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22/04/18 18:21:32
Name Fig.1
Link #1 https://www.fig1.kr/history
Subject [일반] [테크 히스토리] 커피 부심이 있는 이탈리아인 아내를 두면 생기는 일 / 캡슐커피의 역사 (수정됨)
tYul5mW.jpg
[아아 먹는 이탈리아인 ©유튜브 BODA 보다 채널]

1970년대 스위스 네슬레 본사에서 일하던 에릭 파르브에게는 이탈리아인 아내가 있었습니다. 한국인에게 맵부심이 있다면 이탈리아인에게는 커피 부심이 있는데요. 에릭 파르브의 아내도 커피 부심을 부렸죠. 아내의 커피부심을 견디다 못한 에릭 파르브는 이탈리아 카페 투어를 시작합니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찾아 만들어내 아내의 부심을 멈추게 할 생각이었죠.

그는 이탈리아 카페 투어 중 로마에 있는 Caffe sant’Eustachio에서 진짜 맛있는 커피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곧 비결이 무엇인지 알아내는데요. 바로 압력에 있었습니다.

당시 에스프레소 기계는 펌프의 레버를 당겨 그 압력으로 추출했는데요. 대부분의 카페에서 펌프 레버를 1회만 당기는 것과 달리, 이 카페에서는 펌프질을 3~4회를 해 강한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했죠.


kvCtHDs.jpg
[괜히 이렇게 무지막지한 고압 에스프레소 머신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 1935년 출시된 일리의 illetta ©Illy]

이렇게 더 많이 펌프질하면 더 많은 공기가 커피에 들어가 산화되고 더 두껍고 거품이 많은 크레마가 만들어져 더 좋은 풍미가 만들어지죠. 게다가 아로마의 산화도 증가하고 에센셜 오일이 더 추출되어 향도 더 좋아집니다.



스위스로 돌아온 에릭 파르브는 이 커피를 재현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분쇄커피에 압축 공기를 가득 채운 에스프레소 캡슐이었죠. 이 캡슐에 뜨거운 물이 들어가기만 하면 크레마가 풍부한 이탈리아 존맛 커피가 되는 것이었죠.

CUXZPfs.png
[에릭 파르브의 캡슐 커피 특허]

그렇게 파르브의 존맛 캡슐커피가 만들어졌지만 바로 상용화된 것은 아니였습니다. 당시는 인스턴트 커피의 시대였기 때문에 네슬레는 값비싼 에스프레소 머신이 시장성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10년이 지난 1986년에서야 파르브의 캡슐 커피가 출시되는데, 바로 Nespresso 탄생의 순간이었죠.

a2qJEiE.jpg
[최초의 캡슐 커피머신 Nespresso C-100 ©Nespressop]

캡슐커피는 처음에는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 아닌 사무실, 호텔에 납품하는 상업용 제품이었는데요. 스위스와 일본에 출시했으나 잘 안팔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바로 전략을 변경해 1988년에는 상업용이 아닌 소비자를 위한 고급 제품으로 재출시했고, 심지어는 고급화를 위해 캡슐의 가격을 50%나 인상했죠.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이후 시티즈 CitiZ, 에센자 ESSENSZA, 한번 사면 고장이 안난다는 픽시 PIXIE, 잇섭이 별로라고 한 버츄오 VERTUO 등등이 출시되었죠. 참고로 네스프레소가 만든 캡슐은 2012년에 특허가 풀려 다양한 곳에서 호환 캡슐이 나오고 있습니다.


