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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9/04 02:09:52
Name 감자
Subject [일반] 대학생활을 하는데 한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고민이라기 보다는 그냥 잡생각일 수도 있겠네요.


이제 어느덧 대학을 다닌지 2년하고도 반이 지나 3학년 2학기로 접어들면서 그동안의 대학생활을 생각해 보며 도저히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지금 교육대학, 교대를 다니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다른 일반 대학과는 다르게 학생수가 무척, 매우, 많이 적습니다. 전교생의 과가 초등교육학과 하나뿐이니 당연한 것이지요. 한 학번이 500명도 채 안되고 13개의 심화반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학번당 한반에 30 ± 3명 정도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교생이라 해봐야 1300명정도 수준인 것이지요..(다른 교대들은 어떤지 자세히는 모르나 비슷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과 활동을 하게 되면서 입니다. 혼동이 오실지 모르는데 저희 대학에서는 심화를 그냥 과로 부릅니다.
(ex <초등교육학과, 심화 국어>인 학생들은 그냥 국어과라고 합니다)


임용준비에 바쁜 4학년을 제외하면 1,2,3학년 약 100명의 학생들이 과를 이루고 행사를 해 나아갑니다. 이를 위해 과학생장과 집행부들을 뽑고 이들은 과 행사를 준비합니다.


아무 생각도 없이 입학했던 1학년 시절에는 과행사에 여기저기 잘 참여했습니다. 모든 행사를 다 참석했지요.
2학년때에는 집행부를 했습니다. 집행부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윗학번 선배들과도 많이 친해지게 되었지요.
3학년 때는 집행부는 하지 않고 과 행사만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과행사를 나머지 과 학생들이 참여를 잘 해주지 않더군요..
참여하는 학생들을 보면 대부분 1학년이거나 집행부들 혹은 집행부를 해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나마 1학년들도 처음 몇번만 와보고 그 뒤로는 거의 안오더군요.
이 쯤 되니 뭐 행사를 할 의미가 전혀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행사를 참여시키려고 불참비, 실습학교 배정시 불이익 주기 등을 해 보았는데 그닥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서로 기분만 상하는 경우가 다반사더군요.
그리고 과 행사의 목적이 무엇이고 왜 참석해야 하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도 과 학생회를 해 보았기 때문에 열심히 행사를 준비하고 다른 학생들이 참석해서 즐겨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정작 참석자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경우의 허탈감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학생이라면 엄연히 자신의 의지가 있고 자유가 있는데 왜 과학생회에서는 이를 강제로 참여시키려는 지 , 과연 이게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즐거운 대학생활을 위하여 행사를 하는 것일 텐데 오히려 역효과만 나는 것 같습니다. 집행부들은 집행부들 대로 힘들고 집행부가 아닌 동기, 후배들에게 매우 실망을 하며 서로 거리가 멀어지더군요. 특히 남녀 모두 4년동안 같이 다니는 대학이고 4년 내내 반이 거의 바뀌지 않으니 서로간의 감정의 골이 깊어져 졸업할 때 쯤 되면 사이가 정말 나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pgr에 계시는 다른 대학생분들, 대학 졸업자 분들께서는 이러한 문제가 없으셨나요??



