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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8/15 04:50:26
Name Naana
Subject [CF] 비 맞는 걸 좋아하는 친구도 있더군요.
리플로 달까 했지만, 길어질 거 같아서, 그리고 다른 문제를 들고 싶어서 글로 씁니다. 죄송합니다.

요즘 '말아톤'과 '헤드윅' 등으로 인기를 많이 얻은 조승우씨가 CF에 많이 나오더군요.
그중에 CF 2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하나는 KT&G 두번째 광고(비가 와서 택시를 내려주는 광고)하고 현대해상 Hi 광고네요.

두 CF의 공통점을 아시겠습니까? 네, 바로 비가 온다는 것입니다.
CF 속에서 조승우 씨는 비를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KT&G 두번째 광고는 세차게 비바람이 몰아쳐 어쩔줄 몰라하는 한 꼬마와 그 어머니 앞에서 조승우는 택시를 내려줍니다. 그 때부터 비는 보슬비가 되고 조승우 씨는 참 기분좋다는 듯이 비를 맞으시는 내용의 광고입니다.
현대해상 Hi 광고는 아예 처음부터 비를 맞는게 좋다는 멘트와 시작하죠. 어렸을 때 학교에서 우산이 없어서 기다리고 있으면 어머니가 우산을 들고 나와서 같이 기분 좋게 걸어가는 기억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곧 누군가가 우산을 들고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마스크에 의존하는게 아니라 연기력을 갖춘 배우 조승우씨를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광고 두개를 보고 그런 마음이 가시려고 하더군요.
저는 비를 맞는걸 무척 싫어합니다. 농담삼아 비를 맞으면 plague 맞은 마린이 된다고 할 정도죠. 빨래도 해야되고, 축 늘어져서 신발도 빨아야 되고. 혼자 사는 마당에 상당히 신경쓰이는 일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어렸을 적부터 부모님들이 항상 바쁘셨기 때문에, 우산이 없을 때 비가 온다고 해서 누가 우산을 갖고 온 기억도 없습니다. 그런 제 입장에서 이 광고 두개는 상당히 기분이 나쁜 광고였습니다. "비 맞는게 좋아? 신기하네... 행복하게 자랐구나...좋겠다. 비 맞는게 좋아서. 넌 집에 가도 빨래해줄 사람도 있고, 갈아입을 옷도 많겠네? 좋겠다. 행복해서..." 이런 감정이 들더군요. 그 이후로는 조승우 씨 나온 광고는 기분좋게 보기 힘들었습니다. 이성적으로는 그의 잘못이랄게 전혀 없고, 그냥 제가 삐딱하게 보고 있다는 걸 잘 압니다만, 감정상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기가 그리 쉽진 않더군요. 이미지라는건 이렇게 무서운거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이수나씨와 찍은 광고도 참 표정 한번 잘났네 이런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말이죠...

제가 생각해도 이런 생각을 갖는 사람은 얘기가 되고 있는 삼성생명 CF를 불쾌하게 본 분들보다도 더 적은 수일 것 같습니다. 대부분 큰 감정없이 또는 아이와 어머니에게 차를 양보해준 따뜻한 마음을 보고 계시겠지요. 어쩌면 제가 사소한 데에 괜히 감정을 상하는 싸이코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다른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보일 수도 있는겁니다. 삼성생명 CF가 '브래지어'를 성장의 의미로 썼다는 거에 대해서 부정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그러나, 그게 누군가에게는 성의 의미로, 안좋은 기억들을 회상하게 하는 매개체로 보일수도 있다는 점. 다들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도, 광고가 그저 브래지어를 '성장'의 의미로 쓴거구나 하고, 그렇게 볼 수도 있는거구나 하고 생각하시는게 맘이 편할 것 같습니다. 전 처음 볼 때는 광고 잘 만들었네 하는 생각만 했는데, 어떤 친구(여자입니다)가 같이 광고를 보다가 약간 불편해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 친구 생각도 맞고, 제 생각도 맞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틀리다는 생각을 갖고 상대방에게 상대방의 입장에 맞지도 않는 자기 생각을 강요하기 시작하면, 서로 피곤해지는 거라는 것...한 개체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은 충분히 존재할 수 있는 거랍니다. 배격하려고 하지 마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박찬호 경기를 볼 시간이네요 ^.^ 모두 좋은 광복절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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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k Wylde
05/08/15 04:53
수정 아이콘
자장면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짬뽕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요.
사람마다 다 좋아하는게 다른것은 뭐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요.
저는 비가 참 좋더라구요.

