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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2/09/15 21:50:29
Name Eternity
Subject [리뷰] 광해, 왕이 된 남자 - 이런 사극을 기다렸다 (스포 있음)
*글의 특성상 반말체인 점 양해바랍니다.*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리뷰] 광해, 왕이 된 남자 - 이런 사극을 기다렸다



본격적인 리뷰에 앞서,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는 내가 지금껏 본 사극 영화 중 <왕의 남자>와 더불어 단연 첫 손에 꼽힐만한 작품이며
<도둑들> 이후 하반기 최고의 흥행을 노릴만한 수작이다. 이 영화, 탄탄한 시나리오와 깔끔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이 한데 어우러진 웰메이드 명품 사극이다.

 이런 사극을 기다렸다 


영화 <광해>는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결합시킨 이른바 팩션 사극이다. 사실 이 영화가 개봉한다는 소식을 듣고 영화의 내용을 접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우려는 '팩션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였다. 팩션이라는 장르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상상력을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그때문에 또한 위험하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관객의 몰입을 쉽게 불러일으키며 감정선을 자연스레 끌고가는 데에 반해, 팩션이란 장르는 지어낸 이야기라는 점을 이미 관객들에게 노출시키고 시작한다는 면에서 '개연성'에 대한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즉, 관객들이 이야기의 흐름에 자연스레 몰입하고 극의 개연성에 동의를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설마 저랬을까'라는 무의식을 떨쳐내는 것이 팩션 사극의 성패를 가름짓는 최우선 과제이다. 결국 관객들이 이러한 의심(?)을 떨쳐내도록 만들고 극에 자연스레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탄탄한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호연 밖에는 답이 없다. 쉽게 말해 어떤 묘수를 써서든 관객들에게 '그럴 듯하다'라는 인상을 줘야 일단 승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너무나도 황당하고 허구적인 스토리의 영화 <광해>는, 그럴 듯하다. 암살 위협을 느끼는 왕이 자신을 대신할 천민을 대역으로 만들어서 가짜 임금으로 세운다. 그리고 본인은 약에 중독되어 의식을 잃게 되고, 어쩌다 세운 가짜 임금이 덜컥 진짜 임금 행세를 하게 된다는 이 영화의 설정은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스토리이다. 아무도, 이러한 일이 우리 역사 속에 실제로 일어났을 거라고 믿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묘하게 설득력이 있고 묘하게 그럴 듯하다. 이 점이 무서울 정도로 흥미롭다. 팩션이란 장르의 한계를 이렇게 유려하고 세련되게 뛰어넘은 사극 작품을, 나는 지금껏 보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영화적 힘은 처음에 언급했던 명품 시나리오와 탁월한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 이 삼박자에 의해 완성되었다.
  
탄탄한 시나리오와 연출로 팩션의 한계를 뛰어넘다


우선 칭찬해야 할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만든 탄탄한 시나리오와 깔끔한 연출이다. 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영화의 시나리오상 가장 큰 핵심 고비는 세 군데 정도이다.
첫 번째는, '왜 굳이 왕이 자신의 대역을 세우려 하는가'라는 의문,
두 번째는 '도승지인 허균은 왜 가짜 임금을 전면에 내세울 생각을 했는가'라는 의문,
마지막은 '광해군이 되돌아온 후, 가짜 임금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궁금증.
관객들이 가지는 이 세가지 의문과 궁금증에 대해 충실하게 답변하지 못하고 관객들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영화는 군데 군데 무너지며 너저분하게 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광해>는 이러한 지점들에서 적절하게 관객들의 동의를 이끌어낸다. 검게 변한 은수저를 눈 앞에 마주하며 하루 하루 계속되는 살해의 위협 속에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임금 광해군의 모습은 매우 암울하고도 현실적으로 그려졌으며, 낮이 아닌 야밤에 가끔 대역을 세워놓고 야행을 통해 살해의 위협을 피하고, 여인의 품 속에서 하루라도 편히 잠들고자 하는 광해군의 욕망은 관객들의 입장에서 '그럴만도 하겠다', '그럴수도 있겠다' 싶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렇게 관객을 이해시키는 영화의 화법은 생각보다 무척 세련되고 자연스럽다.

또한 영화는 임금을 좌지우지하여 중전을 폐위시키고 서인의 정치를 하고자 하는 사대부 정치가들의 야망 어린 부패한 모습과 이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도승지 허균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광해군이 의식을 잃은 후 가짜 임금인 대역을 전면에 내세우고자 하는 허균의 결정에 정당성과 개연성을 부여해준다. 결국 왕 한명 정도는 얼마든지 좌지우지하고 뒤집을 수도 있는 당시 서인의 막강한 세력 앞에, 왕이 다시 의식을 회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내린 허균의 정치적 도박에 관객들은 고개를 끄덕여준 것이다. 이른바, 알고도 속아넘어가주고 이해해주는 느낌. 영화는 관객들에게 이 정도의 승낙을 자연스레 얻어내며 극을 전개시킨다.  

물론 상식 선에선 말이 되지 않는 결정이긴 하나,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을 그럴 듯하게 그려내는 것이 팩션의 매력이자 임무 아니겠는가. 결국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이 부분을 해냈다. 더불어, 의식에서 깨어난 왕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후반부의 일련의 사건과 마무리 또한 너무 과격하지도, 또 너무 오버하지 않으며 적당한 선에서 깔끔하게 이야기를 종결 짓는다. 이쯤 되면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추창민 감독이 참 센스있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중간 중간 최루성 감동을 불러일으킬만한 상황이나 장면들이 산재해 있었으나, 감독은 억지 감동에 대한 유혹을 참아내며 영화를 무사히 적절한 엔딩 속에 안착시킨다. 이러한 점들을 칭찬해주고 싶다. 한효주가 연기한 중전의 캐릭터를 통해, 또는 도승지인 허균의 캐릭터를 통해 얼마든지 억지 감동을 쥐어짜낼 타이밍들이 있었으나 감독은 오버하지 않고 영화 전체적인 감정선을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하며 끝까지 작품의 냉정을 유지한다. 보통의 한국 영화들이 쉽게 빠지곤 하는, 진부하고 통속적인 신파의 유혹을 이겨낸 것은 연출자인 감독의 공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 - 의외의 유머  


더불어 이렇게 진지하고 심각한 분위기의 영화가 의외로 유머러스하며 중간 중간 빵빵 터진다는 것은 분명 놀랍고 이채로운 일이다. 영화 <광해>는 흥미롭고 스릴있는 동시에 재미있고 웃기다. 많은 관객들이 영화 <광해>를 보러 극장을 찾으며 큰 웃음을 기대하진 않았을 것이다. 흥미로운 시나리오와 배우들의 호연 정도의, 이른바 웰메이드 사극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광해>는 의외의 웃음 폭탄을 선사해준다. 이 영화, 정말 재미있고 웃기다. 이와 함께 더불어 칭찬해주고 싶은 지점은 이러한 웃음의 수준이 천박하고 수준 낮지 않다는 점에 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싫어하는 유머 가운데 하나가, 시나리오적 개연성이 전혀 없이 오로지 캐릭터와 개인기로만 자아내는 웃음이다. 이른바 예능식 웃음. 이러한 예능식 웃음을 관객에게 강요하는 대표적 작품이 바로 최근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하지만 영화 <광해>의 웃음 포인트는 이른바 <올드보이>의 그것과 비슷하다. 분명 극중 상황은 진지하고 심각한데, 언밸런스한 상황이 의외의 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것이다. 배우들은 진지하고 심각하나,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릴 수 밖에 없는 상황들. 우리가 광해군을 연기하는 이병헌이 변을 보는 장면을 보며 폭소하게 될 줄을 그 누가 예측이나 했겠는가. 이렇듯 영화 <광해>가 보여주는 웃음은 자연스럽고 깔끔하다. 그래서 더 매력있다.  

