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2/28 23:01:49
Name happyend
Subject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어릴 적부터 스포츠 광팬이라 꽤 많은 경기들을 보았습니다.영광도 보았고,좌절도 보았습니다.땀도 보았고,눈물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전 그 모든 것들보다 언제나 사람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송지만 선수가 홈런을 치고 난뒤 땅만보고 홈으로 들어오는 까닭이 투수에게 미안해서라고 합니다.그래서 그가 홈런을 치면 경기의 승패를 떠나 그낭 따스한 드라마 하나를 보게 됩니다.
박지성 선수가 이영표선수의 실수를 골로 이끌어낸 뒤 미안해서 뒤로 슬쩍 내밀어준 손을 잡은 두 선수의 따스한 손들이 기억날 뿐 그 게임에 누가 승자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박정석선수가 중요한 경기에서 홍진호선수의 원해터리뮤탈에 완전히 빌드가 꼬인 찰라 랙이 걸려 재경기를 할 수 밖에 없을 때 질것을 뻔히 알면서도 처음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게 경기를 해나간 뒤 지지를 치던 모습은 영영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이 없다면 스포츠를 볼 필요가 있을까요?사람이 없는 승부가 필요할까요?
적어도 제겐 그렇습니다.

오늘 강민선수의 경기는 경기력도,승패도,마인비켜가기 위해 헐떡이는 뇌빠진 드라군들이 숨을 참는 우수꽝스러운 모습도 ...조금 지나면 다 잊혀질지도 모릅니다.하지만....
이 모습은 정말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적진에 고립된 드라군을 빼내기 위해 그 느린 셔틀로 소위 '쌩노가다드랍'을 하던 모습....

아무 느낌없이 보던 저로선...그순간...아,내가 오늘도 그의 꿈속에 빠졌구나...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유닛이 없었다고 해도 강민선수가 졌을지는 모르겠습니다.그렇게 적지에서 구해낸 라이언 일병이건만...뇌빠진 드라군 아니랄까봐 마인밟고 죽었으니 말이죠.

그러나 그 드라군을 구해내기 위해 속터지는 '쌩노가다드랍'을 해내는 강민선수의 모습은 왠지 오래 기억이 될 것 같습니다.그리고 그가 왜 몽상가인지,그리고 그가 왜 명멸하는 프로게이머가운데 빛나는 선수인지 다시 한번 느껴봅니다.
프로토스라는 속터지는 종족이 왜 강민에게서 희망을 보는지도....

어찌되었든 '날라셔틀'에 무한한 찬사를 보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철민28호
06/12/28 23:04
수정 아이콘
왜 감동이 밀려왔는지...흐억...ㅡㅜ 감동
강민선수 이번엔 우승을 꼭~
질럿은깡패다
06/12/28 23:05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장면을 보고 뭔지 모를 느낌을 받았는데, 저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글로 써주신 분이 있다니 왠지 모르게 반갑군요. (^^)

사실 고난이도 플레이라고는 볼 수 없고, 승패를 결정지은 플레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시각적으로 화려한 플레이라고 생각되지도 않지만, 왠지 모르게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플레이었습니다.

