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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05 22:41
제가 미국 정치는 잘 몰라서요. 그런데 미국이 오리지날이라면, 결국 사회의 역동성이 네편내편 나누기 구도를 계속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는 게 없는 미국 정치에서 그나마 아는 게 공화당의 남부전략으로 인한 미국 양당제의 보혁 전환이라서요.
22/11/05 22:23
글쎄요... 저는 한국의 우파가 더 극우적이 되어가고 있다는 말에는 동의합니다만, 진보가 더 극좌적이 되고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당장 한국의 대통령(덤으로 대통령의 상대후보)를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 보면 김영삼->(이회창)->이명박->박근혜->윤석열을 뚜렷한 방향성이 느껴지는 반면에,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은 그렇게 뚜렷하다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한국만 이렇지 않다고 봅니다. 미국만 봐도 아버지 부시 -> 아들 부시 -> 트럼프는 확실히 방향성이 느껴지지만(아들 부시때 극우의 대명사였던 네오콘이 트럼프의 큐아논과 비교하면 품위있는 정통 보수죠) 클린튼->오바마->바이든이 방향성이 있냐면 애매합니다. 영국도 블레어->브라운은 그놈이 그놈이지만 데이비드 캐머런->테레사 메이-> 보리스 존슨->리즈 트러스는 갈수록 더 극우적이 되어가구요(그로스, 그로스, 그로스!!!) 악명높은 이탈리아나 헝가리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선진국에서 극우의 약진은 두드러지지만, 극좌가 약진한다고 말하기는 애매하다고 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이유가 [사회가 너무 빠르게 변화하기]때문이라고 봅니다. 요새 사회는 너무나도 빨리 변해서, 하루하루가 뉴노말이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지경입니다. 팔팔한 20대가 세상이 너무 갑갑하고 꽉 막혀있다고 느끼기 보다는, 하루하루 정신이 없다고 느끼는 세상이에요. 이렇게 정신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안정감을 추구하고, 세상이 빠르게 바뀌면 바뀔수록, 더 강하게 보수적인 가치를 추구하려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저 또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하는 점은 잘 모르겠습니다. 보수적인 가치를 추구할 지언정, 적어도 극우적인 가치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이 정도? 그런데 이것도 좀 애매하죠....
22/11/05 22:46
사상의 극단성은 불분명할지라도, 행위의 극단성으로 말하자면 민자당계뿐만 아니라 민주당계도 극화의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부분을 더 생각해보자면, 극우의 문제점은 결국 반동주의라는 건데, 급변하는 세상에서 극우 말고 다른 모든 정치적 주장도 죄다 어느 정도 반동주의가 되고 있어서 극우의 단점이 흐려지고 있는 거 아닐까 싶습니다. 오십보백보라고는 해도 그 오십보 차이가 여전히 엄청난 위력을 보여주는 게 극우의 위험성이라고 생각하지만요.
22/11/05 22:52
저는 민주당은 일단 조금 더 두고 봐야 된다고 봅니다. 당장 이재명의 약진 자체가 몇 년 되지도 않기도 했구, 이재명이라는 인물 자체도 상당히 복잡한 인물이라서요. 문재인때 좌파 드라이브를 걸었냐면 이것도 좀 애매하기도 하구요.
다른 글에서도 저는 이재명의 약진이 윤석열 작품이라는 의견을 내었는데, 민주당 전반적인 상황도 비슷하다고 이야기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차기 대통령에서 민주당이 어떻게 행동하는 가를 봐야 한다고 봐요. 극우의 준동의 아이러니는, 그 준동의 원인이 사회의 급변인데, 그 결과물도 사회의 급변이라는 겁니다. 극우의 부상이라는 급변요. 한국 지도자가 윤석열이고 미국이 트럼프, 영국이 트러스, 이탈리아가 메로니라고? 세상아 제발 좀 멈춰줘!!!!
22/11/06 02:05
방향이 사상이 좌우로 가는 것 만으로만 국한 하지 않는다면
민주당도 중도층과 괴리되서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건 같다고 봅니다.
22/11/07 13:05
정책적으로는 맞는말씀인데, 어느정치인이 그 정당에서 잘나가느냐의 기준으로 누가 더 우리편이냐 라는 리트머스 측면에서 보면 양당이 다 똑같다고 봐요.
국힘에서 이준석 이나 민주당에서 안희정 이 내쫓김 당한것도 비슷한 궤가 있지 않나 싶구요.