p.s 어떠한 답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푸념조라 질문게시판 보다는 자유게시판이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옮겨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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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04 02:15
수정 아이콘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저도 대학교와서 이제 2학년 2학기를 다니고 있고, 문화국장이니 과내 소모임 밴드짱이니 다 맡고 있지만 신입생들이며 동기들이며 다들 학년이 올라가고 시간이 지날수록 어떤 행사에 대한 참여율이 저조해지더군요. 물론 축제들은 잘 옵니다. 하지만 그 축제를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기 위해서 자리를 맡는다던가.. 하면 다들 온데간데 없죠. 결국 하던 사람만 계속 일하고 놀던 사람은 계속 놀게 되더라구요. 이게 전부 개인주의가 점점 뿌리깊이 우리 사회에 박히고 있는 탓이라고 봅니다.. 다들 자신의 편의를 위해 남의 희생을 바라는 입장이죠. 과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생각도 대부분 '내가 아니면 누가 참여하겠어'와 같이 과의 행사를 이끌어나가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보이지도 않죠. 그러다가 가끔씩 아이팟등의 경품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리면 번개같이 튀어옵니다. 그렇게들 보기 힘들던 사람들이 말이죠. 정말.. 과 생활과 과에 보탬이 되려는 생각은 주도적인 사람들만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 외엔 다들 자신 뿐이죠.
10/09/04 02:23
수정 아이콘
1학년때도 참 열심히 참여했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학생회 일도 해봤지만 시간이 지나고 생각한건, '과'라는걸 열어놓은 느낌으로 생각하면 편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과라는게, 과의 대표인 학생회가 하는일이라는게 강제적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대학생활중 1학년때는 가장 수동적일 때이기도 하고 모르는 때이기도 하니 선배들이 있을 행사를 나가는게 좋겠고, 그러면서 얻는 것도 많으니 그걸 권장하고 싶지만 그 이후부터는 아니 심지어 1학년때라도 자신이 자신의 길이 확실하고 괜찮다면 과행사에 나갈 필요가 없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과행사는 과의 누구라도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자유롭게 열어두는 공간과 시간으로 학생회가 마련하는 정도의 마인드로 개최하고 오는 사람들을 맞이했으면 어떨까 합니다.

ps. 제가 학생회장이 된 후배에게 학기초에 듣고 해준 말과 비슷하고 해서 짧게 댓글 달아봅니다.
레지엔
10/09/04 02:29
수정 아이콘
음... 결국 인센티브의 문제죠. 해야될만한 특별한 동기가 없다면 안하게 되는 것이고, '학과생들 모여서 단체로 재밌게 놀아보자'라는 건 별로 안먹힌다는 걸 겁니다. 학과 외에 다른 생활, 특히 취미를 공유할 사람을 찾기가 쉬운 게 요새기도 하고요. 뭐 개인주의라면 개인주의지만, 학과의 행사 자체가 재미없는 걸 어쩌겠습니까. 더군다나 한국의 특성상 학과모임, 특히 과 인원이 소수거나 폐쇄적인 경우 그것이 어떠한 서열이 뚜렷한 조직의 단합대회 성향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 자체가 상당히 염증이 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요. 그런다고 그런 단합대회가 나한테 아주 뚜렷한 이익이 되는 것도 아니고요.
저희 과도 저런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 한 분이 성적 불이익 및 반성문 등의 협박으로(저희는 세태에 뒤쳐진 의대여서 교수가 저런 택도 아닌 짓을 할 수 있기도 합니다만) 모임을 강제한 적도 있죠. 그래서 역으로 강제되지 않는 모임은 더 안나가기도 합니다. 정말, 인센티브의 문제죠.
나야NaYa
10/09/04 02:34
수정 아이콘
과반공동체가 잘 돌아가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이 그때와 다른 점은,

1. 일자리가 불안정해지면서 취업하는 것이 힘들어졌다. 그래서 스펙을 쌓든, 뭘 하든 취업에 맞추어 무언가를 하게 되고,
과반공동체에서 무엇을 하는 건 상당히 부담이 되어 시간 낭비로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2. 과반공동체 만의 문화가 사라졌다. 그냥 술먹고 농담따먹기 연예이야기 등...

인 것 같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개인주의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라고만 분석하면 아무 것도 바꿀 수 없겠죠.
과반공동체를 잘 만드려면 원인인 위의 두 가지가 해결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10/09/04 02:36
수정 아이콘
저에게는 그저 부러운 소리일뿐;;;
우리학부생이 2500명, 우리과는 700명
선후배 그딴게 머임?? 음?? MT라는것도 있음??
과 파티 참석하려 해도 그들만의 리그
으힉~~~~~~~~~~~~~~~~
Amunt_ValenciaCF
10/09/04 02:42
수정 아이콘
4학년 2학기, 그러니까 졸업학기를 다니고 있습니다. 전공은 경영이고, 과 행사에는 거의 참여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구요. 예외는 있네요. 복수전공하는 언론정보학과 행사는 제의만 오면 들어주고 함께 하려고 합니다.