이병헌, 연기 인생의 제2막을 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얘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이병헌, 류승룡, 한효주, 김인권, 장광 등 배우들의 호연이다. 물론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배우이자 이른바 압권은 광해군을 연기한 이병헌이다. 언젠가 <이 시대, 한국 최고의 남자 배우들>이라는 글에서 이병헌을 소개하며 그가 대표적으로 연기력이 과소평가된 배우라고 얘기했던 일이 있다. 적어도 이 영화를 통해 그동안 일부에서 지속돼왔던 이병헌의 연기력에 대한 폄하 논란은 깔끔하게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 <광해>의 이병헌은 말 그대로 최고이다.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두캐릭터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그려낸 그의 연기는 그냥, 압권이라는 표현밖에는 해줄 말이 없다. 설령 이병헌이 진짜 광해군과 가짜 광해군, 이 두 캐릭터 중에 하나만 연기했더라도 그는 충분히 호평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전혀 다른 아우라를 뿜어내는 이 두 캐릭터를 하나의 작품 안에서 모두 연기했다는 점이다. 사실 영화의 극초반 진짜 광해군과 가짜 광해군이 번갈아 가며 나올때는 '이병헌이 참 능청스럽게 연기 잘하는구나' 정도의 생각만을 했다. 하지만 극에 점점 몰입해가며 영화의 후반, 의식이 돌아온 광해군의 얼굴과 마주하는 순간, 그가 진심으로 다른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냥 다른 사람이었다. 배우 이병헌이 두 캐릭터를 왔다갔다하며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외모만 같은, 다른 두 배우가 작품 속에 있었다. 그의 연기는 이 정도였다.

극 초반 신경쇠약에 시달리는 신경질적인 임금 광해군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느끼다가도 가짜 임금으로 세워진 천민 출신 광해군의 능청스러운 모습에 푹 빠져 웃음을 터뜨리던 나는 이윽고 다시 의식이 돌아온 진짜 광해군의 얼굴과 눈빛을 보면서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바로 이 장면, 진짜 광해군의 의식이 돌아오며 눈빛 하나만으로 관객의 감정선을 한꺼번에 뒤흔드는 이 부분은 배우 이병헌의 연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웅변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나 천민 출신의 가짜 광해군으로 분한 영화의 중후반부는 배우 이병헌의 새로운 발견이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더불어 노무현 대통령의 오마쥬처럼 느껴지며 관객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던 “부끄러운 줄 아시오.”로 시작되는 가짜 광해군의 마지막 호통과 임금으로서의 마지막 어명은 보는 이들에게 진한 감동과 카타르시스까지 함께 선사해준다.  

결국 배우 이병헌의 연기 인생을 전반기와 후반기 혹은 1막과 2막으로 나누어 봤을 때, 배우 이병헌의 연기 인생 1막의 정점을 찍은 작품이 <달콤한 인생>이라면,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연기파 배우로서의 그의 연기 인생의 2막이 화려하게 열렸음을 선포하는 대표작이 될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영화에서의 이병헌의 연기는 더할 것도 더 뺄 것도 없는 궁극(?)의 경지이다.

더불어, 극의 무게 중심을 적절하게 잡아주며 이병헌과 함께 영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도승지 허균 역의 류승룡, 차갑게 마음이 굳어버린 위엄있는 중전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한효주, 가짜 임금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며 따뜻한 애정을 드러내는 조내관 역의 장광, 임금을 지키는 굳센 호위무사 도부장 역으로 분하며 코믹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해준 김인권까지, 주조연 배우들의 빛나는 호연은 이 영화의 또다른 발견이자 선물이다.

마치며 - 우리가 만나기 쉽지 않은 명품 사극


사실 고백하건데, 영화 리뷰가 취미인 본인은 영화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고 비평적(?) 거리를 두며 나름 객관적으로 영화를 관람하려 하는 고약한 습관이 있다. 영화를 보면서도 나도 모르게 리뷰에 쓸 표현이 떠오를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영화 <광해>를 관람하면서는 어느 순간 이러한 객관적 거리 두기에 실패했다. 그 정도로 재미있고 또 흥미로운 작품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스릴이 적절하게 버무려진 웰메이드 명품 사극이다. 한국 관객들이 이 정도 수준의 사극 영화를 만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번 주말, 극장에 들러 어떤 영화를 볼지 고민하는 당신, 당신의 선택에는 별다른 여지가 없어 보인다.  

"우선 <광해>부터 보시고, 그 다음에 다른 영화를 고민하시라."
이것이 이 영화에 대한 내 마지막 평이자 추천사이다.
* 信主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2-10-02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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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9/15 21:58
수정 아이콘
의외로 긴 상영시간이 정말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요 근래 본 영화들 중 다크나이트외엔 가장 좋았습니다!
사극으로만 친다면 왕의 남자보다 재밌더군요~
Eternity
12/09/15 22:19
수정 아이콘
오늘은 어머니와 함께 관람했고 내일 지인과 다시 보러갑니다.^^
이틀 연속으로 다시 볼 생각을 하는데도, 또 기대가 되네요.
말씀하신대로 2시간이 넘는 상영시간이 정말 지루하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저또한 재미 면만 따진다면 <왕의 남자>보다 <광해>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다음세기
12/09/15 22:00
수정 아이콘
처음 치장후 의자에 비스듬이 앉아있는 모습
이후 밥상 뒤집은 장면
의식에서 깬후 승정원 일기 보면서 문득문득 허균 쳐다볼때
그 섬뜩한 눈빛

