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갈수록 군대는 조금씩 편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입대(95군번)하고 자대에 가니까 바로 위 고참이 "넌 정말 편할때 군대왔다"라고 하더군요.

순진하게 그 말을 믿었으나  실상은 딴판... 완전 지옥이었습니다. 우리 대대가 내무실 군기는 정말 빡세었거든요. 정말 사소한 것까지 규칙이 있고 하지말라는 것은 왜 그렇게 많은지...정말 좀스러운 것중 하나는 병장 밑으로는 면도 할때 거울도 못 봅니다. 손으로 만져가며 대충 해야죠..

어쨋든 힘든 쫄병 생활(후임병이 하도 안와서 바닥생활만 1년했죠 ㅜ.ㅡ 제가 치운 화장실 X종이가 몇톤은 될듯)이 지나고 후임병이 왔는데 나도 모르게 "넌 참 좋은 시절에 군대왔다야...넌 운 좋은 거야" 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 군요.

정말 제가 왔던 시절과는 너무 틀린 것이 규제가 많이 없어지고 분위기도 좋았거든요.그전에는 툭하면 집합걸리고 하여간 조용한 날이 없었으니...

헉..잡설이 너무 길었군요.. 어쨋든 군대는 조금씩 좋아지고 합리적으로 되어가고 있는데 왜 군 사고는 갈 수록 늘어나는 걸까요?

저의 개인적인 추측으로 몇가지 답을 한번 생각해보았습니다만....

1.소위 말하는 "요즘 것들(좀 표현이 거시기하지만 봐주시길)은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다"
  점점 집에서 귀한 자식이 되다보니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적응하기가 어렵다.

2.군대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이건 어찌 보면 1번과 비슷할지 모르겠는데요.
  어이없는 예가 있습니다. 저는 공군출신인데 공군은 자원입대입니다. 입소해서 1주일간
  신체검사.적성검사 등등을 받습니다.
  
이 기간동안에는 아직 민간인 신분이라고 교관들이 정말 "친절"하게 대하더군요. 욕도 안하고 사근사근하게~~ 1주일 뒤에 1300명중 약 100여명 부적격 판정을 받아 귀향 조치되었습니다.

그리고 적격자 중에서도 집에 가고 싶은 사람은 손들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무려 100여명 정도가 손 들더군요. 아니 도대체 1주일이나 고생(나름대로 ^^)하고 버텼는데 집에 가겠다니..도무지 이해가 안가서 몇명에거 이유를 물었더니 하는 소리가 "야..군대가 이런 곳인줄 몰랐다. 위압적이 사람 취급을 안해주네. 난 이런 곳에서 못 있겠다" 하더군요..ㅡㅡ;

정말 도대체 주위에서 군대얘기 해주던 사람이 그렇게나 없었나?  군대가 그냥 대충 시간만 때우고 나오면 되는 곳으로 생각한건지...참 의문스러웠습니다.

3.원래 군대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예전에는 언론통제를 철저히 해서 그렇다.
  그렇습니다. 90년대에만 해도 군사고는 정말 어쩌다 한번씩 발생했죠. 사건을 봐도
  "모상병 애인변심  소식듣고 격분해서 탈영" 이런 식의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가뭄에 콩나듯 "모일병 비관 자살" 정도...
   그러나 요즘 군사고 소식은 빈도도 많고 그 내용을 보면 끔찍한 경우도 많습니다.
   정말 예전에는 언론통제가 심해서 상대적으로 요즘 군사고 빈도가 많은 것으로
   보이는 걸까요???

   정말 저는 무엇이 원인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복합적인 요인일수도 있겠지만요.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ps 희생된 장병 분들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빕니다.
  ps2 모든 군사고 그렇겠지만 이번 사고는 정말 이상한 구석이 많습니다. 단순히
       욕설 좀 들었다고 수류탄 던지고 총기난사했다는 것이 좀 이해가 가지 않아요.
       우리가 모르는 진실이 숨어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