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1/11/21 22:33:50
Name maker_
Subject [일반] [바둑] Olleh배 대구 투어 후기 (스크롤 압박)
지난 11월 19일 토요일에 대구 EXCO에서
국내 기전 가운데 하나인 Olleh배 바둑 오픈 챔피언쉽의 대구 투어 행사가 열렸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사이버오로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우연히 대구 투어 지도 다면기 참가 신청을 받는걸 보고, '설마 되겠어?'라는 마음으로 클릭했는데
설마가 아니고, 당첨이 됐더라구요. 크크. 그래서 부푼 마음으로 다녀왔습니다.

아, 먼저 Olleh배에 대해 소개하자면
우승 상금이 국내기전 중 가장 많은 1억원의 기전이구요,
이 기전의 특징이라면 상위랭커에게 큰 어드밴티지를 준다는 점입니다.
한국기원 랭킹 1~4위 기사가 32강부터 시드로 출전하며 (3라운드에 해당합니다.)
매 라운드마다 랭킹이 가장 높은 기사는 가장 낮은 기사와 대결합니다. (ex. 1위-4위, 2위-3위)

이창호 9단이 결승에 진출한 상태에서
4강(6라운드)의 다른 한 경기는 이세돌 9단과 강동윤 9단의 대국이었습니다.
전 대회 결승이 재현된 것이죠.

본 대국은 서울 바둑tv스튜디오에서 진행되었구요,
(사실 대구에 내려와서 대국하는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ㅠ)
대구 EXCO에서는 tv중계를 틀어주면서
동시에 지도다면기, 아이패드바둑, 릴레이바둑, 프로-아마 페어바둑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EXCO 입구입니다. 폰으로 찍은거라 화질이 안좋군요.;;


행사장 입구입니다.
저처럼 당첨되어 오신 분들도 있고, 대학교 동아리나 바둑학원 같은데서 단체로 많이 오셨더라구요.


가운데 마이크 들고 서있는 분이 김성룡 9단입니다. "이제 좀있으면 개막식 시작이니까 앞자리에 앉아주세요~!!"


개막식 중입니다. 일단 대회/KT홍보 영상을 몇 분 보고 프로기사 소개/행사 안내가 있었습니다.
진행은 김효정, 김성룡 사범이었구요..
프로기사가 거의 스무 분 정도 오셨습니다.
유창혁 9단, 최철한 9단보고 소리지를뻔했습니다.;; 소녀팬들이 아이돌 보고 소리지르는 게 순간 이해가 되더군요;


저와 지도 다면기 두어주신 백대현 8단입니다.
옆에 초등학생 애가 1급이라길래 "우왕 잘두네.. 형은 초보야^^" 라고 했더니
"초보는 여기 올 리가 없는데ㅡㅡ 형 초단이지?" 라고 해서 민망했네요. 크크.


제가 둔 대국입니다... 나름, 너무 못 둬서 실례되지 않으려고 일주일동안 책빌려서 바둑공부해갔는데. ㅠ
진짜 프로기사는 다르더라구요. '혹시 저기 두면 어떡하지' 싶은 곳만 두시는데 한 십몇수 만에 멘탈이 붕괴되었습니다.ㅠ
그래도 계가는 맞춰주시려고 하신 것 같은데... 제가 막 두는 바람에,

아 그리고 저는 타이젬에서 겨우 6급 두는 정말 정말 저급자 입니다. ㅠ










위에서부터 차례로 김성룡, 이영구, 김효정, 최정, 문도원 사범입니다.
김효정, 문도원 사범은 티비나 인터넷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물이 훨씬 나으시더라구요.


최철한, 송태곤, 김형우 사범이 tv중계를 보고 손가락으로 이곳 저곳을 짚으며 이야기하는 모습입니다.
아마 이세돌 9단이 유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듯 합니다.


공개해설 중인 송태곤, 김효정 사범입니다.
송태곤 사범이 "키가 작아서 위까지 손이 안 닿아ㅠ" 라고 하시는게 살짝 들리기도 했구요;;

문제는, 준결승 대국은 서울에서 한시부터 시작했는데

대구 투어 행사장에서는 개막식을 두시에 하고,
다면기가 두시 삼십여분 쯤 부터, 그리고 다면기 끝나고 팬들의 사인받기 공세까지 어느 정도 진정된 다음
공개해설은 네시부터 시작했는데... 공개해설 시작한지 이십분 정도 지나서 본 대국이 끝나버렸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송태곤 사범이 "어 바둑 끝났네?" 하시더라구요.. 사실 바둑 내용을 보고 끝날꺼다 라고 짐작이야 하셨겠지만
난감한 건 중간중간에 공개해설 하시면서 '다음의 한 수는?' 뭐 이런 퀴즈를 내면서
상품권 이벤트를 할 예정이었는데, 다 캔슬이 된거죠.
그래서 공개해설 직후 묘수풀이 이벤트를 했습니다.