이병헌의 광해군 연기는 정말 무섭도록 치밀했습니다
Eternity
12/09/15 22:21
수정 아이콘
이 영화에서 이병헌의 연기는 명연기 아닌 부분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다음세기님은 특히나 진짜 광해군 연기에 꽂히셨나봅니다.
저도 대체로 그러하지만,
반대로 가짜 임금 행세를 하던 천민 광해군의 연기도 대단했다고 봅니다.
특히 마지막에 "부끄러운줄 아시오" 라며 어명을 내리던 부분에선 카타르시스마저 느껴지더군요.
세계평화
12/09/15 22:09
수정 아이콘
연기 빼고는 저랑 반대로 보셨네요
코믹과 스릴 사이의 괴리감이 너무컸고 뜬금없이 왔다갔다하는 연출도 좀 이상했네요
물론 그 각각의 코믹장면과 진지한 장면은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지만요
그리고 기생놀음하던 천민이 왕 노릇 몇번 했다고 갑자기 그리 진지해지니...
좀 더 심도있게 파고들었으면 모를까 코믹했다가 진지했다가.....
스토리가 스릴 쪽으로 좀 더 파고들었으면 했는데 감독이 그냥 간만 본듯하네요
그리고 마지막 가짜왕의 결말에선 왜 그리 오그라들던지
작년인가 최종병기 활, 올해 도둑들, 광해의 기자나 전문가 평을 보면서 요즘은 웰메이드 상업영화에 대한 평가기준이 후해졌나? 하는 기분까지 듭니다
뽀로로
12/09/15 22:12
수정 아이콘
저도 비슷합니다.
연기는 정말이지.. 이병헌 대단하다고 생각했네요.
Eternity
12/09/15 22:27
수정 아이콘
전 오히려 반대로 우리 관객들이 웰메이트 상업 영화에 대해서 너무 야박하게 평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특히나 <도둑들>에 대한 평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이러이러한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재밌다." 라는 긍정적인 평보다는,
"재밌긴한데.. 이러이러한 점이 별로다."는 부정적인 뉘앙스의 글을 많이 접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연출적인 면에서는,
코믹과 스릴 사이의 괴리감이 연출적으로 의도된 것이라고 보는 측면에서 칭찬해주는 입장입니다.
마치, <올드보이>와 <달콤한 인생> 과 비슷한 색채의 유머랄까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스토리가 스릴 쪽보다는,
유머 쪽에 좀더 초점이 맞추어진 것 같아서 스릴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 크게 아쉽다고 느끼진 않았습니다.
어차피 무게 중심을 유머와 재미 쪽에 둔 영화였으니까요.
결말은, 좀 헛헛한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
오히려 오버하면서 가짜 광해군이 극적으로 죽거나 하는 억지감동적인 측면이 없어서 오히려 괜찮게 봤습니다.
참, 제대로 마무리하기 힘든 시나리오라고 봤는데 그정도면 나름 선방했달까요.
뭐, 어찌됐든 <도둑들> 때와 마찬가지로 이정도면 충분히 훌륭하고 잘 뽑아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시각은 다르지만 좋은 평 잘 들었습니다.
리콜한방
12/09/15 22:26
수정 아이콘
감동을 유발하려 노력한 부분보다
유머 부분이 대단히 뛰어났습니다. 웃긴 부분은 거의 대부분 무리수로 생각되지 않고 걍 웃겼어요.
Eternity
12/09/15 22:31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본문에 적은 것처럼
억지감동을 유발하지 않은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통속적인 신파 연출의 유혹을 참기 힘들었을텐데 잘 제어한 것 같구요.
유머 부분은 수준이 아주 높죠. 말씀하신 대로 무리수 없이 자연스레 웃음을 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니까요.
전체적으로 무척 만족했습니다.
리콜한방
12/09/15 22:27
수정 아이콘
아쉬웠던거 말하면 무지하게 많겠지만
하나만 얘기하자면 여자 주인공은 한효주가 아니라 심은경 캐릭터 였습니다.
Eternity
12/09/15 22:33
수정 아이콘
사실 이 영화는 여주인공에 딱히 큰 무게감을 부여할 만한 영화가 아니다보니 한효주나 심은경에게는 크게 신경쓰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심은경양의 비중이 상당히 높긴 했네요.
어쨌든 비중에 관계없이 한효주양의 연기는 좋았다고 봅니다. 드라마용 배우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영화에선 꽤 괜찮더군요.
사티레브
12/09/15 22:33
수정 아이콘
다른건 대만족 혹은 좋았는데 스토리나 플롯배치가 너무...ㅠ
마지막 세문장은 모든걸 잊게만들수준의 유치함

이캐릭터로 드라마를 만드는게 나았을거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극적 전환도 복선이 부족했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Eternity
12/09/15 22:41
수정 아이콘
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을 감안했을 때 그정도의 아쉬움은 허용가능한 수준이라고 봤습니다.
크게 불편하게 느껴지진 않더군요. 약간 아쉽다 정도?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드라마로 만들었다면 급하지 않게 훨씬 더 안정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을 거라는 생각은 드네요.
OnlyJustForYou
12/09/15 22:58
수정 아이콘
너무 빠르게 왕에 적응하는 모습에 의아함이 들긴하나 영화로 담다보니 어쩔 수 없는 극적인 요소라 생각하며 넘어갔고 결말도 조금 아쉽긴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느끼기에도 꽤나 좋은 영화라고 보여지네요.
도둑들보단 확실히 낫다고 평하고싶구요.
광해군에대해 배경지식을 갖고 보면 더 재밌게 느낄 수 있을 거 같다는 건 너무 당연한가요.
부끄러운줄 알라는 대사 외에도 노대통령의 향수가 느껴지는 요소가 있긴 하더군요. [m]
Eternity
12/09/15 23:07
수정 아이콘
너무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도 말씀하신 대로 영화적 한계임과 동시에,
캐릭터적으로 연기를 잘하는 광대 역을 설정한 것 또한 이런 부분을 감안한 설정이라고 보여집니다.
즉, 광대의 뛰어난 연기 + 본인의 진심이 합쳐지다 보니 후반부의 왕으로서의 위엄있는 모습이 나타난 것이겠죠.
영화를 볼때는 몰랐는데, 보고난 후 곱씹어보니 노무현 대통령과 은근히 겹쳐지는 부분이 많은 왕이 광해군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로 조선시대 왕 중 광해군을 가장 좋아하는지라 사실 많이 반가운 영화였습니다.
취한 나비
12/09/15 22:59
수정 아이콘
광해를 보고 당연히 피지알의 그 분이 리뷰를 쓸 것이라고 예상한 제가 대견하군요. 하하
여자 친구와 엔딩 크레딧을 보고 난 후 서로 제일 먼저 한 말이 올해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잘 만든 작품이다라는 의견 일치였습니다.
딱히 무엇하나 흠잡을 때가 없는데다가 대중들이 맘 편히 보고 즐기기에도 충분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영화에 빠져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겁게 봤습니다. 평론가들이 극찬한 이유를 알겠더군요.
한국 영화 특유의 억지 감동, 정말 질색하는데 시종일관 거슬리는 부분없이 담백해서 좋았습니다.
Eternity
12/09/15 23:09
수정 아이콘
영광입니다.^^; 제 생각을 다 떠올려주시고 흐흐
그냥 편하게 영원이라고 불러주세요.
암튼 취한 나비님께서 댓글로 좋은 얘기 많이 해주셨지만 결론은 '여자 친구와 함께' 보셨다는 거군요-_-;
위에도 밝혔지만 전 어머니와.. 쿨럭;
암튼 이제부터 얼마나 흥행 성적을 올릴지가 기대되네요.
취한 나비
12/09/15 23:27
수정 아이콘
하하, 전 어머니와 같이 보셨다는 것이 더 부럽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선 명절 때도 저희형제들 밥해주기 귀찮으시다고 집에오지 말라고 하시는 참으로 쿨하고 시크한 분이셔서 말입니다.
글 참 잘 읽었습니다. 영화를 좋아하지만 리뷰를 쓸 글 재주는 없고해서 넷 상으로 많은 리뷰를 찾아봤습니다만
한껏 전문지식을 내세워서 멋쓰럽게만 글을 쓰거나 너무나 수준 낮은 리뷰만 보다가 참 읽고 편하고 공감가는 잘 쓴 영화 리뷰 글을 읽게돼었으니 저로서는 늘 기쁘게 좋은 댓글을 달 수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하하
Eternity
12/09/16 11:13
수정 아이콘
영화에 대한 감상평이라는 게 사람마다 시각이 다르게 마련인데, 이렇게 항상 공감해주시고 즐겁게 읽어주시니 저 또한 기쁠 따름입니다.
영화에 대한 공감대를 지닌 넷상의 지기(?)를 만난 기분이랄까요.^^;
암튼 부족한 점이 많은 글임에도 항상 이렇게 좋게 봐주셔서 덕분에 더 힘을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화학공학도
12/09/15 23:09
수정 아이콘
조조로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선 정의를 갈구하는 현 사회에 국민의 마음을 진정 헤아릴 수 있는 왕을 다룬다는 면에서 시기적으로 좋았던 것 같고요. 그리고 다소 딱딱할 수 있는 사극 장르를 광해라는 실재했던 인물을 그리면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픽션/논픽션, 코믹적인 요소를 곳곳에 배치함으로써 부담없이 볼 수 있도록 해준 것도 좋았고요.

