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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1/01 22:07:15
Name 모모스2013
Subject [일반] 고양이와 톡소포자충 (수정됨)
많은 기생충들이 독특하고 복잡한 라이프사이클을 가진 경우가 많은데 하나의 안정된 숙주에 안주하여 편안하게 살다가 결국 숙주와 함께 운명을 다하기보단 위험하더라도  다른 동물들로 넘나들면서 번식을 하여 후손을 남기도록 진화 적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난 번 " 모차르트와 돼지선모충 https://pgr21.com./?b=8&n=67766" 글에서 소개한 돼지 선모충처럼  기생충의 대부분이 복잡한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여러 동물을 넘나들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간혹 인간의 몸 속에 잘못 이동하거나 아예 인간의 몸에 적응하여 새로운 라이프 사이클을 만드는 기생충들도 있습니다.

톡소포자충 (Toxoplasma gondii)  
톡소포자충은 역시 복잡한 라이프사이클을 가지는데 고양이가 최종 숙주인 기생충입니다.  톡소포자충은 말라리아원충 (Plasmodium) 처럼 원충류 (Protozoa) 입니다. 이들은 다른 기생충과는 좀 다른 면이 있죠. (톡소포자충과 말라리아원충은 가까운 친척이고 그들만의 은밀한 기원이 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기생충으로 특이하게 항생제인 클린다마이신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고 염록소와 관련된 부수기관 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 그림과 같이 톡소포자충은 정상적으로는 "고양이" 와 "고양이 먹이 (쥐같은)" 사이를 오고가는 라이프 사이클을 가진 기생충입니다.

1. 고양이 소화관에서 Oocyst 형태로 번식한 후 고양이 변으로 외부로 나옴.
2. Oocyst에 오염된 고양이 변을 접촉한 중간숙주인 쥐 (보통 작은 설치류나 작은 새) 로 이동.
3. 중간숙주 몸에서 초기엔 Tachyzoite 로 변화되어 주로 근육조직에 분포함. 무성생식으로 번식.
4. 만성 감염이 되면 Bradyzoite 로 변화되고 일부는 뇌로도 이동함, 수천개의 Bradyzoite들이 모여 Cysts 형성하여 숙주의 면역체계과 균형을 이루기도함. 역시 무성생식으로 개체수를 늘림.
5. 뇌에서 숙주의 신경전달시스템을 교란하는 물질을 분비하여 숙주의 행동양식에 변화를 주기도 함. 특히 쥐들이 고양이 오줌을 선호 (실제는 신경안정제처럼 고양이 오줌에 대한 경계심을 감소시킴) 하도록 해서 고양이 생활권으로 이동하게 하거나 고양이 눈에 쉽게 띄도록 행동하게함. 톡소포자충이 쥐들을 자살특공대로 만듬.
6. 최종숙주인 고양이에게 먹힌 후 고양이 소화관에서  유성생식으로 번식하여 새로운 Oocyst를 생산함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작은 쥐나 새에게 가야 할 톡소포자충들이 우연히 인간을 감염시키기도 합니다. (이들은 고양이 소화관이라는 고향이자 약속의 땅에 돌아갈 방법을 잃어버린 잘못된 길에 들어선 톡소포자충들이죠.)

1. 인간 (인간뿐만 아니라 돼지나 양들도 이런 경로로 감염됨) 이 Oocyst에 오염된 고양이의 변을  직접적으로 접촉하여 감염된 경우
2. 인간이 1번 방법으로 감염된 돼지나 양 (보통 시간이 지나 Tachyzoite, Bradyzoite 형태) 등의 고기를 익혀먹지 않아서 감염된 경우

Oocyst, Tachyzoite, Bradyzoite 형태 모두 인간의 체내에 들어가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인간의 면역세포와 격렬하게 싸웁니다.) 1번보다는 주로 2번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전세계 인구의 1/3 이상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되었다고 추정됩니다. 인간의 경우 면역세포와 격렬하게 싸우긴 하지만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어 공생을 하고 있습니다. 감염초기에 간단한 감기증상을 겪고 평생 다른 특별한 증상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임신부 (태반을 T세포가 통과하지 못해 태아에서 톡소포자충이 늘어나는 것을 견제하지 못함) 나 면역계의 문제가 있는 사람 (AIDS환자) 들의 경우엔 매우 위험하기도 합니다.  

