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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봐도 좋은 양질의 글들을 모아놓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19/05/30 18:41:35
Name Hammuzzi
Subject [일상글] 가정적인 남편 혹은 착각
저번에 결혼하지마? 썰을 풀다가, 덧글에 " 결혼했어도 여자는 남자를 모른다" 라는 글을 보고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 혼자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행복한 일상에 대해서 한번 소소하게 썰을 풀어볼까 합니다.

혹시나 제가 혼자 착각하고 흐믓해하고 있는 상황들이 있다면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흐흐





1.
인터넷에서 아내를 기쁘게 하는 99가지 방법과 남편을 기쁘게 하는 1가지 방법을 보고 빵 터져서 남편에게 보여준적이 있습니다.

아내를 기쁘게 하는 99가지 방법엔
소소한 집안일은 해준다거나 꽃을 사준다거나 그런 내용이 적혀져 있었고 그걸 다 해주더라도 아내는 기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소지였지만,

남편을 기쁘게 하는 단 한가지 방법은 아래와 같았죠
[가만히 냅둔다]

나는 빵 터져서 남편에게 보여줬고 남편이 매우 긍정하며 정말 그렇다고, 가만히 냅두는게 제일 좋다고, 부디 뭐 해주려하지 말라며 긍정했죠.


그때, 그것이 터져나오는 진심이었을지도 있었다고... 지금에야 돌이켜보니 그런 생각이 듭니다.






2.

저는 별일 없으면 가끔 한번정도 같이 노는 유부녀 친구 그룹이 있습니다.
물론 결혼전부터 꾸준히 만나 같이 놀았지만, 결혼 후에는 여러가지 이후로 분기별에 한 두번정도로 줄어들었지요.


보통 주말중 하루, 아침 일찍 만나 브런치 먹고, 카페서 커피를 먹거나 보드게임하다가, 집에 저녁 챙겨주러 들어갑니다.
가끔 제가 친구들때문에 주말에 하루 나간다면 남편은 알겠다며, 기왕 만나는거 저녁까지 먹고 오라고 다독입니다.

하지만 저녁까지 있다 오고 싶어도 걱정이 되서 그렇게는 안되더라고요. 한끼는 챙겨줘야 제대로 먹을 것 같아서요.


친구를 만나는 건 즐겁지만 항상 갈때마다 제 걱정은 남편입니다.


집에 반찬을 가득가득 해놓고 가도 다녀오면 챙겨먹지도 않아요.
라면 하나 끓여먹고, 아니, 가끔은 라면 하나조차도 끓여먹지 않고 나갔을때 모습 그대로 쇼파나 컴퓨터 앞에 토템이 되어있습니다.
아침이야 늦잠을 잤다 하더라도 점심은 어케 해결하는지, 하루종일 뭘 먹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혹여나 굶을까봐 반찬을 잔뜩 해놓고, 국이랑 찌게도 끓여놓고 갔어도 도통 챙겨먹질 않길래
차라리 사먹기라도 하라고 식탁위에 5만원 두고 가지만, 뭐 사먹는거 같지도 않습니다. (그래도 돈은 잘 받습니다.)

다녀와서 뭘 했냐 물어봐도 특별히 하는 것도 없습니다.
티비좀 보고 게임좀 했다고 하는데 그냥 나갔을때 모습 그대로 있습니다.

차라리 친구라도 만나서 같이 밥을 먹는것이 어떠냐, 하고 물어본적도 있는데 제가 집에 없다고 굳이 왜 친구를 만나야 하는지 모르겠답니다.
제가 계속 걱정하면, 부디 신경쓰지 말라고 자기가 다 알아서 한다고 하더랍니다. 그래도 역시 뭘 먹고 사는지, 뭐하고 노는지 모르겠어요.



저 역시 뭘 챙겨먹는지 뭐하고 노는지 모르는 남편이 걱정되서, 친구모임을 더 줄일까 생각이라도 하면 남편을 펄쩍 뛰며 그래선 안된다고,
친구랑 만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적극적으로 친구를 만나라며 응원해 줍니다.

