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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04/25 20:54:04
Name 사계
Subject [일반] 강아지가 너무 보고싶어요.
안녕하세요, 얼마 전 8년을 키운 아들 같은 강아지를 보냈다고 글을 썼었습니다.
8년 전인 2014년 4월 25일, 우리 콩이를 처음 데려왔던 그날이 너무도 그리워 다시 자유게시판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날 지금 이 시간쯤 치킨을 먹고 강아지를 데리러 갔던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는데, 벌써 시간이 8년이나 흘렀네요.
저는 그리운 그날처럼, 오늘 치킨을 시켜 먹었습니다. 지인들이 맛있다고 극찬했던 포테이토닭토닭을 시켜보았는데, 별 맛을 모르겠습니다.
꽤 즐겨 먹었던 스테이크, 피자, 치킨, 파스타부터 삼계탕, 갈비에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한 지 한달이 좀 넘은 것 같아요.

콩이를 보내고 지금까지 잘 지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아직은 전혀 괜찮지가 않아요.
하루도 울지 않는 날이 없고, 하루도 보고 싶지 않은 날이 없어요.
 
모든 시간은 콩이를 만나기 전, 콩이와 함께했을 때, 콩이가 떠난 후로 구분이 되고 어떤 음식도 맛있지 않고 어떤 날도 좋지 않고, 어떤 것도 재미있지 않습니다. 1580렙을 찍은 로스트 아크는 하지 않은지 한 달이 넘었고, 소환사의 협곡도 칼바람 나락도, 전략적 팀 전투도 싫고, 그 좋아했던 블러드 본도 그렇게 하고 싶었던 엘든링은 왜 그 게임을 좋아했고 하고 싶어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아요.
 노래방에서도 발라드나 부르다가 울고 있고요. 
산책을 가면 우리 강아지와 산책했던 기억만 나고, TV프로나 넷플릭스를 보고 있어도 강아지와 쇼파에 나란히 앉아 같이 보던 기억이 나서 결국 또 울게 됩니다.

강아지는 계속 부산 본가에 있었고 지금도 스톤함과 유품들은 부산 본가에 있고, 
저는 서울 자취방에 있는데 가끔 콩이가 물을 달라고 물그릇을 긁는 소리나 온몸을 흔들면서 귀를 털던 소리가 들려요. 
꿈에도 이틀에 한 번씩 나오고요. 
지인들이 제가 잘 보내주지 못해서, 제가 너무 슬퍼해서 떠나지 못하고 곁을 맴도는 거 아니냐고 말을 해요. 
저도 거기에 차마 아니라고 말을 못 하겠어요. 
콩이가 간 후 무지개다리와 강아지 별의 존재를 간절하게 기도하게 되었는데, 
콩이가 정말로 보고 있다면 출근하고 돌아오는 길에도 울고, 지하철에서도 울고, 밥을 먹다가도 울고, 잠을 자다가도 우는 제 모습에 마음을 놓지 못하겠죠.

저도 잘 보내줘야 한다는 걸 알고 있고 주변에서 잘 키운 만큼 잘 보내주는 것도 제가 할 일이라고, 제가 마지막으로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 하는데 제 속은 재까지 다 타버린 것 같고 마음이 다 썩어버린 것 같은데 어떻게 잘 보내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제 슬픔과 절망을 이 정도 수준의 글로 밖에 쓰지 못하는 점이 또 속이 상해서 시를 읽어볼까 생각은 했지만, 
이마저도 우리 아들이 없어서 슬프다, 우리 아들이 보고싶다, 우리 아들 어서 만나고 싶다를 표현할 뿐이니 결국 이 정도의 글밖에 되지 않겠지요.