코믹적인 장면이 극의 흐름을 끊는다는 지적이 있던데.. 상업영화로서 다양한 관객층 확보를 우선한다면 큰 무리는 아니었다고 봐요. 또 코믹적인 요소들을 살펴봐도 대부분 작위적이지 않고 신분이 바뀌면서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상황이었고요. 물론 억지 웃음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광해와 허균이 자리 바꾸는 장면이라든지..)

마지막으로 스토리 부분인데 이 부분은 몇번 더 봐야될 것 같네요..

그래도 도둑들과 더불어 꽤나 성공적인 상업 영화로서 흥행하지 않을까 마 그리 생각합니다.

ps-연가시도 400만이 넘었는데..
취한 나비
12/09/15 23:18
수정 아이콘
연가시가 흥행한 것을 보면 도둑들의 반응이 나쁜 것이 이해가 되기도 하더군요.
sad_tears
12/09/16 05:56
수정 아이콘
집에서 연가시 보다가 20분 보고 꺼버렸네요. 김명민은 과장시절이 좋았는데
Eternity
12/09/16 11:14
수정 아이콘
<연가시>가 400만이나 넘었군요.
전 친구와 조심스레 700~800만 정도를 예상했습니다. 추석 명절 극장가를 생각해본다면 최소 이정도는 찍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긴토키
12/09/15 23:13
수정 아이콘
잘만든영화라고 봅니다
거기에 이병헌은 정말........
이번 청룡 대종상은 남자는 이병헌 여자는 임수정이 받아야만 한다고 봅니다 얼마전에 내아내의모든것 보면서 아 임수정 연기 잘한다 느꼈는데 광해 이병헌보면서 이병헌 안주면 안되겠다 느꼈어요 뭐 하지만 높으신 영화제분들은 김윤석 김혜수 줄거같지만요
유머도 억지유머가 아니라 자연스레 연기에서 나오는 유머라 웃겼구요 적절히 역사적 요소를 가미해서 말하고자하는 의도 투영해낸것도 좋았습니다 도둑들보단 개인적으로 훨씬 나았습니다
화학공학도
12/09/15 23:15
수정 아이콘
내 아내의 모든 것은 못봤지만.. 임수정이 워낙 매력있게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긴토키
12/09/15 23:26
수정 아이콘
제가 그영화보고난다음에 임수정 필모그래피 다 뒤져가며 임수정나온 영화 다 찾아봤을 정도니까요.........
정말매력있고 연기도 잘하더라구요 흥행도 대성공이고
근데 워낙 상복이없는배우라 걱정이네요
화학공학도
12/09/15 23:40
수정 아이콘
그 정도군요.. 한번 찾아봐야 겠네요..
Eternity
12/09/16 11:16
수정 아이콘
여배우는 임수정이나 김혜수, 누가 받든 크게 상관이 없지만
남우주연상은 단연 이병헌이라고 봅니다.
긴토키님 말씀대로 영화 외적인 힘(?)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몰라도,
순수하게 배우 그자체에 집중해보면 올해 최고의 남자배우는 이병헌이 맞죠.
다음세기
12/09/15 23:22
수정 아이콘
두번째 댓글은 스맛폰으로 써서 많은 댓글을 못썼네요....크크

제가 이영화를 보기전 기대한건 어떻게 개연성을 관객들에게 무리없이 풀어나갈까 였습니다.

1. 왜 광해군은 대역을 썼는가..
-> 계속되는 암살위협속에서...그리고 약에 중독되 사지를 헤매는 와중에 대역을 궁궐로 들여와
왕노릇을 하게 했다....충분히 수긍 가더군요

2. 천민 광해군이 왕흉내를 내는건 어느정도까지는 가능하지만 신하들과의 회의? 에서
'부끄럽지도 않소이까?' 소리칠때 원래 왕의 음성및 왕의 위엄을 보여주는것이 10여일만에 가능할까?
-> 천민이 왕으로 변화되갈때 왜..... 변화해갔으며 그 변화되 가는 모습이 진정성을 갖고
변화해 갔는가를 관객들에게 충분히 공감시켜야 했는데 약간 무리는 있어보였습니다.

천민 광해군이 소학정도는 익혔다고 영화상에 설정했는데 음...천민 이전에 몰락한 양반 서자? 라서
어느정도 학식과 겸양이 있었던 인물로 설정을 더 해줬다면 좋았을것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3. 천민 광해군과 왕 광해군의 차별성을 케릭터에 잘 녹여서 확연히 구분해 냈는가?
->왕 광해군 연기는 ......뭐 할말이 없습니다. 대단하더군요...앞으로 그 어떤 연기자가 나와도
광기를 담은 눈빛의 광해군 연기를 더이상 못해낼거 같더라구요
천민 광해군 연기는 ...글쎄요 제가 그동안 이병헌에 대한 선입견 무게감 넘치던 모습들이
계속 제 머리속에 남아서 그런지 극 초반에는 살짝 몰입이 안되었는데 영화 보면서
천민 모습을 '오버하지 않는' 광해군 연기가 나쁘지는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밖....한효주는 약간 나이들어보이더군요......더 단아하고 이쁜...중전을 보여줄 배우들이 많았었는데....^^;;;
뭐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류승룡.......연기 잘하더군요....연기를 떠나서 왕에게 일편단심 충성하는 영화안에서의 모습이
멋졌습니다.

상선.....역시 연기 잘하고 따뜻한 인간미 모습이 보여져서 좋았습니다.

호위무사.....마지막은 약간 오버였습니다..


