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4/10/07 00:53:12
Name 비오는수요일
Subject 나의 추게유산답사기 2
my message 30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이미 하늘은 붉다.

난, 아내를 사랑한다.
아이들도 사랑한다.
아내와 아이들은 나를 기다린다.
고로, 난 그들에게 돌아가야한다.

아쉬움.
이왕 온길 모두를 둘러보고 싶었다.
하지만, 날이 저물어오고 난 돌아가야 한다.
그때, 꺼져있던 전구에 불빛이 들어오듯 조악한 생각이 떠오른다.
줄곧 말없이 곁에있던 '서인'님에게 물었다.
이곳의 지도(map)는 없는지.
맵핵은 가히 좋지않다라며 고개를 저으시던 '서인'님이, 끊임없는 재촉에 넌지시 암시를 해준다.
세상의 맵은 모두 그의 손에서 생성된다고.
끝내 그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던 나는 뜻하지않은 이에게서 답을 구했다.

말없이 무언가를 적어내려가는 그.
쉴새없이 중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는 'Altair~★  '라는 본명보다, '만물박사'라고 통칭되고 있었다.
그가 말해준 이름은 '변종석'이라는 사람이었다.
'Altair~★  '님은 내가 원하던 그 지도또한 갖고있었다.
그는 아무런 댓가없이 내주었다.
그는 항상 그런 사람이라고 한다.

그가 내준 지도를 보며, 나는 마지막 방문지를 결정했다.
에드워드가 그의 가위손으로 깍은듯한 나무한그루.
지도에 나온 그 나무의 이름은 '공룡'이라고 했다.
'공룡'이라 지칭되는 그 나무는 참으로 신기한 재주를 가지고 있었다.
그 앙상한 가지들을 이리저리 휘적이며 주문을 외자, 그 나무와 나는 서로 니름을 할 수 있게되었다.
아늑하고 동시에 아득한 세계속에서 그는 나에게 이런저런 얘기들을 해주었다.
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얘기와 느낌으로....

나의 최면을 깨운사람은 '서인'님이 아니었다.
줄곧 곁에있던 '그'대신 파르스름한 빛에 둘러쌓인 그는, 메가웹의 꼬맹이가 말했던 그, '항즐이'라는 사람이었다.
그가 말했다.
이제 돌아가야하지 않냐고.
돌아가고 싶지만 너무 늦어서 다시 거슬러가기가 두렵다는 나에게, 그가 말했다.
걱정말고 이리오라고.
내 꿈에 태워주마라고.....

그의 꿈을 타고 돌아오는 길은 나의 짧은 여행에서 가진 그 느낌 그대로였다.
유영하는 빛의 무리들, 따뜻하게 밝은 느낌, 유쾌한 아련함.....

오늘밤, 나는 아내와 아이들에게 말할거리가 생겼다.
몇날을 지새워도 다할수 없는 never ending story.....

그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며.....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4/10/07 01:18
수정 아이콘
GoooooooD!!!!!!!!!!
항즐이
04/10/07 01:27
수정 아이콘
참.. 그 꿈에 타는 사람 많네요;;

어느 분이 가져다 쓰시느냐에 따라 참 이렇게 기분이 달라집니다. ^^

감사합니다. 태워주셔서.
일급살인
04/10/07 04:11
수정 아이콘
민망해라..
04/10/07 09:02
수정 아이콘
우와.. 그저 감탄사밖에..
04/10/07 09:52
수정 아이콘
추게... 진정한 pgr의 보물이지요. 특히 초창기 글들은..."카...
하며 읽어야죠.

