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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1/05/22 21:59:54
Name 우효
Subject [일반] 엔씨 옛날 이야기 (수정됨)
엔씨 얘기가 나와서 갑작스런 충동에 한 번 써 봅니다. 자세한 얘기는 없고 대략적인 내용만

아시다시피 엔씨를 현재의 자리로 올려준 게임인 리니지는 처음에 엔씨에서 만들던 게임이 아닙니다. 넥슨에서 바람의 나라를 개발했던 [제이크] 송재경이 아이네트에서 개발하다가 자금이 떨어지자 만들던 게임을 들고 TJ의 회사, 엔씨에 합류하게 됐죠.

TJ는 원래 한컴을 거쳐 현대전자에서 이름을 날리던 개발자였는데, 마음이 맞는 직원들과 독립해서 NC를 차렸습니다. 독립하기 전 다음에 만들 회사라는 뜻으로 부르던 코드네임인 넥스트 컴퍼니, 줄여서 NC가 그대로 회사 이름이 됐죠.

NC는 처음에는 그룹웨어 등을 만드는 SI업체였는데, 제이크가 만든 리니지가 대박이 나면서 SI를 접고 게임에 올인하게 됩니다. 리니지 개발팀의 초기 주요 멤버로는 제이크를 비롯해 그래픽 팀장이었던 [아담]김민수, [엠]이희상, [골드뱃]배재현 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획자도 없이 제이크의 지휘 하에 개발되던 리니지는 [라울]김형진이 처음 기획자로 합류하게 됩니다. 라울은 하이텔 환동 부시삽 출신으로, 이 하이텔 환동 라인이 이후 엔씨 기획자의 한 계보가 되죠.

라울은 서울대 컴공 후배인 신영택을 데려다 기획을 가르치고, 리니지 기획팀장을 넘깁니다. 본인은 골드뱃과 함께 L2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소프트맥스에서 기획자로 잔뼈가 굵은 [아반떼]박현규, AD 황철웅 등이 합류합니다. 이 때 엔씨 내에 리니지의 미래에 대해 크게 2가지 방향성이 있었는데, 기존 리니지를 기반으로 2D 그래픽을 더 발전시키려는 리니지 포에버와, 리니지를 3D로 만들겠다는 L2의 방향성이었습니다. 리니지 포에버를 이끌던 건 바로 리니지의 아버지, 제이크였습니다. 이 두 프로젝트가 리니지의 적자 자리를 놓고 서로 경쟁을 합니다.
하지만 제이크가 TJ와의 알력이 있었는지 엔씨를 나가게 되고, 리니지 포에버는 지지부진해집니다. 그 사이 L2는 나중에 넷게임즈를 창업하는 [나유타] 박용현 등이 합류하여 나름 빠른 속도로 세상에 나와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사실 리니지 외에도 엔씨에 다른 게임 개발 조직은 항상 있어 왔습니다. 고포류 게임이나 게임팅을 만들던 개발3실은, 이후 개발7실로 이어집니다. 개발 7실은 배재현의 진두지휘 아래 엔씨 포탈을 만들고 스매쉬스타, 토이 스트라이커 등의 캐주얼 게임을 런칭합니다. 하지만 엔씨 캐주얼 게임이 늘 그렇듯 성과가 썩 좋지는 않았습니다. 앞서 잠깐 언급된 신영택도 엑스틸이라는 게임을 개발했으나 결과가 만족스럽진 않았죠. 신영택은 이후 블소 초창기 기획자로 합류했다가 엔씨를 떠나게 됩니다.