22/11/05 22:40
전세계적 현상이라는 소리는 제 느낌에서 나온 억측이겠고 적어도 미국에서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긴 합니다. 더 매운맛으로요 크크크크 사실 미국인들 바이든 욕하는거에 비하면 요즘 정부 욕먹는건 사람들이 잘하라고 잔소리 해주는 정도긴 합니다.
22/11/05 22:48
위에도 썼지만, 리즈 트러스로 상징되는 영국도 있고, 이탈리아도 난리고(무려 파시스트의 직계!!!), 헝가리는 무려 푸틴편 드는 중이고, 프랑스는 르펜이 마크롱에 밀려서 아슬아슬 하게 떨어졌죠.
저는 전 세계적이라고 봅니다.
22/11/05 22:51
진짜 네오콘도 엄청 강경파같았는데 큐애넌은…뭐랄까 정치인이 맞긴 한가 싶습니다. 그냥 비상식적이에요…
그리고 세상은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20살이거든요? 근데도 솔직히 세상 변하는 속도에 정신을 못 차리겠습니다 이 변화를 눈치채고 빠르게 올라타서 돈을 먹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같은데, 아우 진짜 쉽지 않아요 솔직히 6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기 전에 AI에 대한 사회의 관심도는 그렇게까지 높지 않았습니다 근데 지금은? 교육계 과학계 뭐 어디서나 4차 산업혁명, ai 등등의 용어를 씁니다. 그냥 팔아먹는 레토릭일 수도 있고 진정한 변화는 아직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그러한 용어에 대한 사회의 친숙함은 엄청 올라갔어요 또, 코로나 19 사태로 몇 년 전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를 비교해보면 그 역시 엄청 달라졌을 테고요 저는 어린 시절에는 키오스크는 공항에서 표 뽑을때나 쓰는건 줄 알았는데, 요즘은 영화관, 카페, 음식점, 술집…키오스크 없는 곳을 찾기 쉽지 않죠
22/11/05 23:04
https://namu.wiki/w/%ED%8B%B0%20%ED%8C%8C%ED%8B%B0#s-4.2
티 파티 쪽은 테드 크루즈 쪽이 더 컸을 겁니다. 얘네들은 트럼프에 밀려난-_-;;; 쪽이죠. "찐" 정통보수쪽은 젭 부시에 더 가까웠다고 봅니다. 그리고 그 젭 부시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을 지원했습니다.... 크크크
22/11/05 22:58
쭉 예를 들은 것만 봐도, 이건 이념적 논쟁이 아니라 역사적 지정학적 논쟁이죠. 북한과의 대결에서 포지션닝의 문제가 한국 정치를 바라보는 축이기 때문에 자유주의자이거나 혹은 사회주의자이니 하는 이념이 실체로써 정치 소재가 된지 얼마 안되었죠. 제 생각엔 이게 실체가 된 건 IMF이후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표면화 되었다고 봅니다.
그나마 이것도 디테일한 게 아니라 신자유주의냐 혹은 좌파냐...방임주의냐 공산주의냐 등 너무 극단적으로 논쟁이 옴겨가죠. 이도 사실 따지고 보면 북한이 기준이 되고 있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금의 "국민의 힘"의 포지션은 실상 혼란함 그 자체라고 봅니다. 민주당은 노무현, 문재인, 그리고 이낙연과 이재명 들을 거치면서 민주당만의 색을 만들어 왔다면, 국민의 힘은 실상 탄핵이후 서로 섞일수 없는 사람들이 억지로 몰려 있는 덕에 카오스 그 자체이죠. 이 덕에 더 극우적인 지지층들이 힘을 발휘하고 이들을 떨치기엔 현재의 정치인들의 입지나 지지세는 약하죠. 심지어 현 대통령까지도 실체적 지지세력이 너무 약해서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 조차 힘들어 보입니다.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서 민주당은 이재명이 낙마해도 그 준하는 정치인을 내새울 정도는 되었고. 최소한 정당으로써 인력구조는 자리를 잡았죠. 반면에 국민의 힘은 지난 대통령과 지자체 선거 승리를 통해 조직을 다지고 지지세력을 넓힐 좋은 기회인데...이게...될려나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기회를 난릴 동안 지지 기반이 이반되서 되려 더 극우적 성향의 지지자들에게 휘둘리고 있죠. 지금 당장 애도니 책임이니 논쟁도 실상 이 둘이 떨어 질수 없는 것이고 정권이 자신 있으면 장관 한둘 날리고, 공무원 몇 간방 보낸다고 흔들릴 이유가 없는데...그냥 장관이나 총리의 실언 몇마디에 전체가 흔들리고 있고, 극우 유투버들의 논리에 '참사'가 '사고'가 되고 '희생자'가 '사망자'가 되었죠. 지금 한국의 양극단은 미국의 양극단으로 나뉘어진 내용과는 다른 내용이라고 봅니다. 민주당은 정치 엘리트들이 가지는 PC적 이중성 혹은 엘리트적 자기 기만, 오만 등 행태적 오류를 고치는 게 숙제라면 국민의 힘은 이보다 더 본질적인 자기 정체성과 지지층의 물이 말라 벌어지고 있는 고인물들의 흔듬이란 아주 본질적인 문제가 숙제죠. 때문에 지금 보이는 문제의 본질은 민주당의 것이기 보다는 국민의 힘의 것이고, 과연 이런 혼란을 국민의 힘이 정리 할지는...건너 편 지지자로써는 잘 모르겠네요.
