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이오프 2대2는 있을 수도 있는 일 입니다. 그렇게 드믄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1차전 라이온즈6 대 5두산
2차전 라이온즈3 대 4두산
3차전 라이온즈8 대 9두산
4차전 라이온즈8 대 7두산
이렇게 모든 경기가 1점차로 끝나는 경기는 제가 찾아보지 않았지만 아마 최초의 일이 아닌가 합니다.
10번째 포스트시즌 경기를 하게 된 두산은 물론 라이온즈 역시 5경기까지 가게 되어서 이젠 양팀 중 누가 이기든 SK를 이기긴 힘들게 되었네요. 하지만 SK와의 경기가 불리한 방향으로 가는 건 이미 중요한게 아니게 되었습니다. 두 팀의 자존심과 정신력의 힘겨루기가 이젠 이 세상 어떤 것 보다 중요하게 되었네요. 뒤를 돌아보지 않는 배수진의 진검승부. 그것이 대구에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 5차전이 되었습니다.


두산은 야수들의 집중력이 무섭습니다. 원래 두산타격은 8개 팀중에서도 강력한 편이었지만 지금은 실력 위에 칼날같은 예리함이 더해졌습니다. 그걸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김현수 선수의 2타점 적시타였습니다. 2스트라잌까지 잡은 안지만 선수는 3구를 높은쪽 유인구로 던졌습니다. 현재윤 선수는 아예 일어서서 받으려 했고요. 물론 바깥쪽으로 빼는 공 보다 아무리 볼이라도 높은 볼쪽 유인구는 위험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안지만 선수는 제구력이 매우 좋았고 포수가 원한대로 살짝 높게 빠른공을 제대로 던졌습니다. 보통때 라면 그냥 치지 않던지, 아니면 쳐도 외야 플라이가 되던지, 헛스윙을 유도하기 좋은 공이었습니다. 하지만 김현수 선수는 그 공을 통타했고 결국은 2타점을 뽑아버렸죠. 그 이후의 안지만 선수의 난조는 김현수선수에게 맞은 펀치가 큰 충격이였기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봐야 합니다. 정신적으로 위축이 된 것이죠.(물론 피로도 좀 있었지만 그건 크게 문제 될 것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이번 플옵에서 두산 선수들의 극적인 타격은 대부분 이럴 때 나옵니다. 라이온즈 투수들이 실투를 던진 적은 별로 없어요. 대부분 두산 타자들이 미친 듯이 잘친 것입니다. 제 눈으로 볼 때는 투수들은 시즌에서 보여 준 자기 역량만큼 지금 던져주고 있거든요. 선동렬 감독님이 자꾸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치는 것도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선감독님은 선수들의 구위를 보고 교체 타이밍을 잡는 편입니다. 본인이 보기엔 결코 투수들의 구위가 나쁘지 않다고 보는데, 자꾸 맞고 있지요. 롯데와의 대 혈투를 펼치고 막판에 대량득점으로 두산의 끌어올린 타격감이 플옵에서 대폭발을 하고 있다. 그렇게 봐야겠죠.

반면에 투수와 수비에서는 체력의 약화로 인한 결과가 슬슬 나오는 듯 합니다. 3차전에서 추격을 허용한 것도 수비의 실책으로 인한 것이었고, 오늘도 홍상삼 선수의 잘못 된 야수선택 에러가 경기의 방향을 초반에 두산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갔죠. 타격에 비해서 투수력과 수비는 체력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습니다. 라이온즈가 두산을 5차전에서 잡으려면 이 부분을 철저하게 파고 들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빠른발을 가진 선수들의 출루가 필요하지요. 이영욱, 김상수, 조동찬 선수의 좋은 경기력이 꼭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라이온즈를 살린 건 타격의 박한이, 홈베이스 블로킹을 기가막히게 한 진갑용, 그리고 오늘 경기를 겨우 지킨 배영수. 세명이 프렌차이즈 스타입니다. 팀에 역사적으로 공헌을 많이 한 토박이 선수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보여 주었다고 봅니다. 특히나 푸른피의 에이스 배영수 선수는 정말....... 오늘 그의 세이브는 몇몇 라이온즈 팬에게는 예전 10회 노히트 노런 만큼의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마지막 5차전도 막아서 라이온즈를 한국시리즈로 인도 해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어쨌든 이제 두팀의 마지막 싸대기가 남았습니다. 누가 때기게 될까요? 우리팀이 맞든 때리든 상대팀 두산은, 정말 진심을 담아 존경하고 싶습니다. 대단합니다 당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