해답은 이미 감자님의 글 안에서 보이네요. '행사의 목적이 무엇이고, 왜 행사에 참여해야 하는지'를 학생들이 명확하게 인지하면 됩니다. 여기에 하나 추가되자면 '과에 대한 애정' 이겠죠. 친구가 학생회장을 하고 있어서 가끔 도와주는데, 집행부 회의를 들어가보면 하나같이 이야기합니다. 왜 이렇게 참여를 안하냐, 열심히 준비하는데 맨날 오는 사람만 온다, 자기밖에 모른다 등등등.

후배들이긴 하지만 잘 모르는 사이인지라 그냥 넘어가는데, 전 새로 출범하는 집행부에 참여할 일이 생기면 꼭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일단 학우들에게 다가가는게 우선이라구요. 신입생 모집이 끝났습니다. 그러면 집행부에서 클럽을 만들어서 신입생들을 불러모읍니다. 활발한 신입생들이 주로 모여들면서 북적거리게 되죠. 신입생 OT나 새터 같은 자리를 통해 신입생들과 처음 만나게 되면, 집행부는 클럽이나 카페 활동을 통해 알게된 신입생들을 챙깁니다. 나머지 신입생들은 소외됩니다. 새터 조 짜인걸 보면 친했던 신입생들을 한 조에 몰아넣고, 그 조 선배로 집행부가 들어갑니다. 그렇게 집행부 선배를 만난 조 신입생 + 그 신입생과 친한 다른 신입생 + 집행부 활동을 해보고 싶었던 신입생이 행사에 주로 참여하죠. 나머지는 다 떨어져나갑니다.

전 '집행부'나 '학생회'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우리는 열심히 하는데 왜 안따라 주는거야!' 라고 한탄하기 전에 '우리에게 뭔가 잘못된 것이 있지 않나?'라고 자문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주전공이 아님에도 언정과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이유는, 처음 수업을 들었을 때부터 그쪽 학생회사람들이 친하게 대해주고, 힘든건 없는지 항상 물어봐줬던게 고마워서입니다. 어떻게 알았는지 네이트온 친추해서 무슨무슨 행사있으니까 시간되면 오세요~ 이러니까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두 학기 지나니까 내 주전공이 어디인지 헷갈리더군요.

학생회를 '정부'에 대입해서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데 국민들이 못알아준다. 국가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 살 길만 찾는다'라고 말하면,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먼저 국민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그에 맞춰서 행사를 준비하고 홍보한다면 보다 참여율이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잠이온다
10/09/04 08:40
수정 아이콘
음 글쓰신분이 제가 생각했던거랑 똑같네요 . 저는 글쓰신분보다 1/2 적은 과입니다. 딱 15+한두명이죠. 임용치는 4학년 제외하면 3개학년 모이면 mt 같은거나 과행사 해도 40명 정도입니다. (당연히 어딜가도 버스한대 입니다.)

저도 1학년때 축구할 남자가 없어서 (남자가 더 적습니다..) 저도 어쩔수 없이 하고, 사람이 없어서 다른과 사람들과 같이하고, 졸업한 선배가 참여해야 체육대회가 가능할 정도였습니다. 아니면 기권해야됩니다...
축제때 주점할때는 남자 많은과에서 여자랑 트레이드 제의까지 들어오고;; 건물지을때 여자들이 쇠파이프 들고 다녔습니다.

아무튼 저희도 한명한명 개인사정으로 빠지게 되면 3학년들이 뭐라고 하고,, 불참비를 내게 하고 해도 절대 1,2 학년들은 투덜투덜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래서 항상 3학년 집행부 ( 모든 과 사람들이 최소 직책하나는 맡아야 합니다.)들이 스트레스 받고, 3학년 집부끼리도
트러블이 생기는 등 문제가 많았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에 대한 애정, 애착심 말고는 해결할 길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1,2,3 학년 끼리 친목도모하면서 이얘기 저얘기 하면서 후배들이 집행부의 마음을 좀 알아주길 바래야 할것 같네요..
아니면 정말 무서운 선배 (총대 메는 선배) 가 나타나서 욕먹으면서 뭐라 해야되지 않는 이상말이죠..