이 당시, 엔씨에서 배재현의 위상이 아주 높았습니다. 원래 하이텔 게제동에서 이름을 날리던 배재현은 현대에서 TJ와 함께 일하다가 엔씨를 차린 개국공신입니다(TJ가 병특때문에 엔씨에 합류가 늦어져서, 엔씨의 사번 1번은 배재현입니다). 하지만 TJ나 제이크와 달리 소위 서울대-카이스트 라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제이크가 엔씨를 떠난 시점에서 리니지2를 성공시킨 그는 엔씨 내 개발조직을 총괄하는 수장이 됩니다. 이희상은 원래 앞으로 나서는 스타일이 아니었고, 아담 역시 제이크를 따라 XL 게임즈로 나간 상태였습니다.
그럼 TJ는? TJ는 게임 개발자 출신도 아니고, 코어 게이머도 아니었습니다. 연달아 게임을 성공시키며 콧대가 높아져 있던 개발자들은 TJ를 소위 [겜알못] 취급을 하며 은근히 게임 개발에 관해서 TJ의 말을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곧 리니지3 사태가 벌어집니다. 박용현, 박현규가 이끌던 리니지3 팀이 장병규의 투자를 받아 회사를 차리며 프로젝트를 통째로 들고 나갔습니다. 이들이 차린 회사가 현재의 크래프톤, (구)블루홀이었죠. 이 때 배재현 역시 외부 회사와 접촉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으며 회사 내에서 기세가 꺾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까지 개발팀에 굉장히 큰 신뢰를 주던 엔씨의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우선은 여기까지만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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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포스
21/05/22 22:08
수정 아이콘
오오... 제발 2편 부탁드립니드. 너무 흥미롭네요.
Friendshiping
21/05/22 22:08
수정 아이콘
우왕 재미써요 빨리 다음화...
21/05/22 22:58
수정 아이콘
쓰다 보니 이렇게 실명을 까도 되나? 싶어서 좀 꺼려지네요...;;;
고스트
21/05/22 22:12
수정 아이콘
이건 책에서도 안 나오는 건데 덜덜덜....
넥슨도 이거 재밌죠. 김동건을 끌고 온 사람이라던가
큐리스
21/05/22 22:23
수정 아이콘
환동은 환타지 동호회고 게제동은 게임 제작 동호회겠죠?
추억 돋네요...
21/05/22 22:56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라울은 환동 부시삽 당시 중학생이었죠.
21/05/22 22:32
수정 아이콘
송재경이 능력자였군요 덜덜... 근데 nc던 넥슨이든 쭉 붙어있었으면 창립멤버로 큰 부자가 됬을텐데 안타깝네요
21/05/22 22:5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안타까워하실 필요 없는 게, 엄청 큰 부자입니다. 엔씨가 상장한 뒤에 나갔거든요. XL에서도 돈을 많이 번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이크는 TJ가 주변에 자랑하던 천재 개발자였죠. 회의하는 도중 무슨 기능이 필요하단 얘기가 나왔는데, 제이크가 회의는 안 하고 랩탑만 두들겨서 기분이 상했는데, 회의가 끝날 때 쯔음 제이크가 해당 기능을 구현해 바로 보여줬다는 이야기를 무용담으로 들려주곤 했습니다.
21/05/22 23:12
수정 아이콘
엄청난 분이네여. 근데 저 부자 관련은 김택진이나 김정주처럼 조단위 부자가 아니라서... 나름 1세대 개발자 하면 이름 불리는 사람인데 최근 카카오에 회사팔면서 수백억 챙겼으니까요
그렇구만
21/05/22 23:16
수정 아이콘
김택진은 딱히 언급이 없네요? 제가 못찾는건지..크크 리니지랑은 상관이 없는 분인가요?
21/05/22 23:19
수정 아이콘
TJ죠....
21/05/22 23:25
수정 아이콘
TJ는 TJ죠. 당시에는 TJ 혹은 택진이형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렇구만
21/05/22 23:26
수정 아이콘
아 크크크 역시 못찾은거였네요
21/05/22 23:35
수정 아이콘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덕목과 좋은 경영자가 되기 위한 덕목은 다르죠. 궁금한게 내부자가 아니고서야 이런 내용 알기 힘들지 않나요?
21/05/22 23:48
수정 아이콘
그야 당연히 그렇...겠죠?
21/05/23 00:11
수정 아이콘
우효님 등장인물중 하나신가요 덜덜덜
21/05/23 00:55
수정 아이콘
아쉽지만 저는 저기에 나올 정도의 급은 아니었습니다 ^^;;
21/05/23 00:18
수정 아이콘
슥 지나간 이희상님도 프로그래밍의 귀재였다고 합니다..
리니지는 기획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역기획의 산물이죠.
미메시스
21/05/23 00:34
수정 아이콘
(수정됨) 엔씨 과거 일화들은 회사 다니면 많이 들을수 있습니다.
신규입사자 OT때도 대략 이야기해줬던걸로 기억을 ..