하도 걱정을 하니 요즘엔 친구들이랑 놀고 집에 오면 설거지를 해놓습니다.
본인 말로는 밥 다 잘 챙겨먹고 설거지 해놨다고 하는데, 설거지 해놓은 것은 정말 고맙지만 역시 미안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가 없네요.




남편도 사실 심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만나러 가는 날이면
해가 어둑하게 질 쯔음부터, 20분 단위로 카톡으로 연락와서 언제오는지, 언제 출발하는지 물어봅니다.

저는 심심하고 배고파서 그러는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남편은 걱정되서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도 자꾸 언제오는 지 궁금해 하는 남편을 보면 한나절 안봤다고 제가 그리 보고싶을까, 입꼬리가 올라가기는 합니다.



... 뭐, 아니면 단순히 그냥 언제오는지 정말 많이 궁금한걸수도 있겠지만요.






3.

남편도 분기별로 가끔 만나는 학교 친구+후배 모임이 있었습니다.
과거형인 이유는, 시간이 지나며 그 모임의 유부남이 늘어나면서 결국 그 모임은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말았죠.

결혼 초에 남편이 그룹의 유일한 유부남이었을땐 만날때마다 다같이 술먹고, 피씨방가서 게임도 하고,
봄 가을로 엠티도 가서 고기도 구워먹고 그랬던것 같았는데,

요즘엔 1년에 한번 볼까 말까합니다.
친했던 친구들은 다들 유부남이 되어버리고 그중 일부는 애아빠가 되어버려서 모임엔 나오지 못하고,
모인에 남은 후배들은 잘 모르는, 나이차 많은 어린 후배들밖에 안남아서 남편도 그 모임에 가기엔 그다지 재미는 없는 모양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요.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도, 주중에 가끔 보고 들어왔는데, 햇수가 지날수록 다들 유부남이 되어버리니 점점 안보더라고요.
결혼 첫해에는 일주일에 한두번은 꼭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들어오더니 요즘엔 한달에 한두번정도로 줄었습니다.


유부남 친구들끼리는 이제 가족들 다같이 만나는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들 열변을 토하고있지만,
아무도 총대를 메지 않아 아직 '가족 다같이' 친구모임은 성사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고보면 유부남들도 인터넷에서 떠도는 밈과는 달리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시 여기고, 가족끼리의 모임을 꽤나 중요시 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 뭐, 아니면 단순히, 혼자노는 것이 눈치보이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4.

결혼 후 점점 친구들을 많이 못만나서 참 안타까울것 같아서
작년엔 제주도에 내려가서 몇년간 못보고 있는 친구 보고오라고 (그 친구가 심심하다고 그렇게 외친다 합니다) 2박2일 보내줬었습니다.

보내줬더니 신나서 가더니 잘 놀고는 온것 같지만, 다음엔 꼭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혼자 보내줘서 남자들끼리 놀면 여자들 있는 것보단 편하게 놀고 더 재미있을거라 생각했더니 꼭 그런건 아닌것 같습니다.


혼자갔더니 그 친구도 그렇고, 제주도에 내려간 김에 보러간 다른 선배도 그렇고 절 떼놓고 왔다고 그렇게 혼났다고 합니다.

특히 그 유부남 선배는 절 데리고 와야 와이프도 소개시켜주고 커플동반 술자리도 가지고 해야 신나게 놀수 있는데 왜 혼자왔냐며 원망하더랍니다.
그리고 남편에게는 '우리 계속 논거다. 그리 알거라' 하고는 저녁+반주만 먹고는 10시쯤 남편과 헤어지고 다른 사람 만나러 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 4시에 집에 들어간다고 톡이 왔다고 했습니다.)