특히 만성감염이 되면 인간의 면역세포의 공격에 Bradyzoite들이 모여 Cysts 형태로 단단하게 방어진을 펴고 인간의 뇌속에서 조용하게 살아갑니다. 그들 입장에서 안되었지만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 다시 고양이 소화관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해 후손종을 남기지 못하고 인간의 뇌에 정착지를 건설하고 조용히 살아갈 뿐이죠. 다만 이들이 뇌에 자리 잡아 쥐의 행동을 조절했던 메카니즘과 관련되어 인간의 행동양식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톡소포자충 감염자들은 정신질환 특히나 우울증이나 정신분열증이 발병할 확률이 2배이상 높다고 하고 반응 속도가 느려져 교통사고 확률도 2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주의력 결핍, 과다행동장애, 파킨스병 등의 위험인자로 보기도 합니다. 특히 타인에게 난폭하게 행동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져 은둔형 인간이 되기 쉽다고 하네요. 남녀가 상이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인간에게 들어온  톡소포자충들은 잘못된 길에 들어선 기생충들입니다. 자신들의 일생사를 다시 돌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고양이 소화관으로 돌아가야하는데 돼지, 양, 사람으로 들어온 톡소포자충들은 이 감염된 돼지, 양, 사람들을 고양이가 먹을 확률이 낮아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잃고 중간숙주에서 일생을 마감하기 쉽죠. 고양이와 쥐 등을 오고 가는 라이프사이클에 최적화되어있어 고양이와 쥐의 면역계를 회피하면서 번식했지만 그 밖에 다른 동물에서는 고양이소화관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어 진화의 원동력인 유성생식을 할 수 없고 이 잘못된 중간 숙주의 면역시스템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방법을 잃고 쉽게 전멸할 수 있습니다. 중간숙주들의 무서운 면역시스템에 오로지 무성생식방법으로 번식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 전멸 당할지 모르는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기도 합니다.