총평....올해본 영화중에는....다섯손가락 안에 들정도로 괜찮았다고 봅니다.
애초에 이런 정극호흡을 가져가면서 픽션을 담아내는 사극 영화는 굉장히 어려운데
오버하지도 않고 적절하게 이야기를 잘 풀어나갔다고 봅니다.
이병헌의 첫 사극 영화 치고는 대단한 연기를 보여줬네요
화학공학도
12/09/1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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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은 일부러 천민을 설정하지 않았나 싶어요.. 현대 사회에서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대다수인데.. 영화는 천민-->왕이라는 신분 상승을 통해 하선의 모습에서 관객들이 높은 희열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물론 님 말씀대로 인물 변화에서 다소 어색함은 있죠..(시간이 15일로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생기는 부분인지라..)
근데 저는 그것보다 호위무사로 나오는 그 분.. 항상 코미디 역할만 해서 그런지.. 몰입이 잘 안되더라고요.. 특히 마지막 장면은..
냉면과열무
12/09/1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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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제의견과 정말 같네요. 김인권씨 몰입 정말 안되서 힘들었습니다...
가난한쉐리
12/09/1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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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권씨가 코믹배우라뇨 ㅠㅠ

베스트극장 '하늘아래 첫번재 연인' 이런데서 나오는거 보면 진짜 연기 잘하시는데....

이래서 이미지가 중요한가 봅니다...

연기 잘하는 송강호씨도 쉬리때는 그전의 영화 코믹 이미지 때문에 연기 부족하다고 많이 까였던거 보면 그럴수도 있겠네요...
12/09/16 02:50
수정 아이콘
류승룡이 왕 광해에게 대역에 대해 설명하는 장면에서,,
'소학이라도 읽은 것을 보니 천민은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대사가 있더군요.
출신으로 보면 양반 끄트머리인데, 먹고 살려고 광대짓 하던 거 같습니다.
Eternity
12/09/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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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내용에 대체로 공감하며 특히나 맨 마지막 평에 적극 공감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이런 정통 사극 호흡으로 픽션을 혼합한다는 게 무척 어려운 일인데,
정말 잘 뽑아냈죠. 배우, 연출, 시나리오.. 삼박자가 정말 잘 어우러졌다고 봅니다.
사티레브
12/09/1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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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쭉 글과 댓글을 읽었는데
어느 분도 그 장면 음 다과먹는 장면에서 나온 그장면을 언급안한건 훈훈하네요
그건 스포없이 봐야 흐으
다음세기
12/09/15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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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져???전 봤으니 저한테만 쪽지좀 살짝.....
Eternity
12/09/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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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과 먹는 장면에서 나온 그 장면이 뭐죠?
워낙 다과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어떤 장면인지를 당최 모르겠네요.;;
살짝 힌트라도 주시면 안될까요? 흐흐 저도 궁금해지네요.
진중권
12/09/16 12:32
수정 아이콘
다과를 함께 나눠먹자고 권하는 장면 아닌가요? 크
12/09/16 13:20
수정 아이콘
사월이가 가져온 야참을...
김선태
12/09/1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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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음주에 보러가야겠네요 이병헌 눈속의 눈물이 너무 보고싶네요...!!
Eternity
12/09/1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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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전 오늘 또 보러 갑니다.^^
꼭 보세요~
12/09/1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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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효주씨는 찬유 -> 동이로 드디어 전성기가 오나 싶더니 왜 이렇게 다시 존재감이 없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이런 역 맡고 있을 때가 아닌데. 후유-_-
Eternity
12/09/16 11:21
수정 아이콘
존재감이야 캐릭터의 비중이 적어서 그런 면이 크고,
반대로 비중이 적은 캐릭터임에도 한효주의 연기력으로 꽤나 큰 인상을 심어줬다고 봅니다.
오히려 저처럼 배우 한효주에게 관심이 없던 관객들에겐 더 인상적으로 다가온 면이 있더라구요. 연기 좋았습니다.
해적왕
12/09/1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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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좋은 리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영화를 보고
집으로 오면서 피지알에서 리뷰를 보며
여러생각들을 듣고 싶었거든요

저는 광해라는 영화가 너무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씀해주셨듯
이병헌의 연기와 신경쇠약등을 통해
대역을 쓴 부분이 억지스럽지 않았고

곤장을 맞지 않기위해 15살의 아이를 넘기고
눈물까지 흘리며 마음아파한 모습을 통해
백성을 위하는 가짜광해의 모습이
왕인척하기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가짜광해의 진짜 속마음이 표현되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어
내용이 자연스럽고 좋았던 것 같습니다.

탄탄한 내용구성과 배우들의 연기가 빛이 난
정말 좋은 영화인 것 같네요.

그런데 한효주와 이병헌과의 마지막이 애매하게 끝난 점이
아쉬웠던 건 저 뿐이었나요ㅠ

무튼 좋은영화 보고와서 좋은 밤을 보낼 수 있어 기분이 좋네요 크크

다시한 번 좋은 리뷰에 감사드리며..
거구자100
12/09/1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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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왕 님// 저도 한효주와 가짜 이병헌의 러브스토리가 아쉽더군요... ㅠ.ㅠ 한효주양의 외모에선 빛이나드라구요...
해적왕
12/09/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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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구자100 님//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니ㅠㅠ
뜬금없지만 영화를 보고 저랑 공감하는 부분을
찾는게 참 좋은 것 같은데

특히 피지알은 그런 공감을 하게 해주는
다양함 속에 배울거리가 많은 것 같아
참 좋은 것 같네요
Eternity
12/09/16 11:25
수정 아이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한효주와 이병헌의 러브라인에 대한 아쉬움은 대부분의 관객들의 공통된 정서였을 겁니다.
저 또한 아쉬웠구요.
다만, 관객들이 아쉽다고해서 관객들이 원하는대로 이 둘을 이어주는 식으로 결말을 맺었다면,
그 통속성으로 인해 작품성이 다소 떨어졌을 겁니다. 평론가들의 평도 안 좋아졌을 거구요.
관객들의 아쉬움은 이해하나, 역사적 사실과 작품의 질을 위해 냉정을 유지했다고 보는게 맞겠죠.
아쉬운 마음은 뭉툭하게 잘려버린 은장도의 날로 달래야겠죠.^^
해적왕
12/09/16 15:21
수정 아이콘
Eternity 님//
Eternity 님께서 해주신 이야기를 듣고나니
한효주와 이병헌의 러브라인이 이루어졌다면
뻔한(?) 내용의 억지로 보여졌을 수도 있겠네요.

오히려 러브라인은 언제 마무리되려나 하는 마음에
좀 더 몰입한 채로 영화를 감상 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구요.

뭉툭하게 잘려버린 은장도의 날이라..
놓쳐버린 부분이긴 한데 어떤 의미가 있는거가요?

뭔가 한효주가 결심을 한 것 처럼 보이긴 했는데ㅠ

무슨 의도로 그 신이 들어갔는지는
아직 이해가 안되네요ㅠ
Eternity
12/09/17 09:25
수정 아이콘
뭉툭하게 잘려나간 은장도는
중전을 향한 가짜 광해군의 마음이 담겨있는 물건이죠.

"아무리 괴롭고 힘들어도 죽지 말아라."

