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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1/17 21:46:19
Name 저녁달빛
Subject [WWI 관전기] 달빛, WWI를 보러가다...(2)
Day 2

어제는 서울에 도착한 이후의 첫날이어서 상당히 피곤하기도 했었고, 경기 보고 왔다 갔다 하는데
애를 먹어서 인지 아침부터 일어나기가 곤란했습니다. 덕분에 7시에 일어나서 나가기로 했던
약속은 지키지 못하고, 9시 30분까지 곯아떨어져 버렸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유일한 오크 유저인
그루비의 플레이를 직접본다는 생각으로 빨리 씻고 친구집을 나섰습니다.
(친구집은 상도동에 있습니다... 참고로, 상도동에서 코엑스까지 지하철 타면 40분정도 걸립니다.)

오늘은 첫째날과는 달리 사람이 반이상 줄어 있었습니다. 덕분에 늦게 갔는데도 자리가 꽤나
많이 남았었습니다. 저는 가운데 옵저버 화면보다는 그루비의 개인화면을 보고 싶어서, 그루비가
있던 플레이하는 왼쪽 스크린쪽에 있었습니다. 어제 그루비를 잠깐 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상당히 귀엽게 생겼었습니다. 그리고, 외국인이다 보니 키도 180은 족히 넘어 보였습니다.

아... 그리고, 그루비에 대한 얘기를 하기 전에 이재박 선수에 대한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솔직히 저의 견해는 이렇습니다. 아무래도 이재박 선수가 국가대표 1위라는 부담감과 많은 관객들
이 보는 앞에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많이 작용한 듯 싶었습니다. 또 한가지는 상대인 루
아오단 선수의 놀라운 실력도 작용했다고 봅니다. 각종 게시판에서도 그런 글이 많이 올라오곤
했지만, 대부분이 이재박 선수가 떨어졌다는 글은 많이 올라왔지만, 상대인 루 아오단 선수의
플레이가 뛰어났다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솔직히, 상대 비마를 잡을려다가 자신의 영웅이 잡히는 경우는 배넷에서 흔히 있는 경우인데도
불과하고 말입니다. 이재박 선수가 마지막으로 그루비에게 지고 난 뒤에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인상을 확 찌푸리고 있을때, 행여나 이 패배가 나중에 게이머 생활에 있어서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도 되었습니다. 사실, 이재박 선수가 그리 콕집어서 잘못한 것은 없다고 봅니다.


...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루비의 플레이를 보면, 마지막 패자부활전에서 윈드라이더를
쓴 경기를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배럭플레이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트를 5-6기
정도만 뽑습니다. 그것도 처음 1기 생산하고 바로 홀업을 하면서 말입니다. 아무래도 오크는
어느 정도의 테크트리를 빨리 확보하는 게 제일 관건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그러면서, 세컨드 영웅은 세도우 헌터를 이용하고, 항상 첫스킬은 무조건 헥스에 주는 것을 확인
했습니다. 조나단 선수와의 경기에서도 보였지만, 영웅에게도 헥스를 쓰기는 하지만, 주로 일반
유닛에게 헥스를 더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스트롱홀드 이후에는 2랏지를 돌리면서, 위치닥터만
뽑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배럭에서는 더이상 그런트가 아닌 헤드헌터만 뽑습니다.

아무래도 1.10 패치 이후 장거리 공격을 가진 유닛이 상성상 좋아진 까닭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하지만, 그래도 트롤류를 고집하는 것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컨트롤이
어느 정도 받쳐주다보니 그런트 보다는 트롤이 오히려 그루비에게는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루비의 플레이를 보면서 또한가지 느낀 것은 위치닥터의 거의 모든 스킬을 활용한다는 겁니다.
초반 사냥을 하면서 길목에는 항상 센트리 와드를 설치하고, 사냥을 할때는 뒤쪽에서 공격해올수
있는 상대병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항상 스테시스 트랩을 설치하였습니다. 특히, 그루비는 스테시스
트랩을 정말 시기적절하게 잘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상대인 조나단 선수가 그때 그때 일점사를
통해 트랩을 없애 버림으로 해서 이런 그루비의 플레이를 역으로 잘 이용했다고 생각됩니다.