모든사람이 좋아하는게 똑같으면 세상 참 재미없을것 같기도하고..
Mark-Knopfler
05/08/15 04:58
수정 아이콘
남에게 자신의 생각을 강요말라는 것이 결론이군요. 잘 읽었습니다.
다른 얘긴데요.. 저도 k모 광고 조승우씨 편 불쾌하게 본 사람입니다.
글 쓰신분과는 다른 이유에서이죠. 전 "비 맞는 걸" 그리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거든요. 차분해지는 느낌이 들어서죠.
다만 조승우씨 광고 자체가 '저런 사람이 요새 어딨어?" 광고니까 그렇지 뭐...그것도 기업이미지광고니 그렇지..순...뻥이군...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회가 살벌하긴 한거죠? (왜 물어볼까 모르겠네요...새삼)
장대비 오는 데 우산도 없이 무턱대고 내려서 타고 가던 택시를 양보한다니...
젊어서 그런가....난 젊을 때는 그런 객기가 있어나? 새삼 그립다.
Ms. Anscombe
05/08/15 05:09
수정 아이콘
이 글에 밑의 글과 같은 식으로 댓글이 달릴 일은 없겠죠? 아래 주제와 관련된 글들이 문제가 되는 건, '불쾌함의 감정'과 '광고라는 측면에서의 분석'을 혼동하는 데에서 오는 듯 합니다. 그 광고가 '이러이러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주장은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느꼈나'와는 조금 다릅니다. 실제 사람들이 광고의 복잡한 의미까지 파악해가며 보지는 않죠. 어쩌면 그런 식의 분석이 '그럴 수도 있네'라는 반응을 이끌어 낼 수도 있고, 포르티 님도 그런 맥락에서 글을 올리셨을 겁니다.

물론 광고의 의미에 대한 분석 방식은 얼마든지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래의 글 나눔(논쟁이라 부르기엔 좀 뭣하기에)들은 조금 다른 논점을 지향하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실제로' 느낀 바도 중요하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해서 느끼지 못한 것들을 포착해내는 것 또한 충분히 수긍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리바다
05/08/15 06:48
수정 아이콘
자라온 환경과 비맞는거에 관계가 있는건가요?
전 막(?) 자랏지만 비맞는건 좋아한다는
집에 빨래해줄 사람없고 옷도적고 신발도 적지만 제가할수있는 일이기에
전 참 좋네요
사람은 다 다르다는걸 새삼스럽게 느끼게되네요
스트라포트경
05/08/15 08:39
수정 아이콘
전 세상에서 가장 좋은게 비맞으면서 축구하는 겁니다... 뒷일은.... 책임 못집니다...┓-.... 제가 살고 있는곳은 속초 촌구석이라... 비가 그렇게 까지 지저분...(할껏 같기도 한데...) 뭐 어쨋든 왠지 나쁜 기분같은것들이 싹~ 씻겨 나가면서 땀흘리면 정말 편안합니다... 제가 이상한걸까요?
제리드
05/08/15 08:40
수정 아이콘
100인의 생각은 100개가 다 다른 거겠죠...
저는 비맞는거 좋아해요^^;;
특별히 빨래해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옷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비맞는 기분이 너무 좋더라구요...
비에 흠뻑 젖어서 들어온 후 한바탕 웃고 나면 우울한 기분이 싹 가시는게...캬~
FreeComet
05/08/15 09:14
수정 아이콘
글 괜찮네요^^; 사실 저는 비맞는거 좋아하는 지라.. 아니 최소한 싫어하는 않아서, 공감가지 않는다는 멘트를 날리려고 했습니다만.. 글의 요지가 그게 아니었군요^^ 3시가까이까지 밑에 글을 모니터링(?)했었는데, 자고 일어나보니 어느새 리플 600개를 돌파해버렸네요. 이 글로 인해 깔끔하게 정리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바다밑
05/08/15 09:37
수정 아이콘
어렸을적에 저는 비맞으면서 오줌누는걸 좋아했습니다 왜 좋아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즘도 비맞는건 좋아합니다(고향같은 시골에서만...서울은 비가더럽다는 관념이 강해져서 참죠) 오줌은 집에가서처리하죠^ ^
05/08/15 10:31
수정 아이콘
이 글은 아주 좋네요. 지붕이 뚫어질정도의 소나기가 내린 후에 햇볕이 따스하게 비추는듯한 그런 기분입니다.
그런감
05/08/15 12:26
수정 아이콘
문제가 돼는건 여성부가 트집을 잡았다는게 문제겠죠
우리나라 남성들을 완전 변태 싸이코로 매도하는데
아 그냥 저런사람들도 있구나 이래야 하나요?
KissTheRain
05/08/15 14:11
수정 아이콘
음 제 아뒤의 뜻이 KisStheRain -비를 맞다 이 의미 이고 실제로도
비맞는걸 상당히 좋아합니다 ㅋ
길드아뒤도 이걸쓰는데 종종 듣는 소리가 이거죠 -_-ㅋ
'왜 비를 맞아 ? 잘 이해가 안간다고~'

이런 것뿐만이 아니라 사람이란 존재는 똑같을 수가 없기 떄문에
서로 다른면을 존중하고 이해해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글 잘읽어보았습니다
05/08/15 14:46
수정 아이콘
저하고 아이디가 거의 비슷하시군요..
왠지 저때문에 그렇게 만드신거같다는.. 아닌가?? 하핫.
05/08/15 15:14
수정 아이콘
저는 그냥 비맞는건 싫고 비맞으면서 축구하는건 쵝오! 다만 윗분처럼 뒷일은 감당못함 -_-;;
멋진벼리~
05/08/15 15:23
수정 아이콘
비 맞는거 좋아합니다. 비씨가 강호동씨한데 "퍽" 하고 맞을때
엄청 좋았습니다.(응? 퍽퍽)
05/08/15 15:28
수정 아이콘
아 역시 비 맞는걸 좋아하는 분들이 많네요...저는 이해 불가 T T
nana / 아뇨 원래 일부러 a 하나 더 붙여서 Naana 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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