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Date 2004/02/11 17:42:28
Name 포켓토이
Subject 아저씨 팬들이 많은 이중헌 선수..
저도 올해로 더이상 만으로 계산해도 20대가 못되는
이제 만30세의 아저씨가 되어버린 이중헌 선수의 팬입니다. (74년생)
저는 물론이고 최근 온게임넷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소위
'그런트 방법단'도 그렇지만 이중헌 선수는 은근히
아저씨/직장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사실 오크라는 종족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처음 워3를 플레이할때는 주로 언데를 했었죠. 저는 암울한 종족을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오크도 암울했지만 역시 클래식 최고의
암울종족은 언데였으니.. 하지만 언데를 고수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이겨야할때는 결국 휴먼이나 나엘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니 정말 언데를 좋아했다고 말하기도 힘든.. ^^;
이중헌 선수가 계속 명경기를 펼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할때
저도 그 이름 석자를 주워 듣고서 명경기만 찾아 보면서 와 굉장하다
하는 수준의 팬이 되었죠.
하지만 진짜 이중헌 선수 그 자체를 좋아하게 된 것은 다음카페에
이중헌 선수가 남긴 자기 옛날얘기를 읽고부터입니다...
(링크를 남깁니다)

http://cafe72.daum.net/_c21_/bbs_read?grpid=Md2Y&fldid=HsKD&page=1&prev_page=0&firstbbsdepth=0000Kzzzzzzzzzzzzzzzzzzzzzzzzz&lastbbsdepth=zzzzzzzzzzzzzzzzzzzzzzzzzzzzzz&contentval=0000Mzzzzzzzzzzzzzzzzzzzzzzzzz&datanum=22&head=&subj=.................&nick=%C0%CC%C1%DF%C7%E5&id=KOd-HgTHndc0&smsnum=-1&smsvalid=0&count=5934&day=20030416054354&datatype=z&selectyn=n&avatarcate=1&rowid=AAAcaiACfAAAW2ZAAE&edge=

뭐랄까.. 저도 20대때 참 이런저런 고민 갈등 많이 했었고
직장생활 시작해서도 벤처에서 힘들게 일했습니다..
이중헌 선수가 남긴 글을 읽으니 참 눈물이 나더군요.
남의 얘기같지도 않고..
사실 다른 프로게이머 생활 역시 어렵다는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뭐랄까.. 저 글은.. 직장인의 애환이 묻어나오는..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슬픈 글이었습니다.
제가 이중헌 선수에게 느끼는 이미지는 이런 것입니다..
불투명한 미래와 불완전한 자신과 불공평한 운명과 끊임없이 싸워나가는..
그런 어둡고 잔혹한 미래...
이중헌 선수.. 사실 얼마나 운없는 선수입니까?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도 암울한 종족때문에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클래식 말기에 간신히 천하를 잡는가 했더니만 갑자기 확장팩으로
판도가 바뀌어서..
확장팩에서 오크는 패치를 거듭할수록 더더욱 암울해지고..
그나마 확장팩 준비는 제대로 하지도 못해서 첫번째 시즌을 포기하고
두번째 시즌에 출전했더니만 출전경험부족으로 연전연패..
물론 온겜넷이 16강으로 엔트리를 확대한 것이나.. 거듭된 재경기끝에
결국 한줄기 희망의 끈을 붙잡은 것이나.. 그런 것도 운이라면 운이겠지만..
그냥 이중헌 선수 좀 편하게 우승하게 해주면 안되나요? ^^;
이중헌 선수한텐 왜 이렇게 항상 드라마가 따라붙어야만 하는겁니까?
(뭐 특정선수의 팬으로서 하는 이런 얘기에 공정성이라곤 쥐뿔도 없는게
당연합니다.. 다른 선수 팬분이 이 글을 읽으면 기분이 무척 상하시겠군요. ^^;
용서하시길.)
저말고 다른 분들도 이중헌 선수에게서 그런 이미지를 느끼고..
그래서 뭐랄까 감정이입이 되어버리는게 아닐까 합니다.
사회에 나가고.. 직장인이 되면.. 어느새 자기 자신의 천장이 눈앞에
다가와 있음을 느끼게 되죠. 난 이정도의 인간이구나.. 내 운명은 이렇구나..
난 이렇게 살다 죽겠구나.. 정말 뼈저리게 체험하게 됩니다.
이중헌 선수가 느끼는 절망도 비슷한게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중헌 선수가 자기에게 짊어지워진 한계를 깨부시는 날이
빨리 오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이중헌 선수가 해낼 수 있다면..
저도 뭔가 해낼 수 있을거 같거든요.
이중헌 선수 힘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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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11 18:28
수정 아이콘
다르게 보면 이중헌 선수 얼마나 복받은 선수입니까?

어짜피 오크를 선택한것은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했었기
때문이고(전종족 100게임씩 해보셨다고 하더군요) 준우승만 연달아
하기는 했지만 그 단기필마 혼자서 오크를 책임지고 개척해 나가는
모습에 감동받은 수 많은 팬들을 낳고 팬까페 이만오천 돌파, 클래식
마지막에 결국 우승으로 보답하고

확장팩들어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다시금 보여주는 감동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는 수많은 팬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분명 지금 오크가
밸런스상 2% 모자란것은 사실이지만 결국은 블리자드가 조금씩이나마
오크에게 힘을 실어줄 생각인것은 분명해 보이니...

어찌보면 때를 잘 만난 셈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지금의
시기를 만나지 못했다면 프로게이머로서 아무리 실력이 있다고 해도
바늘구멍같은 스타리그에 뛰어들어서 결국 치열한 경쟁에서 이름없이
사라져 갔을수도 있습니다.