우효님의 다음썰은 리니지3 팀의 반란과 소송,
우주먹튀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런지 흐흐
21/05/23 00:39
수정 아이콘
우주먹튀가 길드워 개발사를 인수하게 소개해주긴 했죠 크크크. 김택진이 에버퀘스트를 좋아해서 들여왔다가 망한 사연도 풀어주시면 좋겠네요.
21/05/23 00:57
수정 아이콘
쓰게 된다면 바로 아이온, 블소로 이어가려 했는데...
우주먹튀님은 저도 좋아하던 분이라 아직도 싸인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녹용젤리
21/05/23 22:03
수정 아이콘
제 누이가 북경R&D센터에서 길드워 만들때 매일같이 오스틴지사의 우주먹튀랑 연락했었답니다.
그러다 TJ모시고 오스틴 출장간다길래 먹튀님사인좀 받아다 달랬더니 엔시명함에 받아다 주더군요.
누나말좀 잘들어라라는 메모와함께....
동네노는아이
21/05/23 09:58
수정 아이콘
리차드 게리앗
가우너
21/05/23 00:39
수정 아이콘
얼마전 재밌게 본 소셜 네트워크가 생각나네요
재밌는 이야기 기다려집니다
AaronJudge99
21/05/23 01:25
수정 아이콘
왠지 크크 우효님도 저기에 이름 나오는 정도는 아니시더라도 저 사람들 지근거리에서 보셨던 분일고같아요 크크
21/05/23 03:09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네요 크크 얼른 2편을..
nc = 리니지 만든회사, 초창기땐 게임이 전부였던 김택진이 나이먹고 흑화한 회사 막연히 이렇게 대충 알고있었는데 사실은 많이 다르네요.
계란지단
21/05/23 04:17
수정 아이콘
와우 너무 재밌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n막m장
21/05/23 05:49
수정 아이콘
아 이런거 너무 좋아요~ 빨리 다음편 써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리자몽
21/05/23 06:05
수정 아이콘
한국게임 초창기에선 항상 송재경님 이름이 나오던데 진짜 천재 개발자네요 흐흐
IT회사직원
21/05/23 07:25
수정 아이콘
2편 결제는 어디서 합니까!
21/05/23 08:23
수정 아이콘
이건 유료결제 각이다.. 쿠키 구울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21/05/23 08:52
수정 아이콘
형진이 형이랑 영택이 형이 같은 동아리 선배라 새내기 때 밥 얻어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잘들 지내시려나...
21/05/23 11:55
수정 아이콘
라울은 엔씨 퇴사 후 교육 소프트를 만드는 에누마에 재직 중입니다. 이 회사를 세운 이수인-이건호 부부 모두 엔씨 출신이죠.
21/05/23 18:09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이수인님은 TJ전략비서 출신(이자..그 유명했던? 게임회사 이야기 작가), 이건호님은 린2 최초 서버개발팀장(이자 유일한 서버개발자..쿨럭)으로...알고 있습니다..라울님은 거기서 행복하신 걸로..
21/05/23 18:10
수정 아이콘
..새내기 NC 주주로서 흥미진진하네요 크크..미리보기 유료결재하고프네요! (대충 언능 담편 써달라는 짤)
스위치 메이커
21/05/23 10:35
수정 아이콘
결론은 그때 안 나갔으면 배그는 나오지 못했다?
21/05/23 11:53
수정 아이콘
결론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지만... if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及時雨
21/05/23 22:22
수정 아이콘
와 은둔고수의 무림사서 같아요
21/05/24 01:46
수정 아이콘
와 너무 재밌네요...!
21/05/24 10:53
수정 아이콘
오오오..!!!
21/05/25 21:47
수정 아이콘
오늘 본 블라인드 글이랑 맥락이 비슷하네요... 더 실제
같아 뒷편이 궁금해집니다.
21/05/25 22:08
수정 아이콘
오. 블라에 무슨 글 떴나요? 전 이제 볼 수 없는지라...
아하스페르츠
21/05/26 17:10
수정 아이콘
초창기에 SCSC 라인이 상당히 있지 않았나요?
21/05/26 22:55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저는 쌕쌕은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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