사실 대국이 빨리 끝날 걸 주최 측이 예상하지는 못했겠지만, 전체적으로 진행이 어수선했던 점,
그리고 다면기가 끝나니까 빈자리가 좀 많이 보이더라구요. 이런 점들은 아쉬었습니다.

별개로 송태곤 사범이나 김효정 사범의 진행이나 유머감각은 상당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공개해설에서 또 많이 배웠습니다.


공개해설이 진행되는 동안 뒤에서는 아이패드 바둑과,
프로-아마 페어바둑이 진행되었습니다. 유창혁 9단과 최철한 9단의 모습이네요.


늦잠자는 바람에 따로 준비해가지 못했는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기념품으로 부채를 주더라구요.
그래서 싸인을 잔뜩 받았습니다.
왼쪽부터 김성룡-백대현-송태곤-이영구-문도원-최정-최철한 사범입니다.

평범한 스1 팬, 바둑팬의 입장에서,
바둑이 게임에 비해 아쉬운 점은 '바둑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바둑을 좋아하기 힘들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런 행사가 많아져야 지방 바둑팬들과 저같은
'바둑 잘 두지도 못하면서 바둑은 좋아하는' 라이트한 팬들, 그리고 젊은 바둑팬의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찾아오면.. 그때까지 기력을 늘려서 꼭 가볼 생각입니다. 크크.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ristana
11/11/21 22:58
수정 아이콘
바둑은 확실히 모르면 좋아하기가 힘들죠.
저도 하나도 몰라서 ;
예전에 온게임넷에서 바투보고 그랬는데 오래 보긴 힘들더군요.
게임도 몇 판 했는데
잘몰라서 ㅠㅠ
Cazellnu
11/11/21 23:01
수정 아이콘
김성룡 사범님좋아하는데 한번 뵙고 싶습니다.
바둑계의 김구라라는 별명과 같이 입담과 해설또한 일품입니다.
11/11/21 23:04
수정 아이콘
바둑을 둘줄은 모르고 보기만 하는데 그래도 재밌는 스포츠 같습니다. 반드시 해설이 있어야 하지만요.

박정환 9단과 강동윤 9단은 어려보이는데 상당히 잘 하더군요.
이세돌 9단과 이창호 9단은 상대적으로 경기를 조금은 본 편이고... 괜히 세계 최강은 아닌거 같습니다.

집에 케이블이 없어서 다음팟 중계만 가끔 볼 수 있는데 이런 기전을 못 보는게 참 안타깝습니다.
abstracteller
11/11/21 23:05
수정 아이콘
전 모르는데 봐도 재밌더라구요. KBS에서 일요일 새벽에 해주면 가끔씩 보고 그럽니다.
공실이
11/11/21 23:25
수정 아이콘
우와 부럽네요... 프로랑 두면 무슨기분일까요...?

그건그렇고, 우변이 뭉텅 다 돌아가셨네요 ㅠ ,.....
찰박찰박찰박
11/11/21 23:34
수정 아이콘
바둑 고수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둘줄 아는 입장에서 보면 사실 스타를 배우는 과정이나 바둑을 배우는 과정이나 비슷합니다.

1.집을 내는 원리를 알고 귀,변, 중앙의 대한 개념을 이해한다 = 유닛,생산건물,업그레이드를 이해한다.
2.초반 정석을 배운다 = 초반 기본적인 빌드오더를 배운다.
3.운영법을 익힌다 = 운영법을 익힌다.

사실 바둑에서 돌이 빈공간을 둘러쌓면 집이구나 하는 정도의 개념은 누구나 알고 계실겁니다. 단지 어려워 하시는건...

"그래서 뭐 어떻게 둬야하는데?" 이 부분일텐데 사실 그냥 익히기 쉽지 않습니다. 스타와 마찬가지로 정석 따라하면서 실전으로 이해하는게 가장 빠릅니다.

그렇게 초반 정석을 익히고 나면 그다음부터 운영으로 넘어가면서 '판을 크게 보는 눈'을 가지게 됩니다.

초보의 경우는 "완전히 둘로 쌓여 있진 않지만 어차피 이건 내집이라 볼수 있으니까 다른 곳에 집을 더 만들어야지!" 정도의 느낌부터 이해하시면서 실력을 늘려가는거죠.

스타도 초반에 끝나듯 바둑도 마찬가지로 초반에 게임이 끝날수 있습니다. 엘리전 양상과 비슷한 장면도 연출 되구요.

