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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30 12:09:57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낭비한, 아무도 배상하지 않는 시간
어제,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되었습니다. 세종시 수정안과 원안의 차이 같은 것을 자세히 이야기하는 것은 하도 많이 나와 지겨운 이야기이니 그만 하렵니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주제도 그것이 아니고요. 제가 세종시 이슈와 관련되어 할 이야기는 사실 제목에 모두 들어가 있습니다. 예. 낭비한 시간이 아깝다는 것입니다.

사실 세종시 수정안 논란이 시작된 것은 대통령의 말바꾸기부터였습니다. 처음 세종시 이야기가 나왔을 때 당시 서울 시장이었던 그 분은 세종시에 대해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가 되고 나아가 대통령이 되면서 그 분의 입장은 표를 생각했든 아니면 다른 무엇 때문에든 원안 추진 쪽으로 변화하고 언론 등의 질문에 거듭 '원안대로 추진한다'고 자신의 입으로 약속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이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국가백년대계' 등의 소리를 들먹이며 임기 중 행정부처 이전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수정 의지를 노골화했지요. 정운찬 총리를 위시해 세종시 계획을 갈아엎겠다는 일부 관료들과 여당 의원들의 말바꾸기와 거짓말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통령의 말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며 '국가백년대계'니, '더 좋은 수정안'이라느니 하는 식으로, 이해를 시키기보다 무작정 충청도민들을 위시한 국민들이 자신들의 뜻에 복종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런 말바꾸기와 거짓말의 결과로 여러 혼란을 낳으며 기어이 상정된 세종시 수정안은 상임위에서 부결되었지만, 그들은 '역사에 기록을 남겨야 한다'라면서 상임위 부결에도 불구하고 본회의 상정이라는 망집을 부렸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망령된 고집대로 이번 사태는 '위정자들이 망집을 부리면 국가에 어떤 무익함을 끼치는지'를 역사에 똑똑히 남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속된 말로 무슨 '정신승리법'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나라 전체를 9개월여 동안 혼란에 몰아넣은 수정안이 부결된 뒤에도 부결된 법안을 주도한 위정자들에 의해 말바꾸기와 거짓말은 계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안에 이미 마련되어 있는 자족기능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날조하고 호도하는, '원안대로 한다면 유령도시가 된다'라는 등의 발언들이 그것이죠. (뭐 이것과는 상관 없지만 서울 안의 가X파X브를 보면......어휴.) 어쨌거나 그런 비협조적인 자들 때문에 세종시는 원안 추진된다 해도 제대로 무언가가 되기 참 어려울 듯 합니다.


정책에 대해 알기 위해 여러 기사를 읽고 책도 보고 하는 저이지만 가끔은 그런 문제 같은 것을 생각하기가 싫을 때가 있습니다. 바로 이번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시간 낭비처럼 위정자들의 말바꾸기와 거짓말 때문에 일어난 촌극을 볼 때입니다. 제대로 돌아가는 사회라면 이런 건 논란도 되지 말아야 하는 게 정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논란이 되었고, 그리고 아무도 배상하지 않는 귀중한 시간이 낭비되었습니다.

저는 그럴 때마다 화가 납니다. 한편으로는 위정자들의 탐욕에 맞는 국책사업만을 강행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거짓말과 말바꾸기를 일삼는 그들, 맘에 들지 않는 세력에 대해서는 '정책은 정치적 고려대상이 아니다', '국익에 해를 끼친다'는 식으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자극하고,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들의 시간을 낭비시키는 그들......

과연 그들은 말바꾸기와 거짓말로 낭비한 시간을 도대체 어느 지옥에서 갚으려는 걸까요?

세종시 부결로 자신들의 생각은 이제 폐기되었는데도 그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기업 재검토니 학교 재검토니 하는 식으로 '모든 정책은 내 수비 범위 안에 있어'라고 몽니를 부리는, 아직도 자신들이 승리한 줄로 알고 있는 집단최면에 걸려 있는 듯한 그들의 망령된 발언은 이제 측은하지도 않습니다만, 그런 잘못된 믿음으로 또 무슨 정책이 겉돌고, 그로 인해 아무도 배상하지 않는 시간 낭비가 또 얼마나 일어날까요.

정말 무섭습니다. 국민을 상대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 말바꾸기와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그들의 '정신 상태'와, 마치 광신과 다를 바 없는 '잘못된 믿음'이.


- The xian -


P.S. www 없게 주소를 입력해도 자동으로 www가 입력되는 통에 이거 죽갔습니다.-_-;; 로그인이 자꾸 풀리고 불안정하군요.
이 글도 어제 써놨는데 오늘 점심때에서야 겨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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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야무인Ver 0.00
10/06/30 12:20
수정 아이콘
이것도 한국민주주의가 낳을수 있는 하나의 시행착오로 보고 정부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수정할수 있었다는데에 대해서 나쁜결과는 아니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것외에 정부에서 책임지지 않는 일이 "너무나" 많다는 겁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국민연금을 다른곳에서 투자하고 실패했을때 정부가 책임을 졌던가요? 민간기업같았으면 휘청거리고 담당책임자는 전원 짤릴일이긴 하지만 정부는 책임을 지지 않고 그 담당자는 다른곳으로 보직만 이동하면 되고 연금 지급율을 낮추던지 국민에게 연금만 더 부으라고 하면 됩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책에 대해 회피하는 걸로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책임있는 정부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ABOUTSTARCRAFT
10/06/30 12:43
수정 아이콘
개굴 개굴 개굴개굴개굴....
벤카슬러
10/06/30 14:12
수정 아이콘
그들만의 생각과 행동이 진리고, 옳은 생각이라는 그 오만함
남의 의견을 들을 생각조차 하지 않은 방자함
그 생각을 실현시키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열함
그래서 결국 그게 실패로 돌아갔을 때 책임지지 않고 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무책임함

정말 가증스럽네요.
거북거북
10/06/30 16:00
수정 아이콘
그래도 그들은 나름 제대로 된 친박 리스트를 얻었죠.
... 그거 외엔 이런 미친 짓을 할 이유가 딱히 없지 않았나 싶네요.
higher templar
10/06/30 16:21
수정 아이콘
세종시로 열심히 떠들고 천안함으로 열심히 들썩여야 4대강을 은근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그 배후에는 땅값과 리베이트 등등 돈들이 움직이는 것이죠. 물론 그 돈들은 국민들 세금에서 나가는 거고...
10/06/30 18:03
수정 아이콘
어제 뉴스 데스크 보니까 정말 치가 떨리더군요.

공사 시작한지 3년이 다 되어 가는 시점에서 수정안이 나왔더군요. 공사가 수정안 때문에 거의 중단 됐더군요.

어제 뉴스 데스크 링크 해드리겠습니다.

http://imnews.imbc.com/replay/nwdesk/article/2651198_5780.html
10/06/30 23:50
수정 아이콘
시행착오라 하기엔 너무나 원칙과 도덕, 양심을 무시한 사건이었으며 그로 인한 국민들의 학습 효과도 정말 미미했습니다... 초국가적 스케일로 진행되는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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