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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10/09 12:55:12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잡담] 서른번째 - 문명하셨습니다.
정확하게는 문명할 '뻔' 했습니다.

반 니트상태로 한가롭게 쉬던(왜 반 니트상태인지는 지난 잡담을 보시면 알 수 있듯이 저는 퇴직이 예정된 상태입니다) 지난 수요일.
임시 거처에 들른 뒤 저녁을 먹고 느지막히 돌아오면서 지인의 최신 컴퓨터를 사정에 의해 며칠간 맡아서 돌리게 되었습니다.
이유인즉슨 얼마 전 사망했다가 새로 산 제 컴퓨터는 세팅한 지 얼마 안 되어서 자료가 다 차지 않은 상태였고.
그분도 세팅한지 얼마 컴퓨터에서 게임이 잘 돌아가느냐 아니냐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나. 그랬었죠.

집에 모니터도 두 개가 있겠다. 한 개씩 나눠놓고 컴퓨터를 돌렸습니다. 다행히 별 이상은 없더군요.
그런데 게임이 잘 돌아가느냐 아니냐 세팅해보라고 건네준 게임 소프트가...... '문명 5' 였던 것입니다.
뭐 '문명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고, 2~4편까지 해 본적도 있어서 중독성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게임이 게임이지 뭐 어떻겠어? 하고 그걸 그 컴퓨터에서 실행을 시켰더랬죠.


그 결과.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나타난 부작용만을 언급해 보면.

- WOW에서 얼음왕관을 한참 돌고 현자를 찍을때도 원고나 일 관련 피드백을 24시간 내에 거의 다 주던 제가
  원고를 의뢰받은 분에게 (아마도 사상 최초로) 답장을 이틀만에 드리는 엄청난 실례를 범했습니다.

- 더 문제가 되는 건 이번에 의뢰받은 원고의 선택지 중 하나가 '문명'이었습니다. 글쟁이 생활 7년만에 최초로 원고 소재를 거부했습니다.
  의뢰하신 분에게 "만일 제가 문명에 손대게 된다면 당장 펑크는 둘째치고 앞으로의 연재에도 지장이 큽니다"라고 답장을 썼습니다.

- 6번째 현자 업적은 중단되었고 원래 지난 수요일에 만레벨을 찍었어야 할 흑마법사가 아직도 79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 메일 계정을 3일만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중요 메일 때문에 민폐를 끼쳤습니다.-_-;;;

- 간디가 죽도록 싫어졌습니다.

- 새로 의뢰받은 원고의 자료조사 기간 이틀을 공으로 날려먹었습니다. 타격이 매우 큽니다.


기적적으로 벗어날 수 있었던 두 가지 요인은.

- 제 컴이 아니라 지인의 컴에서 지인의 소프트로 실행했기에 다행이었습니다. 타인에게 빌린 게임은 중독성이 반 이하로 줄어들거든요.

- 지인의 컴에서 문명을 돌리는 동안 저는 턴을 돌리면서 틈틈이 문명의 중독성보다 조금 더 높은 분노를 심어주신
  KeSPA와 어떤 높으신 양반들에 대한 비판글을 올릴 수 있었다는 것이 '문명하셨습니다' 상태에 이르지 않은 또다른 요인입니다.
  KeSPA와 어떤 높으신 양반들에게 감사해야겠습니다 (응?)


지인의 컴퓨터와 문명5 CD는 테스트가 끝났다는 이유로 꽁꽁 묶어서 제 발밑에 방치해 놓았습니다. 내일 돌려줄 예정입니다.

더불어 앞으로 그 분을 볼려면 최소 6개월은 기다려야겠군요. 그분에게는 미리 애도를 표합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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샨티엔아메이
10/10/09 12:57
수정 아이콘
잠시 유머게시판인지 착각했습니다.

- 간디가 죽도록 싫어졌습니다

이한줄이 너무 웃겨서요.