실내에서 살아가는 대부분 애완용 고양이들은 야생쥐들을 잡아 먹지 않기 때문에 톡소포자충에 안전한 편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고양이 변들은 조심하세요. 특히 길양이들의 변은 조심하세요. 인간끼리는 서로 전염되지 않습니다. 돼지고기 육회를 먹거나 익혀먹지 않는 문화를 가진 생활권에서 톡소포자충의 감염비율이 높다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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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멸치가싫다
17/01/01 22:17
수정 아이콘
톡소포자충에 감염된 인간의 행동 변화에 대한 재미있는 가설이 있는데...톡소포자충에 걸린 인간은 위에도 설명했다시피 반응속도가 느려지고, 충동적이 되며, 위험에 대해 인지도가 낮아져 대범해지고, 결정적으로 야행성에 가까워진다고 합니다.
옛날 대형 고양이과 맹수들이 건재하던 시절에는, 이러한 증상들이, 인간에게 잘못 들어간 톡소포자충을, '제자리로' 돌려놓는데 효율적인 방법이었겠죠
모모스2013
17/01/02 10:52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많은 대형 고양이과 맹수들이 멸종했으니 톡소포자충의 최종 숙주가 되었던 맹수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김티모
17/01/01 22:29
수정 아이콘
집에 고양이가 6마리인데 그중에 하나가 길냥이고 둘은 내버려진걸 구조해온 앱니다. 접종은 꼬박꼬박 하고 있긴 합니다만.
제가 낮밤이 바뀌고 가챠를 충동적으로 지르며 데레스테 실력이 영 안느는 이유가 설마...?
60일기다림
17/01/01 22:40
수정 아이콘
언젠가 아침방송에서 산부의과 의사가 나와 절대 산모을 고양이곁에 두면 안된다며 든 근거가 톡소포자충이더군요. 산모가 쥐가 득실거리는 곳에서 분변에 노출될정도면 고양이가 없더라도 굉장히 심각한 환경이라 말해줘봐야 소용없더군요
히오스
17/01/01 23:03
수정 아이콘
흥미로운 글들 감사합니다.
애 가질 or 애 있는 집에서 고양이를 꺼리는게 저 톡소포자충 때문이라던데..많이들 무서워 하시죠.
짱 귀여운 고양이를 충 무서워 못키운다는게 아쉽네요.
모모스2013
17/01/02 10:59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고양이 털이나 비듬에 대한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도 고양이를 키우기 힘들죠.
홍승식
17/01/01 23:30
수정 아이콘
제가 고양이에게 다가가는 것이 톡소포자충에 감염되어서 인건가요? 크크크
재밌는 글 감사합니다.
팩트폭격기
17/01/01 23:47
수정 아이콘
실제로 톡소포자충 감염자는 고양이 냄새를 더 좋아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네요.
모모스2013
17/01/02 11:0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원래 톡사포자충에 감염되지 않은 쥐들은 고양이를 멀리하도록 고양이 오줌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멀리 한다고하는데 톡사포자충 감염 쥐들은 별 상관 안한다고 하네요.
하루사리
17/01/02 10:47
수정 아이콘
이야 이런건 또 처음 들어보네요.
단순히 털이나 발톱 때문에 산모나 갓난아기가 있는 집에서는 고양이를 꺼리는 줄 알았는데... 저의 무지함에 오늘도 놀라는 군요. 흐흐.
매번 유익하고 재밌는글 감사 드립니다.
모모스2013
17/01/02 11:05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근래에 글 쓰고 싶은 욕구가 줄어서 좀 쉬고 있었는데 새해가 되니 또 글을 쓰고 싶어지네요.
17/01/02 10:56
수정 아이콘
프로눈팅러 이지만 댓글 답니다.
제가 저놈 때문에 목에 혹이 생겨 제거 수술한적이 있는데 진료 받을때 의느님이 고양이 오줌이나 똥 이야기를 하셔서 잠시 당황 했었습니다. 크크
그 뒤에 잘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 소고기 이야기를 하셔서 대략적인 원인은 알았네요.
아직 감염된 상태라고 하는데 몸에 이상이 없어서 그냥 같이 살고 있습니다. 크크
잘 봤습니다
17/01/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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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할 방법이 없는 건가요?
17/01/0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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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은 있습니다.
처방전 가지고 서울대병원인지 성모병원인지에 가서 약 받아먹으면 완치 된다고 하던데요.
분문에 있는것 처럼 특별한 증상이 없는 관계로 치료하고 말고는 환자 마음 입니다.
애완동물 많이 기르는 서구권에서도 비슷하다고 하네요.
17/01/02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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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고맙습니다. 저는 밤잠이 없어 고민이라서요.
모모스2013
17/01/02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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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우리 몸에는 그 밖에도 수많은 종류의 기생충과 기생생물과 함께 같이 살아가니까요. 심지어 장내 세균 (크기가 작아) 은 우리 몸의 모든 세포의 수보다 더 많은 수가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병원성이 크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나름 균형을 이루고 죽을 때까지 함께 공생하는 거죠.
17/01/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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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유전되거나 그러진 않겠죠?
17/01/0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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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본 기사중에, 톡소플라즈마에 감염된 여성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남자들한테 인기가 없나봐요.

농담이고, 톡소플라즈마때문에 고양이 꺼리는 거라면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본문에도 있지만 집고양이는 감염률이 낮기도 하고 대부분의 감염은 익히지 않은 돼지고기나 쇠고기, 그리고 잘 씻지 않은 야채때문이라고 하네요~
모모스2013
17/01/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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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소포자충에 감염된 후 여자들은 밖으로 나돌기를 좋아하고 인정이 넘치게 만든다고 하네요. 반면 남자들은 사회의 도덕적 규범을 지키려는 의지가 약해지고 사회규범을 어기고서도 벌을 받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게 된다네요 ." 기생충제국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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