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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06/05 14:18:26
Name infinity_
Subject Calling from states
013015xxxx

점심을 먹고 있는데, 느닷없이 걸려오는 낯선전화.

"축하합니다."로 시작하는 그저그런 광고전화겠거니..

아무 생각없이 받은 전화엔 낯선 목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나 누군지 알겠냐?"

누군지 감이 안잡혔던 저는 전화를 건 상대가

정체를 밝힐 때까지 기다렸고,

그 전화를 건 상대는 얼마전 유학간 친구였습니다.

막연하게 유학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던

중학교 3학년말 ,

그 친구는 미국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을하면서

정말 미국으로 떠나버렸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몇 남지않은 비평준화지역이라서

고입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는데,

그 친구가 가게 될 지 모르는 미국이라는 곳은(결국 미국에 갔죠.)

입시지옥인 이 곳과 비교해서 그 때는 너무나 천국같이 느껴졌습니다.

아직 그 꿈이 사라지지 않은 저는 학교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물어봤죠.

친구의 말을 들어보니,

선생님들께서 자신의 분야에 대해서 엄청나게 박식하시고,

원리를 깊게 탐구하는 점이 한국과는 많이 다르고

그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아이들도 많지만,

잘 하는 극소수의 아이들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공부를

즐겁게하기 때문에 그런 점이 소위 한국에서 '괴수'라고 불리는 애들보다

어떨 때는 더 부러우면서 무섭다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들으면서 이러한 것이 미국의 힘이 아닐까 하고 감히 생각해봤습니다.)

또, 교육말고 우리의 입장으로 이해가 안되는 미국의 문화에대해서도 물어봤는데요.

미국에대해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고 어쩔 수 없다는게 느껴졌습니다.

그 친구가 말한 예를 들자면

저질프로라고 생각하는 'fear factor'나 'simple life'가 엄청난 인기를 끈다든지,

폐허가 된 WTC의 철골 구조물에서 십자가 모양을 찾아내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남기신 거라고 생각하며 눈물흘리는 것
(ebay에서 예수님 모양을 한 음식이 고가에 팔리는 것이 이해가 되더군요.)

또 생각보다 부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등이 있었습니다.

새벽 세시에 한국이 그리워서 울면서 김치통조림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살아가는 현실이 조금 힘들어도 유학이라는 선택이 이상향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덧 : 통화한 내용을 옮겨적는 식으로 글을 쓰다보니까

문장이 어색한 부분이 많았을 텐데 참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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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코비치
05/06/05 14:38
수정 아이콘
미국은 그야말로 현대 자본주의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신기한 나라죠. 엄청난 경쟁이 있고, 낙오자에겐 죽음이, 승리자에겐 엄청난 부귀영화가 주어지죠. 문제는 이런 풍토가 우리 나라에도 들어오고 있다는 겁니다.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줍니다." "대한민국 1%" 등등.. 하지만 솔직히 이 세계는 "대한민국 1%"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사무실에서, 공장에서 꿋꿋이 일하는 우리 부모님 같은 "대한민국 99%"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죠.
부디 우리나라가 미국같은 나라(빌게이츠와 할렘가가 공존하는 나라)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05/06/05 15:09
수정 아이콘
하지만 엄청난 경쟁이 있는 곳에 엄청난 발전이 있고 이 엄청난 발전이 국력의 차이를 만들어냅니다. 미국이 초강대국이 된 이유.. 자본주의의 경쟁구조를 극한으로 끌어낸 사회시스템에 있다고 봅니다.
05/06/05 15:13
수정 아이콘
미국과 같은 자본주의의 경쟁을 극한으로 끌어낸 사회시스템, 개인은 고달프지만 나라는 강해집니다. 그 반대의 경우, 개인은 편안하지만 나라가 약해집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는 현재 상황이 잘 말해준다고 생각합니다. 북유럽 국가들이 사회주의적 성격을 많이 띤 시스템을 사용했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미국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죠
올빼미
05/06/05 15:38
수정 아이콘
엄청난 발전에 엄청난 사람들이 도태되기도 합니다. 전 그냥 적당한 발전 적당한 도태 였으면 합니다.
Connection Out
05/06/05 16:10
수정 아이콘
멀티를 하고 일꾼을 뽑아야할때도 있지만 멀티 늦춰가며 일꾼 뽑는 것 쉬면서 테크 올리거나 병력 생산해야할 때도 있는 법입니다.
국민이 행복한 나라도 좋고 국가가 부강한 나라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겠죠.
밀가리
05/06/05 17:01
수정 아이콘
제가 사는 중국은 우리나라랑 문화차이도 별로 없고, 한국음식,한국물건에서 한국피시방, 한국 위성까지 없는게 없는 나라라서 말입니다. 글쓰신분 친구과 같은 문화적 이질감을 잘 못 느끼겠군요.
중국 교육에 말하자면 한국과 많이 비슷합니다. 서울대보다 몇배나 높은 북경대,청화대 등등 교육열이 매우 높은 나라중에 하나죠. 하지만 빈부격차가 심한만큼 교육수준도 매우매우 많이 차이납니다. 그래서 일반 학생들은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죠.
05/06/05 18:16
수정 아이콘
부시는 자국내에서는 인기가 제법있죠..-,.-
욕먹는건 타국에서일뿐..
말코비치
05/06/05 20:57
수정 아이콘
음, 국가가 부강해지는 것과 개인의 행복은 상당히 다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전국민이 먹고 살만큼 산업이 발달해 있는데 여전히 빈곤층이 많은 것 보면 꼭 국력신장이 좋은 것만은 아니죠. 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성장이란.. 지옥의 다른 말이겠죠. 하긴.. 우리나라도 박정희, 전두환 시절 지지율이 꽤 높았다죠? (지금이야 상상이 안가겠지만..) 미국 사람들도 이라크 전쟁 한다고 자기들 좋을게 뭐가 있겠습니까. 아무래도 자기 나라가 잘나가는 모습이 좋은 것이겠죠..
D.TASADAR
05/06/05 21:24
수정 아이콘
말코비치// 글쎄요. 제 생각엔 현재 우리나라의 낙오자가 미국의 낙오자보다 훨씬 비참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미국은 생각보다 빈곤층에 대한 구제가 잘 되어있습니다. 물론 상대적인 관점에서 볼 때 미국의 빈곤층은 굉장히 빈곤하지만, 그 빈곤의 기준을 절대적으로 볼 땐 먹고살만한 것이죠. 일부 불법체류자들을 제외하곤 미국의 빈곤층은 적어도 현재 우리나라의 빈곤층처럼 정말 어쩔 수 없어서 심지어는 가족이랑 동반자살하는 그 수준은 아닙니다.
D.TASADAR
05/06/05 21:25
수정 아이콘
적어도 저는 경제적인 측면(정치적인 측면 제외!)에서 미국같은 나라가 되면 정말 좋겠습니다.
말코비치
05/06/05 23:01
수정 아이콘
저는 집안이 딱 중간(50%)되는 간당간당한 집안이라... 미국이나 한국이나 복지는 꽝이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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