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 3입니다.

이제 10개월 뒤면 저도 수능을 봅니다.

어느새 이 순간까지 오게 되다니 ....

믿기지 않습니다.시간이 이렇게 빠르게 가는것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공부한건 별로 없는데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언어 3등급 수리 4등급 외국어 4등급....

저란 인간 정말 쓰레기입니다.이놈의 주둥아리만 살아서 정말 말만 대단한 놈입니다.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그렇습니다.말 하나는 세계 최강입니다.

그리고 뭔가 대단해 보일려고 ~척 하는것 또한 세계 최강인 놈입니다.

공부도 잘 못하면서 공부 하는척 하는건 세계 최강입니다.

정말 눈물 나옵니다.남들한테 큰소릴 많이 쳤습니다.잘난것도 없으면서

큰소리 많이 쳤습니다.2학년때 2학기때 부터 모든 이들한테 '서울대'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남들한테 선언하면 정말 죽을듯이 할줄 알았습니다.그런 족쇄가 저한테

죄어지면 할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역시 17년 습관 쉽게 바뀌지 않는것일까요?

학교에서만 하는 척 했습니다.참 불쌍한 인간이죠.

학교에선 솔직히 열심히 했습니다.(그래서 그런지 내신은 대충 90은 넘더군요)

제가 선도부인데 아침엔 선도 서면서 책을 봤습니다.

점심시간엔 밥도 안먹으면서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 반 애들이 그거 보고 그 소문이 다른 반에 퍼지고

금새 온 학교 전체가 그얘길 알게 되곤 했습니다.전 은근히 또 그걸 즐겼습니다.

"그래!내가 이렇게 해서 서울대 가면 나 정말 스타가 되겠지?훗"

공부라는걸 자신을 위해서 하는것임에 분명함에도 남들한테 뭔가 보여줄려고 했습니다.

무엇을 보여줄려고 했냐고요?

수업시간에 그냥 자고 아무 생각없이 사는 애들,공부를 포기했다는 애들,지금까지 공부
안헀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한탄만 하는 애들....이런애들한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너가 문제다!

이런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참 한심하죠.내가 뭔데 그런걸 보여줄려고 하고....

학교에선 밥도 안먹고 공부하면서 집에와선 공부 별로 안합니다.

참 웃긴놈입니다.학교에서 돌아오면 스타방송 좀 보다가 2시간정도 공부하는척 하다가

그냥 자버립니다.그리고 다음 날 가면 애들이 물어봅니다.

"어제 몇시까지 공부했어?"

"나?새벽4시30분'

'와!그럼 1시간 30분정도 밖에 안자?'

'응'

그렇게 말하면 할줄 알았습니다.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하자.....

하지만 하지만 정말 한심한 인간 그런식으로 시간을 보내더니 어느 순간 지금의 이 시점까지 왔습니다.

매일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와!누구는 10개월만에 470점 이네.누구는 한달만에 모의고사 100점 올랐네.

이런 글들만 보러다니면서 시간낭비하고 지금껏 공부한거라고는

1학년 공통수학정석-(가) 연습문제까지 다 해서 겨우 13단원까지 봤습니다.

영어공부는 맨투맨 기본 영어 1권 반정도 보구요.언어는 하지도 않았습니다.

계획은 엄청 세워놓고 제가 해논건 이게 다입니다.

2월14일이 개학입니다.

언제나 이딴 마음들만 가져왔습니다.

"나는 1학년 수학 솔직히 제대로 해본적도 많이 한적도 없는데 13단원까지 그것도 연습문제까지 거의 다 풀었으면 대단한거지?그냥 수학이 너무 모자라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치자."

이딴 생각만 가졌었습니다.

이젠 눈물도 안나옵니다..에이 그냥 포기할까?

이런생각도 해봤습니다.해본적도 없으면서 포기부터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삼일전에 저의 마음을 바꿔놓은 일이 생겼습니다.

저하고 가까운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는 학교내신 전교 1등애 입니다.

토플시험도 가끔씩 보고 독서 도내 경시대회가서 상도 타오는 애입니다.

걔는 상대를 위하는 척하면서도 사실 마음속에 저를 깔봅니다.

그 이중적인 모습 참 더럽습니다.

"요즘에 열심히 공부 많이 해?"

"아니...그냥 하고 있어.빨리해서 너 따라가야 할텐데."

"뭐라구?잘 안들리는데?ㅋ거리가 너무 멀어서ㅋ"

"........."

그리고 겨울방학 보충 시간에  같은 선도부인데 1년반동안 짝사랑했다가 저를 무참하게 차버린 여자애하고 같은 반이 되었었습니다.

그 애 얘길 하면 글이 또 너무 길어지니까 그냥 며칠전에 있었던 얘길 하면

그날도 전 쉬는시간엔 움직이지 않고 혼자 맨앞에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그 반은 여자가 한 30명 정도 남자 8명정도 밖에 안되는 반이었는데 쉬는시간엔
여자애들이 밖에 추워서 그런지 안에서 엄청 잡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남자애들은 모두 나가서 없고.....전 그냥 공부 하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애가 문득 하는 얘길 아니 그 옆에 애가 하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옆에 애는 제 중학교 동창 입니다.

"쟤가 서울대?ㅋ쟤가?"

"쟤가 서울대?" 그반에선 저밖에 없습니다.그렇게 비웃음을 당할만한 인간이...

자기를 얼마나 좋아했는데 그런식으로......

이제야 정신이 퍼뜩 듭니다.내가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라는 생각....

죽이되든 밥이 되든 정말 저 인간들한테 보여주자.아니 내 자신을 위해서도 저 인간들한테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목숨을 바치자.

더 이상 비참하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모든 인터넷 사이트 출입을 끊었습니다.회원도 모두 탈퇴했습니다.스타 관련 방송

안본지1주일 됬습니다.어제부터 시작해서 계속 의자에 앉아있었습니다.

메가스터디 손주은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엉덩이->손->머리->가슴    엉덩이 단계에
도전했습니다.지금 10시간째 한숨도 안자고 앉아있습니다.

오늘도 한번 잠 한번 안자고 꼴딱 밤새워볼 생각입니다.물론 공부하면서요

여러분!전 서울대 가고 싶습니다.꼭!가고 싶습니다.서울대 경영학과 가고 싶습니다.

아니 가야만 합니다.올해에 가야합니다.남들의 비웃음을 듣긴 싫습니다.전 지고 싶지 않습니다.

정말 남은 9개월동안 공부만 하다가 죽었다는

사람이 나왔다고 기사 뜰정도로 해볼 자신이 있습니다.

한순간도 한눈 팔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저에겐 공부아니면 구원해줄 아무것도 없습니다.집안 사정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정말 그렇게 하면 갈수 있을까요?진심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제야말로....................최연성 선수의 응원문구 였던가요?

'무한질주'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p.s 답변중에서 어쩔수 없습니다.현실을 즉시 하세요!이런말은 듣기 싫습니다.
그냥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만 말씀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