펫로스 상담을 받으러 갈까 생각했지만 우리 콩이가 돌아오지 않는데 어떤 말이 제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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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달린뱀
22/04/25 21:01
수정 아이콘
콩이도 엄마가 행복하게 살길 바랄거에요.
물론 자식을 보낸 부모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프고 아프고 힘들거에요.
그치만 힘들어도 잘 살려고 노력해봐야죠. 콩이를 위해서라도.
22/04/26 13:27
수정 아이콘
저는 자식을 낳은 적이 없어 감히 자식 잃은 슬픔에 비교할 순 없지만..
가까이 지냈던 누구를 보냈을 때보다 콩이를 보낸 지금이 더 슬프고 힘이 드네요.
잘 살려고, 잘 지내려고 노력을 계속 하고 있는데 잘 안되고 있어요..
그래도 계속 노력을 해야겠죠..
모두안녕
22/04/25 21:06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정이 많이 들으셨을텐데 같이있을동안 콩이도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8년이면 잘 보내주시고 새로운 반려동물을 맞이하는건 어떠실지...
22/04/26 13:29
수정 아이콘
다른 동물을 데려와도 하나 하나 콩이와 비교하지 않을 자신이 없어요.
우리 콩이는 데려온 날에 배변을 잘 가렸는데, 콩이는 하지 말라는건 다 안했는데, 콩이는 이렇게 똑똑했는데..
콩이가 받았던 사랑을 다른 아이가 받는다는 것도 아직은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요....
마지막에 가족들 얼굴을 다 보고 나름의 인사를 다 챙겼던 모습이 인간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긴 괜찮고, 행복했고, 고마웠다고 말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준 보잘 것 없는 것에도 그리 반응해주고 떠난 모습 생각하면 더 괴롭고요.
그냥 너무 보고싶어요... 한 번만 더 안아보고 싶어요..
모두안녕
22/04/26 13:40
수정 아이콘
너무 갇혀계신듯... 부모님이 14년 지낸 강아지 떠나보내고 적적하셨는데 새로운 강아지 데려와서 8년정도 잘 지내고 계십니다. 정성들여 키운 만큼 아쉬운도 크지만 갔으니 잘 빌어주고 해야지요. 강아지들 주인 우울해하거나 그러면 옆에와서 가만히 있는 애들인데 무지개다리 건넌 콩이가 글쓴이님 오랬동안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면 편치 않을거같네요.
22/04/26 15:14
수정 아이콘
가는 날 까지 숨을 헐떡이면서도 울고있는 제 옆에 와서 가만히 앉아있던 콩이 모습이 생각나네요. 그 모습 생각하면 잘 살아야지 하는데... 계속 계속 그냥 너무 눈물이 나요..
22/04/25 21:15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저도 너무 걱정 됩니다 우리 루니가 죽는게..무섭고..
얼마나 충격이 클지 상상도 안가네요..그래도 힘내세요..
22/04/26 13:30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콩이가 있을때도 콩이가 없는 미래가 걱정되고 무서웠는데, 콩이가 없는 미래가 오늘이 되고나니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참담하고 괴롭네요. 어떻게 해도 후회는 남기마련입니다만 최대한 후회없이 즐겁게 루니와 시간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돌돌이엄마
22/04/25 21:25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저도 오래가더라고요, 심지어 지금도 과거 녀석 생각하면 눈물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세월이 흐르니 슬픔과 허전함의 크기가 줄기는 하더군요,
22/04/26 13:31
수정 아이콘
강아지를 보낸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하나 같이 시간 말고는 어떤 것도 소용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시간도 상실의 상처를 덮어두기만 하는거라고...
걷자집앞이야
22/04/25 21:30
수정 아이콘
금방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거예요
가족을 잃은 마음이 어떻게 이전과 같을까요..

그럼에도 살아가면 웃고 있는 날도 있고 다른 행복을 느끼는 날도 있고 그러다가도 생각이나면 다시 그리워했다가 또 현실을 마주하고.. 그렇게 추억을 떠올리며 기뻤다 그리워했다하는게 삶이 아닌가 감히 말씀드려 보아요
더이상 아프지 않은 곳에서 사계님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을거예요
22/04/26 13:32
수정 아이콘
제발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제발 꼭 다시 만났으면 좋겠어요.
아직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해주지 못한 것 같은데, 해주고 싶은걸 다 해주지 못했는데..
이른취침
22/04/25 22:19
수정 아이콘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사셔서
콩이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다는 걸 세상에 오래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합니다.
22/04/26 13:33
수정 아이콘
세상 나들이를 그렇게 좋아했는데, 왜 그 나들이를 한 시간들이 이렇게 짧은지 모르겠어요.
콩이 때문에 제가 잘못됐다는 소리 듣기는 싫어서 콩이 있을 때 보다 더 꾸역꾸역 건강을 챙기려고 하고 있습니다.
속으로는 제발 하루 빨리 떠나 이 괴로움과 슬픔이 끝나길 바라면서요..
22/04/25 22:41
수정 아이콘
https://m.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904072.html#cb

