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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28 02:50
제사가 1~2주 차이로 있으면 집안 어른이 유도리있게 그냥 한번에 같이 지내는 경우도 간혹 보이던데, 이런 부분은 역시 집안에 권위있는 어른이 정리를 해주고 안해주고 여부가 커서 복불복인것 같습니다.
22/05/28 02:54
그 어르신이 저희 아빠신데.... 가부장의 끝을 달리셔서요 하하. 자식 둘은 저 고집 살아계실 때 꺾지 못하겠구나 하고 체념했습니다. 사실 저도 그 부분이 제일 걱정되고요. 저도 어느정도 도와준다 해도 분명히 저거 미래의 오빠내외가 감당해야 할 일이 될텐데...
몇 년전에도 이미 나온 얘기긴 하지만 오빠랑 저는 만약 한 쪽으로 합친다면 어느 쪽으로 합칠지 이미 의견이 잡혀있는 상황입니다.
22/05/28 10:24
제사는 아버지대에서 책임을 지도록 선을 그어야 할겁니다. 앞으로도 오래 사실거잖아요.
성균관 유생 수준의 아버지께서 거동이 힘드시니 성당에서 합동미사로 대처하는 수준까지 내려왔네요. 저는 제사 안한다고 선언한지 10년쯤 되었네요.
22/05/28 17:33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오빠가 나서고 제가 거드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가도, 오빠의 성향상 그냥 인내할 타입이라(그래서 제가 병원에 가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권유한 거기도 하고요) 제가 먼저 나서서 질러버리기 참 모호하더라고요. 아빠는 제 결혼에 대해서 큰 기대는 전부터 안하고 계시는 거 같은데, 사실 자라면서 느끼지만 제 성격이 점점 아빠 쪽을 닮아가고 있긴 해서 크크 아무렴 본인도 30대 후반에 결혼하셨는데 애초에 자식들한테 그런 얘기 꺼내실 입장은 아니시니까요
친가도 외가도 저런 식의 꼬장을 부리는 분들이 있고 가부장적인 게 맞아떨어져서 부모님이 결혼을 하게 된 거겠지만 저희 세대는 또 아니니 아마 오빠랑 좀 얘기를 오래 해봐야 할 듯 합니다.
22/05/28 06:01
오빠분이 여자친구를 집에 소개 안하는 이유가
여기에텍스트입력님이 이야기 하신 집의 문제 때문일수도 있겠다 싶네요.. 16과는 약간 다른 이야기로 독립해서 부모와 몇달에 한번 볼때 사이가 더 좋은 경우도 있더군요... 매일같이 싸우고 전쟁이던 친구가 거리가 멀어지니 관계가 회복 되더군요
22/05/28 06:46
대충 보면 아시겠지만 저도 그런 이유로 독립을 한 거거든요(경제적으로는 못했지만)
저랑 부모님이랑 에너지 레벨이라고 해야 하나? 그게 완전히 상극이거든요. 위에 썼다시피 저는 내성적이고 약간의 자기비관적인 천성을 갖고 있는데 처음 정신건강의학과를 가게 된 것도 이 천성을 이해하지 못한 부모님이 하다하다 못해서 가게 된 거였던 거라... 그리고 저는 그 받아들이는 그릇 자체가 오빠보단 작고 섬세한 편이었기에 더 충돌이 많았고 이러다 다른 걸로 죽겠다가 아니라 가족 때문에 사람이 피말릴 수 있겠다 하는 느낌을 때때로 느껴서 어떻게든 나가려고 기를 썼긴 합니다. 그렇게 좀 안보니까 나아지는 과정을 저희도 거쳤지만 보시다시피 뭐, 같이 살고 있는 오빠가 이렇게 펑 하고 터졌더라고요.
22/05/28 08:24
오빠님 입장에서 보면 결혼 성공 및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려면 무조건 가족과 거리를 둬야겠네요.
아마 충분히 인지하고 계실 것 같고...
