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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4/05 21:43:32
Name 저그ZerG
Subject 글 쓸때, 개념좀 갖고 씁시다!
┏ 1

7차 교육과정 - 작문교과를 이수하신분이라면 알고 계실만한 글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글이란 누군가가 볼 것을 목적으로 하여 쓰여진다. 일기의 경우라도, 자신이 보는것을 목적으로 하여 쓰여진다. 누군가에게 보여지지 않는것을 전제로 하고 쓰는 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 2

요즘 PGR을 비판하는 가장 중심되는 말이 이거더군요.

"자기들 맘에 들지 않는 글이 있으면 개떼같이 몰려들어서 (네티켓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쓰고)물어뜯고서는 '우리는 예의를 지켰어요~' 라고 말하면서 빠져나간다. PGR 위선쟁이들!"



┏ 3

하나 물어보고 싶습니다. 글을 쓸 때, 자신의 글이 가지고 올 반응을 생각하지 않고 글을 써보신 분 있으십니까? 기본적으로 글이란, 남의 반응을 예상하고 그에 맞춰쓰는 것입니다.

오늘일만은 아니지만, 가장 대중적인 예를 들기위해서 오늘의 일을 이야기해보죠.
오늘 인터넷 종량제를 찬성하는 한 유저분의 글이 올라왔었습니다. 그리고 그 밑에 수없이 많은 반대글이 달렸죠. PGR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눈치만 좀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반응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겁니다. 글쓰신분도 이런 반응을 예상하고 계셨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건, 종량제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종량제의 좋은 이점을 알려서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꿔보려는 목적이었을겁니다.

글이 올라온 이후,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다굴하는걸로밖에 안보이는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댓글 수십개가 실시간으로 좌르륵 달렸죠. 그렇지만 글쓰신분은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나가셨습니다. 이런 반응을 예상했고, 또 독자들의 반응에 대한 대응책까지 생각을 해 놓으셨겠죠.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글쓰신분의 답글다는 속도는 느려졌습니다. 그리고 글에 댓글이 100개가 넘어간 어느 순간, 글 쓰신분이 글을 삭제했습니다.

잠시 후 PGR 그동안 잘 썼다는 말과 함께 PGR 이 마치 지금의 더러운 정치판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라는식의 글을 쓰고는 사라지셨습니다.



┏ 4

글 쓰신분은 분명히 수없이 많은 반대의견이 댓글로 달릴거라는걸 알고 계셨을겁니다. 그걸 감내하고라도, 조금이나마 뭔가를 바꿔보기위해서 글을 쓰신거구요. 근데, 하다가 더 이상 처리할 능력이 안되니까 글을 지워버리시더군요. 뭐, 전 그럴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몸으로는 일일이 답변하기에 너무 많은양의 댓글들이 올라왔죠. 자신이 더 이상 책임질 수 없는 일이었으니까, 깔끔하게 글을 삭제함으로서 뒤처리를 하신것까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런 다음에 PGR 이럴줄은 몰랐다, PGR 썩었다 이런 글은 왜 올린건지 묻고싶군요. 이럴줄 몰랐다고요? 정말 몰랐나요?



┏ 5

비단 오늘일만이 아닙니다. 오늘이 처음이라면, 전 이런글 안 썼을겁니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이전에도 몇번 있었고. 그 경우 예외없이 글쓰신분이 '저 PGR나갑니다. 이렇게 썩었을 줄 몰랐습니다' 라는식의 글을 쓰고 나가시는군요.

이런 반응 알았던거 아닙니까. 일부러 총대맨건 글쓰신분이 아닙니까? 총대매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것에 힘을 실어주려고 했던것 아닙니까? 근데 왜 나갈 때 'PGR썩었다, 다굴한다' 식의 글을 쓰고 도망가는겁니까? 우리가 글쓰신분께 억지로 총대매도록 시켰습니까?



┏ 6

글을 쓸때 글쓴이는 독자들의 반응을 염두에 두는것이 정상입니다. 그리고 특히 토론글의 경우에는 독자의 반응에 대한 자신의 대응까지도 생각해두는게 정상입니다. 아니, 정상이 아니라 기본이지요.

처음에 글 쓰기전에는 분명히 '수없이 많은 반대글이 달릴거고, 그들을 설득해서 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해야지' 라는 식으로 생각했을텐데, 글 쓰고서 나중에 감당할 수 없으니까 '이런 썩을놈들. 다굴치냐? 위선자들...' 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겁니까?