감명깊게 읽었던 펫 로스 신드롬 관련 글입니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집착하지만,
마지막이 힘들 뿐 함께했던 긴 시간은 행복했다고]


이 문장 읽고 저희 집 강아지 생각나서 한참 먹먹했네요.
22/04/26 13:35
수정 아이콘
다 읽어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함께 했던 긴 시간은 행복했기에 너무 금방 지나가고, 힘들었던 마지막 순간이 오래 떠도는 것 같아요.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리면 그랬었지, 그 때 너무 예뻤는데, 귀여웠는데 하고 행복하게 웃다가도 눈물이 나요.
저도 언젠가 시간이 흐르면 강아지를 잃은 다른 사람에게 이런 위로를 남길 수 있겠죠...
멍멍이개
22/04/26 00:01
수정 아이콘
슬픈 건 항상 남는 이의 몫이죠...
22/04/26 13:36
수정 아이콘
이 고통을 다른 사람은 느끼질 못하길 바래서, 부모님보다 못해도 하루는 더 살아야겠단 생각은 하게 되더라고요...
네파리안
22/04/26 00:39
수정 아이콘
저도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떠나고 힘들었는데 새로 강아지를 키우니 많이 좋아졌습니다.
정말 있다 없으니까 계속 생각나서 힘들었는데 그래도 새 가족이 생기니 괜찮아 지더군요.
벌써 현재 강아지도 3살정도 되었는데 아직도 무의식적으로 이전강아지 이름이 튀어나오고
전에 키우던 강아지가 좋아하던 자리 똑같이 가는거 볼때마다 생각납니다.
그래도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했던 것들을 현재 강아지와 같이하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22/04/26 13:38
수정 아이콘
주변에 강아지 보낸 분들은 확실히 이렇게 좋아지시는 분들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우리 콩이 자리를 다른 아이가 차지하는 것 같아서 거부감이 있지만,
그 분들은 보낸 강아지 옆에 새로운 강아지 자리를 만들어서 함께하는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보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말고 한 평생 가족과 사람에게 사랑 받고 떠날 수 있는 강아지의 입장을 생각해보라고 하시면서...
세타휠
22/04/26 00:46
수정 아이콘
전에 글도 보았는데 아직은 무척 슬프실 거라 감히 추측해봅니다. 저는 키우던 개를 보낸지 이제 만8년 되어 갑니다.
아직도 저희 개가 보고싶어서 못해준 거 아프게 했던 게 생각나서 한번씩 울어요. 세월이 흘러서 우는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보고싶고 미안하고 그럽니다.
그냥 잘살다가 나중에 우리 진순이 다시 만나야지..하고 위안하며 삽니다. 사계님께서도 그렇게라도 위안 받으시고 힘내시면 좋겠습니다
22/04/26 13:38
수정 아이콘
위로 감사합니다. 세타휠님이 우는 횟수가 더 줄어들기를, 진순이가 우리 콩이와 잘 놀고 있기를 바랍니다.
22/04/26 07:31
수정 아이콘
저도 키우던 개를 보내본 경험이 있는지라
제가 어떤 위로를 드린다고 해도 그 아픔을 잊어버리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저도 지금은 다른 녀석 데려왔지만
정말 키우던 개를 먼저 보냈을때...정말 그냥 모든게 적응이 안되었던거 같아요
집에 왔는데 아무도 없는 낯선 분위기.. 심지어 집이 깨끗한거 까지도요
그리고 전 공원도 제대로 못 간거 같아요
공원에 나오는 강아지들 볼때마다 감정이 주체가 안되었던거 같아요
콩이도 글쓴이분같은 주인 만나서 행복했을거에요.. 그러니까... 콩이가 하늘에서 글쓴이분 걱정하지 않게 조금만 힘내주세요..
22/04/26 13:57
수정 아이콘
저도 차마, 콩이와 산책을 자주 갔던 온천천은 갈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콩이는 한 번도 가본적이 없는 서울의 공원이나 산책로도 너무 어색하고 콩이가 생각나요.
최근 콩이가 냈던 소리들이 좀 더 자주 많이 들리는 것 같은데, 저도 좀 더 노력해보겠습니다..
조지아캔커피
22/04/26 08:39
수정 아이콘
미련이 남아서 그렇습니다.
마지막 떠나보낼때 내가 최선을 다해줬나 이 미련이요
생업이 있고 물리적으로 떨어져 계셨기때문에
이 미련이 더 심하게 오시는거같네요...