3학년들은 공부해야되는데 집행부도 해야되고,, 후배들은 참여를 안하니 화가 나고,, 1, 2 학년들은 동아리 활동이랑 대학생활 좀 자유롭고 즐기고 싶은데 항상 과 행사에 참여를 무조건 해야되니,, 대학생활 시간이 줄어들고... 거의 모든 대학에 과가 그럴것 같네요.
초등교사
10/09/04 09:12
수정 아이콘
그냥 포기하면 편합니다. 안오는 애들은 목에 칼이들어와도 안와요
자기과 행사 아니면 큰 관심없는것두요
그냥 포기하시구 한학기만 더 다니시면
내년부터는 그런거 고민하실 틈도없이 전xx, 배xx, 구xx, 박xx 등의 강사들과 친해져서 내가 수업을 들으려고 학교에 가는건지 도서관에 자리를 맡으려고 학교에 가는건지 알수없게 됩니다.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에는 티오도 더 암담한데.. 저는 올해 힘을낼테니 감자님은 내년에 힘내서 한번에 붙으세요 화이팅
감성소년
10/09/04 09:37
수정 아이콘
글쎄요.. 내가 가기 싫으면 안가도 상관없는 것인데, (댓글에서 보이는)개인주의가 심화되서 그렇다 하는 것은 마치 원래는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요즘 세상이 그렇게 되먹었다.. 라는 느낌이 들게 하네요.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이 다 과행사에 만족하고 재미있어할 수 있을까요? 저 같은 경우도 술 마시는 것도 별로고(재미도 없고, 전 술맛을 잘 모르겠습니다), 맨날 가봐야 시시껄렁한 이야기 아니면 그 전에 왜 안왔냐고 술취한 동기한테 욕까지 얻어먹고.. 1학년 때야 하도 압박이 심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갔는데, 전 정말 재미가 없어서 더 이상 가기가 싫었습니다.
10/09/04 11:28
수정 아이콘
그런 조직적인 분위기에서 반강제적으로 가야되는 분위기가 오히려 반감을 일으켜서 안가는 사람이 대부분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모임에 엮이지 않고 혼자 공부하고 취미/특기 분야에 시간을 쏟을수 있으면 좋은 것이고 그시간에 알바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겁니다. 과모임을 조직하는 '주류'들이 폐쇄적인 생각을 가지고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친구들은 투명인간 취급하거나 비하하거나 자기들이 더 잘났다는 생각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수 있겠네요. 오히려 미국처럼 클럽활동으로 가야지 과문화는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꾸루루룩
10/09/04 11:59
수정 아이콘
교대에서 3학년 2학기에 들어서고 있고 현재 과학생회장을 맡고 있는 학생입니다. 웬지 반갑네요. 감자 님께서 써놓으신 내용들을 보니 같은 학교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아닐수도 있으니..
어쨌든 제 답변도 윗 분들이 말씀하신 것이랑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행사의 목적이 중요하다는 거죠. 행사의 목적은 과 학우들의 단합과 즐거움입니다(특히 새내기들의). 감자님의 과도 과비를 걷죠? 과비를 걷을때 새내기들이 "우리 과비 낼테니까 저희 재밌게 해주세요~" 하고 내지 않습니다. 집행부에서 "우리가 너희 재밌게 해줄테니 과비 이만큼 내라" 라고 이야기합니다. 행사의 참석률에 대한 책임은 참석하지 않는 학우들에게 있지 않고 과학생회장을 포함한 집행부에 있다는 거죠.
