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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2/23 02:48:17
Name 설탕가루인형
Subject 피지알랭킹
나는 피지알 랭킹이 묵은 김치처럼 오랜시간에 걸쳐 만들어진게 너무 좋아요.
왜냐하면.......



토탈랭킹4위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있잖아요. 단아하고, 고상한, 선비같은 선수.
삼만년동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 웃을때 너무나 보기 좋은 선수.
테란을 하고 싶다던 친구녀석들에게 가장 먼저 보여주는 리플레이의 주인공.
늘 푸른 소나무처럼 청량한 향기를 뿜을 것 같은,
레인보우에게 팀리그에서 패배하고 그와 함께 흘린 눈물을 잊기 싫으니까요.


토탈랭킹9위에 랭크되어 있는 선수. 다, 아시죠? 처음 그가 새하얀 지오팀복을 입고
머리를 뽀글뽀글 퍼머를하고 나왔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근사하던지요!
얼굴도 잘생기고, 키도 큰 사람이 스타까지 잘한다니.....
아무종족이나 내키는 대로 하면서도 무적이라 불리던 시절의 박서를, 나의 우상을
관심없다는듯 쳐다보던 유일한 그 선수가 조금씩 잊혀지는게 싫거든요.


4대토스란 말 있잖아요? 그런데 피지알 프로토스 랭킹2위는요, 다른 사람이에요.
항즐이님의 표현에 의하면, 멍한눈을 하지만 빛나는 단검을 가진 친구.
스타를 하면서 가장 소름이 돋았던 그 명언. "프로토스의 끝을 보여주겠다"
우리 아빠도 약속은 잘 지키시거든요. 그러니까, 아빠곰도 꼭 약속을 지킬거에요.
그러니까 그 약속을 꼭 기억해야 하거든요.



토탈랭킹 넘버 세븐! 난 이 선수가 너무 너무 고마워요. 스타를 접고 포트리스에
빠졌었거든요. 그러다가 하나로배 결승전을 보게 되었어요.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뮤타가 날아가며 커세어를 유혹했어요. 그리고나서 히드라 특공대들이 하늘의
왕자가 왕좌를 비운 사이 오버로드친구들을 타고 내려가서 쑥대밭을 만들었죠.
"와...이런 전술을 스타에서 사용하다니...." 난 다시 스타를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당신은 나의 은인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단체전 뿐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멋진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당신의 고향이자 영원한 명가인 한빛식구들이 다시
날아오르기를 기도하는 것으로 빚을 갚아야 하거든요.




저그랭킹5위. 나는 이 선수가 너무 미워요. 이 선수의 스타일 때문에 죽어간
내 일꾼들만 해도 1000명은 될 거에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남에 번쩍! 북에 번쩍!
그 눈부심에 정신을 차리고보면 자신의 충실한 일꾼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궁금했던 분들도 많을거에요. 4강정도는 우습게 드나들던, 지금은 점점 볼 수
없어지는 '스타일리스트'중의 한 명.  밉지만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그
선수가 자꾸 생각나서요.




개그맨을 연상시키는 끼를 가진 선수. 프로토스 랭킹5위.
크레센트 문에서 입구를 막아놓고 의기양양해 하다가 폭풍처럼 저글링이
쑥~ 하고 들어오자 난감한 표정을 짓던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요즘 갑자기 뜸해져서 무슨 일인지 걱정되는 선수.  안전모를 쓰고 다닐것만
같던 그 선수의 발랄한 모습이 보고싶어서요.






쉽게 쉽게 변하는 랭킹 같은거 나한테는 필요없어요.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나보다 훨씬 더 좋아하는 사람들.
잠도 설치고 땀을 흘려가면서 스타를 사랑하는 사람들. 프로게이머.
나는, 그냥 좋아할래요. 쉽게 변하지 않는 피지알랭킹만 가끔 보면서,
내가 좋아하는 선수들 생각할래요.

그래서, 나는 피지알랭킹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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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23 03:01
수정 아이콘
아... 잠시 할말을 잊었습니다.
왠지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글이군요.
감사합니다.
유신영
05/12/23 03:02
수정 아이콘
pgr 가입 이후 이 리플을 글에 가장 먼저 달기는 처음이지만..
'추게로!!!'
감동받았습니다 ㅜㅜ
김영대
05/12/23 03:11
수정 아이콘
윽.. 강도경, 박경락 선수만 부활한다면 한빛이 지금 같지는 않았을 텐데..
그러면 강도경, 박경락, 김준영을 잇는 강력한 저그라인을 바탕으로 소울이후 강력한 저그군단으로 군림할 수도 있을텐데. ㅠㅠ
그리고 글도 완전 감동이네요.
05/12/23 03:25
수정 아이콘
아 감동이죠.. ;ㅁ;
초록나무그늘
05/12/23 04:37
수정 아이콘
멋진 글이네요.
미야노시호
05/12/23 05:33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05/12/23 06:09
수정 아이콘
헛소리지만 피지알랭킹 업데이트는 되고있는건지..-_-;;
05/12/23 06:09
수정 아이콘
추게.
(이정도면 성의없는 리플 아니죠?)
05/12/23 07:36
수정 아이콘
dldlmam님//안되고 있죠. Altair님이 우주에서 일하시니까 pgr까지 신경쓰긴 어렵겠죠^^