QDYhzZw.jpg
마지막으로 에릭 파르브와 사모님 사진. 사모님이 활짝 웃고 계신걸보니 다행히 캡슐 커피가 맘에 드신 것 같네요^^


- 해당 내용은 유튜브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전글 - 음식>

<이전글 - 패션>

<이전글 - 기타>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22/04/18 18:24
수정 아이콘
뻐츄오 왓엘스~
22/04/18 18:38
수정 아이콘
조니 클루니 존멋..
최종병기캐리어
22/04/18 18:26
수정 아이콘
네스프레소 시티즈 쓰고있는데 고장도 없고 편리해서 대 만족중입니다. 어짜피 맨날 라떼만 먹는지라 맛은 차이를 못느껴요
22/04/18 18:39
수정 아이콘
사실 저는 캡슐 커피보단 모카포트 선호합니다 흐흐
다만 먹어본 것 중에는 일리가 제일 좋았어요.
VictoryFood
22/04/18 18:27
수정 아이콘
캡슐 커피의 맛이 좋으셨을까요?
캡슐 커피가 벌어오는 돈이 좋으셨을까요?
22/04/18 18:40
수정 아이콘
???: 내 덕에 만들었으니까 저작권료는 내가 관리할께
22/04/18 18:31
수정 아이콘
언급된 카페는 로마 판테온 근처에 지금도 있군요. 에스프레소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담에 한 번 가봐야겠네요.
재미있는 글 감사합니다.
22/04/18 18:42
수정 아이콘
저도 트립어드바이저 리뷰를 살짝 찾아봤는데 호불호가 갈리나보더라구요. 그래도 4점이니 저도 가보고 싶긴 합니다흐흐
달은다시차오른다
22/04/18 18:38
수정 아이콘
교황에게도 커피에 물을 붓는다고 "교황님 커피를 망치고 계십니다." 라고 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이죠
22/04/18 18:43
수정 아이콘
크크크 볼때마다 신기합니다. 우리는 김치에 그런 부심은 없잖아요
유념유상
22/04/18 18:51
수정 아이콘
라면에 물부우면 그렇게 말할지도..
22/04/18 21:28
수정 아이콘
아앗... 그건 좀..
22/04/18 18:55
수정 아이콘
김치 맵다고 씻어서 먹는걸 보면...
22/04/18 21:29
수정 아이콘
이건 참을 수 있습니다크크
뜨와에므와
22/04/18 19:22
수정 아이콘
김치찌개에 얼음띄우기?
22/04/18 21:29
수정 아이콘
네? 선넘지마세요크크
츠라빈스카야
22/04/18 20:16
수정 아이콘
반대로 국밥에 깍두기국물 안붓는다고 직접 부어준다거나....?
22/04/18 21:30
수정 아이콘
이건 기분은 나쁘지만 먹는데는 지장 없습니다크크
주먹쥐고휘둘러
22/04/19 11:24
수정 아이콘
동치미 국물이 너무 자극적이네요 이러면서 맹물 확 부어 먹으면...
22/04/18 18:53
수정 아이콘
픽시 7년째 고장한번 안나요..
22/04/19 08:24
수정 아이콘
캡슐커피머신 진짜 잘 안망가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나의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은...ㅠ
녹용젤리
22/04/18 20:35
수정 아이콘
시티즈 10년동안 고장 한번나서 3만원주고 수리했어요
하루 적게는 2번 내리는데 내구성 좋아요
닉언급금지
22/04/18 20:38
수정 아이콘
여태껏 수만은 역사글 중에 이 글 만큼 뽐뿌가 오는 글이 없었습니다.
가격 알아보러 갑니다.
22/04/19 08:26
수정 아이콘
크크크 나중에는 뒤에 제품소개도 해야겠어요
계란말이
22/04/18 20:39
수정 아이콘
알루미늄 캡슐 안좋다고 하는 썰이 있던데 사실일까요?그 말 들은 이후로 좀 꺼려지는데 이거보니 또 땡기네요..
패마패마
22/04/18 21:33
수정 아이콘
치매랑 연관있다는 말이 있긴 하죠...
22/04/19 08:30
수정 아이콘
헛 저도 처음 들어봤는데 찝찝하네요..
개인적으로는 모카포트 추천합니다
22/04/19 09:55
수정 아이콘
무슨 제품 쓰시는지 모르겠지만 유명한 비알레띠도 주력은 알루미늄 아닌가요?
트루할러데이
22/04/19 10:12
수정 아이콘
요즘은 비알레띠도 스뎅 나옵니다!
22/04/19 07:44
수정 아이콘
너무 재밌고~
잘 읽었습니다!
22/04/19 08:3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개좋은빛살구
22/04/19 12:09
수정 아이콘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역사] 황사, 미세먼지, 방사능과의 사투 /공기청정기의 역사 누르니까 밥솥 얘기로 넘어가게 되네요 흑흑
22/04/19 13:06
수정 아이콘
앗 수정해놨습니다! 참고로 맨 위에 링크 올려둔 곳으로 가면 모든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제랄드
22/04/20 06: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무실에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와 일리 2가지 캡슐커피 머신을 놓고 사용 중입니다. 본문에 언급하신 잇섭을 포함하여 인터넷 여론은 '맛'은 일리가 더 우월하다인데 어느 정도는 동감합니다.

