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6/04/25 11:47:09
Name 김재경
Subject [일반] 스물일곱, 꿈을걸고 꿈을걷는다.(1)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들이 담은 글입니다.
잘부탁드립니다.


1.
뭐 하나 이뤄놓은게 없는게 당연해라고 넘어온 27.
열한살 엄마의 전축에서 처음들었던 서태지의 "하여가"가 내 삶을 바꿀거라고는 오늘의 나는 생각을 못했었다.
90년생 어린아이의 느낌으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던 그날의 기억은, 만나는 사람마다 "나도 내이야기를 하고 살거야."
라고 떠벌리고 다닌 속초 출신의 어린아이에겐 어제 그리고 내일을 살아가는 힘이 될거라곤 급똥처럼 눈치챌 수 없는 것 이었다.

2.
Be the reds. 가 되어 대한민국을 외치던 02년의 여름에
나도 잘할수 있어. 라는 치기어린 생각으로 그당시 담임선생님 앞에서 처음 불렀던 "Sea of love" 는
"쟤 뭐야 이상해." "왜 이렇게 깝쳐?" 라는 같은반 친구들의 냉소적인 태도앞에서도 스스로에게
잘했어. 라고 위로와 '누군가에게 나를 보여주는 방법' 에 대한 생각을 깊게 했던 한 추억의 페이지다.

3.
지금이야 흔해진 '중2병'이란 단어로 모든걸 설명할 수 있었던 사춘기 시절의 난.
300명이 가까운 야수들이 모여있던 정글속에서도 또 자신있게 꺼냈던건 그당시 친구 mp3에서 들었었던. "왼손잡이"
'난 왼손잡이야 ~' 라고 커밍아웃한 비가오던 소풍날의 유원지의 대강당에서
"왜 이렇게 깝쳐" 반. 그리고 "와 저새X 존나웃긴놈이네." 반
그리고 꼬리표 처럼 따라다니던 새로운별명이 될 거라는 건 삼연벙처럼 급작스러운 홍수였다.

4.
"왼손잡이"의 충격 사이엔 여러일들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엄마의 손에 이끌려다니던 합창단과 시골의 평범한 집안에서 버틸수 없을정도의 큰 액수던
성악수업. 누군가에게 내 감정과 내 마음을 표현하는 게 부자연스럽지는 않았고
내 재능에 대해 처음생각했던 시간들 이지만. 시간당 10만원이란 돈은 지금 나에게도 매우 큰 돈이었다.
남들보다 조금더 빠른 눈치와 미리 땡겨쓴 당의 힘을 믿던 중학생의 내가 날개짓을 한 곳은
소풍날 유원지의 대강당이 아니던 학교 체육관의 2층무대
전지현이란 배우를 처음알게 해줬던 "I believe"

5.
가장의 추락이 기울게 한건 우리집 뿐만이 아니었다.
'난 남들보다 멋져. 잘났거든. 그리고 공부도 꽤해.' 란 오만과 자존심으로 버티던 내가 넘어온 고등학교는
녹록치 않았다. 한창 FD 테란의 열풍이 불던 우리교실안에서도 난 '사파토스' '엽기토스'라는 별칭과 더불어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었고, 그 당시 내 참고서 공책 심지어 교과서를 채우던건 의미적은 텍스트
'Biggy' 그리고 'Nas'
몇몇의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들의 다른 중얼거림이었다.

6.
희대의 불수능? 축에도 못끼던 고3의 수능에서 다른 앞자리를 받아들던 나에겐 선택권이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다.
레어 저그의 뮤탈? 러커?의 2지선다앞에 덜덜 떨던 프로토스 처럼 돌파구가 필요했다.
가장 먼 곳 그리고 내가 적게 낼수 있는 학교를 찾았었고. 투가스에서 배에 힘을주고 모으던 한방러쉬처럼
꾸역꾸역 또 그자리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버텨냈다.
또 한번의 앞자리가 바뀐 졸업식날 부모님없이 뛰어나간 고등학교. 그리고 집에돌아와서 들었던건.
"Lost yourself" 죽여주는 둥둥거림 이었다.