저도 이 장면이 한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네요.
깔릉유
06/12/28 23:10
수정 아이콘
진짜 마인 밟은 드라군..ㅜ.ㅜ;
실컷 구출해놨드만.;
팍스랜덤
06/12/28 23:20
수정 아이콘
브루드워 미션을 수행하다 보면 나오는 동영상이 있죠... 테란 탱크가 반파된채 힘겹게 걸어가는 드라군 한 기를 사정없이 쏴버린 후에 조종수들이 좋다고 낄낄거릴때... 차원의 틈새로 나타나는 드라군들... 전우에 대한 복수가 벌어지는 가운데... 유유히 그 머리위로 지나가는 아비터...
언제나 소수일 수 밖에 없기에 더 소중하고... 그 중에서도 조금 모지라고
순진한 친구이기에 더 소중한... 드라군들... 강민선수를 8강으로 이끌어 준 오늘의 6명의 친구들은 더욱더 소중한것 같네요
PanDa_Toss
06/12/28 23:22
수정 아이콘
팍스랜덤 님// 그 동영상 언제 나오나요?
못본것같은데... ㅡ_ㅡ;;
델마와루이스
06/12/28 23:40
수정 아이콘
프로토스 유저라면 드라군에 애증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을텐데..그걸 끝내 느린 셔틀에 태우고 살려보내는 장면. 연말연시 따뜻한 광타클로스의 마음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_-;;;
06/12/28 23:43
수정 아이콘
저도 그 장면에서 왠지 훈훈해지더군여..
근데 바로 마인 밟는거 보고 켁..;;;;
06/12/29 01:01
수정 아이콘
강민선수에게서는 모랄까...올드게이머 특유의 분위기가 나오는것 같아 좋습니다.
그나저나 멍청한 드라군들 ㅜㅜ 주인맘도 몰라주고...
sway with me
06/12/29 14:16
수정 아이콘
광타클로스라 하하하^^;;
경기 못 봤는데 챙겨봐야 겠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8312 데져트 폭스에 대해 [44] krisys5187 06/12/29 5187 0
28311 미녀는괴로워와 중천을 봤습니다. (미리니름 좀 있어요) [24] 넘팽이5473 06/12/29 5473 0
28310 육군외 공군, 해군 포함 대체복무 지원선발방법. [20] 질럿의꿈 ★4088 06/12/29 4088 0
28309 나는 지금 스타판에 대한 불만이 너무 많다. [64] 유하5899 06/12/29 5899 0
28308 영화 해안선(스포일러) [21] 다음™3679 06/12/29 3679 0
28307 [짧은 여행기]스페인 & 파리 여행 짧게 다녀왔습니다 ^^ [11] 라비앙로즈3868 06/12/29 3868 0
28306 99년 스타크래프트 이야기 [11] Firehouse4426 06/12/29 4426 0
28305 여론이 망가트린 천재테란 이윤열... [100] 다크고스트7448 06/12/29 7448 0
28304 서지훈 좋아하나요?? [36] spankyou5116 06/12/29 5116 0
28303 박영민 선수좀 좋아해 줍시다!! [34] 흐르는 강물처6234 06/12/29 6234 0
28302 어라? 내 친구중에 가수가 있었네? [15] psycho dynamic4938 06/12/29 4938 0
28301 황진이 끝났네요 [11] RedStrAp4479 06/12/29 4479 0
28300 제2의 인생길에 서신 아버지... [6] 朋友君3852 06/12/29 3852 0
28299 곰TV MSL 16강 강민 vs 고인규 후기. [11] 솔로처5692 06/12/28 5692 0
28297 예전에 전세금 5%이상 인상 억제 방안발표에 관련해서 글을 올렸었는데... [2] ZergInfantry3746 06/12/28 3746 0
28296 의미없는 이야기 - Kespa컵 2005 16강, 그들은? [10] Born_to_run4356 06/12/28 4356 0
28295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9] happyend3791 06/12/28 3791 0
28294 제 4차 팬클랜 리그 [10] 박효진3846 06/12/28 3846 0
28293 [[언론]] 팩트(fact·사실)를 말하다 [34] 순수나라3927 06/12/28 3927 0
28292 곰 TV MSL 16강 5주차 최종전. 1경기,박지호가 마재윤을 이길수 있을까? [20] SKY924753 06/12/28 4753 0
28290 [실험] 제 2의 선기도, Desert Fox (7시 스타팅 부분 수정) [113] 골든마우스!!5443 06/12/28 5443 0
28289 드라마속 가장 위대한 스승 유의태 [27] Ace of Base8580 06/12/28 8580 0
28288 스타의 추억...(6).last. [10] 김성재3847 06/12/28 3847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