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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09/19 13:05:48
Name 카페알파
Subject 만화 '카페 알파' 를 아시나요?
카페알파(원제 : 요코하마 장보기 기행, ヨコハマ 買い 出し 紀行)는 1994년 일본의 만화잡지인 애프터눈에 연재를 시작하여 2006년, 그러니까 올해 완결된, 장장 12년간 연재된 만화입니다. 단행본으로는 14권 완결인데, 12년이라는 긴 연재기간에도 불구하고 14권으로 완결된 것은(동일한 12년 이라는 기간 동안 연재되었던 드래곤 볼이 42권 완결이라는 점에 비춰 보면 정말 적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연재량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보통 일본만화의 경우 1-2주당 한 에피소드씩 싣기 마련인데, 카페 알파의 경우는 1달에 1편씩 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완결인 14권의 마지막 에피소드가 140화 밖에 안 됩니다. 더구나 각 에피소드들을 살펴보면, 긴 것은 20페이지가 넘기도 하지만 보통 10-15 페이지 정도고 8페이지 정도밖에 안 되는 짧은 것들도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단행본이 나오는 기간이 길어져서 평균 1년에 1권 정도 나왔으며(그래서 ‘연감’ 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그나마도 일반적인 다른 만화의 단행본에 비해 다소 얇습니다. 정말 부실한 양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년 동안이나 쟁쟁한 만화들이 연재되는 애프터눈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은 뭔가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제부터 그 매력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우선 제가 카페 알파를 알게 된 경위부터 말씀드리자면...... 전에 우연히 메이플 시럽을 구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거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잘 몰라서 고민고민 하다가 인터넷을 찾아 보았습니다. 그런데, 여러 게시판의 여러 내용들 중 ‘카페 알파’ 의 한 장면을 인용하면서 설명한 글이 있었습니다. 다만 카페 알파에는 ‘메이포로’ 라는 것이 나오는데, 그것이 메이플 시럽으로 만든 차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죠. 카페 알파라...... 전에 한 번 들어본 적이 있는 제목인데......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어찌저찌 해서 구해보게 되었습니다.

첫 권을 읽기 시작하는데...... 처음에 주인공인 알파가 로봇(여성형 안드로이드라는 것이 기존의 로봇이 나오는 만화나 소설 등에 비추어 볼 때 더 정확한 표현인 것 같지만)이라고 나오더군요.


- 몇 년 전 나의 주인은 내게 가게를 맡기고 갑자기 어딘가로 가버렸다.
  어디에 있든, 무얼 하든 언젠가는 돌아오겠지.
  난 로보트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얼마만큼이라도 기다릴 수 있으니까.


여기서 저는 시티헌터를 연상했습니다. 시티헌터에 나오는 ‘캣츠 아이’ 라는 카페가 해결사들의 거점 비슷하게 나오듯이, 아 이 작품도 ‘카페 알파’ 가 주인공인 알파를 비롯한 파이터들의 일종의 거점 같은 것이고 여기를 중심으로 한 싸움의 이야기가 전개되겠구나. 알파는 주인의 뜻을 이어받아 악당들과 싸우는 모양이군...... 뭐, 여성형 안드로이드가 주인공이 되어 싸우는 내용도 드문 것은 아니니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읽어도 싸우는 장면이 안 나오는 겁니다. 별 극적인 내용이나 반전도 없는 평이한 내용들의 연속이더군요. 에페페, 뭐, 이래, 이거! 별 재미도 없잖아. 음식을 먹을 때 갑자기 별 양념없이 싱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에페페’ 할 때가 있잖습니까? 꼭 그 기분이었습니다.

근데, 묘한 것은 별 재미도 없고 시시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읽게 되더군요. 한 권, 또 한 권...... 그러다가 결국 끝까지 다 읽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만화를 알게 되어 다행이야......’

사람마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도 읽는 시기에 따라 작품에 대한 느낌은 다르겠지만, 저는 정말로 저렇게 느꼈습니다. 꽤 오랫동안 만화를 읽어 왔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소설이나 영화, 애니를 포함해서 이런 느낌을 주는 작품을 만날 수 있을지......

