생인데 얘랑 해보자! 이놈 꽤 잘한다!"
그래서 나와  그 후배놈이랑 동맹을 맺고, 좀 한다는 그 사촌동생이랑 부끄러운(당시엔 부끄러웠다. 왜냐? 난 오리지날부터..1년...경력...음음....)  여하튼 2:1 게임이 시작됐다.
먼저 사촌동생의 질럿 러시에 드랍쉽 만들던 후배(이놈은 이것 밖에 못한다) 놈이, 당해서 커맨드 센터 띄워 우리집에 피난오고, 나 역시 나의 질럿과 입구 방어 캐논으로 사촌동생의 파상공세를 막아내면서(ㅡㅡ; ),  심기일전하여 결국 캐리어 12대 질럿 5마리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 좋았어! 이제 부터 나의 공격이 시작 되는것이다!"
이 정도면 컴터는 껌이...었....다!!!
........나의 자랑스런 캐리어가 둥둥 떠가는데......
갑자기 사촌동생 본진에서
탱크와 스카우터가 맵을 뒤덮으면서 나오는게 아닌가!!!!!!
음!!!  

마인드 콘트롤.....
오리지널만 하던 나에겐 충격 그 자체였다!

그때 난 조합의 위대함을 보았다.
캐리언 스카우터에게 죽고 질럿이나, 드라군은 탱크에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그날 이 후 일주일간의 피씨방 밤새움으로 후배의 사촌동생까지 꺽고, 내 주변엔 적이 없게 되었다.
베틀넷의 맛..... "인간대 인간의 전략이 이렇게 재밌는거구나! " 기분을 매번 느끼면서 무럭무럭 실력을 키워가면서 전적을 쌓는 재미에도 빠져 들게 되었다.

그 때 나는 꽤 열정적이었다.
독수리 빌딩에 신주영씨를 만나러 간적이 있었다.
단순히 사인을 받기 위해 신주영씨가 낸 책하나 달랑 들고, 무작정 찾아 간것이다.
그 날은 마침 신주영씨가 사인회를 가서 자리에 없었다. 그냥 가기도 뭣하고 그저 머쓱하게 서있자 임영수씨가 웃으면서 오더니, 어떤 종족을 쓰냐고 묻길래.....
프로토스라고 하자 친절하게 초반 빌드부터 중후반 빌드와 일꾼수까지, 여러 전략을 꽤 오랜시간 가르쳐 주셨다. 일부러 베넷에 들어가서 1:1로 방금 가르쳐준 전략을 확인 까지 시켜 주셨으니... 너무 고마웠었다.
간간히 슬기방에도 구경하러 가고, 주변에서도 하나씩 스타 하는 사람이 늘면서, 한 동안 사람들만 만나면 스타를 했다.

이때는 아직 전략이나 모든게 미약한 상태였다.
그러던 중에 내 주변에서 고수 였던 후배....테란을 했었고 당시 레더점수가 1380점이었다. (이땐 테란은 절대로 레더에서, 1500점은 못 넘긴다라는게 일반적인 정설이었다 ) 난 이기기도 힘든 정도의 실력이었고 그 후배 역시 ...테란 암울기에서 열성적인 후배였던것 만큼, 부던히도 노력하던 중.....

어느날...
초고수에게서 빌드를 배우기로 했다고 하는게 아닌가?
당연히 피씨방으로 뛰어갔었다.
그리고 베넷상에서 누군가와 채팅을 하더니 후배가 방을 만들고, 후배는 일부러 프로토스, 상대는 테란을 했다.
그리고 상대 테란이 비젼을 켠뒤에 게임이 시작되었다.
나와 후배는 상대방의 빌드에 눈을 크게 뜨고 보고만 있었다.

당시에는 테란이라면 레더에서 올망졸망 조합이 전부였었다. 마린 메딕 기본 조합에 탱크 몇 기, 골리앗 몇 기, 레이스 몇 기, 그리고 사베만 나오면 나가는 그런 타이밍이 전부였었다.
그런것에 익숙해 있던 나에게 상대방 테란 초고수가 보여준 것은
바로.....