물론 열심히 준비하고 마인드도 되어 있는데 참석률이 저조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한번 개인대 개인의 관계를 살펴 보시는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리더가 되어 어떤 집단을 이끌 때 가장 먼저 해야 할것은 구성원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집행부와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이면 사실 행사의 내용과 상관없이 쉽게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형성이 어떻게 보면 앞에서 말한 단합과 즐거움을 얻는 것보다 집행부가 해야할 가장 우선적인 일이라는 생각도 지금 막 드네요. 교대 특성상 과의 인원이 많지 않기에 오히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불참금에 대해서는 저 역시 당당하지 못해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1~2학년때는 저역시 불참금에 대해 굉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고 불참금이 옳지 않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학생회장이 되어서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과비와 참가비로는 행사를 진행하기 버거운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다니는 학교는 역사가 짧다보니 다른 학교 처럼 이월금이 쌓여 있지도 않고 과별 인원이 적은 탓에 과비가 많이 모이지 않기 때문이겠죠. 옳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불참금을 걷고 있으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박하사탕
10/09/04 12:34
수정 아이콘
1학년때 몇번 참가해보고 과행사 한번도 가본적이없네요.
안가는사람들 얘기들어보면 한결같이 똑같은말을 합니다.
"우리끼리 노는게 더 재밌는데 굳이 갈필요없다" "사람도 많고 부담스럽다"
또 공부하느라 못가고 알바한다고 못가는얘들도 많이 봤습니다.
회비에 대해 불만있는사람들도 많이있고 과집부의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있는곳도 많이 있습니다.
과활동에 관심없는사람들에게 강요하는건 잘못된거 같습니다.
과활동은 집부나 관련된사람말고는 재밌지가 않거든요.
abrasax_:JW
10/09/04 13:04
수정 아이콘
교대생 모여볼까요? 제가 다니는 곳은 '모임 또는 행사=술'이라는 공식에 너무나 충실합니다. 그래서 전 거의 참여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물론 저도 과 학생회를 해 보았기 때문에 열심히 행사를 준비하고 다른 학생들이 참석해서 즐겨 줄 것을 기대하고 있었는데 정작 참석자가 별로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경우의 허탈감은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감자님처럼 이런 좋은 의도를 갖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학생회나 집행부 등의 많은 사람들은 행사에서 거의 자기들끼리 놉니다. 그 이의 "참석자"들은 그들을 위한 들러리일 뿐이지요.
그것은 '과 모임'에서도 정확히 적용됩니다. 노는 사람들끼리 앉아서 이야기를 할 뿐입니다. 자리 배치 자체가 그런 식으로 되어 있지요.