‘카페 알파’ 는 인류가 멸망해 가는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보통 만화나 영화에서 인류가 멸망해 가는 시기나 혹은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사이버 펑크나 SF 물에서는 기계적 과학문명의 발달, 컴퓨터의 발달, 암울한 사회, 파괴되어 가는 문명, 그 사이에서의 인간의 인간으로서의 고뇌, 혹은 로봇이나 안드로이드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등에 대해 묘사하는 수가 많죠. 그러다 보니 ‘세기말’, ‘멸망의 시기’ 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세계가 펼쳐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카페 알파는 스스로의 배경을 ‘황혼기’ 라고 일컫습니다. 전쟁이나 이념의 갈등 같은 극적인 사건이 없는, 그저 조용히 평화롭게 저물어가는 하루처럼 인류의 역사가 서서히 평화로운 종말을 맞이해가는 시대라고나 할까요? 종말의 원인이 명확하게 나와 있지는 않습니다. 전쟁이나 다른 큰 사건이 묘사되어 있거나 이야기되어 있지도 않고요. 다만, 그 원인이 언급되어 있지는 않지만, 해수면이 점점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작품 내에서 수차례에 걸쳐 언급되고 있습니다. 뭐, 어쨌든 완전한 종말은 아직 한참 남아있어 보이지만 말입니다. 그 시대에 사는 사람들도 별달리 커다란 분쟁이나 갈등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나름대로 열심히, 평화롭게 살아갈 뿐입니다. 그래서 멸망해 가는 시대이건만, 분위기가 그렇게 암울하지만은 않습니다. 이러한 것은 다소 암울하고 폭력적인 모습이 주가 되는 미래의 모습을 묘사한 기존의 사이버 펑크나 SF물과 대조되는 점인데, 그럼에도 상당히 좋은 완성도를 지니고 있어 혹자는 사이버 펑크나 SF물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인 ‘블레이드 러너‘ 를 극복한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저도 여기에는 상당히 공감하고요.

‘카페 알파’ 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현재 우리들의 살아가고 있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는 않아 보입니다. 첨단 장비가 등장한다든지 고성능 무기가 나온다든지 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비행기나 자동차 등 메카나 주인공인 알파가 몰고 다니는 스쿠터는 현재의 것들보다도 소박하다고나 할까요? 다만, 유전공학의 발달이나 혹은 뭔가 대형 사고로 인한 돌연변이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대한 감이나 밤(웬만한 수박보다 더 큽니다.), 혹은 위성 안테나의 크기에 필적하는 크기를 가진 해바라기 등등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선 현재 우리들이 살고 있는 시대보다는 어쨌든 뭔가 과학이 더 발달한 시대라고 보여 집니다.  ‘미래소년 코난’ 에 나온 것처럼 큰 전쟁 뒤 오히려 인류의 문명이 약간 퇴보하여 첨단 기술과 퇴보된 문명이 공존하는 시대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여하튼 그런 것은 작품 내에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로봇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다른 로봇물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은 보통의 로봇물에서는 로봇은 인간과는 다른 특별한 힘이나 괴력을 가졌다든가, 그에 반해 인간과는 다른 의외의 약점을 가졌다든가, 싸우는 병기의 역할을 수행한다든가, 자아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든가, 인간에게 이용당한다든가, 로봇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다든가, 심지어는 인간을 지배하려 든다든가 하는데, ‘카페 알파’ 에서의 알파를 비롯한 로봇들은 전혀 다릅니다. 여러 부분에서 인간과 비슷하게 나옵니다. 식사를 하고, 졸려하기도 하고, 잠들기도 하고,  꿈도 꾸고, 술을 마시면 취하기도(!) 하고, 다치면 피도 나고(!!), 또 관리하기에 따라 피부가 좋아지거나 나빠지기도(!!!) 하고, 밤에는 원래대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햇빛에 그을리기도 하고, 누군가를 그리워 하기도 하고, 질투하기도 하고, 부끄러워 하거나 슬퍼하기도 하고......