22/05/28 09:29
이야기의 아주 일부지만, adhd의 삶을 살아가면 내가 많은 말을 놓치고 실수로 말을 안하고 하는 삶을 살아와서 말을 했니 안했니에서 쉽게 인정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면 내가 한 말도 안했다고 하고 못들은말도 들었다고 하는 일이 가까운 가족에게서 일어나더라구요. 중요한 얘기는 카톡으로 증거를 남겨야..
22/05/28 17:40
위에 썼듯이 adhd란게 일반인들도 가지고 있는 것들이 좀 더 심각하게 드러나는 증상이라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서는 '병'으로 보고 있기는 합니다. 물론 한국은 아니지만 저도 딱히 이걸 병....? 병인가? 라고 하긴 좀 모호하다고 생각하고 그간 겪어본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 특히 엄마 쪽이 adhd 유전이 있지 않았나 싶기는 하더라고요. 다만 천성의 차이로 서로 뻗어나간 방향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사실 adhd를 떠나서 아빠의 의사가 대부분 엄마라는 중간필터를 통해 알 수 있는 수준의 가정이 정상적이지 않단 사실이야 어릴 적부터 잘 알고 있었지만 거기에 adhd로 의심할 수 있는 사람이 가정에 있고, 그걸 모른 채 지난 세월간 그것들을 감내해야했던 오빠나 다 커서 성인 adhd 판정을 받은 저나 좀... 불쌍하더라고요.
22/05/28 09:48
본문 잘 읽었습니다.
지난 슈카월드 방송을 보다보니 저도 성인ADHD증상에 많이 해당되어서 ‘난가?’했던 시청자 중 한 명인데, 사는데 큰 지장 없어서 따로 병원을 간다던가 하는 관리는 안하고 있습니다. 근데 약으로 어느정도 치료가 된다는 얘기를 들으니, 더 어릴 때 진작 알았다면~ 하는 아쉬운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22/05/28 12:15
음 반대로 저희집은 너무 자유스러워서 별다른 터치가없습니다. 결혼이나 뭔가 집안일 대소사에 있어 부모님도 그렇고 형제들도 모두 제각기인데 이건 아버지 영향이 큰거 같습니다. 학교나 직장 결혼등 모든게 그냥 각자 알아서 했거든요.
나쁘게 이야기하면 방치인데 좋게 말하면 또 자유인지라... 그리고 개인주의가 강하고 서로 터치를 안합니다.. 유난히 친척들중 저희집만 그러고 나머지는 다들 열심히(?) 어릴때부터 공부시키고 재테크들 하시고 뭔가 빡빡하구나 인상들을 주셨는데... 다 잘사시고 사촌들도 학력이 전부 쩔다보니..지금은 그냥 대단하구나 합니다. 뭐 그래도 그 아버지 자유스러움으로 저나 형제들 그럭저럭 자기가 좋아하는 취미로 주직업을 삼아서 결혼하고 애들낳고 살아가고 있으니... 제가 어른이 되고 아버지 나이대가 되어 자식보고 생각하는건 우리 아버지 진짜 별걱정 없이 그냥 사셨구나 합니다. 흑.. 본문보니 가족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22/05/28 17:36
많은 답변들 감사합니다. 일일이 답을 달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하기도 하고... 워낙 개인사적인 문제라 예고없이 내용은 삭제될 수도 있긴 하지만 애초에 커뮤니티 잘 안하는 가족들 사이에서 제가 유일한 인터넷 망령이다보니 피쟐 정도는 못보겠지 싶어서 쓴 거기도 합니다 크크
써놓고 나니까 좀 낫기는 해도 아마 다음주에 진료받으면서 이 얘기를 말로 꺼내놔야 그제야 제대로 진정할 거 같긴 합니다. 정리된 글을 다시 검토하고 읽는 것만으로도 뒷목이 땡길 정도로 제가 스트레스받을 줄 몰랐네요.
22/05/29 01:18
제사는 조상들 대대로 이어지는 전통이라 안할순 없지만 결혼에 대해서만큼은 부모님이나 가족의 영향력이 최소한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를 평가할때 제3자의 입장에서 봐주는건 고마운 일이지만 참고하는 정도만 조언해줘야지 개입을 해선 안된다는 거죠. 오빠분이 아직은 결혼의사가 있지 않다고 하니까 지금 신경쓸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여자친구 집에 인사를 드렸다고 했지만 단순하게 연애를 한다해도 본인에게 뭐하는 사람이냐고 물으면 자신을 소개해야 되었을테니 오빠의 그 워딩은 달리 해석할수도 있습니다. 물론 30대 남성은 결혼을 준비할 나이긴한데 본문에서 여자친구쪽의 반응이 언급되지 않은걸로 미뤄볼때 10번에서 13번은 급전개가 된 느낌이네요.
