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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12/07 22:35:24
Name 오후2시
Subject [일반] 뉴욕타임스 12. 2. 일자 기사 번역(인문학은 호기심과 열린마음 속에 존재한다.)

기사출처 : https://www.nytimes.com/2023/12/02/opinion/education-humanities-college-value.html


기사제목 : 나는 인문학을 가르치지만, 인문학의 가치는 여전히 모른다.


기사내용
1) 특정 과목에서 학생들 대다수가 이수하지 못한다면, 교사가 노력하지 않았거나 과목의 수준이 너무 높은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교사가 열정적이고, 학생들의 수준이 적절함에도 학업 성취가 낮다면 교사가 해당 과목을 모르는 것이다.

2) 인문학자들이 그러하다. 우리는 인문학을 수십년 동안 옹호했지만, 인문학의 위기는 커지고 있다. 학생들은 인문학을 선호하지 않고, 정치적 검열은 증가하며 대학은 인문학부를 축소하고 있다. 인문학자들은 인문학의 가치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다. 내 생각에 인문학자들은 인문학의 가치를 모르는 것 같다.

3) 나는 인문학이 민주주의를 장려하거나 덕성을 향상하고 비판적 사고능력을 배양해 줄지 모른다. 철학을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면 그럴 수 있지만, 나는 그렇게 접근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철학의 전제를 펼치고 관련된 개념을 설명하며 반론을 가지게 하고 토론하면서 허점이 있는지 찾는다. 인문학의 근본은 질문하고 탐구하는 것이다.

4) 방어적인 태도는 호기심에 적대적이기 때문에, 인문학을 옹호할 때 탐구하듯 할 수 없다. 예산이 삭감되고 비난의 대상이 되면 이는 당연한 반응이다. 모든 정치적 논쟁이 그렇듯, 인문학자들은 모른 것을 아는 척해야 하는 논쟁에 시간을 일부 할애해야 할지도 모른다.

5) 하지만, 우리 인문학자들은 최악에 익숙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문학과 철학은 사색을 필요하며 아는 척하는 것은 해가 된다. 또한 방어적인 사고방식은 정치적 논쟁을 부른다. 문학이나 철학이 성차별과 인종주의에 맞서거나 언론의 자유를 증진하는데 도움이 되면,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적 노력이 든다. 왜 성차별과 인종주의가 나쁜가? 왜 민주주의가 좋은가?

6) 방어적인 태도는 연구를 왜곡하도록 위협한다. 우리가 인문학에 대한 회의론에 맞서기 위해 받아들인 태도는 교과과정, 학생과의 대화, 교재의 읽는 방식을 재구성한다. 이 모든 것들은 정치적 목표에 쓸모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7) 고전학부가 (그리스, 로마 시대 저서 연구) 축소된다는 소식에 가슴 아프다. 호메로스나 플라톤의 책을 읽는 것이 왜 중요한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의 저서를 읽고 가르치면서 얻은 기쁨을 타인과 나눌 것이고, 수천년 전 사람이 탐구 대상이 되는 것에 놀라움을 느낀다.

8) 인문학자의 임무는 사람들을 초대하고 환영하며 유혹하고 참여시키는 것이다. 인문학적 정신이 교실만이 아니라 이를 바라보는 사회로 흘러나오면, 우리는 스스로를 증명하거나 옹호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매혹적인 존재다.

9) 인문학이 가치 있을까? 어떤 가치일까? 인문학자들이 사회에 질문하지 않으면, 아무도 이런 질문을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답을 안다고 생각하는 자는 해당 질문을 진지하게 할 수 없다.



* 사견 1 : 어느 직업이나 학문 분야든,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고민하는 것은 동일합니다. 개인의 편견속에 협소한 기준을 정하고 모든 분야에 적용하려 들면, 대화하기 매우 힘들어 집니다. 개인의 무지와 시대의 한계를 넘어 진전하는 건 도전할 가치가 있습니다.

* 사견 2 : 해당 기사를 번역하면서, 처음에는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변론서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전체를 번역하고 다시 읽어보니 자기 분야를 방어하다가 열린마음과 호기심의 상실을 경계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개인의 선입견과 왜곡은 은밀하고 자연스러워, 이를 극복하기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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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맛썬칩
23/12/07 22:52
수정 아이콘
인문대 졸업자들이 전공으로 돈 벌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요
오후2시
23/12/07 22:57
수정 아이콘
인문학의 위기에 대한 원인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하기에,
해당 기사는 인문학을 보호 하려다가
존재이유인 호기심과 질문, 열린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을 경계하는 내용 입니다.
아빠는외계인
23/12/08 00:33
수정 아이콘
가져와주신 기사들이 다들 읽어볼만한 좋은 글들이네요
노둣돌
23/12/08 09:45
수정 아이콘
대학시절 철학개론 시간에 칸트철학 부분에서 물자체를 시작으로 관념에 관한 여러 용어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더군요.
무슨 얘긴지 알듯 모를듯 무척 지루했죠.
당연히 '순수이성비판'의 내용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서 순수이성비판을 거의 한문장으로 요약 표현하는 내용을 접했습니다.
'인간의 한계로 인해 우주를 이루는 공간의 크기와 시간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충 이런 뜻의 결론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태어난 시대의 한계로 인해 칸트가 저런 결론을 얻은 것이라고 봤습니다.
지금은 상대론과 양자역학의 도움으로 저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주는 139억년전 빅뱅으로부터 출발했고 그 때 시간과 공간이 생겨난거죠.
그리고 암흑에너지에 의한 가속팽창으로 빅 프리즈(모든 입자가 멀어져 차갑게 식은 상태)로 끝난다는 결론에 대략적인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빅뱅 이전은 무엇이었느냐고 묻는다면 현대물리학은 대답을 거부합니다.
'플랑크시간(5.4×10⁻⁴⁴초) 이전은 물리법칙이 붕괴되기 때문에 알 수 없다'

저는 지금은 철학이 물리학으로 흡수되었다고 봅니다.
철판닭갈비
23/12/08 09:55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인문학자들이 스스로 인문학의 효용가치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한다는 말, 참 공감합니다.
전 영문학과를 나왔고 문학을 통해 사람에 대해 연구하는 학문 커리큘럼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해외 유수의 대학을 나오고 그래도 나름 서울에 있는 대학의 교수라는 사람들이 가르치는 내용에는 종종 의문이 들고는 했습니다. 내가 지금 고등학교 수업을 듣는건지 대학교 수업을 듣는건지 헷갈린달까요? 실제 시험도 그랬고요..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지만 제가 대학 다니던 15년 전에는 그런 고민을 하곤 했었는데 제 고민과 맞닿은 글을 보니 반갑네요. 좋은 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시리즈 조용히 잘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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