22/11/05 23:02
말씀하신 대로라면, 자유통일당(전광훈 정당)이 자기 당원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켜 국민의힘을 테라포밍한다는 계획이 그냥 웃고 넘길 일이 아닐 수도 있겠는데요?
22/11/05 23:19
갠적으론 거기까진 저도 잘 모르겠지만, 실제로 많이 흔들리고 있는 거 같습니다. 대통령도 선거 전에 이런 지지세력에서 벗어나려고 여러 단체의 유명인물들을 영입했던 적 있었는데, 안철수 정도 빼곤 사실상 실패 했죠.
예전 민주당이 서울에서 선전하고도 전라지역에서 패배하고 다시 복원하는 과정에서 오랜 정치 인들이 일소되었던 것처럼, 대구 경북 일대에서 정치인들이 바뀌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변화가 힘들지 않나 봅니다. 보면 문모닝이라고 할 정도로 문통을 욕하던 박지원 정도 남았는데...이렇게 완전 반대 세력들이 다시 들어 와서 자리 잡는 과정이 있어야 겠죠. 지금 변희재 같은 인물들의 향후 행보를 보면 알수 있을 듯 합니다.
22/11/05 23:12
최근과 비슷한 예를 들자면, 그 유명한 차명진의 세월호 텐트 사건이 있죠...
차명진 하나 살리자고 최소 20명 목을 친..... 그 때 목 날라간 사람의 대표격인 이준석은 그래도 보수에 희망을 가지고 당대표 선거에 출마해서 당선이 되는데......
22/11/05 23:48
그전까지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는데 양두구육으로 자기pr하는 걸 보고 뭐지 싶었습니다.
근데 그걸 굳이 배교자로 몰아서 서사를 완성시켜주더라고요. 역사책 속의 이야기로 끝날지 아니면 2부가 열릴지 궁금합니다.
22/11/06 00:24
저 개인적으로는 뭐 재미있다고 생각도 하고, 나름 이준석에 대해서 괜찮게 보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이 있습니다. 이준석에게는 사람보는 눈이 없습니다. 박근혜-윤선열-김진태면 3연벙이죠...
22/11/06 03:54
사람 보는 눈이 없는 것은 아니죠. 본인 말로도 양두구육이란 걸 인정했으니...
눈이 없어서 못 본 게 아니라 보고도 입이 거짓말을 한 거죠. 3번 그런 놈은 다음 번에 또 그런다고 보는 게 이상하지 않고요.
22/11/06 00:54
지금 사회 변화속도가 예전 세대라면 몇백년에 걸쳐서 겪는 속도라는건 맞는 건 같습니다. 제 아버지만 해도 어린시절 TV는 커녕 전기도 안들어오는 시골에서 사셨던 세대였는데 지금은 스마트폰을 쓰시고 게시죠.. 물론 지금도 저에게 사용법을 물어보시곤 하시지만.. 이렇게 급속도로 사회가 변화하던 시절이 인류에게 일찌기 있었나 싶긴 합니다... 물론 제 좁은 식견에서 오는 한계일지도 모르지만요..
22/11/06 10:37
상대적으로 낫다싶어서 뽑으면 극단적인쪽 좋아할 일만하는 인간들만 보이니 중도가 인기를 잃을수밖에 없나봅니다.
어차피 망할꺼 재미라도 찾아야하지않겠습니까? 그러니 다들 극단주의쪽으로 가는듯.