아직은 솔로인 친구랑은 이틀간 맛있는 것 먹고 드라이브도 하고 했지만, 남자 둘끼리는 별 재미없다고는 하더라고요.
제주도가 이쁘긴 했지만 결론적으로 내려가서 별로 큰 재미는 없었다 합니다.


재미있었다고 이야기 했다면 좋았을텐데,
좋긴좋았지만 제가 없어서 재미도 별로 없었다면서 다음엔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그 친구는 저 오는 김에 제가 아는 솔로 여자 사람친구도 있으면 좀 같이 데리고 오라고 강조했다 합니다.



결론적으로 작년에 좋아했다면 가끔 그렇게 일년에 한번정도 1박 2일 친구들이랑 놀라고 보내줄 생각이었는데,
별로 혼자 가고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 없으면 재미없다는데, 어쩔수 없지요. 저도 귀찮지만 앞으로는 꼭 같이 다닐수 밖에요.



남자들은 남자들끼리 노는 것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 꼭 그런건 아닌 모양입니다.
남자들은 사실 말로만 혼자 두는것을 좋아하지, 누구보다도 커플이 되어 함께 놀고싶어할지도 모르겠어요.





5.

남편은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합니다.
다른 특별한 일이 없다면 집에 있는 것을 선호합니다.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라 해도 재미없다 하고 동호회같은것도 관심이 없고 그저 자신은 집에서 저랑 노는게 세상에서 제일 잼있다고는 합니다.


집에서 남편의 공간은 거실입니다.
거실에는 남편의 컴퓨터 및 책상, 티비와 플스 및 각종 다양한 게임패드, 아이패드를 비롯한 타블렛 3종, 쇼파, 그리고 에어컨(여름용)이 있지요.


휴일에 하루종일 뭐하나 보면
일어나서 보지도 않을 티비를 틀고, 쇼파에 누워 타블렛으로 게임을 하거나 쇼파 앞에서 티비에다가 게임기를 연결해서 게임을 하거나
티비는 틀어놓고 컴퓨터를 하거나 합니다.
(왜 항상 보지도 않으면서 티비를 그리 틀어놓는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티비에서 보험 광고가 나와도 그걸 냅두고 있습니다)


제가 보기엔 하루종일 그렇게 암것도 안하고 거실서 가만히 있는게 별로 재미없어 보이는데 그게 그렇게 재미있나봐요.
저야 남편이 집에 저랑 같이 있으면서 같이 집안일 하면 좋습니다.


주말에 남편이 늦잠 실컷자고 있다가 일어서 거실서 혼자 꼬물꼬물 놀고있을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타주면 엄청 좋아합니다.
그리고 점심 차려주면 밥먹고 또 거실서 뭔가 꼬물꼬물 하고 있습니다.
가끔 제가 설거지 하고있으면 얼른 청소기 돌려놓고 또 거실서 토템이 되어있지요.

혼자 거실서 그렇게 놀고 있어서 출출할것 같아 간식 차려주면 또 신나서 간식먹고 거실서 놀다가
또 중간에 심심해 보여서 아이스 아메리카도 타주면 또 엄청 좋아하고요.


제가 빨래 널면 후다닥 달려와서 어서 빨래널고 또 거실서 혼자 뭔가하고 놀고,
빨래 개고 있으면 후다닥 달려와서 어서 빨래 같이 개고 정리하고 거실서 놉니다.
그리고 저녁 차려주면 저녁먹고 날좋으면 산책 한두시간 하다가 잡니다.


그러다가 가끔 영화나 미드도 같이보고 제가 집안일 하고 있으면 장난 걸고 도망치고 그럽니다.
별로 어디 놀러 나가고 싶어하지도 않아요.

가끔 기분내키면 영화도 같이 보러가고, 카페서 데이트도 하고요. 항상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고 느낍니다.