글을 쓸때, 기초적 개념은 좀 가지고 씁시다. 글은 누군가가 읽기위해서 쓰는겁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반응은 필수적인겁니다. 만일 그런 반응을 감당할 수 없다면 글을 쓰지 마십시오. 자신이 쓴 글의 반응에 대해 불가피한 여건상 대응할 수 없다면, 그냥 글만 지우세요. 따로 글 써서 쪼잔한 모습 보이지 마시구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지수냥~♬
05/04/05 21:46
수정 아이콘
고 투더 추게~ 이런 공감가는글 정말 한달만인듯-_-/
불꽃남자
05/04/05 21:46
수정 아이콘
7차 이과는 작문을 안배우죠..OTL(태클아네요ㅠ) 공감이 가는 글..
처제테란 이윤
05/04/05 21:47
수정 아이콘
에? 7차 이과도 작문 배우던데요? 제 친구가 이과인데 작문 배워요~
이디어트
05/04/05 21:49
수정 아이콘
제목을 빌려...
글쓰신분께 개념없는!! 답글을 달아가면서 묻혀서 같이 다굴치시는!! 분들도 좀 적어지셨으면 합니다..
안티테란
05/04/05 21:49
수정 아이콘
상대방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머릿속에 있는 의견을 마구 내뱉는 것... 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그것은 매우 저급한 방법이고 그렇기에 어떤 특정한 전략을 사용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상대의 감정을 상하게 해서 근거없는 반발을 하게 한다거나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실패의 경우겠죠.

뭐 그리고 이 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전적으로 동감하기에 특별히 할 말도 없네요.
이디어트
05/04/05 21:49
수정 아이콘
아- 그리고 이과 작문은 학교 재량으로 알고있습니다.
저는 작문과목이라는게 있었는데, 그 시간에 언어영역 문제집 풀었죠.
학교에서-_-
컨트롤황제
05/04/05 21:56
수정 아이콘
"자기들 맘에 들지 않는 글이 있으면 개떼같이 몰려들어서 (네티켓이라는 이름의 가면을 쓰고)물어뜯고서는 '우리는 예의를 지켰어요~' 라고 말하면서 빠져나간다. PGR 위선쟁이들!"

푸핫...정말 동갑합니다.
양정민
05/04/05 21:5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상대방을 '위선자'로 내몰아내기전에 자신의 잘못부터 생각해보는게 어떨까요.
상대방에겐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길 바라면서, 정작 자신은 어떤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내가쵝오미
05/04/05 21:57
수정 아이콘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공감500% 글이네요. 추게 한표 던지겠습니다.
저 역시 구구절절이 옳은 말들이길래 특별히 더 하고픈 말이 없네요.
앞으로 여기에 글 올리실 분들 한 번 읽어보시구 생각한 담에 올리신다면 밑에 홀로그램님 처럼 상처받으실 일은 없으실 듯 합니다.
안티테란
05/04/05 21:57
수정 아이콘
컨트롤황제님// ....;
05/04/05 21:57
수정 아이콘
좋은 내용인데, 뒷부분은 홀로그램님을 향하고 있네요.
추게에 남기에는 씁쓸한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05/04/05 21:58
수정 아이콘
저는 고등학생인데 "작문"이라는 교과과정이 없네요.. 이과라서 그런건가요? 그런 책조차 못받았는데
05/04/05 22:04
수정 아이콘
...이과는 없어요...OTL.. 아니 있어야하는데 학교에서 하지 않는거죠 수능에 도움이 안되니까..
말코비치
05/04/05 22:06
수정 아이콘
추게에 갈 수 없는 글입니다. 이 글에 달린 리플에도 이미 '비꼬기와 위선'이 충분히 보이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 자체가 한쪽 면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한쪽에 대해서는 다른 글을 통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청보랏빛 영혼
05/04/05 22:14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전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은 썩을대로 썩었다. 난 유학갈거다! 잘있어라 대한민국!' 이라고 말하시는 분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절' 이 싫으면 '스님' 이 떠나는 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지만...
떠날때 꼭 그 절의 약점과 단점을 파해치듯이 말하고 떠나실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에게는 '썩어 문드러진 물' 로 보일지 몰라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무언가' 일지도 모르니까요.
구지... 남아있는 사람들의 마음까지 다치게 하고 떠나실 필요는 없지요...
05/04/05 22:23
수정 아이콘
요새 정말 pgr이란 사이트에 대해서 실망을 갖게된 점은 바로 글의 요지에서 벗어난 난대없는 데에서 딴지나 댓글을 남긴단 점이죠.
지금도 보시면 알겠지만 "작문"에대한 댓글이 대략 3분의 1정도 되는것 같습니다.
만약 글쓰신 분이 이 댓글들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05/04/05 22:39
수정 아이콘
글쎄요...언제나 소수의견은 존재하기 때문에요.
게시판에서 무슨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소수의 의견에도 귀기울여주는 피지알이었으면 합니다.
05/04/05 22:43
수정 아이콘
그런 다굴(?)도 보기않좋습니다만 (사실..저도 흥분해서 댓글달았던 적도 있지만;;
pgr떠납니다-류의 글도.. 썩.. 보기 좋아보이는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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