비록 사랑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상대인 그녀에게,
목숨을 가벼이 여기지 말고 부디 살아만 있어달라며 당부하고 떠나는 본인의 마음이 담긴 물건입니다.
은장도가 원래 중전의 물건이므로 돌려주는 것이긴 하나,
그냥 주지 않고 자신의 소망과 바람을 간곡히 담아 전해주는 마지막 편지나 마찬가지 인거죠.
한효주가 결심한 것처럼 보이는 씬은, 결심이기 보다는 감동에 가깝겠죠. 남자의 묵직한 진심이 전해진 데에 대한 감동.
(결심이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의지있게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결심이라고 볼 수도 있겠구요.)

한마디로, 중전이 죽고싶을 때마다 뭉툭하게 잘려버린 은장도의 날을 보며 다시 삶에 대한 의지를 이어내길 바라는 가짜 광해군의 소망이 담겨있다고 보시면 될듯합니다. 별 거 아닌듯 하지만 짠한 장면이죠.

암튼 이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마술사얀
12/09/1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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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얼마전 비슷한 소재의 영화 나는 왕이로소이다 도 있고. 멀리 보면 카케뮤샤, 심지어 왕자와 거지에서도
다루어지는 가짜왕 소재는 참신함과는 꽤 거리가 있고, 자칫 뻔한 이야기로 흐를 수 있지만
그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긴장감과 유러러스함을 적절하게 섞어 새로운 이야기로 만드는
역량이 대단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Eternity
12/09/16 11:26
수정 아이콘
그러니까요.
시나리오, 연출, 배우 그 어느 하나 칭찬하지 않을 것이 없는 영화였습니다.
냉면과열무
12/09/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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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개봉일에 봤는데.. 재미있게 본 영화입니다.
피지알에 올라온 예고편 보고 너무 기대를 해서.. 재미없을 영화다 재미없을꺼다.. 라고 되뇌이며 일부러 기대치까지 낮추며 보러 갔거든요..

이병헌과 류승룡의 연기.. 중후반까지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흘러간 점.. 한효주의 빛이나는 외모.. 심은경의 눈물.. 그리고 천민인 하선이 서적을 공부하며.. 중후반 신하들에게 일침을 놓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제대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이 영화... 엄청 웃긴 영화입니다. 영화관에서 그렇게 웃은건 브루스 올마이티 이후 처음이었어요. 흐흐흐

다만 아쉬운 점은, 김인권이 열연한 도부장이라는 캐릭터.. 정말 몰입이 안되더군요. 제 영화관람 철칙이 분석보다는 감상을, 감상보다는 몰입을..인데.. 김인권은 그 특유의 코믹한 이미지 때문에 도부장 부분은 정말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도부장이 죽을때.. 왜이리 슬로우를 많이 거는건지.. 2시간동안 정말 재미있게 영화를 보다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짜증이 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억지감동을 짜내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날 또 보려구요. 흐흐흐흐흐흐흐
Eternity
12/09/16 11:29
수정 아이콘
배우 김인권에 대한 부분은, 김인권에 대해 못박힌 이미지가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사실 최근들어 진지한 역할도 많이 맡고 좋은 연기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 기대주가 김인권이거든요.
(최근에는 <마이웨이>에서의 연기가 참 좋았죠.)
그럼에도 아직 코믹 캐릭터의 이미지를 벗지 못해 안타까운 배우죠.
다만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매우 큰 만큼 주목하고 지켜볼만한 배우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가난한쉐리
12/09/16 01:09
수정 아이콘
도승지가 허균이었군요ㅠㅠ

같은 영화를 봐도 이런 평가를 쓴다는게 부러울 따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천민 출신 광대가 소학정도는 읽을줄 안다는 것부터 가짜왕이 고작 10여일 일하고 왕의 업무를 파악해서 똑똑한 사대부를 상대로 호통치는게 공감이 안가더군요... 영화는 영화다라는 말이 심히 공감이 됐었습니다...

그 외적인 부분은 올해 본 영화중에서 가장 재밌고, 제대로 봤던 영화 였었습니다^^
Eternity
12/09/16 11:30
수정 아이콘
네, 긴 호흡의 드라마가 아닌 이상, 이 정도의 부자연스러움은 조금 이해하고 넘어가 줄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약간 어색하긴 했지만, 용인 가능한 수준이랄까요.
12/09/16 02:09
수정 아이콘
진중한 분위기에서 어색하지 않게 터뜨려주는 개그가 올드보이급으로 일품이네요. 특히 매화틀 씬에서는 꺽꺽대고 웃다가 팝콘이 제대로 사려들려서 거의 질식할 뻔 했습니다. 도둑들과 더불어서 올해 최고의 영화 투탑입니다. 클라이막스 도부장의 3류 액션씬만 빼면 원탑도 가능했는데 말이죠. 라이즈 보다도 만족도가 훨씬 높았어요.

근데 광해군 대역 보면서 노무현 떠올리신 분 없었나요? 노무현 이야기를 과하지 않게 티나지 않게 잘 숨겨셔 대입시켜 놨구나.. 하면서 보다가
파병논쟁 씬에서 '부끄러운 줄 아시오!' 호통칠 때 여기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내! 하고 웃었는데 어떠셨는지들.
Eternity
12/09/16 11:32
수정 아이콘
매화틀 씬이 뭔가해서 찾아봤더니, 매화틀=좌변기(?)이군요.
정말 그때랑, 도부장(김인권)이 울 때크크 관객들이 가장 빵 터졌던 거 같습니다.
저 또한 <도둑들>과 함께 올해 최고의 영화 투탑으로 꼽습니다.^^
노무현에 대한 부분은 제가 둔감해서 그랬는지 "부끄러운 줄 아시오." 부분에서만 느꼈습니다.
위에 댓글을 보니 전체적으로 노무현에 대한 오마쥬가 있었다고 그러시더라구요.
12/09/16 06:37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론 올해 본 영화중에 최고였습니다.
극장에서 그렇게 크게 웃어본적은 정말 처음이네요..;;
Eternity
12/09/16 11:33
수정 아이콘
저도 정말 오랜만에 그렇게 웃어봤던 거 같습니다.
거구자100
12/09/16 08:32
수정 아이콘
저도 올해 본 영화중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다움 댓글이 악플만 나오더군요... 배급사의 횡포, 이병헌...등등의 악플...
아쉽네요...
영화 리뷰 잘보았습니다..제가 광해를 보면서 느꼈던 많은 부분과 비슷하더군요...
스토리, 주연배우들의 호연, 특유의 자연스러운 유머코드에다가 김인권씨 역활의 어색함까지... 제 생각과 99% 일치하더군요...
올해 영화제 대상은 정말 이병헌씨가 타야겠다...라는 생각도..^^
Eternity
12/09/16 11:34
수정 아이콘
그쵸, 청룡영화제랑 대종상 남우주연상 가아죠.^^
암튼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리콜한방
12/09/16 09:33
수정 아이콘
감정 호소 부분은 참 불만스러웠지만
배우들의 연기와 무엇보다 유머!!!!
유머가 진짜 엄청났습니다.
한국영화-외국영화 보고 이렇게 많이 웃었던건 머리 털나고 처음 같아요.
Eternity
12/09/16 11:36
수정 아이콘
맞아요, 정말 기대도 안 하고 갔다가 빵빵 터졌습니다.
송지은
12/09/16 11:20
수정 아이콘
이병헌 꼴뵈기시러 보고싶지 않네요.
Eternity
12/09/16 11:36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노란곰돌이푸
12/09/16 15:36
수정 아이콘
제 여자친구가 영화를 딱 자신이 좋아하는 배우 나오는 것만 보는데

평소에 이병헌을 매우 싫어했음에도 불구하고

"광해" 를 보고 이병헌에게 빠졌습니다. 사람 이병헌이 아닌 배우 이병헌에게요

해피투게더의 천진난만함과 아름다운날들의 광기 가 모두 담긴..