이번 여름에도 에어컨 온도만 18도로 틀게 제가 허락만 해준다면,
(저에겐 18도는 너무 춥고 전 26도 선호합니다) 여름에 어디로 놀러 가고싶은 생각도 없다고 합니다.
남편의 여름 휴가 소원은 집에서 저는 패딩입고 본인은 18도로 에어컨 틀고 이불 얇은거 덮고있고 싶다 합니다. (참으로 이해할수 없어요)
어디 펜션 놀러가는것 보다 그 비용으로 누진세 내고 전기 실컷 쓰고싶다 합니다.



저는 그래서 그동안은 남편이 집에 있는 것을 엄청 좋아하고 저랑 노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해보면 사실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제가 주말에 혼자 집안일 하고 집 치우고 있으니까 미안해서 집에서 같이 시간을 보내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6.

어쨋든, 저는 남편이 가정적이 사람이라 만족합니다.
남편은 집에서 저랑 시간을 보내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고, 어디 좋을 데를 가더라도 제가 없으면 재미가 없다고 하니까요.

남편 주변 친구들도 다들 가정을 소중히 챙기는 바람에 서로 볼 시간은 없지만,
이것도 십여년 지나서 아이들이 어느정도 크고 나면 다시 예전처럼 잼있게 서로 만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여 저희 부부사이에 아이가 생기고, 그래서 남편이 갑자기 집이 싫어진다면 그것도 비극이겠지만 아마 그런일은 없을 것 같다고는 생각합니다. 아마 아이가 있어도 조금 많이 피곤해는 하겠지만, 여전히 집에 항상 함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남편이 저와 항상 함께하고 싶어해서 하루하루가 행복합니다.

그리고 저희 부부같은 일상이 흔한 일상이고,
다들 달콤달콤하게 꿀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노틸러스님에 의해서 자유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9-11-05 10:53)
* 관리사유 :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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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내음
19/05/30 18:54
수정 아이콘
글 도중까지 제 아내가 쓴 글인줄 알았습니다....
저희집하고 90% 이상 일치하네요 크크
재미나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행복하세요
Hammuzzi
19/05/30 21:2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크크
러블세가족
19/05/30 19:03
수정 아이콘
그냥 흔한 집안 얘기네요.. 크크.. 저도 눈치보면서 집안일 도와주고.. 눈치보면서 칼바람 나락 한 판 합니다.. 계획 후 결혼 하자마자부터 임신해서 현재 21개월, 75일 이렇게 두 아이가 있는데.. 아이가 태어나도 똑같더라구요. 몸은 3배로 힘들지만, 퇴근 후 아이들이 잠들때까지 같이 일하고 아이들이 잠들면 또 저만의 시간을 갖습니다. 가끔은 와이프와 시간을 잘 못보내서 너무 일찍 아이를 가졌나 싶기도 한데.. (절대적인 시간도 부족하지만, 에너지가 고갈되어서 뭘 할 의지가 줄어듭니다. ㅜㅜ) 그래도 다들 사는것처럼 흔하게 살고 있습니다. 아마 아이 생기시면 또 저희와 비슷한 생활을 하시지 않을까 하네요. 아이가 있다고 해서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거나 하진 않을겁니다. 왜냐면 그 또한 흔한 집안 얘기니까요. 크크..
Hammuzzi
19/05/30 21:22
수정 아이콘
흐흐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딩크로 살려했다 요즈음
둘다 아이에 대해 고민중인데 아이가 생기면 관계가 많이 틀어질까가 제일 큰 걱정이었거든요. 적당히 이정도에서 몸만 힘든 정도라면, 아이가 초등학생만될때까지 버티면 지금처럼 다시 좋게 지내지 않을까 혼자 꿈만 꾸고있습니다.
19/05/30 19:20
수정 아이콘
저도 가족과 함께 하는게 제일 즐거워요
인터넷에서 와이프의 친정방문에 환호를 지르는 짤들은 그런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는것 같아요
저도 와이프가 애들 데리고 며칠 집을 비우면 처음 하루? 기껏해야 이틀? 정도 편히 쉬고...점점 심심해지더라구요
짐작이지만 아이 생긴다고 남편분이 크게 변하거나 하진 않을것 같아요
아이 생기기전에 두분만의 시간을 충분히 즐기시길...아이 생기면 한 십년은 두 사람만의 시간을 갖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Hammuzzi
19/05/30 21:33
수정 아이콘
아이 생기기 전에 해보고 싶은건 하라며 주변서 여행도 많이 다니고 놀고싶은건 다 해봐야한다고 하더라고요. 껌딱찌 생기면 자유시간은 없을거라고 다들 하는거 보니 지금 열심히 놀아야겠습니다. 흐흐
19/05/30 19:21
수정 아이콘
이런 일상은 흔하지 않나요? 저도 아내랑 같은집에서 사는게 제일 좋습니다.
아내랑 같은집에 있으면서, 게임도 하고, 아내한테 방해도받고, 아내가 노는거 방해도 하고, 같이 영화도 보고, 같이 데이트도 하고, 같이 낮잠도자고..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즐겁더라고요.