메카닉!!!!

대 플토전 상대의 메카닉 이었던 것이다. ( 프로토스에게 메카닉을 쓰고, 저그에게 바이오닉을 쓴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았다)
초반에 입구 막더니 마린도 안뽑으면서(당시엔 이것이 신기해 보였다) 팩토릴 늘리더니...
잠시 후 쏟아져 나오는 탱크....
맵 중앙 부터 조여오는 scv의 터렛짓기와 더불의 벌쳐의 마인과 탱크의 시즈....
마린은 하나도 없고 온리 메카의 은빛 물결....
그 멋있었던 은색의 장관은, 나에겐 대단한 충격이었다.

게임은 별다른 교전 없이 그렇게 끝났다.
난 상대가 누군지도 몰랐고 그저 스타크래프트의 새로운 모습을 본 것에, 잠시 흥분 되어 있을 때 그 사람의 아이디를 보게 되었다.

뮤즈....

바로 김창선씨였다.
그 아이디가 현재 해설을 맡고 계시는, 김창선씨의 베넷 아이디 였던 것이다.
당시에 슬기길드라고 하면 정말 대단 했었다.

그 뒤로 스타를 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게 되면서, 내 주변에서도 죽이맞는( 스타에 목숨거는 ) 사람이 생기면서 베넷에서 밤을 새웠다. 당시 나의 전적이 278승 14패 11디스 였다. 전적에 목숨 걸면서 했으니..... 당연한 전적 이었을거다.

이젠 시간이 흘러 메카닉이나 바이오닉은 너무나 일반화 되고...물론 더 이상 전략은 없다! 이제 끝났다! 스타 지웠다! 그런 말이 많이 나오는 현실에.....

내가 최초로 전략게임에 빠져든 게임이, 슈퍼패미컴용으로 나온 화이어엠블렘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이 스타 크래프트 일것이다!


수 많은 게임을 해봐도 전략이 들어가는 게임중에, 나에게 저 두가지 만큼, 정신없이 밤을 지새우게 한 게임이 또 있을까?
게임에서 체스와 장기의 묘미를 알으켜준 화이어엠블렘.....
가장 오랜시간 동안 나를 잡고 있는 리얼타임 전략 시뮬....스타크래프트....

우리 세대가 나이가 들고 할아버지가 되면, 동네 오락실이나 ( 그땐 어뮤즈먼트라고 할까나? ) 피씨방에서 할아버지 전략 게임 고수가 등장 할 지 ..... 그렇게 되면 꽤 근사해 보일 듯 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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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riuslee
02/10/07 09:48
수정 아이콘
저도 맨처음 매카닉을 접했을때가 생각이 나네요(당시 난 아이스헌터-_- 에서 입구 막고 6스타포트-_-에서 빠른 클로킹레이스에 이어진 배틀-_- 전략바께 구사하지 못했죠;;)
과 선배(95학번;;)들간의 친선 경기(테란vs플토). 컴실에서 두분다 소리 죽이고 맵은 헌터에서 두분다 과에선-_- 공인받은 고수였기에 관전자도 참많았죠.(전 99학번 주제에 95선배들 사이에 껴서 구경하는-_-;;;)
그때 테란을 하던 형이 보여준게.. 입구 안막고-_- 메카닉으로 가시더군요(그형이 헌터에서는 입구막기 힘들기 때문에 안막는다 라고 하시더군요)
초반공격(질럿 + 드라군)에 밀리는줄 알았지만 타이밍 좋게 나온 탱크 1대와 벌쳐의 스파이더마인으로 막은후 싱겁게 이기는 모습을 보고 참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그후에 저도 여기저기서 vod와 투니버스-_-에서 해주던 경기를 보면서 그 전략이 메카닉이란것을 알았죠.
오미자
02/10/07 20:15
수정 아이콘
제가 슬기길드 일원이였죠 [SG] ^^; 지금이야 탈퇴했지만...
쌔규이
02/10/07 21:22
수정 아이콘
아...그나마 순수(?)했던 그 당시의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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