그야 말로 압도하는 연기력을 펼친 이병헌.. 대단하더군요
다리기
12/10/17 13:16
수정 아이콘
한 달이나 지난 글을 이제서야 읽고, 댓글을 읽다가 신선한 충격이 오네요.
어떤 사고구조를 가지면 이런 글에, 이런 댓글들의 흐름에, 이따위 댓글을 틱 싸지를 수가 있는지 감히 상상이 안됩니다.

정말 꼴뵈기시러 보고싶지 않은 댓글이네요.
12/09/16 11:34
수정 아이콘
정통 사극을 기대하고 갔는데 의외로 빵빵 터졌습니다. 똥 싸는 장면은 숨 넘어 가는줄 알았어요. 크크크
그리고 이병헌이 이정도의 배우인줄 처음 알았습니다. 남들이 극찬하던 달콤한 인생도 그저 그렇게 다가왔는데 광해에서는 어마어마 하더군요. 특히 가짜 광해가 왕으로써 각성 하고 호통 치는 부분도 진짜 광해와는 미묘하게 다르게 연기한다는 느낌을 받게 해주더라구요. 중반부터는 올해 남우주연상은 이병헌이 가져가겠구나라는 확신까지 줄정도로 대단한 연기였습니다.
연출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광대가 광해로 성장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면서 또한 갈망하게 만들더군요. [m]
Eternity
12/09/16 11:52
수정 아이콘
<달콤한 인생>에 대한 느낌만 빼면, 제가 느낀 부분이랑 90프로 이상 일치하시네요.
(전 <달콤한 인생>부터 이병헌의 팬이 된지라^^;)
암튼 말씀하신대로 위엄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진짜 광해와 가짜 광해가 달라서.. 정말 후덜덜했습니다.
최고의 연기력입니다 정말.
노란곰돌이푸
12/09/16 15:39
수정 아이콘
똥눌때 기절할뻔 했습니다 방심하고 있다가 마지막에 한번 더 터트려서 저도 숨 넘어 갈 뻔 했습니다 크크크
애패는 엄마
12/09/16 12:42
수정 아이콘
영화는 호평이 많아서 궁금하긴 한대 개봉일 땡기기와 정말 도를 넘어서서 심각한 상영관 지배 동네에. Cgv 영화관만 세개 있는데 다른 영화를 볼 수가 없습니다 광해 외에는 개봉작은 교차 상영 기존작은 시간대가 몰려 있고 이건 너무하다고 생각해서 보기 싫고 망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고
Eternity
12/09/18 21:39
수정 아이콘
사실 <광해> 뿐만이 아닌 대형 배급사를 끼고 개봉을 하는 대작 영화들의 공통된 문제점이죠.
천산검로
12/09/16 16:31
수정 아이콘
이야 오늘 봤는데 참 재밋더군요. 올해 한국영화는 참 볼게 많았던거 같아요. 광해는 그중에서도 발군이구요.
보고나서도 여운이꽤 남아 오랜만에 집에있던 조선왕조실록을 봤습니다. 한효주가 나중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요.
Eternity
12/09/18 21:40
수정 아이콘
저 개인적으로 올해 영화 중 가장 재밌었던 영화들이,
<광해>, <도둑들>, <범죄와의 전쟁>, <577프로젝트> 였습니다. 이 중 <도둑들>과 <광해>를 투탑으로 꼽고 싶네요.
블루드래곤
12/09/16 22:37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는데요, 개봉전부터 상당히 기대했었고 보고 나서도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역사적 사실이라고 증명할 순 없지만, 반드시 사실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히스토리 팩션의 특징을
매우 잘 살렸다고 봅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상당히 좋았고(이병헌의 연기는 진짜 남우주연상급이었다고 보구요)
대중들에게 전달하려는 메세지나(특히 가짜 광해군이 '부끄러운 줄 아시오' 하는 부분) 중간중간에 섞인 유머,
그리고 역사적 고증(상참의나 매화틀 등)까지 괜찮았다고 봅니다.

다만, 마지막 씬의 도부장 김인권의 격투신은 꼭 필요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대궐에는 사방에 눈과 귀가 있다면서
편전에서 왕과 도승지가 큰 소리 높여서 얘기하는 장면은 조금 거슬리긴 했네요. 중전이 가채를 올리지 않은 점역시;;
그리고 아쉬웠던 점은, 진짜 광해군이 의식에서 회복된 뒤에도 자신들을 죽이려한 서인 세력들을 '직접 독살하려고 한것도
아니고' 하면서 나약하게 나온점, 그리고 광해군의 치적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중립외교가
가짜 광해군의 약간은 충동적이고 욱하면서 나온듯한 대사로 대체된 점도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광해군은 역사적으로 폐위되었다는 점 때문에 연산군과 같이 폭군으로 묘사되기도 하는데,
실제로 중립외교를 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재평가할 요소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히 반정을 통해 왕위에 오른 인조는 희대의 병;신;력으로 조선 최악의 군주라고 생각하기에;;;)
국가 내부적으로 힘을 다지고 국가 외부적으로 현실 외교감각까지 있다면 최상이겠지만,
힘이 없으면 눈치라도 있어야지, 힘도 없고 눈치도 없으면 어떤일이 발생하는지는 인조가 가장 여실히 보여주었으니;;

어쨌든, 광해군이라는 역사적인물이 재평가될만한 요소를 보여주었다는 면 하나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봅니다.
(실제로, 가짜 광해군이 자주적 의식을 드러냈지만, 워낙 이병헌씨가 1인2역을 잘해서 진짜 광해군이 그런듯한
느낌을 관객들이 많이 가졌을테니 어쨌든 미션 석세스;;;)

아, 그런데 이조판서역으로 나온 김명곤씨는 영화속에서 비중이 매우 작은건 아닌데 왜 특별출연이라고 나오는거죠??
Eternity
12/09/18 21:42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셨네요.
개인적으로 조선 역대 임금 중 광해군을 가장 좋아하는 지라,
광해군의 모습이 너무 음울하게 그려진 건 아닌가 하는 찜찜함도 있었지만
말씀하신대로 어쨌든 광해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관객들이 가졌을테니 미션 석세스 크크

김명곤씨의 특별출연 부분은 저도 의아하더라구요. 저도 보면서 궁금했습니다.
一切唯心造
12/09/16 23:16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 왔는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플롯은 뻔했지만 이병헌의 연기가 모든걸 덮어버리더군요