친구랑 노는 시간이 줄어서 아쉽지 않냐는 말이 많은데, 저는 그게 항상 의문입니다.
친구가 없는데, 줄어들 시간이 어디있는거죠? (진지)
Hammuzzi
19/05/30 21:42
수정 아이콘
꼼질꼼질 부부가 같이 뒹굴뒹굴 하는건 정말 행복한것 같아요. 가끔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하는 반짝반짝 소중한 순간입니다.
아웅이
19/05/30 19:32
수정 아이콘
좋네요..
Hammuzzi
19/05/30 21:51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종종 올릴게요
센터내꼬야
19/05/30 19:34
수정 아이콘
일단 중간까지 읽었는데...
1번과 2번은 같은 의미입니다.
남자는 혼자 있으면 마냥 행복합니다, 혹은 행복할 때가 있습니다.
그걸 잘 보장해주는게 행복한 결혼 생활의 지름길입니다.
Hammuzzi
19/05/30 21:38
수정 아이콘
혼자둔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별것 하지도 않으면서 혼자 있으며 행복하다니 남자는 참으로 알수없는 생물이군요!
티모대위
19/05/30 19:50
수정 아이콘
1번: 터져나오는 진심
2번: 혼자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싶다. 밥 챙겨먹는 시간도 아깝다. 아내가 집에 오는 시간에 맞춰서 설거지 해놓는 등 구색을 갖춰야 한다?(이건 불확실 크크)
4번: 남편분은 제주도 놀러가서 이틀 내내 노는걸 공식 윤허받았으나 남편 친구분은 그렇지 아니하였음. 부부동반으로 만나야 친구 아내분도 같이 나와서 계속 놀텐데, 남자끼리만 만나서 노니까 밖에 오래 나와있질 못하고 금방 들어가야 함