다만, 오랜 시간 사용해 본 결과 돌체구스토 역시 일리 대비 장점이 있어 무조건 일리가 낫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일례로, 일리는 에스프레소에 특화된 기계라 아메리카노나 라떼류를 좋아하실 경우 신중히 고민하셔야 합니다. 특히 일리는 라떼류는 (사실상) 불가하여 우유나 거품을 따로 넣으셔야 하는 등 다양성과 편의성 면에서는 돌체구스토가 우월합니다.

이렇게 서로 특장점이 있어서 누군가 제게 둘 중 뭐 사야 되냐고 묻는다면 재깍 대답하긴 어렵고, 스무고개가 필요합니다.

... 내친김에 두 제품을 간단히 비교해 보려고 했는데 뭔가 게시물 취지와는 안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긴 글이 될 것 같아서 패스합니다 ㅡ,.ㅡ)
국수말은나라
22/04/20 09:45
수정 아이콘
조지클루니를 기대했는데 미스터빈이 나오시네요 크크
이미등록된닉네임
23/01/04 00:24
수정 아이콘
오늘 글을 보고 다시 읽으러 왔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23/01/04 08:27
수정 아이콘
아휴 감사합니다흐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5464 [일반] 대법원, 남성 군인간 합의된 동성 성관계를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 [106] Regentag14442 22/04/22 14442 8
95463 [일반] 알고보면 꽤 오래된 윌 스미스의 부정적인 이미지. [47] 캬라15717 22/04/22 15717 14
95461 [일반] Razer Anzu 스마트 글래스 구입 후기 [40] speechless12749 22/04/21 12749 9
95458 [일반] [성경이야기]다볼산 전투-1 [17] BK_Zju11218 22/04/20 11218 19
95457 [일반] (스크롤 압박 주의) 이효리 헌정사 (부제 : 어쩌다보니 '서울 체크인' 감상평 쓰다가...) [73] 마음속의빛31575 22/04/19 31575 25
95455 [일반] 지역별 소득순위 변동 근황..jpg [38] 버들소리18473 22/04/19 18473 0
95454 [일반] 나무위키에 내 댓글이? -철저하게 검증하고 댓글을 달자- [31] 깃털달린뱀12337 22/04/18 12337 11
95453 [일반] 인생 첫 소개팅이 끝났습니다. [29] 삭제됨11752 22/04/18 11752 18
95452 [일반] [테크 히스토리] 커피 부심이 있는 이탈리아인 아내를 두면 생기는 일 / 캡슐커피의 역사 [37] Fig.1109683 22/04/18 109683 42
95451 [일반] 갑과 을의 연애 [11] 저글링앞다리10499 22/04/18 10499 22
95450 [일반] 최악의 중학교에 다녔던 기억(유게 목동 학군 글 관련) [153] 귀여운 고양이18622 22/04/18 18622 18
95449 [일반] 일본에서 여고생 성적 대상화 만화광고로 난리가 났습니다. [136] 데브레첸21263 22/04/18 21263 3
95447 [일반] 『창조하는 뇌』창조가 막연한 사람들을 위한 동기부여 [12] 라울리스타9676 22/04/17 9676 15
95446 [일반] 주식에 관한 잡썰(나스닥 버블? 배당주? 달러?) [21] 난할수있다7897 22/04/17 7897 2
95445 [일반] 소프트 드러그는 합법화, 비범죄화되어야 하는가? [78] 노익장11077 22/04/17 11077 5
95444 [일반] 인터넷 커뮤니티 어그로의 74%는 1%의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다. [46] 13071 22/04/17 13071 21
95442 [일반] 주식으로 사회,경제 공부하기(이번주~다음주) [26] SAS Tony Parker 8676 22/04/17 8676 2
95440 [일반] 둔촌주공 공사비 증액 갈등으로 재건축 공사 전면 중단 [88] 유랑15119 22/04/17 15119 1
95439 [일반] [팝송] 찰리 XCX 새 앨범 "Crash" [2] 김치찌개4537 22/04/17 4537 2
95438 [일반] 올해 벚꽃은 늦게 피고 일찍 진거 같습니다.(짤 주의) [17] 판을흔들어라8422 22/04/16 8422 4
95435 [일반] [속보] 가평 계곡 살인사건 용의자 이은해·조현수 일산서 체포 [37] 로즈마리14661 22/04/16 14661 2
95434 [일반] 느려진 컴퓨터 대처하기(초보분들을 위함) [19] SAS Tony Parker 11225 22/04/16 11225 4
95433 [일반] 코로나19 음압 병동 간호사의 소소한 이야기 [67] 청보랏빛 영혼 s7723 22/04/16 7723 106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