22/11/06 11:25
사실 핵심적인 문제는 양쪽의 극단화 자체라기보다는 그게 국민 전체의 지형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데 있죠. 적극적인 소수를 밑천 삼아 소극적인 다수 지지층이 반기를 들지 않을 임계점까지 몰아부치는 게 요즘 정치 트렌드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제대로 오판했던 게 조국 사태고요. 결국 장기적으로는 제 살 파먹기인데 두고 보면 양당체제를 붕괴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인 개개인의 단기 이익(=재선)으로 보기엔 극단적 지지층 결집이 효율적이니 이런 파멸적인 장기방향성이 고착화되는데, 윤리의 문제보다는 제도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한 이익과 가치로 파편화된 현대사회에서, 공공선을 발견하는 고전적 민주주의의 이상은 더이상 맞지 않는 거죠.
22/11/06 11:51
대통령제를 유지하려면서 파편화된 사회를 받아주려면 먼저 해야할게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제 부터가 우선일것 같아요.
그러면 군소정당이 일단 대선에서 자기지분을 가지고 움직일수 있게되기 때문에 말이죠. 장기적으로는 총선도 중대선거구로 바꾸거나 소선거구도 결선투표나 선호투표로 바꾸는것도 생각해볼수 있고 말이죠. 문제는 제도를 만드는 양당이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게 문제겠네요.
22/11/07 23:14
그러나 공공선이라는 게 여전히 의미가 있고, 이걸 추종하는 사람들도 목소리가 작아서 그렇지 오히려 조용한 다수일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이들의 목소리를 케케묵은 낡은 사상으로 치부할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선거구제, 단순다수결을 운용하는 이상 양당제가 무너져도 결국은 복원되지 않을까요?
22/11/06 12:26
재치있는 하나의 아이디어, 신속한 하나의 방법
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봅니다. 결국 내실을 다져야지 극단화되는 것도 막아낼 수 있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보다 책을 많이 읽어야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21세기 한국에서 출판된 책은 시대적인 병에 걸려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사람들이 고전을 많이 읽어봤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극단화라는 것은 세계 역사상 수없이 있어왔던 것이고, 과거의 천재들이 고민해본 문제라 생각합니다. 러셀, 니체, 에리히 프롬, 하이에크, 쇼펜하우어, 제레드 다이아몬드, 막스 베버, 리처드 호가트, 존 스튜어트 밀 등 고전을 읽어보시고 사색하시고 각자의 경험과 위치에 녹여서 공적인 발언을 하는 분들이 많아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결과적으로 인생을 의미있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과정상 각자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고요. 중도와 극단간의 전쟁이라 해석할 때,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말을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제 생각에는 심지어 히틀러의 <나의 투쟁>도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독이 들어있지만 내 마음은 선하다고 생각하신다면,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경찰도 범죄를 알아야 대책이 나오는 것이지, 모르면 그저 운에 기대는 것밖에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극우를 대표하는 인물이고, 극좌의 대중선동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극악한 인물이지만, 실력에 있어서는 과소평가를 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극단은 어떻게 형성되고, 중도에 어떤 허점이 있는지 알려준다고 생각하고요. 쇼펜하우어의 <논쟁적 변증술>도 있습니다. 이 역시 지피지기란 관점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이 강화되려면, 소통에 있어서 깽판을 놓는 부분이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말이 잘 안 통해야 극단이 흥할 거란 거죠. 이런 관점에서 '언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적 변증술>이나 <문장론>은 이런 관점에서 주는 교훈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제가 볼 때 '중도'란 말은 함정이 있다고 봅니다. '균형'이란 관념을 자주 떠올려보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중도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한쪽으로 극단화된 의견이 100개가 나오고 있다고 해봅시다. 여기에 맞서서 균형 잡는 말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1개라도 반대의견이 그 공간에 등장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히틀러 시대 독일이라면, 그러다가 맞아 죽는 수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 커뮤니티에서는 싫은 소리 좀 듣는 것에 불과합니다. 신변에 큰일나는 것도 아닌데, 두려워서 가만히 있어선 곤란하고, 중도가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제가 생각하기에 문화적으로 '비겁'과 '위선'이 많아져 있고, 그것이 중도를 약화시키고 극단을 강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 밑에 '바둑에 있어서 여성기사의 불리한 점'에 대해서 여러분들이 이야기하신 것과 같습니다만, [중도가 극단에 밀리는 중대한 원인은 '체력'이라 봅니다.] 중도가 체력을 키워야 하고, 또한 극단이 '체력공격, 시간공격을 하는 것'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막아낼지 그런 것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 체력이 고갈되는 여러 원인이 있고, 그중 하나는 '똑같은 얘기 반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극단주의는 감정이 격앙되어 있고 집요하기 때문에, 똑같은 얘기 똑같이 반복해도 지치지 않습니다. 중도는 똑같음이 지루함으로 이어지고, 지루함이 곧 피곤함으로 이어지죠. 똑같음이 회의감으로 이어지고, 회의감이 곧 무력감으로 이어지죠. 따라서 새로운 생각이 계속하여 공급되어야 하며, 특히 '근본적으로' 새로운 생각이 공급되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 중 하나가 바로 '고전'이라 생각합니다. 읽는 사람의 개성까지 어울러지면 다양한 생각들이 만들어질 것이고, 그것이 중도의 체력을 높일 거라 생각합니다.