그래도 슬퍼하시는건 잘못된것도 아니고 이렇게 글쓰는것도 잘하시는겁니다.
저도 지금 잠깐만 가지고있자 했던 우리 똘이 유골을
썩지않게 유골함에 잘 밀봉하고 아크릴박스에 담아 보관한게 벌써 2년이 넘었네요

그냥 힘들더라도 생각 계속 하시고(슬퍼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냥 좋았던 기억위주로 생각해세요)
콩이가 제일 좋아했던 모습을 유지하세요
그래야 좀 먼 나중에 만났을때 가장 좋은 모습으로 만날수 있잖아요

그리고 본가 가셔서 유품이나 스톤이나 하나 가지고 오세요
이게 신기한게 유골함이 있는거 하나만으로
보고싶은 마음이 생기면서도 위안이 많이 됩니다.
22/04/26 14:00
수정 아이콘
저도 스톤으로 만들어서 아크릴 추모함을 만들어 주고 왔습니다.

콩이는 늘 가던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산책을 가는걸 좋아했는데,
새로운 길로 가자마자 들려온 대형견 소리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집으로 도망쳤었어요.
이 재밌고 웃긴 기억에도 아직은 아 콩이 그랬지 크크 하다가 엉엉 하고 울고 있더라고요.
그래도 떠올리지 않는거보다 울더라도 좋았던 기억을 계속 생각하는게 좀 더 좋아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부산에 가면 유품을 하나 가져올까봐요.
조언 감사합니다.
날아가고 싶어.
22/04/26 11:56
수정 아이콘
저도 9년기른 고양이 보내주면서 너무 슬펐고, 유골을 3년째 가지고 있다가 올해는 꼭 좋은곳에서 보내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줬던 사랑에 비해 제가 애들한테 준 사랑이 너무 작은건 아니었나 싶어서 그게 너무 슬픈거에요.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예뻐해줬어야 하는데..

그 아이가 떠나고 더이상 애들을 입양 안하려고 했는데 남아있던 한마리와 어쩌다 눈에 밟혀 구조된 두마리까지 세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더 겪을 생각을 하니 아찔하긴 합니다.

그래도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고... 아이들이 행복하게 떠나는 날까지 보살펴주려고 해요.

너무너무 힘들고 마음아프시겠지만, 그리워 할 수 있을때 그리워 하는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22/04/26 15:10
수정 아이콘
저는 콩이 스톤함 저 죽는 날에 같이 넣어달라고 했습니다.
콩이를 많이 사랑해줬다고 생각했는데 콩이가 준 사랑에 비해 제 사랑이 너무 작아서 그게 슬프고 힘들고 미안하고 그래서 더 보고싶고 그렇더라고요. 해주고 싶은게 더 많은데 다 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함께..
날아가고 싶어님과 세 아이들의 시간이 행복과 즐거움으로 충만하길 바랍니다.
22/04/26 13: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일단 꼭 병원 가셔서 상담받고 약 처방받아 드십시오.
본문처럼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없이 우울감과 무기력만 계속되신다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즐거움은 없는데 살기 위해 해야할 일만 계속 쌓이는 것 같은 느낌이 딱 자살충동으로 연결되기 쉽더라고요.