흐흐 이래저래 소소한 배려심도 있고 귀여운 구석이 있으신 좋은 남편 만나셨네요.
뭣보다 두분이 서로를 많이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서 부럽습니다~ 저도 이런 결혼생활 했으면...
Hammuzzi
19/05/30 21:51
수정 아이콘
흐흐 곧 좋은 소식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서린언니
19/05/30 19:54
수정 아이콘
결혼은 안했는데 휴일에 늦잠자고 일어나서 컴터나 TV켜놓고 아무 생각없이 멍때리는게 그렇게 좋더라구요
남편분도 아마 그걸 즐기고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일에 지치면 생각하는거 자체가 짜증나요
Hammuzzi
19/05/30 21:58
수정 아이콘
멍때리기가 좋기하지요. 저도 가끔 정말 피곤하거나 우울할때 집안일이고 뭐고 암것도 안하고 몇일씩 있을때도 있어요.
그럼 남편이 보다가 꼼질꼼질 맛있는것도 사오고 집안일도 하고 애교도 부리고 그러다라고요. 결혼해서 둘이 살면 이런장점도 있더라고요.
능소화
19/05/30 19:57
수정 아이콘
아이 없는 40대중반 이전 부부면 행복의 절대값이 커야만하고, 클 수밖에 없는 확률이 높아야하죠.
그런게 아니라면 결혼해선 안될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신중한 선택을 안하거나 못한)
그리고 요즘은 육아 전 맞벌이 부부가 가정적이다라는 개념을 굳이 붙이거나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봐요.
같이 하는거잖아요. 그게 상식이고.
부부 생활이라는게 워라벨처럼 개인의 자유도와 공동의 책임 간의 밸런스 찾기의 난이도라서...
대부분 비슷하게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Hammuzzi
19/05/30 22:05
수정 아이콘
육아전 맞벌이 부부는 사실 별거 하는거 없긴 합니다. 그래서 다들 이정도로 비슷하게 행복하게 살고있을거라 생각해요. 지금은 2세 고민 중인데 육아는 다들 넘사벽이라는데 과연 잘 해낼수있을지 걱정 입니다. 가정적이란 이야기를 한건 어떤 상황에서도 그랬으면 좋겠다하는 제 희망사항이 뭍어나오는걸지도요.
미나리를사나마나
19/05/30 21:28
수정 아이콘
엄청 좋은 아내분이신데요 크크
참고로 친구분 만나실 때 슬슬 연락오는 건 설거지나 집정리 타이밍 잡으려고 하는 것일지도요...
패딩입고 에어컨 18도 / 난방 빵빵하게 하고 이불덮고 창문열기
이거 최곱니다. 비슷한 기분을 느끼시려면 공기에 노출된? 야외? 아무튼 베란다처럼 된 사우나에 저녁쯤에 가시면 바로 알 수 있으실거에요!
Hammuzzi
19/05/30 21:36
수정 아이콘
한여름에 패딩입고 에어컨 18도와 한겨울에 난방빵빵하게하고 이불속에서 창문열기... 저희 남편도 주장하는 바인데요. 요플레 뚜껑 안 핥고 버리기보다 더 사치스럽게 느껴집니다... 무슨 그런 호사를...
19/05/30 21:45
수정 아이콘
그런데 남편분 성격이나 일반 남자 사람의 소통력을 고려해 봤을때 남편분이 말한건 그냥 직접적으로 그거 입니다. 예를들어 남편분은 글쓴분이 가끔 주말에 밖에 나가서 혼자 냅두면 그냥 그게 좋은거에요. 글쓴분이 보기엔 아무것도 안하는 그 상태요... 그리고 올때쯤 연락한거는 남편분이 말한데로 진짜 그냥 걱정되서입니다. 집에서 혼자 있는건 좋지만 아내가 늦으면 걱정되 입니다.
무언가 다른 속마음이 있겠지라는 생각은 안하시는게 더 오류가 없을것 같아요..
Hammuzzi
19/05/30 22:08
수정 아이콘
크크 그럴지도요. 사실 남편을 볼때 느끼는건 정말 별 다른 생각없이 있는것 같기는 합니다. 배고프면 배고픈거고 졸리면 졸린거고요.
19/05/30 22:12
수정 아이콘
여자들이 하나의 스타일로 묶이지 않듯이 남자도 다양해요. 아내와 가정 좋아하는 남자도 있고 아닌 남자도 있고 그렇죠. 남편분은 전자이신 듯 하네요. 꿀이 떨어지는 집이에요. 잘 됐습니다 :)
Hammuzzi
19/05/30 22:2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부끄부끄)
수미산
19/05/30 22:28
수정 아이콘
아내가 없으면 없는대로 좋고 있으면 있는대로 좋고.
나는 가만히 있고 싶은데 아내가 뭐라도 하고 있으면 눈치가 보여서 괜히 가서 말걸고 그럽니다. 멍하게 있는게 좋을때가 많아요. 여자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꼭 뭐라도 하고 있어서 맘이 좀 불편할때가 있습니다
Hammuzzi
19/05/30 22:40
수정 아이콘
집에 있으면 자꾸 할게 보이더라고요.
설거지도 있고 빨래도있고, 집안일 다했어도 냉장고 청소도 해야하고 가스랜지 때도 닦아야하고, 주방 타일에 튄 소스도 닦아야하고 화장실 물때도 치워야하고요.