22/11/06 21:41
정치인이 아닌 보통 사람 중에서는 현실에서 소외되어 정치에 참여하거나 적어도 혼자 정치적인 사고에만 골몰하는 사람들이 '체력'이 좋을 것이고 이 사람들은 현실에서 소외된 만큼 극단주의에 치우치기 쉬울 겁니다. 그렇지만 전문 정치인은 극단주의자든 아니든 '체력'은 비슷하지 않을까요?
22/11/06 12:29
흥미롭고 중요한 주제인데,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중도를 배신자로 '배척'하는 것이 - 물론 꽤 큰 영향력이 있는 요소기는 합니다. 영국 보수당의 경우를 보면 브렉시트 반대 온건파를 배신자 취급하는 경향이 극단주의 발호에 기여한 건 부인할 수 없죠 - 그렇게까지 결정적인 요소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영국의 경우를 보면 상대적으로 온건파인 테레사 메이의 경우 물론 본인의 정치력 부족도 있었지만 결국 본인을 중심으로 하는 강한 모멘텀을 만들지 못했어요. 브렉시트도 이루면서 EU와의 협상도 국제법 범위 내에서 어떻게든 말이 되는 협상안을 찾으려고 했는데, 이게 반EU파나 잔류파 어느 쪽에도 좋은 인상을 못남겼죠. 여기에 대비되게 보리스 존슨은 "Get Brexit Done" 이라는 선명한 구호가지고 성공적으로 브렉시트 사가에 염증이 난 대중으로부터 보리스라면 어쨌건 끝을 내주겠지 라는 모멘텀을 이끌어냈죠. 그리고는 보리스 존슨답게 "야 일단 합의안 만들어서 사인하고 통과시켜 그담에 이행기간중에 못지키겠다고 땡깡부리면 되잖아" 라는 전설적인 전략으로 브렉시트를 완수합니다. (그러나 협상은 다시 시작되고...) 국제법? 누가 칼들고 협박하는 것도 아닌데 왜 신경씀? ... 존슨이 퇴장하고 난 뒤에 트러스가 이긴 것도 경제학적으로는 말이 안되는 포퓰리스트 어젠다를 들고 나와서 'EU의 족쇄에서 풀려난 글로벌 브리튼의 경쟁력을 봉인해제할 방법은 이것' 이라는 망상으로 지지세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고 태크노크라트 성향의 수낙에게는 그런 개인기가 없었죠. 뭐 얘기가 길어졌는데, 요약하면 중도주의나 극단주의 같은 성향이 문제라기보다는 그런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는 종류의 의제를 제시하는 능력이 포퓰리스트가 뛰어난 경우가 좀 더 흔합니다. 그런데 당연한 얘기지만 실제로 그렇게 운영하면 나라가 망하죠. 트러스의 경우를 봐도 그렇고, 프랑스의 경우도 올랑드가 70% 과세로 모멘텀을 잡았다가 이게 아닌가봐 하고 마크롱 등용하면서 경제노선 급 틀었고.. 결국 프랑스도 테크노크라트 성향에 가까운 사회당 온건파와 공화당 온건파는 계속 몰락하고 좌파와 우파의 헤게모니를 극좌와 극우 포퓰리즘이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만, 역시 그 원동력은 선명하고 알기 쉽다는 거겠죠. 기득권과 재벌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 vs 이민자와 PC주의가 우리를 죽이고 있다.. 깔쌈하잖아요? 문제는 현실이란 대개 복잡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우리 나라의 문제점은 __야[insert EU, PC주의, 빨갱이운동권, 재벌, 기득권언론, 이민자, etc..], 이거를 부수면 다 잘 살 수 있어, 그런데 ~~ 가 그걸 막고 있기 때문에 안되는 거야' 식의 단순한 문제해결법은 쉽게 아주 쉽게 음모론에 잠식될 뿐 아니라 실제의 복잡한 현실을 해결할 방안을 제시하는 경우도 드물다는 거죠. 이를테면 '한국 사회의 문제는 문재인 일당과 운동권이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했기 때문인데, 이것들을 다 감옥에 집어넣고 이들 지지하던 ~지역민과 ~세대 스윗페미남과 ~족을 다 때려잡고 공론장에서 축출하면 출산률도 회복되고 경제성장하게 된다' - 고 진짜로 진지하게 얘기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음. 진짜로 많음. 믿기 싫은데 많음. 또 다른 한편에서는 돈을 마구 찍어 통화량을 늘리면 자산불균형이 개선된다느니 한국이 기축통화국으로 곧 올라서게 되니 증세없이 돈 더 찍고 국채발행하면 기본소득 가능하다느니 트러스 뺨다구 날릴 소리를 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 직면해서 뾰족한 해결책은 없겠지만 대체로 두 가지 진로가 있겠네요. 트럼프나 트러스가 그러는 것처럼 자폭하는 걸 한 번 봐 주고 '거봐 내가 뭐랬어' 하고 싶은 걸 꾹 참는 것 - 수낙과 바이든이 있겠군요 - 아니면 수세적인 반-포퓰리즘이 아닌 통합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의제를 가지고서 모멘텀을 뒤집는 거 - 현 시대에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이긴 하지만 마크롱이 해내긴 했죠. 어쨌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관건은 포퓰리즘의 단순하고 쉽고 명료한 (그리고 우스꽝스럽게 틀린) 어젠다를 공격하고 그 오류를 폭로하는 게 아니에요. 그 지지층은 이미 확증편향으로 단련될 만큼 단련되어 있거든요. 그것과 비교할 만큼 단순하고 쉽고 명료하고 매력적이면서 동시에 포퓰리즘처럼 우스꽝스럽게 틀리지 않은 어젠다로 스스로 모멘텀을 만드는 게 관건이죠. 쉽지 않습니다.