오고 싶은 모임을 만들기 위한 생각도 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불참금을 걷고 다른 불이익을 준다? 뭔가 앞뒤가 바뀐 것 같지 않나요?
사실 원래 학생회가 그런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식으로 '노는 사람들' 중에서 차기 회장을 뽑고, 그게 계속 이어지는 것이지요.

가장 중요하면서, 기본적인 건 이러한 물음이라고 봅니다.
과 행사를 왜 하는가? '어떤 이유' 때문에 한다면, 지금의 행사는 그 목적에 부합하는가?
EndofJourney
10/09/04 14:06
수정 아이콘
학생회에 대해 반감 가지신 분이 많은걸 보니 착잡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너무 안 좋은 면만 부각되는 것 같군요.
학생회는 놀기 위해서 존재하는 게 아닙니다.
학생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는 곳이라면, 학생회가 짊어지고 있는 책임 역시 만만치 않거든요.
학교, 교수, 동문, 총학생회, 타 과 학생들과의 대화 창구가 학생회입니다.
끼리끼리 돌아간다는 말이 딱히 거짓이 아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들이 짊어진 책임을 싹 무시하고 '왜 니네끼리 노냐.'라는 식으로 취급되는 건 좀 슬프군요.

과활동 싫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정작 학생회에서 책임지고 주최하는 사은회 행사라던가
스승의 날 행사에 목을 매고 참석하는 걸 보면 험한 말이 안 나올래야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물론, 학생회비를 학생회 임원들 회식비로 사용하거나
학생 대상으로 나온 학교, 동문회 장학금 등을 지네들 멋대로 이용한다거나 하는
개념없는 학생회를 옹호하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이상, 라인 잘못 타서 학생회-동문회 테크를 타고 있는 1인이었습니다...
10/09/04 14:08
수정 아이콘
저희 과는 불참금 같은 건 없습니다. 다만 기합이 있을뿐..
네.. 체육과입니다..ㅠㅠ
참가하면서 물음표도 들고 할때있지만 계속 나가다보니 다 친해지고 즐거워지더라고요
프리템포
10/09/04 22:57
수정 아이콘
저도 교대생 3학년 2학기입니다! 과행사라는 게 참..그렇네요. 오는 사람만 오고.. 그런데 요새 세태 자체가 그렇게 만든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반 대학교는 취업난, 지금 교대도 임용난..스터디 짜는 시기는 계속 앞당겨지고 학교 생활보다는 내 임용이 되느냐 안 되느냐 이게 관심사니까요. 진짜 안 되면 그냥 맘 접는 게 낫습니다. 계속 안 나오는 사람을 갑자기 나오게 하는 건 거의 힘들더라구요
분홍돌고래
10/09/04 23:02
수정 아이콘
oo교대 03학번이구요, 저 역시 2학년 말-3학년 초까지 과 집행부였습니다. 초등음악과 특성상 여학우들이 많아 저희 때는 여학생이 32명 남학생이 4명이었네요. 흔히 여학생들이 많은 경우에는 같이 어울리는 친구들끼리 모이면서 무리가 생기기 마련이지요. 그러다보니 집행부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일부의 무리로 집행부원이 몰리는 경우, 다른 무리의 학생들은 남의 일이거니- 하고 과 행사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아집니다. 그래서 일부러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집행부를 하던 당시에는 각 부서의 부장들이 여러 무리에서 참 고르게도 선출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친구가 준비하는 과행사에 관심을 보이고 참여도도 높았지요.

저희 과는 무척 분위기가 좋았어요. 특히 저희 학번이 더 그랬던 점도 있구요. 무엇보다도 음악과이기 때문에 일년에 파트별 행사가 진행됩니다. (국악파트/성악파트/관현악파트/피아노파트) 파트별로 파트장이 생기고, 파트원들이 생기면서 같은 선생님께 레슨을 받고 행사를 준비하다보니, 동학년 뿐만이 아니라 선후배 사이에도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게 되었지요. 그리고 다른 파트가 공연을 하게되면 손님맞이나 부수적인 행사진행을 돕기도 하면서 유독 끈끈한 정(?)이 생겨났던 것 같아요. 네. 과에대한 애.정.이 있었던 것이지요. 원하든, 원치않든 1인당 1악기를 배우게 되어있어서 다른 과에 비해 심화로 선택한 학과에 대한 특성이 도드라졌던 것이 큰 이유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감자님의 학교도 그러한지 모르겠으나, 저희 교대에서는 과의 회장이나 부회장이 되면 일종의 판공비라고 해서 몇 만원의 돈을 걷어 그 학우에게 전해줍니다. 아무래도 집행부의 자리는 모두가 꺼려하는 위치이기 때문에 자신들을 대신하여 과를 이끄는 동기에게 물질적으로나마 보상을 해주려는 것이었죠. 그렇다고 해서 난 돈 냈으니까 땡!이라는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회장-부회장 일을 하면서 그 이상의 돈을 써야했지 적게 쓰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거든요. 시간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요. 이런 마음을 갖다보면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서 일을 하는 동기들이 어떤 행사에 참여해주세요-라고 할 때, 집행부로서 적극적으로 돕지는 못해도 참여라도 하자. 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저희는 대부분의 학우들이 잘 참여해 주었답니다.

우리 학번이 집행부를 마치던 3학년 여름, 일본으로 갔던 3박 4일의 졸업여행에 36명 중에서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던 3명을 제외한 전부가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남학우 4명도 함께했었구요. 다른 과였던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면 졸업여행도 무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제가 있던 반이 유독 분위기가 좋았던 것일수도 있지만, 적어도 제가 4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던 임용 T/O를 생각하면 (프리템포님이 언급하셨듯이) 지금의 약간은 이기적인 모습들이 어쩔 수 없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한번 더 생각해보면 집행부들도 같은 시험을 준비해야 하는 동기들인데 그 점에 대해 생각지 못할 정도로 각박해진 학교 생활이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제 대학 시절은 동아리, 과 활동으로 참 즐거웠던 날들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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