남편눈에는 이 많은게 다 안보이는거 같더라고요.

가만히 냅두면 세상에서 제일 편안한표정으로 쇼파에서 티비틀어놓고 아이패드하고있습니다. 그러다 제가 집안일 하고있으면 불편한표정으로 안절부절하면서 도와줄거있나 눈치보긴 합니다.

저도 불량주부라 귀찮으면 대충 더럽게 삽니다. 흐흐. 깨끗하게 사는 사람들 정말 대단한거 같아요.
밥잘먹는남자
19/05/31 00:18
수정 아이콘
언제봐도 좋아보이는 부부사인것 같아요흐흐
저희부분 넘 자주싸워서흐흐 너무 안맞는 사람이랑 결혼한것 같은데 또 좋을땐 좋아서 좋습니다
Hammuzzi
19/05/31 09:48
수정 아이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덱스터모건
19/05/31 00:22
수정 아이콘
저도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제일 하고 싶은건 아무것도 안하는거라구요.
Hammuzzi
19/05/31 09:49
수정 아이콘
아무것도 안하는것이 제일 하고싶은 것이라니!
어려워요! 크크크크
파란무테
19/05/31 09:02
수정 아이콘
크크. 잘 읽었습니다.
남자는 내비두면 그냥 잘 놀아요. 사회적 동물?인 여자 입장에서는 남자가 외로워 보이거나 불쌍?해보일수도 있는데, 그냥 남자는 그게 편한거죠.
그리고 남편이 아내에게 톡을 하거나 연락을 하는 건 가정적이기 때문이에요. 또, 그렇게 하는게 습관이라서 그런걸 수도 있구요. (아내가 좋아하니까 습관이 되기도..)
저도 유부남 되어보니, 남자끼리 만나도 딱히 할 이야기 없구요. 오히려 아내와 남편이 같이 만나야 이야기가 뭔가 통하는 느낌 그런것도 있더라구요.
Hammuzzi
19/05/31 09:53
수정 아이콘
냅두는게 역시 최고인건가요! 크크 앞으로는 좀더 많이 내비두도록(?) 하겠습니다.
난이미살쪄있다
19/05/31 12:41
수정 아이콘
삼십대 후반까지 싱글생활을 편하게 즐기다가 결혼해서 사십대 초반까지 육아없는 결혼생활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이제 60일 된 아기가 집에 있는데 그것 나름대로 즐기게 됩니다. 혼자 있어 편하던 사람이 둘이 있어도 즐겁고, 셋이 되어도 힘들지만 행복하고.. 뭐 그런것 같습니다.
Hammuzzi
19/05/31 14:40
수정 아이콘
셋이 되어도 행복하시다니 다행이네요. 부럽습니다.제가 제일 걱정하는 부분인데.. 저도 조금씩 용기를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채무부존재
19/05/31 13:22
수정 아이콘
저도 가만히 냅두는게 좋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집안일 하고 있으면 눈치보여서 뭐 도와줄까? 하고 말붙이고 쓰레기라도 버릴려고 합니다... 안그러면 잔소리하거나 소리없이 삐집니다.
아내가 약속 있어서 집에 없는 날은, 그 전날부터 설렙니다. 집에서 혼자 별로 하는 것도 없고 티비보고 컴퓨터 하고 몰래 야동보고 하는게 전부인데 정신없이 시간 갑니다. 밥차려 먹는게 귀찮아서 대충 암꺼나 먹습니다.
아내가 약속 좀 줄일까? 하면 심장이 쿵 내려 앉습니다. 안그래도 혼자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시피 하는데 말이죠... 아내한테 언제 들어와? 하고 묻는 이유는 오는 시간을 알아야 그 시간까지 혼자서 놀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고 대충 치워놔야 아내한테 잔소리 안듣기 때문입니다. 물론 걱정되는 마음도 있습니다.
친구들이랑 밖에서 약속 잡고 놀아도 총각 때 만큼 재미 없습니다.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 눈치도 보이고, 총각 때 만큼 시간도 자유롭게 쓸 수 없고, 쓸 돈도 없고 하니까 마냥 밍숭맹숭하다가 집에 들어옵니다. 그러다 보니 친구도 잘 안만나지고 그렇습니다.
여름에 어디 놀러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게 좋습니다. 놀러가려면 계획 세워야 되고, 짐챙겨야되고, 운전해야 되고, 신경써야 되고. 계획 세우고 아내한테 컨펌받아야 되고... 그냥 집에 있으면 시원하고 따로 신경쓸것도 없고 돈도 적게 들고 훨씬 좋습니다.
Hammuzzi
19/05/3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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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 남편의 마음의 소리를 읽는것 같았습니다! 크크 왠지 다들 비슷비슷 한가봐요.