- 뭔가 한페이지의 글로 모든걸 담아내려고 했지만 많은 피쟐러님들이 그렇듯. 저도 잘라보겠습니다.
(사실... 분량조절실패에요)
아 지금은
지켜야될게 나라뿐이 아닌 삶을 살고있습니다.
제가 연결한 이어폰엔 이노래가 나오고 있습니다.
항상 자게의 글쓰기 버튼은 무거운것 같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근성러너
16/04/25 13:00
수정 아이콘
말띠 화이팅

음악들하고 글이 잘어우러져서 좋네요!
김재경
16/04/25 15:54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뭔가 좀더 대중적인걸 들고 시작했어야 하기도 하고.. 다음편도 있으니까요!
16/04/25 14:41
수정 아이콘
왠만하면 인터넷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잘 쓰지 않는데
대학교 4학년이 되서야 이 분야랑 저랑 잘 안맞는다는 걸 깨닫고
제 나름대로 노력해보고 있습니다
90이면 아직 우린 젊잖아요?
김재경
16/04/25 15:54
수정 아이콘
피쟐만큼은 개인적인 이야기도 가능한 사이트라고 생각을 마... 하지않나 시프요..

90젊은데.. 젊은데.. 이젠 조금 그런거같기도 해서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4835 [일반] 기사 양반 얼굴 좀 봅시다 [32] CoMbI COLa7766 16/04/26 7766 7
64834 [일반] 차세대 대형 걸그룹 트와이스 컴백 [79] wlsak8791 16/04/25 8791 6
64833 [일반] [스포] 4등 보고 왔습니다. [1] 王天君5515 16/04/25 5515 2
64832 [일반] [스포] 사랑니 보고 왔습니다. [1] 王天君4819 16/04/25 4819 1
64831 [일반] [스포] 해피엔드 보고 왔습니다. [5] 王天君5419 16/04/25 5419 2
64830 [일반] 교차세계에 내려온 소녀들 -여자친구/트와이스/러블리즈/오마이걸 [67] 좋아요6731 16/04/25 6731 11
64829 [일반] [연예] I.O.I & 프로듀스101. 간단한 잡담 [76] pioren8769 16/04/25 8769 3
64828 [일반] 쇄골 푹찍 [8] minyuhee5084 16/04/25 5084 0
64827 [일반] "김성근 감독과 야구하기 싫다" [175] 피아니시모17617 16/04/25 17617 8
64826 [일반] 나무위키 광고수익 논란 제2탄, 투명성 vs 표현의 자유 [45] 군디츠마라9366 16/04/25 9366 1
64825 [일반] 웹 페이지의 평균 크기가 둠을 넘어서다 [18] 랜덤여신8455 16/04/25 8455 20
64824 [일반] [집밥] 중화풍 통삼겹 바베큐. [43] 종이사진7603 16/04/25 7603 8
64822 [일반] 2016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2부리그) 현황 [9] 삭제됨3440 16/04/25 3440 0
64821 [일반] 아버지가 권고사직을 받으셨습니다. [13] Rosinante9353 16/04/25 9353 36
64820 [일반] H.O.T. 재결합 확정 → 사실무근 [56] ZZeta9097 16/04/25 9097 0
64819 [일반] 폴더 가꾸는 남자 [22] 나이스데이6470 16/04/25 6470 2
64818 [일반] 육두구 이야기 [28] 모모스201311430 16/04/25 11430 2
64817 [일반] 스물일곱, 꿈을걸고 꿈을걷는다.(1) [4] 김재경3702 16/04/25 3702 2
64816 [일반] 2016 ESPN 선정 NBA 역대 센터 TOP 10 [13] 김치찌개7757 16/04/25 7757 0
64815 [일반] [NBA] 스테픈 커리 MCL 부상 의심, 내일 MRI 촬영 예정 [23] SKY928153 16/04/25 8153 0
64814 [일반] 2016 ESPN 선정 NBA 역대 파워 포워드 TOP 10 [21] 김치찌개6963 16/04/25 6963 0
64812 [일반] 캡틴 아메리카3 시빌워 - 초인등록법안 앞에 선 영웅들(반대편 : 캡틴 사이드) [31] 빵pro점쟁이8030 16/04/25 8030 0
64811 [일반] 러블리즈/트와이스/세븐틴/AOA의 MV와 악동뮤지션/에이프릴의 티저 공개 [38] 효연덕후세우실6929 16/04/25 6929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