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2/24 20:11:46
Name LunaseA
Subject [일반] 외래사상과 토착사상의 결합으로서의 페미니즘
밑에 글을 보고 저도 좀 써보고 싶어서 씁니다.


교과서같은데도 나오듯, 외래사상이 유입되어 대중화될때는 토착화 과정을 거치게 마련입니다.
초기에는 지식인들에 의해 오리지날 그대로가 들어오지만 대중화 과정에서 많이 바뀝니다. 도교의 사당과 비슷한 곳에 예수상을 갖다놓는 모습도 그와 비슷한 것이 되겠고, 기독교의 교리를 그대로 베끼고 거기에 토착신앙을 결합시켜 종교를 새로 만든다거나 하는 것도 그런 예가 되겠습니다.

사회주의같은 경우 70년대에서 80년대 초반 내지는 중반까지는 비교적 오리지날(?)그대로가 전파되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중후반쯤부터 한국의 토착사상인 민족주의, 군국주의, 유교 문화 등과 본격적으로 결합, 대중화됩니다. 그 이전에는 다소의 경향 정도에 머물렀고 대중화의 정도도 낮았지만 이후에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페미니즘은 어떨까요. 201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대중화된것 같습니다.

토착화는 거치지만 사상의 본질은 어느정도 보존이 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예 다른 것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토착화된 외래사상이 아니라, 토착사상인데 외래사상의 외피만 살짝 두르게 되는거죠.

https://pgr21.com./pb/pb.php?id=humor&no=341386&divpage=60&sn=on&ss=on&sc=on&keyword=lunasea

이런 것도 페미니즘이 거의 사라져 껍질이 되고 오로지 토착사상만 남은 현장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대중화된 사회주의의 90년대 모습과 별로 다르지가 않습니다.


일반적인 외래사상+토착사상의 결합에서는 외래사상이 비록 외피만 남게 된다 하더라도 토착사상이 딱히 부정적으로 극단화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냥 기존에 존재하던 그 정도만 딱 남게되죠.

그런데 페미니즘은 특이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것 같습니다. 대중화의 동력 자체가 부정적 극단화였기 때문입니다.
페미니즘과 오히려 정반대되는 것 같은 언동을 대중화의 동력으로 삼았는데, 그 상태에서 페미니즘이 사라져버리면 '페미니즘과 정반대되는 극단적 언동'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위의 현장입니다. 非페미니즘을 넘어 反페미니즘인데, 그걸 가지고 페미니즘이라고 부르고 있는거죠.

사회주의+민족주의에서 사회주의가 사라졌다고 해서 그것이 반사회주의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사회주의가 사라지고 종교적 우상숭배, 반민주적 이념같은 것만 남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反사회주의가 됩니다.
그것과 거의 같습니다.


그런데 한국사회의 페미니즘 유입과 대중화는 한차례가 아니라 적어도 두차례 이상이었던것 같습니다.
물론 19세기 페미니즘이 20세기에 들어온것 등까지 포함하면 늘어나겠으나, 그런건 논외로 하고 최근 수십년 정도로 한정합니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2차로 보면 되겠고, 1차 유입과 대중화는 2차에 비해 성공적으로 진행이 되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2차와 같은 단기간내 폭발적 대중화는 아니지만 상당히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뿌리깊게 대중화가 되고 있었고, 그로 인해 형성된 것이 2차 이전의 대중 정서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2차가 안좋은 방향으로 대중화가 되었고, 그 대중화의 결과 2차쪽은 페미니즘이 사라지고 오히려 반페미니즘으로 바뀌어 버렸습니다. 그리되면 1차와 2차로 형성된 두개의 정서는 각각 대립을 하게되죠.

그런데 1차쪽은 자신들이 페미니즘을 받아들였다는 자각이 거의 없고,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이데올로그로 규정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어쨌건 페미니즘을 받아들여 체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죠.

그러다보니 페미니스트로서는 실체가 아예 없다 싶을 정도로 모호한 1차쪽과 달리 2차쪽이 페미니스트의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은 실체가 없고 한쪽은 실체가 뚜렷하니 싸움이 잘 안됩니다.