제가 좋아하는 만화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변하기 때문에 소중한 것, 변하지 않기 때문에 소중한 것. 둘다 똑같이 소중한거야.'
저는 항상 업데이트도 되지 않는 pgr랭킹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나니 한쪽면만 보고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아케미
05/12/23 07:40
수정 아이콘
감동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T.M.W.C.A
05/12/23 07:53
수정 아이콘
요즘은 너무 드물지만 그래도 이런 글을 써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PGR을 꼬박꼬박 들려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05/12/23 10:03
수정 아이콘
알테어님 없어도 랭킹 관리 기존에 잘 해오고 있었습니다. ( 알은 후발 주자죠. ^^ )
다만. 자원자를 한명 희생 시켜야 한다는 것 때문에. ㅠ.ㅠ ;;
소군과이교
05/12/23 10:05
수정 아이콘
거의 로그인하지않는데....추게로!!! 이 한마디 적으려고 오랜만에 로그인 해봅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05/12/23 10:16
수정 아이콘
아직도 그 선수는 제게 최고의 선수죠.
글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새벽의사수
05/12/23 10:25
수정 아이콘
아... 감동입니다. 추게로...ㅠㅠ
어둠팬더
05/12/23 10:39
수정 아이콘
추게로..!! 입니다...!!
Meditation
05/12/23 11:34
수정 아이콘
많은 신인 선수들도 좋지만... 낭만있던 그 선수들의 매력이...
아직도 진하게 가슴에 남네요... 추게로 !!!
카이레스
05/12/23 11:39
수정 아이콘
어떤 선수를 말씀하시는지 한명, 한명 떠올릴 수 있어 다행이네요..
오랜만에 좋은 글 읽은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05/12/23 11:43
수정 아이콘
어떤 선수인지 떠올릴 수 있기에 참 다행입니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요
한 명, 한 명 넘어가면서 제가 생각하고 있는 그 선수가 맞는지
랭킹을 계속 확인했습니다.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말이죠 ^^
My name is J
05/12/23 12:14
수정 아이콘
좋은글 정말 잘읽었습니다.
요새 마음이 뒤숭숭하니...나빴는데...좋은생각 좋은 마음 배우고 갑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도 그네들이 참 좋습니다. 이곳도..
never ending story
05/12/23 12:35
수정 아이콘
추게를 외치기 위해 로그인했습니다...
이런 글을 읽을때마다 리플달아야지 하면서 로그인하게 되는군요...
저두 올드게이머들이 오랫동안 변치 않고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05/12/23 12:35
수정 아이콘
추게로~~~
좋은 글 감사요
가승희
05/12/23 14:40
수정 아이콘
근데 질문있는데요 PGR랭킹 업데이트되는거 맞나요?
저그의 박성준선수가 저그랭킹 6위안에도 없는게 좀 의문
그리고 Top 5위 안에 4명은 전설의 4대천왕.. 그리고 나머지한자리.. 4위를 달리고있는 김정민선수 참대단하네요.. 커리어에서 4대천왕에 비교될 유일한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과소평가 받기도 한거같기도 하고 정말 테란의 아버지같은존재였는데..
사실 현재테란이 있기에 가장 공헌도가 큰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정석테란,교과서테란이라고 괜히 불리는게 아니고.. 과거에 테란을 제대로배울려면 임요환이 아닌 김정민에게 배워라 라는 말이있었죠..
김정민선수 정말 부활하는모습보고 싶습니다..
동네노는아이
05/12/23 14:41
수정 아이콘
한빛 선수가 많아서 감동이.ㅠㅠ
솔로처
05/12/23 16:05
수정 아이콘
pgr랭킹 하니..이윤열선수가 pgr랭킹 마저 임요환선수의 1위 자리를 빼앗던 날이 떠오르네요. 그와 관련해서 귀여운 카툰이 생기기도 했었죠.^^
솔로처
05/12/23 16:06
수정 아이콘
아차 잊었네요 추게로~!!
악동이™
05/12/23 16:43
수정 아이콘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05/12/23 17:07
수정 아이콘
박경락..ㅠㅠ
05/12/24 00:21
수정 아이콘
아, 이럴 때 요즘 많이 하는 말로 "안구에 습기 찬다"라고 하나요. 읽다가 보니 어느새 눈이 촉촉해 집니다. 저 역시 처음이지만, 말해보네요.
추게로~ (좋은 글은 어느새 추게에 다 와 있더라구요. 언제나 늦게 글을 읽어서. 하지만, 만약 추게로 가게 된다면 가기 전에 읽게되어 기분이 좋네요. 히죽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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