한가지 더 인상적인 장면은 3기의 핀드에 동시에 퍼지를 거는 장면이었습니다. 정말 왠만큼 손이
빠르지 않다면 가능한 컨트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루비의 실력을 단적으로 알 수 있는 플레이였
다고 생각됩니다. 그루비와 함께 마지막까지 4강 진출권을 놓고 다툰 조나단 선수의 핀드 플레이
는 정말 김동문 선수 이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후문에 의하면 김동문 선수가 조나단 선수의 플레이를 보고 나보다 못한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
바가 있지만, 사실 그루비와의 첫경기에서는 단 한마리도 핀드를 잃지 않았었습니다. 또한 칼림
도어 서버에서 100위권 안에 든 선수였기에 그의 실력은 이미 어느 정도 수준급이라고 생각되었
지만, 그 정도인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 둘째날 제가 개인적으로 응원했던 선수들이 모두 떨어진 이변을 뒤로 한체 저는 다시 집으로
향했습니다. 둘째날은 첫째날과 달리 앉아서 구경했기 때문에 그다지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어제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정말 잠이 몰아치듯 쏟아졌습니다.

그러면서, 그루비의 플레이를 머리속에 떠올리면서 어떻게 흉내볼까 하는 생각을 아주 잠깐 해보
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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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1/17 22:19
수정 아이콘
그루비 선수의 헤드헌터 플레이는 흉내내기 무척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_-;;
정말 탁월한 컨트롤과 경기 운영, 위치닥터의 절묘한 활용이 있었기에 핀드 언데드를 상대로 그런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만, 역시 트롤이 소설과는 달리 체력이 너무 약한 관계로-_-;; 주력으로 쓰다가는 울화터질 것 같아 못하겠더군요^^;;
04/01/17 23:14
수정 아이콘
기본 스탯으로 인구수 2 인 버섯은 엄청 좋은 겁니다.
단지 문제가 잇다면 레인지 유닛의 장점인 사거리 -- .
04/01/17 23:44
수정 아이콘
음. 다른 각종게시판에서 이재박선수에 대한 글이 올라오는 이유는.
루아오단의 플레이가 아주 뛰어나서 이선수가 진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선수 한때는 래더 1위를 달렸었고 꾸준히 첫페이지에 머무는 국내톱나엘중에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디가 아주 맘에 듭니다. 이븐스타 너무 이쁘네요.
근데 루아오단의 플레이가 우리가 티비에서 보던 우라나라 나엘유저 이상의 플레이였느나 하면.
그게 아니란 말입니다. 이선수의 +-6 으로 만나는 선수들이 루아오단 이상이면 이상이지 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루아오단선수의 실력도 좋았지만. 평상시에 래더에서의 이선수의 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했기에 아쉬워 하는거죠.
사실 요즘 나나전 추세가 데몬을 마니 활용한다는걸 감안한다면 피했어야 할 플레이를 몇가지 간과 했다는거죠.

그리고 그루비 선수와의 대결에서 말이 많은 그 중앙에서의 전투는 저의 허접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헌트 아처로 이루어진 부대라서 많이들 말씀하시는 디몰만 쫒아가서 부시고 재정렬해서 싸우는게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헌트만 쫒아가고 아처는 후방에 남아 있어야 했었죠. 아처가 느리기 때문에.
쫒아가다 보면 그런트에 전멸 합니다. 뭐 결과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되었지만.
아처부대가 맨몸으로 비마와 그런트를 맞고 있었고 비마가 마나를 채우려다 늦게 합류한건지.
부대지정실수를 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늦게 합류 한게 좀 크구요.
순간 쉐퍼테러에 당황하셔서 아처를 헌트 뒤쪽으로 돌리는 컨트롤을 못한거 같네요.
글고 비마를 쫒아가는 상황은 좀 무리가 있었던것 같습니다. 전투지역에는.
아직 1렙인 나가씨만 있었을뿐. 상대선영웅인 고렙파시어가 전투지역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추격을 하려면 나가씨나 헌트 소수를 보냈어야 하는데 헌트두기랑 비마가 따라가는건 큰실수 같아보였습니다.
그것도 근처까지 따라간것도 아니고 거의 오크 진영까지 따라갔더랬죠.

아. 이선수의 잘못한점을 꼭 찝어 말하는것 같아서 이상하네영. 달빛님께서 의견을 내놓으셧기에 제생각을 올려봤습니다.
이븐스타의 팬으로써 OWL 에서 8강 진출하기를 바랍니다. ^^
마샤™
04/01/18 07:56
수정 아이콘
이재박 선수 너무 아쉬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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