22/05/29 03:22
맞습니다. 실제로 급전개는 맞습니다만, 만약 저 부분에 대해서 살면서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려는 제스쳐를 취했을텐데 아쉽게도... 음, 살면서 그런 적은 없었거든요.
물론 저야 혈연이긴 한데, 혈연이라고 해도 어떤 일이던 당연한 일이라는 건 없죠. 가볍게는 부모님이 집을 비웠을 때 오빠 끼니는 니가 챙겨줘야 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부터(애초에 전제 자체가 반대가 되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명절 전날 부엌에서 거의 나오지도 못한 채 약 6시간동안 끼니는 음식 만드는 거로 대충 퉁치면서 제사음식 준비를 돕는다는 전제 자체가 당연한 일인 게 아니듯이요. 애초에 명절 때 말고 부엌에 가지도 않는 초등학교 저학년인 애가 거기서 뭘 안다고 '돕고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잖습니까. 그걸 그래야 하는 이유로 만든게 '이 집에서 유일한 여자애'라는 지금보면 이게 말인가 싶은 이유인데다 그 때 제가 할 줄 아는 요리다운 요리는 물 조절도 못하는 라면이 다였는데도요. 더구나 그 일이 몇 년에 한 번 있는 일도 아니고 1년에 최소 두 번 이상씩 있는 일인데,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연히 매번 컨디션이 좋을 리가 없지만 제가 하던 일을 저 대신, 그대로 도와준 기억 자체가 없었거든요. 혈연이 기억하는 게 이런데 결혼적령기에 들어선 인간이 슬슬 결혼을 어렴풋하게 생각하는 상황에서, 이게 극적으로 바뀔까 싶더라고요. 물론 좀 더 미래의 오빠는 더 어른스러워져서 그런 것도 배려할 줄 아는 어른이 될 수도 있지만 그건 지금으로썬 잘 몰?루는 일이니까요.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얘기를 할 일이 별로 없었지만 대출이다 결혼이다 집에서 얘기가 나오는 걸 보자니 그 전에 한 번은 짚어줄 일이라 생각해서 언급해준 것 뿐입니다. 혈연 간에도 당연한 게 없고, 혈연이 아닌 사이에서도 당연한 일이라는 건 없을텐데, 사소한 것으로 여기던 일이 사실 사소한 게 전혀 아니었고 그래서 뭔가 큰 사건으로 터질 수 있겠다 싶었거든요. 이번 일은 마침 그 전조증상? 같은 느낌이란 생각이 들기도 했고... 이렇게 말했지만 제가 여자친구분에 대해서 잘 아는 것도 아니고, 오빠의 연애사에 참견할 수준으로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 정확히 말해서 신경 자체를 안쓰는 쪽에 가까워요. 저런 일이 터졌다 해도 제가 그 분에 대해 아는 건 저보다 한두살 더 어리댔나...? 하여간 이런 식의 단편적인 정보 말곤 아는 게 없습니다. 이번에 얘기한 건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자라왔느냐를 조금 멀리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얘기한 정도고 아마 좀 더 뒤에, 결혼 전제로 사귀는 분이 있다면 저 문제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할 거 같긴 합니다.
22/05/29 22:59
힘내세요. 유전과 환경이 대부분의 인생을 결정하죠.
나라는 [자아]도 유전과 환경에서 태어난거라, 실제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더라고요. 이런 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하면 결혼도 참 어려워지더라고요. 결국 유전과 환경인데.... 내가 좀 그런 경향이면 자식도 그럴 꺼 같고.... 내가 하는 생각을 결국 내 자식도 할 꺼 같아서요. 내가 바껴야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내 자식에게도 뭔가 할 말이 있을 꺼 같아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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