22/11/06 13:24
중도를 배신자 내지 적이라 간주하고 공격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평범한 거라 봅니다.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해지면, 그 사회는 심하게 분열되는 거라 봐야겠지요. 이는 일반적인 원리로 이걸 극복하기 위해 흔히 쓰여지는 방법은 내부로는 우월적 역사관을 만들고 외부로는 공공의 적을 만드는 거라 생각합니다. 공공의 적이 있고 그것이 강렬하면, 중도도 이를 함께 비난하면서 친해지고 유대감(?)을 만드는 거죠. 그리고 세계 역사에서 이런 과정으로 온갖 비극이 일어난거라 봅니다.
또다른 방법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종교적 통일이라 봅니다. 같은 신을 믿는 사람이라면 중도를 함부로 배신자로 몰지 못할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성주의적 질서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방법을 고대 로마가 한 거라 생각합니다. 가혹하면서 철저한 이성주의적 법질서를 만들어 규율하고, 그걸로 부족하니 기독교를 받아서 통일시킨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부를 향해서는 야만과 이단이라며 대립한 것이겠고요. 공공의 적으로 해결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가능해도 피해야 하는 것이며, 종교는 커녕 문화도 다양성 내지 파편성을 향하고 있으니, 결국 필요한 것은 이성주의일 텐데, 그러나 로마처럼 해서는 안 되고, 제 생각에 바람직한 것은 두 가지로 하나는 경기규칙을 만들어나가는 거라 생각합니다. 스포츠처럼요. 언어에 있어서, 소통에 있어서, 언론에 있어서 경기규칙을 만들어나가고 이를통해 질서를 만들어가는게 필요하다 봅니다. 내편인지 니편인지 알 수 없어도, 그 규칙이 지켜진다는 건 신뢰한다면, 그 규칙을 어길 경우 불리해진다는 건 신뢰한다면, 이를 기반으로 감정적 대응을 줄이거나 유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세상에 스포츠정신이 더 많이 퍼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요. 비겁한 것, 위선적인 것, 불공정한 것에 대한 거부가 스포츠 정신에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비록 대립하여 경기하지만, 그 전체로서 재미와 발전이 일어나는 거란 생각도 그속에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한편 그렇다면 규칙이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지가 문제되고 그것은 상인정신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상인의 기본은 ’타인의 이로움을 꾀하고 이를 통해 내 이로움을 얻어낸다‘일 것입니다. 즉 타인이 자신의 이로움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는 것, 그리고 타인에게 무엇이 이로우며 어떻게 이롭게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도덕주의 선비들은 옳다고 믿는게 있고 그걸 가지고 이래라저래라 하는데 집중하는데, 그것이 잘 설계된 통일적 문화에서는 잘 작동할지 몰라도, 다양한 문화와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는 사회에서는 잘 작동하기 힘들고 오히려 분열을 강화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획일주의 문화에서는 중도가 있을 수 없죠. 내편 아니면 천박한 오랑캐죠. 그리고 규칙을 얼마나 만들 것인지도 문제인데, 욕심부리지 말고 미니멀하게 규칙을 만들어가는게 필요하다 봅니다. 그것도 여러 현실적인 이유가 있고요.