19/05/3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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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와이프가 피지알 가입했나했네요~ 티비는 보는게 아니라 듣는겁니다 크크크
Hammuzzi
19/05/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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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본의 아니게 낚았나봅시다. 남자들의 티비사랑 알수없네요. 크크크
CozyStar
19/05/31 14:03
수정 아이콘
이거 글 내용이 북명신공 급이네요.
신묘하다 신묘해 크크크
두분 다 가정적이고 너무 잘 어울리네요 ^^
Hammuzzi
19/05/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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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명신공을 잘 모릅니다. 북두신권은 압니다! 넌 이미 죽어있다 이거지요? 칭찬 감사합니다!
CozyStar
19/05/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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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지에 나오는 내용이 오묘해서 익히면 천하제일이 된다는 신공입니다.
결혼생활 천하제일! 크크크 행복해보여서 부럽습니다~
Hammuzzi
19/05/3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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헙, 어마어마한 칭찬이셨군요. 감사합니다 (넙쭉)
으촌스러
19/05/31 16:47
수정 아이콘
이미 남편분의 생각이나 의도를 다 알고 계시면서 모르는 척 글을 쓰시다뇨~읽는 사람 헷갈리잖아요 크크
행복한 결혼 생활 중이시네요~!!
Hammuzzi
19/05/3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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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러할거다 넘겨짚고있는데 얼추 비슷한것 같은가요? 흐흐 감사합니다.
꽃들에게
19/05/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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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행복이 묻어나는 글 참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
Hammuzzi
19/05/31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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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
감전주의
19/06/01 08:56
수정 아이콘
남편분만 그런게 아닙니다.
대부분은 다 비슷할거에요.
Hammuzzi
19/06/02 21:40
수정 아이콘
크크 역시 그렇겠지요?
19/06/02 10:06
수정 아이콘
20분 단위로 물어보신다는건....
한겜 더 달릴까 말까 각을 재기 위해서......
Hammuzzi
19/06/02 21:41
수정 아이콘
그렇군요! 20분의 시간이라는게 역시 그럴지도요! 크크크
꺄르르뭥미
19/06/04 08:02
수정 아이콘
완전 공감을 하는데 아내랑 같이 부부 동반으로 노는 것을 좋아하는 것만 저랑 다르네요. 그냥 집돌이라서 집밖을 나가는걸 싫어하시는거 아닐까요? 크크
19/11/05 22:12
수정 아이콘
저희도 아들내미 딸내미가 없었다면 이렇게 조용하고 행복하게 집돌이 집순이로 살지 않았을까 싶어 눈물이 앞을 가리네요..
아니야 엄마 아빠 행복해....
RookieKid
19/11/06 00:40
수정 아이콘
글에서 꽁냥꽁냥 행복이 느껴집니다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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