그러니까... 제가 하고싶은 말은... 한번 배워보세요. 어렵지 않습니다. -_-하하;;;

바투 재밌게 했었는데 없어져서 너무 아쉬워요 ㅠㅠ
노때껌
11/11/21 23:37
수정 아이콘
우변/우중앙/상변 다 날라갔군요. 아 눈물이...ㅜㅜ
Claude Monet
11/11/21 23:43
수정 아이콘
김성룡 9단 해설 정말 웃기게 하죠 크크;근데 그와는 별개로 형세판단이나 수읽기 하다가 자주 어긋나는 경우가 많은데
MSL 역성지의 달인 모해설을 떠올리게 합니다
제가 들어본 해설 중에 가장 조리있고 명쾌하게 해설해주는 분이 목진석 9단이었고, 조훈현 9단님은 목소리가 걸걸하셔서(담배좀ㅠ)
조금 듣기 힘들지만 수읽기 능력은 그야말로 발군이더군요.
엄청큰그릇
11/11/21 23:58
수정 아이콘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바둑이 진입장벽이 높다보니 사람들이 처음에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데, 어느 정도의 단계에 이르면 그 때부터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죠. 게다가 바둑이라는 게임은 평생동안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장점도 있구요. 앞으로도 이런 식의 행사가 많이 열려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둑을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네요.
실루엣게임
11/11/22 00:34
수정 아이콘
좌하쪽만 보고 어? 그래도 잘 두셨네..하고 나머지부분 보니까 눈물이....
바둑을 끊은지 좀 됬지만, 기회가 된다면 다시한번 해보고싶네요.
소오르트
11/11/22 02:12
수정 아이콘
두신 바둑은 현재 흑선인가요. 흑선이면 상변 1선으로 젖히면 패 맛이 있는거 같은데요.
늘어진 패인것 같기도 하지만...
소오르트
11/11/22 02:14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는 해설은 유창혁사범하고 목진석사범이 제일 잘하는거 같애요.
유사범은 확실히 수를 정말 많이 잘 보시고...
김성룡사범은 말주변이 워낙 좋으시고... 조훈현사범님은 마우스 조작능력이 너무 떨어지세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3307 [일반] 한미 FTA의 장미빛 환상은 거짓입니다. [49] 레닌7460 11/11/22 7460 0
33306 [일반] 다단계 피해 예방 혹은 ‘Anti’를 위한 글(+링크 모음) 本(본) 편 : 사업Ⅳ-③ [10] 르웰린견습생7554 11/11/22 7554 2
33305 [일반] 내일 출근을 해야 하는데... (푸념) [9] Heaven4042 11/11/22 4042 0
33304 [일반] 한나라당, FTA 단독처리 시도... 본회의장 진입 [421] 뜨거운눈물7437 11/11/22 7437 0
33303 [일반] [야구] 2차드래프트 결과 나왔습니다.(최동수 LG컴백, 오정복 NC행, 이두환 기아행 등등) [139] Wicked5533 11/11/22 5533 1
33302 [일반] (야구) 요즘Fa를 보면서 떠오른 선수들의 가치문제 [14] 백옥공자3586 11/11/22 3586 0
33301 [일반] "결혼하기 전 애인과 꼭 배낭여행을 가라" [42] 다음세기8508 11/11/22 8508 1
33300 [일반] 네이트에서 유승준의 국내 복귀 찬반 투표를 진행중이군요. [88] 4612 11/11/22 4612 0
33298 [일반] [야구] 이승호 롯데행!! [82] 수컷호랑이6561 11/11/22 6561 0
33297 [일반] 알고있으면 좋은 - 세계위인들의 주옥같은 [명언] [18] 김치찌개6153 11/11/22 6153 0
33296 [일반] [야구] 조인성 SK행 [132] 소주는C17087 11/11/22 7087 0
33295 [일반] 이문열 작가의 특강을 들었습니다. [66] 눈시BBver.26522 11/11/22 6522 0
33294 [일반] [야구] 정대현,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메이저리그 직행!! [20] k`6558 11/11/22 6558 0
33293 [일반] 강준만씨가 박원순씨에 대한 글을 하나 썼습니다. [12] Mithinza5521 11/11/22 5521 0
33292 [일반] 제4회 샌드위치 햄버거 만들기 대회 [3] 김치찌개5050 11/11/22 5050 0
33291 [일반] 오늘 아침 한국프로야구사가 새로 쓰여진다는데 무슨 말일까요? [118] 새로운삶7834 11/11/22 7834 0
33290 [일반] EBS극한직업-신경외과 의사 [21] 김치찌개10292 11/11/22 10292 0
33289 [일반] ...어머니 [10] 별마을사람들4224 11/11/21 4224 11
33288 [일반] [바둑] Olleh배 대구 투어 후기 (스크롤 압박) [12] maker_3365 11/11/21 3365 1
33287 [일반] [해외축구]AVB 축구전술에 대한 허접한 분석(수정) [73] Manchester United4436 11/11/21 4436 0
33286 [일반] 11월 19일 K리그 6강 PO FC 서울 VS 울산 현대전 관람 후기 [14] VKRKO 3111 11/11/21 3111 0
33285 [일반] 3개의 생일 [3] ohfree3412 11/11/21 3412 0
33284 [일반] 커피 맛 좋은 날.+감사 [9] nickyo3549 11/11/21 3549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