22/11/06 16:38
원칙적으로는 옳은 얘기입니다만, 현실적으로 포퓰리즘이 발호하게 된 이유는 그 공정해 보이는 규칙을 통해 생산되는 질서에 대한 좌절감이 쌓이고 쌓인 결과라는 무시할 수 없는 물적 조건 때문이죠. 규칙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날뛰는 환경이 생겨난 게 아니라, 규칙을 믿고 몇십년간 지켜봤더니 그 규칙을 이용해먹을 수 있는 접근성과 활용능력에서 계급에 따라 넘사벽 격차가 있었고 계속 벌어지기만 했던 거죠. 미국이 미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억만장자가 대량생산된 몇십년간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수준은 오히려 떨어졌으니까요. 그런 미국의 일부의 상업적 성공으로 부가 집중된 것이 큐아논이니 트럼피즘이니 하는 것이 자랄 토양을 제공했던 거지 도덕주의 선비들이 분열을 일으킨 건 아니죠.
그렇다고 포퓰리즘을 옹호하는 건 아니고, 포퓰리즘은 당연히 그런 문제를 해결 못합니다. 그러나 그런 포퓰리즘을 배태한 중산층 몰락과 노동계급의 좌절은 분명히 기존의 정당정치가 책임감을 가지고 인식해야 할 문제이며, 포퓰리즘을 막기 위해 우리에게 하던대로 권력을 계속 줘 라는 말로 뻔뻔하게 덮고 지나갈 문제는 아니죠.
22/11/06 19:31
‘그 규칙’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규칙 생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니까요.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그 아이라면서 이런저런 일을 했다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야기한 규칙은 문화적인 것을 포함하여 광범위한 것을 가리킨 말입니다. 또한 소사회의 규칙을 포함하고요. 이를테면 이곳 pgr에도 규칙이 있지요. 그중 상당수는 더 나은 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생각하고요. 그 규칙에 따라서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논쟁을 하고 큰탈없이 소통해온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문제를 떠올릴 때 기본적으로 칸트를 연상하곤 합니다. 규칙 생성이란 칸트적인게 기본이 아닐까 싶고요. 그건 어느 정도 개인적 차원에서도 가능하다 생각합니다. 현실적으로 이런 게 가능하다고 봅니다. 우선 내가 스스로 정한 규칙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규칙을 사람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을 해가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그중 상당수는 평소에는 설명할 수 없고, 반박이 붙거나 언쟁이 일어날 때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규칙은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널리 지키면 더 좋은 소통이 되겠다 혹은 더 좋은 세상이 되겠다 하는 이성적 판단 하에 만들어져야 하며, 그것이 만약 상식과 거리가 있다면 타인의 납득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렇게 자신의 규칙을 드러내면, 이제 그 규칙이 전파될 가능성이 생기는 거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 규칙을 만든 사람이 뭔가 좋아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이걸 따라하는게 내게 이익이 되겠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커질 테니까요. 이것의 아주 단순한 예는 욕하는 소사회에서 사람들이 욕을 안 하게 만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나는 아무리 화나도 욕은 안 한다는 규칙을 세워야 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도 지킬 경우 그 소사회가 더 건강해지거나 더 재밌어질 거라 판단을 해야 하며, 타인이 자신을 욕하더라도 나는 욕을 안 하는 걸 보여야 하고 그로인해 오히려 이득이 되는 걸 보여야 하며, 그러면서도 할 말 다 하고 방어도 하는 걸 보여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욕을 할 때에 이런이런 점이 안 좋으니 나는 욕을 안한다고 하고 사람들이 이 규칙을 카피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욕의 경우에는 스포츠에서도 규칙으로 삼고 있는 걸로 압니다. 단순한 예를 들었지만, 저는 이게 칸트적이라 생각하고요. 이런 식으로 규칙이 생성되고 전파되어야 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밖에 새로운 문화적 질서도 그렇습니다. 