이 글도 추게에 있는 글에 못지 않은 글 입니다.
안전제일
04/10/07 10:02
수정 아이콘
어울리는 댓글을 달고 싶어서...하루밤을 참았는데...
능력부족만 실감하고 그저 잘읽었다라는 표시라도 내고싶어 이리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한번쯤 돌아보더라도 아깝지 않은글을 이리 갈무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자체로도 멋지고 그 시도도 굉장히 멋집니다.-_-bb
뉴[SuhmT]
04/10/07 10:07
수정 아이콘
와...역시 대단해요 비오는수요일 님 ㅠ_ㅠ;;b 감탄에 감탄!
Endless_No.1
04/10/07 10:41
수정 아이콘
아~~...........(말문이 막히는데요...^^;)
04/10/07 10:50
수정 아이콘
우와~
그저 감탄만 할 뿐이네요....
04/10/07 11:18
수정 아이콘
정말 대단하십니다. 추게의 글들을 이런식으로 묶을 수도 있네요^^
그리운 아키텍
04/10/07 11:37
수정 아이콘
멋지다는 말 밖엔.... 나도 이런 글 쓰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마구...
Lucky_Flair
04/10/07 13:55
수정 아이콘
헉;;;;;;;;소름이 쫙~
무서울 정도로 멋진 글입니다.
여.우.야
04/10/07 15:16
수정 아이콘
이글도 꿈에 태워서 추게로 살포시 go!!했으면 좋겠습니다 ^^
하이맛살
04/10/07 17:10
수정 아이콘
저도 이글도 추게갔으면 좋겠어요^^
홍차소녀
04/10/07 17:32
수정 아이콘
추게로 gogo~
pgr눈팅경력20년
04/10/07 19:34
수정 아이콘
캬!!!
pgr눈팅경력20년
04/10/07 19:34
수정 아이콘
이런글보면 저도 막 글이 쓰고 싶어지는데..
필력이 안따라주니 ㅜㅜ
04/10/17 04:32
수정 아이콘
대단하시네요.
그리고 쑥쓰럽습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117 홍명보선수의 축구선수 은퇴선언!! [19] 산적3962 04/10/08 3962 0
8115 싸이질을 시작할려고 프로필을적다가....... [20] 불꽃매딕3842 04/10/08 3842 0
8114 1시간 20여분의 사우나 같았던 게임.. [10] 서기원4069 04/10/08 4069 0
8113 WCG 속보... [30] 항즐이8111 04/10/08 8111 0
8112 Pygmalion Effect in Loser's mind [2] Lunatic Love3362 04/10/08 3362 0
8111 리모컨을 돌려드립니다. [36] 秀SOO수3350 04/10/08 3350 0
8109 앙드레 류! [1] 찬양자3314 04/10/08 3314 0
8108 헥사트론, 3라운드 진출권을 확보하라. [9] Velikii_Van3623 04/10/07 3623 0
8107 이 빌드...정말 강력한 것 같군요. [13] EzMura4347 04/10/07 4347 0
8106 금주 프리미어리그 각리그 최대 빅메치 [32] 초보랜덤5389 04/10/07 5389 0
8105 태규 선수 힘내세요 [5] BaekGomToss3082 04/10/07 3082 0
8104 [기사]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지 [35] 한빛짱4575 04/10/07 4575 0
8103 [바둑소식] 삼성화재 8강이 끝났네요~ [3] 그렇구나...3252 04/10/07 3252 0
8102 노력하면 모든지 할수 있다고? 훗.. (거짓말..) [30] 비롱투란3316 04/10/07 3316 0
8100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본인의 경력이랍니다. [7] 올드보이3220 04/10/07 3220 0
8098 최수범 선수의 온게임넷 본선 "3" 경기일지 [34] Altair~★4501 04/10/07 4501 0
8097 꿈꾸는 이를 위해... [19] Lucky_Flair3403 04/10/07 3403 0
8095 [미셀러니보다 2등급 아래 잡담]가을의 전설 그리고 세상사 [6] 달라몬드3457 04/10/07 3457 0
8093 아비터는 내 품에와 잠들라! [23] 뉴[SuhmT]3538 04/10/07 3538 0
8091 [잡담]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5] CSP_Yellow3104 04/10/07 3104 0
8090 b형 남자 a형 여자 [33] KeepTheFaith12318 04/10/07 12318 0
8089 A Tragedy [11] Lunatic Love3525 04/10/07 3525 0
8087 나의 추게유산답사기 2 [18] 비오는수요일3172 04/10/07 317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