글쓴 님은 콩이와 함께 있을 때 세로토닌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는 행복감을 느끼셨을 테고, 콩이가 없어지니 그 분비체계에도 문제가 생긴 것일 수 있습니다.
일단 항우울제로 호르몬 체계를 회복하며 시간을 벌고,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나아졌다 싶을 때(빨라도 1달 이상은 걸리더라고요) 새로운 강아지를 만나보세요.

제가 정신문제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비슷한 증상으로 치료받으며 이것저것 자료 찾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그리고 15년 키운 강아지를 보내고 넉달만에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하여 마음의 상처를 회복해본 경험으로 진심을 담아 조언드립니다.
약은 시간을 벌어주며 일상을 회복하게 해주는 역할이고, 새로운 강아지를 만났을 때 비로소 슬픔과 우울이 드라마틱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콩이를 애틋하고 행복한 추억으로 보내줄 수 있는 때는 반드시 옵니다. 그 생각으로 힘내셔요.
22/04/26 15:12
수정 아이콘
네, 즐거움은 없는데 살기 위해 일과 시간이 쌓여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콩이를 만나기 전 항상 이런 기분으로 살다가 콩이를 만나고 행복했는데, 이게 호르몬 분비체계의 문제일수도 있나보네요.
병원은 가야지 싶다가도 어차피 콩이가 없는데 뭐가 의미가 있냐고 미루고 있었는데 댓글을 보니 역시 가는게 맞는것 같네요.
힘내보겠습니다. 그래도 가끔 콩이가 너무 보고싶을 때 이렇게 자게에 슬프고 힘들고 보고싶다고 글을 쓸지도 모르겠어요.
인증됨
22/04/26 14:00
수정 아이콘
울고싶을때 우시고 슬픔을 충분히 토해내세요
저는 16년키웠는데 두달정도는 멍도많이때리고 환청도들리고 자다가도 벌떡일의나고 그랬습니다 그러다 문득문득 떠오르면 또 눈물나고 그 문득의 기간이 길어지더라구요 근데 오늘 이 글을읽는데 주책맞게 또 생각나서 눈물나는거 사람들있어서 꾹 참았네요... 이러면서 점점 굳은살이 생기는거 같습니다 슬픔을 참지는 마시고 충분히 그리워해주세요
22/04/26 15:13
수정 아이콘
이 댓글을 보고 또 한참을 울었습니다. 아직 두 달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로 멍 많이 때리고, 환청도 계속 들리고, 잠도 잘 자지 못해요. 4시간 정도만 자도 계속 벌떡 일어나게 되네요. 시간이 어서 지나 제게도 굳은 살이 생겼으면 좋겠고, 또 시간이 어서 지나 콩이를 다시 만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고... 그렇습니다.
22/04/26 16:50
수정 아이콘
3년 전에 19살인 또롱이를 보냈습니다.

오래 살았고 또 고양이를 많이 좋아하는 와이프가 아낌 없이 사랑을 주었건만
가기 전에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힘들더라고요.
모든 기능이 망가져 한달 동안은 와이프가 수액 주사를 놓아 연명했습니다.
후회되는 것은 그렇게 힘들어하기 전에 안락사를 시켰어야 하는 건데...
안락사 시키려고 병원에 갔는데 기다리는 사이에 굉장히 고통스러워하다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맘이 아퍼서 앞으로는 못키우겠다 싫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집에는 말썽장이 6개월 수놈 다롱이가 살고 있습니다.
또롱이에 대한 의리로 당분간 키우지 말자고 한 게 어느덧 2년이 지났고
가족들의 상처도 어느 정도 치유되었어요.

힘내세요.
시간이 약이고 시간이 지나면 또 새로운 인연이 있을 겁니다.
22/05/31 17:52
수정 아이콘
15년 기른 강아지를 오늘 보냈습니다. 이 글을 봤던 기억이 나서 오늘 다시 읽으러 들어왔어요. 콩이도 좋은 주인님이랑 지내서 정말 행복했을 겁니다. 사계님도 행복하세요. 콩이가 그걸 원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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