저는 자유주의자이고, 개인이 할 수 있는게 많다고 생각하고,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면 오히려 자부심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스스로 규칙을 생성하고 그 규칙이 좋아보이도록 타인을 설득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결국 내 구체적인 어떤 주장이 관철되어 세상이 좋아지는 경우만 기대하기보다는, 오히려 내 말속에 담긴 질서들이 전파되어서 세상이 좋아지는 경우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이는 문화적 유전자 밈meme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중에는 자신이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아도, 카피될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 좋은 것도 그렇게 카피될 수 있겠고요. 이를테면 비아냥대는 것은 전염병인 듯합니다. 저는 자유주의자이자 인본주의자로서, 사람들이 남탓을 하거나 사회탓을 하거나 혹은 무기력하게 절망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성과 인격을 발전시키는데 힘쓰고, 이를통해서 사회가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22/11/06 21:45
사람은 이성으로 움직이지 않고 감정으로 움직이는 동물이라 하고, 또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존재가 아니라 발견법에 따라 판단하는 존재라 합니다. 더 나아가, 인간이 이성으로 움직이고 합리적으로 판단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기는커녕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존재가 될 거라고 하죠. 합리주의자들은 합리성과 이성이 인간을 바른 길로 이끌어줄 거라는 몽상에서부터 빠져나와야 포퓰리스트에게서 뭔가를 배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2/11/06 13:36
근대사부터 이어져온 지배계급의 통치전략입니다. 중간을 지우고 극단으로 군중을 몰아 서로 분열하고 상잔하게 하는것. 그런의미에서 좌우 정치인 모두 서로의 역할에 충실하기만 하면 부와 권력은 절대로 아래로 흐르지 않죠. 가장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중도라는 포지션은 결국 군중속에서 의도적으로 형성된 프레임속에 갇혀 같은 군중들에게 린치만 당할 뿐이에요. 그걸 부추기는것이 바로 언론과 정치인들이 하는일이고요. 과연 인류가 좌우프레임에서 탈피 할 수 있는날이 올까 싶네요.
22/11/06 15:50
원래 이런 극적인 갈등을 일시불로 터트리는 것이 전쟁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총칼로 피를 흘리는 대신 투표로 싸우는 시대고,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더라도 전쟁의 리스크는 너무나 커져버린 탓에 계속 갈등이 누적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전쟁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22/11/06 16:51
세계적인 추세는 위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셨으니 넘어가고,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얘기만으로 한정해서 보자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계기로, 양쪽 진영이 아주 살기등등해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패배의 결과는 죽음이다. 그러므로 상대를 아예 다시 일어나지도 못하도록 뿌리를 뽑아버려야 한다.] 는 의식이 기저에 깔려있어요. 이건 보수진영이나 진보진영이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처럼 보입니다. 그러니 중간에서 어정쩡하게 협치를 논하거나, 중도를 표방하는 정치인은 이적행위를 저지르는 자, 이단자로 취급하여 내쳐버리고 있죠.
22/11/06 17:12
이것도 많이 얘기되는 것이기도 하고, 물론 맞는 말이기도 한데, 조금 더 시대를 확장해보면 좀 이상함을 느끼게 됩니다. 당장 79~80년 단 2년 사이에 부마항쟁, 10.26, 12.12, 5.18이 있었어요. 말 그대로 죽고 죽이는 동란의 시대였던 거죠. 그때의 주역들이 민주화 시대가 되자 3당합당 제안을 하고 그걸 받아들이고 연정을 하고 사면을 합니다. 지금 같으면 말만 꺼내도 사쿠라로 몰려 폐출되거나 낭인 신세가 되는데 말입니다. 결국 계기가 되는 사건에 본질적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한 캠프 안에서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축출하는 어떤 메커니즘의 성립 또는 변화에 근본적인 차이가 생겼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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