저에게 가장 좋았던 부분은 세 번 나오는 아침의 교지 신입니다
똑같은 교지를 알리는 아침의 상황인데 처음에는 머뭇거림이 중반에는 힘찬 임금이
죽게 될지도 모르는 것을 알게 된 다음 날 아침에 명에 군사와 백성을 바치는 신에서
모든걸 체념하고 아픈듯도 보이는 이병헌의 연기가 혀를 내두르게 하더군요

중전과 손을 잡고 도망가던 신에서 설마 여기서 러브스토리로 빠지는거야?
시간이 없어서 이야기를 다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모자를텐데라고 걱정을 했는데, 다시 중심을 잡아줘서 다행이었고,
억지로 감동을 쥐어짜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중간 중간의 개그코드도 정말 웃겼구요 역대 한국영화 중에서 제일 많이 웃었던 것 같습니다

김인권씨는 인터뷰에서 자신에게 그 역할이 왔을 때, '왜 이 역할이 나에게 왔지? 잘못 고른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고 인터뷰했는데, 자신이 영화에서 코믹한 이미지로 대중에 비춰지는걸 알고 있더군요
그럼에도 저에게는 코믹한 이미지라 몰입이 안되는 부분은 없더군요
그런 이미지를 살려야 할 부분은 확실히 살려줬구요
Eternity
12/09/18 21:46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중간 러브스토리에서의 절제미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보통 그쯤되면 포옹씬 한번 나오기 마련인데 그런 거 없이 절제하더군요.

광해군이 중전과 조용한 곳으로 도망쳐서는
"내가 끝까지 지켜준다 했다하지 않았소." 라며 감동적인 대사를 칠 때,
보통 감동의 포옹 정도는 해주기 마련인데.. 중의 대응과 대사가 일품이더군요.

조용히 뒤돌아서서는 눈물을 툭 흘리며 하는 말,
"왜 저를 울리려고 하십니까.."

참.. 이런 절제미 때문에 오히려 더 가슴에 짠하게 남는 장면이었습니다.
뺑덕어멈
12/09/17 00:04
수정 아이콘
진짜 광해는 타고난 핏줄로 태어나고 자라면서 얻어지는 자연스런 선천의 카리스마를 보여줬다면
가짜 광해는 백성과 공감하는 모습에서 나오는 후천의 카리스마를 보여준거 같아요.
이병헌은 그 두가지의 차이를 제대로 표현하면서 연기를 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진짜 광해는 언제나 차가운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면
가짜는 평소에는 친근하다가도 백성과 공감하고 긍휼이 여기는 순간에 열정의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온다고 할까요.
한효주와의 로맨스도 처음에는 밋밋하게 느껴지지만
조선시대에는 중전이 된 양반집 규수와 저잣거리에서 연극을 하던 자와는 다른 종에 가까운 느낌이겠죠.
그런 두 사람에 감정과 적정선에서 마무리 된 느낌이 점점 여운이 남네요.
천한 놈이 궁에 들어와 잘난놈들도 다 똑같지라는 폭로가 아닌 그 느낌이 좋네요.
Eternity
12/09/18 21:47
수정 아이콘
생각해보면 말씀하신 그 부분이 참 대단하죠.
분명 똑같은 위엄과 카리스마인데..

다른 색깔과 느낌의 위엄과 카리스마를 뿜어낸다는 게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대단했습니다.
배우 이병헌의 필모그래피에 영원히 남을 수작이네요.
온니테란
12/09/17 00:12
수정 아이콘
오늘 보고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왕의남자보다 더 몰입되서 긴 런닝타임이 훅..지나갔네요
끝날때 영화관의 반이 눈물바다가 되었고.. 엔딩 크레딧까지 확인하고 퇴장했어요.

이병헌이 현재나이대 배우들중에 가장 연기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영화보면서 연기력 최고라고 생각했고 영화 내내 삽입된 음악들이 배경이랑 배우들이랑 너무 어울렸죠.

심은경씨 죽었을때 이병헌씨 오열 연기가 일품이였고
김인권씨 죽었을때도 그 애절함이 생각나서 너무 슬펐고
마지막 가짜광해에게 허균이 목례인사하는 부분이 정말 감동이더라고요.

그리고 가슴상처 확인하기위해 광해가 문을열고 나왔을때 표정이랑 얼굴만보고도 저건 진짜 광해다고 느꼈네요.
진짜 명품영화였습니다. 또 보러갈까 생각중입니다..+_+
Eternity
12/09/18 21:49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부분들 전부 명장면이었죠.
특히 그중에서도 사월이의 죽음에 따른 이병헌의 오열씬은 정말 최고였다고 봅니다.
영화를 두번 봤는데도 그 부분은 오히려 더 짠하더라구요.
정말 명연기였습니다.
기다린다
12/10/02 19:36
수정 아이콘
한가지 질문이 있는데요.. 이거 어머니랑 같이 보기 괜찮나요? 야한장면이나 기타 너무 폭력적인 장면이 많은 편인가요?
DavidVilla
12/10/03 00:55
수정 아이콘
문제 없습니다.

추석 때 가족들이 (전 이미 본 관계로 패스..) 다같이 보고 왔는데, 다들 재밌었다고만 하네요~
Eternity
12/10/03 08:26
수정 아이콘
기다린다님// 저도 어머니랑 둘이 봤습니다.^^ 좋던데요~
12/10/03 01:21
수정 아이콘
전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인지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꽤나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입니다.

몇 몇 오그라드는(?) 장면이 있었지만 선을 넘지 않았고, 결말도 지나친 부분 없이 잘 마무리 된 것이 좋았습니다.

유머도 평균 이상으로 세련됐구요.

특히, 본문에서 말씀하셨듯이 다시 눈을 뜬 진짜 광해의 눈빛은 정말... 마른 침을 삼킬 정도로 압권이었습니다.

좋은 평 잘 읽었습니다.




아, 그리고 광해가 데이브라는 영화를 표절했다는 말이 있던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제가 데이브를 안봐서...)
Eternity
12/10/03 08:41
수정 아이콘
사실 저도 <데이브>를 안봐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암튼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가라한
12/10/03 22:07
수정 아이콘
좋은 리뷰 잘 읽었습니다.
제가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은 아니라 뭐라 말할 입장은 아니지만 감독이 정말 연출력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말씀하신대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정말 그럴싸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완전 엉뚱한 뻘 감상인데.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모든 드라마와 영화를 통틀어서 궁궐의 위엄이 가장 잘 느껴지더군요.
경복궁이 저리 멋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첫장면 궁의 설경 부터 뭔가 범상치 않았구요.
특히 기억에 남는 씬은 가짜 광해가 첫 상참(?)을 하러 본전(근정전)에 들어가던 장면의 카메라 워크 였네요.
그장면 보고 감독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실제 역사상으로는 그 당시 경복궁은 존재하지 않기는 하지만요...^^;;
Eternity
12/10/04 18:41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궁궐의 위엄이 말그대로 쩔었죠.. 덜덜.
감독이 전작들이 별로 신통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 하나 만큼은 제대로 뽑아냈더군요.
이 작품 하나만 놓고 본다면 연출력이 꽤나 뛰어나다고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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