주인공인 알파에 대해 말하자면, 일단 주인이 경영하던, 손님이 거의 없는 바닷가 근처의 카페를 경영하고 있고, 수다스럽고, 약간은 소란스럽기까지 하며,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하고, 동물성 단백질은 소화가 안 돼 먹지 못하고, 손재주가 좋아 이런 저런 조그만 장신구들을 직접 만들기도 하고, 감수성도 웬만한 인간보다 예민하며, 자주 눈물을 보이기도 하고, 가끔 주인이 취미로 연주하던 월금을 직접 연주하기도 합니다. 다정한 누나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인간과의 다른 점이 물론 있는데, 식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점,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도 거의 영원히 산다는 점입니다(근데 로봇의 무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죽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남자 로봇은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도 나오고요.). 그리고 이 영원히 산다는 점이 이야기를 이루는 큰 축 중 하나이고요. 그리고 로봇이 아닌 진짜 사람들도 로봇이라고 하여 특별하게 생각한다거나 차별한다거나 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카페 알파 관련 블로그에서 카페 알파의 내용에 관해 이렇게 쓴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별 거 없습니다.’ -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카페 알파에는 정말로 극적이거나 강한 흥미를 유발하는 내용이 거의 없습니다. 주인공인 알파와, 주변인물들인 주유소 할아버지, 이웃집 소년인 타카히로, 타카히로를 좋아하는 소녀 마키, 주유소 할아버지의 선배이자 여의사인 선생님, 알파에게 운송물 배달을 하다 알게 되어 친해진, 역시 로봇인 코코네, 알몸으로 다니며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사는 마지막까지 정체불명이었던 미사고, 날아다니며 물고기를 잡는 꼬치 고기를 부리는 아야세, 그리고 절대 땅 위로 내려오지 않는 비행기인 타폰을 타고 있는 알파 실장(역시 로봇)과 그 주변 인물들, 기타 다른 많은 인물들이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내용이 계속적으로 나올 뿐입니다. 심지어는 알파가 길을 가다가 소나기를 만나 간이 버스 정류장에서 비를 피했다가 가는 내용이 한 에피소드라든가, 물고기 풍향계에 기대어 잠시 후지산을 구경하다가 물고기 풍향계가 부러지는 바람에 뒤로 넘어져 다치고, 다시 풍향계를 수리한 후 후지산을 바라보는 정말 에피소드라고 하기 어려운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처음에 이런 에피소드를 읽을 때는 당혹스럽기조차 하더군요. 어떻게 보면 사이버 펑크나 SF 물 뿐만 아니라 기존 만화의 문법 또한 많이 파괴한 작품이라고도 생각됩니다. 어떤 만화의 경우는 중간에 몇 장면만 빼놓고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카페 알파의 경우는 앞의 내용을 꼭 알아야 이해가 간다든가 복선이 치밀하게 깔려있다든가 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권부터 읽어도 감상에 큰 무리는 없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읽는 것이 가장 좋기는 하지만요.

그렇다고 내용이 맥없이 그저 흘러가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카페 알파의 내용의 중심을 이루는 몇 가지 줄기 중 하나는 ‘시간의 흐름’입니다. 로봇이 아닌 인간들은 같이 나이를 먹고, 성장하고, 늙어가는데 반해 로봇들은 같은 시대에 살기는 하지만, 나이를 먹거나 성장하지도, 늙지도 않기 때문에 ‘동시대를 살아간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 난 마키가 부러워.
  마키와 타카히로는 같은 시대를 타고 있잖아.
  나도 지금은 함께 있지만...
  앞으로도 같은 시대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고...
  마키는 타카히로와 시간도 몸도 같은 배를 타고 있는 거야.
  난 모두의 배를 해안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건지도 몰라.
  마키와 타카히로는 계속 함께 있을 수 있어.
  그것이 부러워.


마지막 권에서는 어른이 된 마키가 타카히로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을 데리고 알파와 만나는데, 그 때 알파는 마키와 함께 타카히로와 마키가 어렸을 때를 추억하며 이야기합니다. 타카히로와 마키가 어렸을 때 보았던 모습 그대로인 채로 말이죠.