정리하자면,
결합이 이상하게 되었다는 문제가 일단 있고, 사상의 유입 시기와 관련된 역사적 문제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문제로 인해 아주 이상한 상황이 만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퀵소희
18/12/24 20:36
수정 아이콘
(수정됨) 패미니즘이 메웜과 손절을해야 그나마 건전성이 생깁니다. 지금 메웜 페미니즘은 비정상적입니다..
Eulbsyar
18/12/24 21:28
수정 아이콘
물론 그게 될리가 없져 ㅠ
아유아유
18/12/24 20:38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만..전 그냥 좋게 봐줘야 '이익 단체'에 불과한 집단 및 사상에 너무 큰 의미를 사회에서 부여하고 있는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외력과내력
18/12/24 20:39
수정 아이콘
저도 그런 생각이 있긴 합니다만...... 정부와 여당이 그 이익 단체에게 우쮸쮸 하는 짓을 보면 한숨만 나옵니다.
아유아유
18/12/24 20:41
수정 아이콘
그게 제가 정부와 여당 지지를 끊은 이유입니다.
게다가..저 집단의 요구는 말 그대로 제로섬이라..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반대쪽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는 집단들이라 더더욱...
사악군
18/12/24 20:46
수정 아이콘
페미를 종교에 빗대 말하자면 신천지가 교세를 엄청 늘리자 불교 밀어내고 기독교가 제1종교되서 좋다고 한기총에서 빨아주면서 모든 교회가 신천지화 되어가는것 같은 꼴이죠..ㅡㅡ;
신천지 비난하면 종교탄압한다고 정부에서 벌금때리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477 [일반] 기성세대들에게 하는 말-그냥 비참하게 사십시오. [140] 3.14159219507 18/12/25 19507 58
79476 [일반] 거수자 취급을 받았습니다. [42] d5kzu12751 18/12/25 12751 4
79475 [일반] '주휴 수당' 포함시켜 최저임금 산정 [228] 삭제됨19859 18/12/24 19859 4
79474 [일반] 하이틴 가족 액션 영화 봤습니다. (스포 유) [6] 작고슬픈나무5595 18/12/24 5595 2
79473 [일반]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기와 남포동 가기 (난이도7) [22] 비싼치킨7353 18/12/24 7353 9
79472 [일반] 크리스마스 이브는 왜 이브인가? [31] 한종화9309 18/12/24 9309 7
79471 [일반] 외래사상과 토착사상의 결합으로서의 페미니즘 [6] LunaseA9901 18/12/24 9901 2
79470 [일반] 김정호 "공항공사가 제보…김해신공항 검증 타격 주기 위한 것" [179] 미뉴잇16331 18/12/24 16331 17
79469 [일반] 원한의 언어를 생산하고 가부장제 언어를 재현하는 그들의 말과 언어 [71] 로빈12529 18/12/24 12529 28
79468 [일반] 투자가 아니라 투기를 하는 법 [29] 고통은없나9052 18/12/24 9052 5
79467 [일반] 자동차 브레이크 결함 관련 기사 [6] 로켓6763 18/12/24 6763 0
79466 [일반] 남초커뮤니티 구성원들은 번지수를 잘못찾았습니다. [121] Waldstein16705 18/12/24 16705 17
79465 [일반] [스포] 아쿠아맨 보고 쓰는 포르노 이야기 [22] 조말론11125 18/12/24 11125 3
79464 [일반] 국회위원 갑질 기사에 김정호 의원 해명글을 보셨으니 이제 직원 해명글도 보시지요. [197] 자유16043 18/12/24 16043 31
79463 [일반] BMW 차량결함 은폐, 축소, 늑장리콜 [50] 사업드래군7986 18/12/24 7986 0
79462 [일반] 크리스마스 이브, 옛 여자친구 [57] 글곰9023 18/12/24 9023 17
79461 [일반] 영화 스윙키즈 후기 (스포일러 있음.) [9] 아타락시아17183 18/12/24 7183 4
79460 [일반] 사실 미래가 되어 교육이 크게 바뀌지 않는한 성별성적문제가 앞으로도 달라지진 않을겁니다. [13] SKKS6109 18/12/24 6109 1
79459 [일반] 쿠팡과 데브시스터즈에 대한 단상 [36] 제너럴뱀프10804 18/12/24 10804 8
79458 [일반] 인터넷 무료 포르노가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69] yisiot17757 18/12/24 17757 8
79457 [일반] 내가 베이징대 졸업생보다 많이 버는 이유가 멀까 [31] 삭제됨10141 18/12/24 10141 2
79456 [일반] 유시민의 롤, 축구 발언이 아무런 근거가 없는 꼰대의 편견인가? [243] chilling22988 18/12/24 22988 16
79455 [일반] 투자로 돈버는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하여 [42] 주본좌11646 18/12/23 11646 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