죄송합니다.
그레이티스트
10/10/09 12:51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 질문하나 드려봅니다. 문명 2~4를 해보셨다고 하셨는데, 제가 2주간 완전백수상태로 있게됬는데, 문명을 해보고 싶은데요.
5는 컴이 안좋아서 못할듯싶고,

2~4중 어떤게 중독성있고 재밌을까요?
10/10/09 12:53
수정 아이콘
간개토대왕 , 패왕 간디 , 간.D. 마하트마...
검은별
10/10/09 13:03
수정 아이콘
현실로 돌아오신걸 환영합니다~
저는 지난 추석 처음으로 문명 시리즈를 접했는데(4탄) 어떻게 하는지 몰라도 그냥 계속 턴을 넘기게 되더군요.
컴 사양이 좋지 않아서 후반에 계속 튕기는 바람에 현실로 돌아왔지요. 만약 컴이 좋았다면..;;
10/10/09 12:59
수정 아이콘
이번 버젼 간디는 진정한 평화주의자라고 생각합니다.
비폭력이 아닐뿐이죠.
아나키
10/10/09 13:05
수정 아이콘
바바예투예투예예예...
10/10/09 13:12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배송받았습니다~ 악마의길로 접어들기 직전이긴한데, 요즘 스2하랴, 콘솔겜할시간도 빠듯해서 설치는 아직안했습니다.

한글화 작업이 한참 진행중이라던데 어느정도까지 왔는지 모르겠네요 (누구는 지금 그냥 있는거 해도 게임하는데 전혀 지장없다던데...)

뭐 문명은 영어로 해야 제맛! 이긴하지만... 그래도 한글이 편하잖아요 ^^;
밤톨이
10/10/09 13:17
수정 아이콘
자기 전에 잠깐 한다고 켰는데 하고 나니 새벽 4시....아;;
marchrabbit
10/10/09 13:19
수정 아이콘
영어공부도 할겸 문명5나 해볼까 했는데 참아야 하려나요? 그런데 문명4도 일주일만 했던 전적을 생각하면 해도 될 듯 하고. -_-a
불멸의이순규
10/10/09 14:22
수정 아이콘
4에서는 간디가 그런 패왕색을 띄진 않았는데요.....
저도 똥컴인관계로 200턴 정도 넘어가면 컴퓨터가 미친듯이 느려지는 바람에 중독이 덜된거 같습니다..
10/10/09 14:23
수정 아이콘
사기는 아깝고 해서 오픈소스 문명인 freeciv를 깔아서 했는데 이틀 밤을 새버렸.. -_-...

다행히[?] 1일째 연구하다 밤새고 2일째 문명하다 밤새고 3일째 연구하다 밤새고 4일째 문명하다 밤새서 놀고먹지만은 않았습니다. 응???
10/10/09 14:40
수정 아이콘
흠, 문명5 정말 다들 진심으로 재밌어서 재밌다고들 하는건지,
아니면 그냥 남들 의견을 따라가는건지,
그것도 아님 재밌다고 생각 하는 분들 의견만 보이는건지 모르겠네요.
전 별루던데...
Cazellnu
10/10/09 16:54
수정 아이콘
homm은 한번도 안해봤고 fm은 좀 시리즈 많이 해봤고, 문명은 1만 했었습니다.
그래도 간만에 10여년 넘게전에 하던 뭉명을 해볼까해서 시작했습니다.

역시 기대했던데로 게임하는데 막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의무감으로 턴을 넘기기 시작하더니 이내 관성이 되어버렸습니다. 결코 머리속에서는 "미치게 재미있네, 아 정말 환상적이다"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않습니다.

관성적으로 턴을 넘기는것이 무의식적으로 계속되다가 다행히 오늘이 토요일이라 어제부터 시작한지 10시간만에 빠져나왔습니다.
(다행인것은 낮은 난이도에 소형지도를 이용해 6문명과 게임을해서 10시간안에 엔딩이 나오더군요)
기계화보병을 많이 이용했고, 기병시리즈들은 몇번써보고 구린거같아서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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