그에게 잘 맞는 그리고 그중에서도 객관적으로 힘들다는 종족으로
자신의 노력으로 성공해서 명예를 얻었으니 이제 부만 얻으면 되겠군요.

개인적으로 워크리그의 앞으로의 발전은 이중헌님의 행보에 달려있다고
믿습니다. 아저씨팬들까지 확보한 프로게이머로서 이후 계속될 워크리그
에서 지금처럼의 모습만 보여준다면 평소 워크에 관심이 없던 유저들도
눈을 돌리게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세상은 위대한 한 개인에서 비롯된 파장이 퍼져서 바꾸어가는
것이니까요.
포켓토이
04/02/11 18:43
수정 아이콘
워3는.. 잔혹합니다. 맘편하게 재밌게 게임하는 15살짜리 꼬마와도 경쟁해야 하니까요.. 이쪽은 인생을 걸고 있는데..
거는게 크니까 이겨야한다는 논리는 없지만.. 지면 억울한건 어쩔 수 없겠지요.
04/02/11 19:02
수정 아이콘
lapu2k님 댓글에 공감합니다. 이중헌선수의 오크선택은 불운이
아닌 행운이라고 생각되네요.
04/02/11 19:21
수정 아이콘
행운, 불운을 떠나 자신의 운명과 당당히 맞서 싸워 승리를 쟁취해가는 이중헌 선수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Godvoice
04/02/11 22:01
수정 아이콘
포켓토이님의 댓글 뜻이 그렇진 않겠지만... 마치 그 김모 선수나 장모 선수가 노력을 덜 한다는 듯 보일 우려도 있군요. 그들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을 텐데 말이죠.
잃어버린기억
04/02/11 22:37
수정 아이콘
Godvoice님 *아무리 그래도 김모. 장모선수가 과연 인생을 워크에만 투자할까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장래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중헌선수는 자신의 20대를 게임에 투자한선수입니다. 기본적으로 차원이 다르죠.
마샤™
04/02/11 22:37
수정 아이콘
포켓토이님 말씀도 일리가 있네요...
수정토스
04/02/11 23:47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과연 이제 고등학교를 들어갈 김모 선수와 장모선수가 워크를 하며 또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제가 생각하기로는 게임을 그정도하면서 미래를 준비할정도의 고등학교 생활은 어렵다고 보는데요. 전 그들이 10대부터 게임에 모든걸 투자한걸로 보이는 데요. 지금 거의 모든 워크프로게이머들이 워크를 스타처럼 키워보려고 자신의 모든걸 투자하는 듯 한 모습인데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김모선수는 워크 나오기 전 부터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서 게임을 열심히 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도 모두와 같이 자신의 인생을 투자한 듯 한데요...
변질헤드
04/02/12 01:49
수정 아이콘
얼마전 전지윤선수의 레더 프로필에 적힌 글을 보니 참 안타깝더군요. 프로게이머를 직업으로 택한 20대 선수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 게다가 스타가 아닌 워크래프트3를 택한 선수들의 불안감이 배어나오더군요. 이중헌 선수의 글에서도 마찬가지로 그런 것을 느꼈구요. 워3가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하게되어 '명예를 얻은 선수들이 부까지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수정토스님 말대로 그 '김모선수' , 제가 알기로도 프로게이머를 목표로 워3 나온 이후 매진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밤을 새며 노력하며 보냈던 그 10대에 대한 보상이 뒤따르길 바랍니다.
04/02/12 13:03
수정 아이콘
200게임으로 기억합니다. 옛날 겜비씨에 나와서 누구의 질문으로 왜오크를 선택하였느냐 라는 질문에 200게임씩 해봤는데 오크가 가장 승률이 좋았다 라고 대답한거 같습니다. 이번 손오공배 온게임넷 리그..패권을 잡으실수 있을지 지켜봅시다. 전 5월달에나 결과를 알거같지만요.ㅜ.ㅜ
04/02/12 18:40
수정 아이콘
이중헌 선수의 글을 읽고 저도 그런트 방법단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 어떻게 가입하는 겁니까? 저도 자격 조건은 충분히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30대의 남자 ^^
04/02/12 18:44
수정 아이콘
그런트 방법단이라고 불리는 분들은 한 직장인(?) 클랜에 소속된 분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XP에서 잠깐 관련 글을 읽었었든데 정확한 건 잊어버렸네요. 그 클랜을 찾아가서 가입 건을 문의해 보시는 게 어떨까 싶네요.
포켓토이
04/02/13 01:32
수정 아이콘
수정토스님/10대와 20대는.. 미래의 가능성이란 측면에서 거의 비교가 되질 않습니다. 우리 사회의 시스템은 나이를 먹을 수록 모든 종류의 기회를 제한받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장모선수가 머리만 받쳐준다면 고등학교 못가도 바짝 땡겨서 1-2년만 학원에서 공부하면 대학입시 가능합니다. 고교진학 못해도 대학만 진학하면 그정도는 보상되고도 남지요. 그럼 고교 진학 못한건 그저 하나의 추억거리정도로 남겠지요. 이런게 장모선수에게 남겨진 가능성입니다. (물론 이건 정말 님의 말씀대로 장모선수가 고교진학도 어려울 정도로 학업을 소홀히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저로선 아마 그럴리가 없다고 보지만)
그러나 때를 놓치면 그런 가능성도 사라집니다. 나이가 한살한살 많아질수록 절박함이 틀리고 짊어지고 있는 인생의 무게가 틀립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거는게 크다고 해서 꼭 이겨야 한다는 논리는 없습니다. 그러나 거는게 똑같다고 말씀하시면.. 그또한 너무나 억울한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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