이런 내용이 계속되어 작품 전반의 분위기에 영향을 지대하게 준다면야 책을 읽는 내내 다소 우울하고 기분이 무거워지기도 하겠죠. 하지만 카페 알파에는 이러한 내용보다는 앞서 말한 대로 어디까지나 소소하고 평이한 일상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거기서 발견하는 작은 기쁨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훨씬 많이 나옵니다. 어떨 때는 몰래 카메라로 알파와 주변사람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때문에 읽는 내내 편안함을 느끼며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짓게 하죠. 그리고 심한 갈등이나 극적인 사건도 없고 특별히 악역이라거나 주인공과 대립하는 등장인물도 없기 때문에 편안한 - 아니, 어쩌면 ‘평온한’ 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마음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군요. 나른한 일요일 오후, 향이 좋은 커피 한 잔, 거기에 나즈막이 울리는 잔잔한 음악과 잘 어울릴 만한 내용들입니다. 하긴 그러다보니 스토리적인, 혹은 치밀한 구성에서 오는 재미는 별로 없어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사실 카페 알파는 장르를 분류하기가 좀 애매한 점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SF 로 많이 분류를 하는데, 물론 로봇이 주인공이라든가, 미래 사회가 배경이라든가 하는 점은 SF 로 분류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는 하겠습니다만, 기존 SF 물과는 성향이 좀 많이 달라서 단순히 SF 로 분류하기에는 좀 망설여집니다(물론 아니라고는 못하지만). 근데, 어디서 보니까 이 작품을 ‘힐링 계열 장르’ 라고 칭하더군요. 나른하고 느긋한 내용으로, 읽다보면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쓰는 것 같은데, ‘카페 알파‘ 라는 작품에 참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그러고 보니 이 작품을 일컬어 ’힐링 계열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 이라든가 ’힐링계의 지존‘ 이라는 평도 본 것 같습니다.

그림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인터넷 블로그나 뭐 그런 데서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솔직히 등장인물들의 그림이 그렇게 미형은 아닙니다. 주인공인 알파나 다른 여성 등장인물들도 예쁘게는 그려져 있지만 일반적으로 요새 그려지는 여성 등장인물에 비해 세련되거나 섹시하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그리고 메카나 배경에 있어서도 섬세하거나 정교한 맛은 좀 떨어집니다. 화려한 연출이나 기교도 별로 없고요. 투박하며 수수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보다 보면 따뜻한 느낌도 들고 꽤 정감이 가는 그림들입니다. 마치 투박하지만 깊은 향이 남는 시골 장맛 같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이 만화는 상당수의 일본만화와 달리 12년의 연재기간 동안 그림체가 거의 바뀌지 않았습니다. 보통은 아주 조금이라도 변하기 마련인데요. 심한 경우는 첫 회와 마지막 회의 동일한 등장인물이 전혀 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죠. 하지만, 카페 알파의 경우는 연재의 시작 부분인 1권과 완결 부분인 14권을 보면 그림체의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아마 이것은 카페 알파의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하고 따뜻한 그림체가 결국 카페 알파의 내용과 잘 맞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이 만화가 대중적으로 큰 인기는 끌지 못했었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강한 매력도 없는 작품이라 이 작품을 국내에 수입하던 출판사에서 연재 도중에 계약을 해지하고 절판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독자들의 항의와 요구로 그렇게 하지 않았고, 또 독자들의 서명운동으로 이전에 품절이었던 것까지 재판을 했다고 하네요. 아,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해당 출판사의 이해와 협조도 물론 있었고요. 우리나라 번역만화계에서 책의 절판을 독자들의 요구로 포기한 사례로는 아직까지는 이 카페 알파가 거의 유일하다고 하네요. 아마도 이 만화가 그래도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꽤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물론 저에게도요!).

열심히 잘 쓰려고 했는데, 필력이 부족하여 카페 알파의 매력을 10% 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 매력은 직접 읽으면서 느껴보시길......

깊어가는 이 가을, 꼭 한 번 읽어 볼만한 책으로 감히 추천 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Short Essay
즉흥곡

- 바다에서 짠 바람이 끈적끈적하게 불어올 시각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것을 당신을 위해 켜겠습니다.(*주1)
   이 시간은 현의 음이 액체같은 공기와 잘 어울어져 묘하게 오감을 자극합니다.
   현의 음은 어떤 향기가 보일까요.
   지금 탄생되고 있는 이 곡에 있어서 당신의 존재는 얼마나 소중한가 ─
   괜찮으시다면 함께 노래하세요. 어두워지기까진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요.
   가장 맛있는 시간입니다.‘

   - 카페 알파 단행본 4권에서.

(*주1 : 여기서 ‘이것’은 알파가 연주하는 악기인 ‘월금(탄현악기의 일종)’을 의미합니다. 그러니까 ‘오늘은 이 월금을 당신을 위해 연주하겠습니다.’ 라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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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19 13:11
수정 아이콘
글 잘쓰시네요~ 금방 읽히는데요. ^^ 읽어볼게요. 저도 만화 무지 좋아합니다.
06/09/19 13:21
수정 아이콘
아...5년전엔가? 6년전 쯤에 실연을 당해서 쩔쩔맬때,
만화책을 잡기 시작했었지요.
그때 누군가가 읽어보라던 까페 알파.

