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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10/06 18:05:35
Name The Siria
Subject PL5 30인의 구도자(22) - 알에서 다시 깨어난 강자, Anyppi.
또 한 번의 승천을 위해.

호드의 전설이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할 때,
그 파트너로 선택된 이는 그였다.
호드의 전설이 이중헌이라면,
센티널의 전설은 바로 임효진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센티널의 강력함을 보여준 그.
그리고 그는 가장 꾸준하게 센티널의 입상자 명단에 그 이름을 올렸다.
가장 많이 이중헌과 맞서 싸운 것도 그였고,
센티널의 영광을 알린 사람도 그였다.
우승 1회, 3위 1회, 4위 1회.

그는 환상의 견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보는 사람들의 입에서는 감탄이,
그리고 당하는 사람의 입에서는 한숨이 배어나오게 하는,
그런 플레이를 펼친 선수였다.
드라이어드 조련사라는 별칭도,
견제를 예술의 경지에까지 올렸다는 찬사도,
다 그의 경기에서 나온 그런 것이었다.
그는 센티널의 힘이 무엇인지를 알린 그런 선수다.

얼어붙은 왕좌의 시대 이후,
그의 견제가 제대로 발휘가 되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한 사람들이 많았다.
PL2에서는 극적인 승부를 펼치며, MEP에 올랐지만,
압도적으로 강했던 그를 기억하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어떤 의문도 들 수 있는 그런 순간이었다.
그리고 PL3의 16강 탈락.... PL4의 예선 탈락.
그의 추락이라는 생각도 들정도로,
한 시대의 전설이 그렇게 추락하는 모습은 너무도 씁쓸했다.

돌아왔다.
그는 다시금 정상을 노리기 위해 돌아왔다.
특별전에서 보여준 그의 경기는 그가 예전의 날카로움을 가졌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그런 것이었다.
그는 자신의 능력을 다시금 보여줄 시간과 기회를 얻은 것일까.
얼어붙은 왕좌의 시간 이후,
다소간 침체에 빠진 것만 같았던 그가 화려하게 살아났음을 깨닫는 순간이 올것만 같다.
그가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한 때, 프로게이머의 패치라는 유머글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는 비마를 쓰지 않게 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사람들은 아쉬움을 표했다.
견제의 달인이 어쩌다가 견제의 아이콘인 워든과 인연이 조금은 사라지게 되었는가를.....
그것은 그의 견제, 화려하고 예술의 경지인 그 견제를 보고 싶다는 마음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그만큼 그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이미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가 자신이 옳다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을 걸었으면 한다.
그는 이기고 싶어하는 프로니까.  

마지막으로 그에 대한 언급은 위대한 작가인 헤르만 헤세의 언급을 인용하면서 마치고자 한다.
지금의 그에게 너무도 잘 어울리고, 앞으로 그의 모습이 이렇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한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는 지금 자신의 알에서 깨어나오고 있다.
잠시간의 슬럼프를 넘어서 새로운 새, Anyppi가 되어서.

현재진행형의 센티널의 전설.
견제의 예술가.
Anyppi.WeRRa 임효진.

ps. 마음이 씁쓸해지는 것을 어쩔 수가 없군요. 온게임넷 리그의 표류, 프라임리그의 개막 연기, 황태민 선수의 시드 반납과 유럽행.....
겨울은 언제 지나, 봄이 다시 올까요.....
(점차 글을 쓸 의욕이 많이 빠지는 것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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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iniscence
04/10/06 18:45
수정 아이콘
드디어 Anyppi에 대한 글이 올라왔네요^^

임효진 하면 다른 것도 생각이 나지만 가장 생각나는 건 두 가지네요.
'절대강자' 그리고 '예술견제'.

정말 클래식 시절과 확장팩 초기때만 하더라도 임효진선수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절대강자'였습니다(그랜드슬래머의 이윤열선수의 이미지나 연속 3연패를 달성한 최연성선수의 이미지와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지금은 수많은 강자가 나왔고, 또 그 절대강자의 이미지는 좀 많이 사라진 것 같지만
아직도 그의 예술견제는 살아있습니다.
지병걸선수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그 예술견제..
그것이 임효진선수의 플레이에 빠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프라임리그.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저에게 있어서 가장 큰 기대라면 Anyppi의 부활이 아닌가 싶네요.

멋진 부활 기대하겠습니다.
낭만부엉이
04/10/06 22:51
수정 아이콘
애니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워3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된 계기가 전 애니삐 때문이었습니다. 애니삐 화이팅! 그리고 시리아님도 힘내요
04/10/06 22:53
수정 아이콘
예술견제 임효진.....
데미안의 문구에 정말 딱 들어맞는 게이머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시리아님 글 정말 고맙게 보고있습니다.
부디 계속 써주세요.
04/10/06 23:57
수정 아이콘
저를 워3에 빠지게 만든건 Anyppi님때문 ~ 그래서 공부안했죠
Anyppi님 나빠요 ㅠ_ㅠ 이번에 좋은성적 거두세요~
응큼중년
04/10/09 10:31
수정 아이콘
드라이어드 조련사 임효진 선수...
맵핵이 아니고선 가능할까 싶을정도의 극악의 견제가
진짜 예술이였죠...
예전 IS팀의 플토유저로 활약할때도 좋아했었는데...
워3에서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듯 싶네요...
이번 시즌에 예전의 강력했던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
Godvoice
04/10/09 17:24
수정 아이콘
정말 무서운 선수죠. 애니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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