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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6/03/13 11:51:52
Name 후추통
Subject [일반] 대성인가 이수인가, 중국의 민족논리와 계급논리
청룡님의 글에 대한 반론을 하나 제시할까 합니다.

일단 남만, 그러니까 남중의 지배계층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뉠수 있습니다. 바로 이수(夷首)와 대성(大性)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수는 남중 지역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비한족계 호족들을 이르는 말이고 대성은 한족들 중 큰 세력일가를 이룬 이들을 말합니다. 그런데 이 대성들이 남중 지역에 정착하게 된 계기는 진나라가 전국을 통일하면서 이 진의 폭압을 피해 피난해온 한족들, 그리고 진의 해체 이후 벌어진 초한대전 사이의 혼란상을 피해 피난해온 난민들, 그리고 한무제와 이후 한나라의 황제들이 이 지역을 개척하려고 할때 이주해온 관리들의 후손이 주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남중 지역은 점차 독자적 세력을 구축해오기 시작합니다.

맹획이 남중인이라는 근거가 연의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정사에서 이 사람이 한족이다라고 단정을 지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고정, 옹개 등을 살펴봐야하기 때문입니다. 고정의 경우 월수 지방의 소수민족의 왕이긴 합니다. 하지만 옹개의 경우 자신이 옹치의 후손을 이야기 했지만 실질적으로 이사람은 대성이라고는 해도 그 세력권이 상당히 미약했고 그나마 속칭 투오파 대성, 이수 들 중 가장 큰 세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고정이나 용우같은 대세력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옹개가 사망한 이유는 오나라가 내린 영창태수직에 매달려서 여개와 왕항이 지키고 있는 영창군을 공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영창을 치기 위해서는 옹개의 근거지인 건녕에서 출발할 경우 두가지 길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고정의 세력권인 월수 지역을 지나가는 것이었고 다른 곳은 이해 지역을 장악하면서 전서와 영창을 공격하는 것이었는데, 이 이해 지역은 남중에서 세력이 가장 강력한 이 중 하나인 이수 용우의 세력이었습니다. 당시 남중 전체에서 중간 이하의 세력을 가졌던 옹개 입장에서는 용우의 구역을 공격할 경우 대놓고 나 죽고 싶습니다. 라는 것과 다름 없었기 때문에 같은 반촉노선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 고정의 지역을 침범했죠. 거기다 장가군을 장악하던 주포도 그나마 옹개의 후원을 받아서 이 지역을 장악했지만 그 힘은 약하기 그지없어서 내부에서 이어지는 공격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옹개가 월수 지역을 통과할때 고정에게 협조를 구하지 않은 탓에 고정 입장에서는 불편한 기색을 띠었고 거기에다 부하들에게 이들이 자기 세력권 내에 지나는 것을 허가한다는 명령도 내리지 않은 탓에 옹개는 운남으로 이동 도중 청령과 교동 일대를 지키던 고정의 병사들에게 살해당했고 이후 이 세력을 이어 받은 것이 바로 맹획이죠.

하지만 이 맹획이 과연 한족이고, 과연 대성의 지위냐고 말한다면 의문점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옹개의 경우 옹치의 후손이고 여개의 경우 여불위의 후손이다라고 쓰는 반면, 맹획의 경우 대성이라면 알려질 조상이 누군지도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거기에다 맹획이 한족이냐 비한족이냐에 대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서 중국 사학계는 맹획은 대성, 그러니까 한족이다라는 태도를 지니고 있습니다만, 중국 외의 다른나라 사학계에게는 엄청난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중국이 맹획을 대성으로 주장하고 있는 데에는 촉과 남중간에 벌어진 갈등이 민족적 갈등으로 인한 분쟁이라고 하는 과거의 기록이 있음에도 이러한 촉과 남중의 갈등 구조를 남중의 갈등 중심을 맹획, 그리고 그 맹획을 한족으로 규정지어서 촉으로 대표되는 기득세력과 맹획으로 대표되는 민중세력간의 갈등관계로 만들어 이를 계급투쟁으로 몰고가려는 중국 사학계의 의도가 너무나도 명백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이러한 계급투쟁화로 몰고가려는 시도는 기존의 악비에 대한 평가를 다시 하고 있는 중입니다. 뭐 물론 그 평가가 뻥튀기 된것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지만 진회라는 말도 안되는 간신을 민족통합의 선구자라는 방식으로 재평가 하고 있다는 점은 많이 뜨악한 점이 있긴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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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무무무무
16/03/13 11:57
수정 아이콘
첫페이지에서 잘린 제목만 보고 연예 글인 줄 알았네요. 저라면 당연히 대성....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16/03/13 12:33
수정 아이콘
맹획의 경우 대성으로 볼 여지가 적긴 합니다만, 이민족으로 볼 여지는 사서상으론 더 적다고 생각합니다.