한동안 까먹고 있었는데, 질러야겠네요.(한양문고로..go go~ )
이지온
06/09/19 13:24
수정 아이콘
우연히 보고 정말 좋아하게 된 만화입니다.
그래서 전권 소장하고 있죠.
한마디로 보물같은 만화랄까....

이정도의 만화가 왜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들게 만든게 딱 2작품이 있었는데
하나가 카페 알파이고,
다른 하나는 트윈스피카였었습니다.
06/09/19 14:37
수정 아이콘
다 읽어보긴 했는데...
전..넘 심심해서..^^:...
(상당히 짧은 에피소드들이 계속되서 금방 읽어버리긴 했는데..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없었던거 같아요.)
Forgotten_
06/09/19 14:41
수정 아이콘
저도 이 만화 정말 좋아하는데 기억에 남는 부분이 딱히 없다는게 특징인 만화죠. ^^
저도 완결까지 다 읽어봤는데, 결말이 기억이 안나네요. 그냥 별 일 없이 결말이 났었던가요..?
slowtime
06/09/19 16:05
수정 아이콘
카페 알파, 저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시간의 흐름이 끝나가는 세상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 사람들이 만들어간 역사의 끝이 이런 모습이라면 그것도 나쁘지는 않겠지요. 미사일로 불꽃놀이를 하는 장면, 물에 잠긴 시가지에 점점이 켜지는 가로등... 기억나는 장면들이 많네요.
레인즈
06/09/19 16:21
수정 아이콘
트윈스피카도 정말 재밌죠
한국에서 출판하던 출판사가 망해서, 원서로 구입해서 보고 있는
몇안되는 만화입니다. 이것도 카페알파처럼 잔잔한 감동이 있더군요ㅠㅠ
06/09/19 18:35
수정 아이콘
이 만화,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됩니다. 세상이 참 아름답구나.... 어느날 우연찮게 접한 만화가 아직까지도 뇌리에 남아있네요..
DNA Killer
06/09/19 19:57
수정 아이콘
몇년전에 구하려고 보니 9권이후로 있더군요. 정말 구하기 힘들었는데
작년인가 다시 출판이 되는 모양이더군요. 잊고 있었는데 다시 소장해야겠네요.
부드러운 만화죠... 천천히 느긋하게 한장한장 봐야할(읽는것이 아닌) 만화입니다. (9권의 기억)
06/09/19 19:58
수정 아이콘
최근에는 아리아에 좀 밀린 듯 했지만 치유계 만화의 대명사격인 만화였죠..
완결이 나오긴 했군요.. 요즘 만화책을 잘 안봐서 모르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작품이라 완결도 나왔으니 한번 구해봐야겠군요.
최근 가장 좋아하는 일상을 다룬 작품은 <요츠바랑!> 왜 5권 안나오냐아.. -_-;
화잇밀크러버
06/09/19 20:30
수정 아이콘
까페 알파, 아리아, 요츠바랑 강추. ㄱ-b

아리아는 특히 정발이후로 계속 중독되어있어요. 피규어를 구입하게된 최초의 만화. 소장용으로 만화책을 한번 더 사기도 처음이었습니다. 아쿠아포함해서 5권이 좀 닮아길레 새로 샀어요. -0-;;

아리아를 읽어보실 분들은 아리아의 전 이야기인 아쿠아(총 2권)을 먼저 읽어보세요. 아리아와 등장인물들이 다 똑같은 아리아이전 이야기입니다.
marchrabbit
06/09/19 22:55
수정 아이콘
헛, 아리아 1권보다가 "이거 힐링계열이잖아!" 하면서 던졌는데 다시 봐야겠군요. 뭐, 아마노 작가의 전작(크레센트 노이즈;)을 보면 짐작했어야 하는데 말이죠.
요츠바랑 너무 좋은데 왜 안 나오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일상의 평범함을 매력적으로 그린다는. +_+
그래도 소장하라면 하야테처럼 이나 절망선생과 같은 것을;;;
Sulla-Felix
06/09/20 03:44
수정 아이콘
드디어 완결됬나요....
정말 죽이는 만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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