유비 사후 황원 같은 사람들이 한인임에도 반란을 일으켜댄것도 그렇고..
유비 입촉시부터 익주 내엔 고분고분하지않았던 한인들이 많았죠.
후추통
16/03/13 12:38
수정 아이콘
네 대성이냐 이수냐의 문제를 떠나서 이러한 맹획의 "대성 한인설"의 경우 중국이 자기들의 공산주의적 계급투쟁의 논쟁으로 끌고가려는 것이 문제기 때문에....이상한 의도로 맹획의 한족설 주장이 나온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16/03/13 12:50
수정 아이콘
중국의 이상한 의도가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그런 이념적인 문제를 떠나 핵심적으론 사서와 사료 및 유물 등의 접근으로 봐야된다고 봅니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중국학계를 제외한 타국 학계(한국, 일본 등)의 분위기를 볼 수 있는곳이 있나요?
후추통
16/03/13 12:56
수정 아이콘
2005년 쯤인가? 한국 중국사학회하고 다른나라 중국사학회쪽에서 중국 동북공정 문제에서 이 문제로 상당히 시끄러웠다는 걸 교수님께 들은 기억도 있고....중국호한체제 연구로 유명하신 박한제 교수님도 이 일로 저서나 논문에서 이걸 비판하신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국호한체제 연구를 관심깊게 봤습니다.
16/03/13 14:59
수정 아이콘
서울대 동양사학사 박한제 교수님이군요~

관련 저서나 논문정보좀 부탁드릴수 있을까요?
후추통
16/03/13 16:43
수정 아이콘
논문은 한 10년 전쯤에 본거라 딱히 생각이 안나고(대학 선배가 졸업논문으로 준비하던 제갈량의 남중경영이라는 제목으로 쓰던데 결국 외국자료까지 찾아봐도 상당부분 부실해서 결국 포기했고 저도 이쪽으로 쓰려다가 역시 자료가 너무 부족해서 태평천국과 백련교의 상관관께 관련으로 졸업논문 썼습죠;) 관련 저서로는 제가 가지고 있는 책중에서는 박한제 교수님이 쓰신 중국역사 기행 3부작 중 1권인 영웅시대의 빛과 그늘입니다. 사실 위진남북조 시대사중 위진시대는 상당부분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요. 서진의 영가의 난 이후에 나타난 화북에서의 이민족과 한족간의 투쟁과 교류나 다른 기타 사항 민족사적이나 사회사 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시기이고 실질적으로 이 시기가 중국사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서요. 오히려 삼국지로 대표되는 위진시대사는 사학게에서ㅗ는 상당부분 많이 잊혀진 쪽에 가까워서...아시겠지만 정사 책도 원래 각주 주석은 아예 해석도 안되있고 자치통감의 경우 원전은 전부 번역되어있지만 호삼성이나 세종대왕 주는 아직 손도 못대고 계시고 거기에 후한서같은건 아예 영인도 되어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서...실질적으로 이 시대에 관한 논문은 진짜 수량도 적습니다.
16/03/13 18:06
수정 아이콘
아 저도 소장하고 있는 책이군요~

촉 관련 논문은 몇개 갖고 있는데 네이버 메일로 요청하신다면 보내드릴수도 있습니다~
후추통
16/03/13 18:33
수정 아이콘
일단 쪽지로 메일주소 알려드리겠습니다. 관련책들이 많았는데 친척분 중에 삼국지 좋아하시던 분이 한두권씩 가져가셨는데 누가가져가셨는지 몰라서 이제는...자치통감에 후한서에...우어어어...
16/03/13 18:40
수정 아이콘
http://blog.naver.com/smh2829/220630640209

삼국시대 관련된 책을 얼마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읽어볼만하실 겁니다.

메일은 최대한 시간나는대로 빨리 보내드릴게요~
후추통
16/03/13 18:42
수정 아이콘
靑龍 님// 아뇨 제가 가지고 있는 책들을 지인분들이 빌려가셨다는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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