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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5/10/26 01:51:40
Name Wizard_Slayer
Subject 프로게이머 뒷 이야기들 (박태민 이윤열 등)
박태민이 처음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와 인연을 맺게 해준 사람은 다름 아닌 교회 전도사다.



‘목사저그’라 불릴 만큼 독실한 크리스찬인 박태민은 중3 겨울방학 때 교회에서 학생회 활동을 하던 중 전도사를 따라 PC방에 갔다가 ‘스타’를 알게됐다.



이후 박태민은 ‘스타’에 심취해 PC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한달 용돈 1만원을 하루 PC방비로 고스란히 다 날리고 나면 곧 빈대모드로 전환, 남들이 ‘스타’를 하는 것만 보고 있어도 신이 났다.



당시에는 PC방마다 길드원을 선발하는 것이 유행이었고 길드원 테스트만 합격하면 공짜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길드원 테스트에 합격한 박태민은 밤낮 가리지 않고 게임삼매경에 빠졌다. 방과 후 곧장 PC방으로 달려갔고 부모님이 주무실 시간에 몰래 집으로 들어갔다.



아침엔 아버지께서 출근하고 나서야 일어나 학교로 향했다. 이쯤 되니 부모님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아버지가 PC방으로 들이닥쳐 매를 맞기도 수 차례, 외출금지에 감금까지 당하고도 게임만은 포기할 수 없었다. ||“고1때 이후로는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어요. 학비도 제가 벌어서 냈으니까요.”


박태민이 고1때 첫 출전한 PC방 대회에서 임요환 조정현 등 유명 프로게이머들을 제치고 1위 변성철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그때부터 부모님께 조금씩 인정받게 된 박태민은 본격적으로 프로게이머 활동을 시작해 무서운 신예로 급부상했다.



박태민은 게임하랴 공부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고등학교 시절을 보냈고 어려서부터 허약한 체질이었던 그는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휴학을 해야만 했다. 하지만 게임만은 포기할 수 없었던 박태민은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학업은 마쳐야한다는 생각으로 복학을 결심했고 1년 간은 게임을 접고 평범한 고등학생으로 돌아가 학업에만 몰두했다.



박태민은 작년 겨울방학부터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잠시 게임을 쉬면서 그의 실력은 거의 아마추어 수준으로까지 떨어졌고 예전 감각을 되찾기 위해 피나는 노력이 필요했다. ||1남1녀 중 막내인 박태민은 어려서부터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 시절에는 경제력이 없는 아버지를 많이 원망했었다.



언젠가 중학교에 다니는 누나가 학비를 낼 돈이 없어서 걱정하고 있는데 어려운 집안 사정을 알고 계셨던 경찰아저씨가 선뜻 누나의 학비를 대신 내 주었던 기억이 난다.



박태민은 이 세상에서 경찰아저씨가 가장 멋있어 보였고 나중에 크면 꼭 경찰관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박태민은 아무도 못 말리는 수다쟁이다. 성격도 밝고 쾌활해서 그의 얼굴에선 그늘진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에는 힘든 가정형편 때문인지 유난히 말수가 적고 내성적이었다. 다행이 중학생이 되어서는 본연의 밝고 활기찬 성격을 되찾게 되었고 게임을 시작하고부터 많은 사람들과 친분을 쌓게되면서 예전의 내성적인 성격은 싹 사라졌다. 중·고교 시절엔 재치 있고 유머감각이 뛰어나 여자친구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프로게이머가 된 걸 후회해요. 미래를 생각하면 차라리 공부를 열심히 할걸 하는 후회가 들거든요.”


박태민은 한 순간의 재미를 위해 ‘프로게이머’를 택한 건 아닐까 항상 후회가 된다. 게임이 아니라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쯤 대학생활을 하면서 희망찬 미래를 계획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일.



프로게이머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비단 그만의 고민은 아니겠지만 어린 나이에 선택한 길이기에 좀 더 신중하지 못했던 것이 후회로 남는다. 스스로 생각해봐도 높게 날아 멀리 바라보지 못하고 낮게 나는 갈매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게임’ 뿐이다. 1년 간의 공백기 때문에 잠시 슬럼프를 겪긴 했지만 프로게이머의 길로 들어 선 이상 후회는 부질없는 짓이란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박태민의 목표는 2000년 WCGC 우승에 이어 세계대회 2연패. 또 프로게이머로 성공해 돈을 벌면 꼭 하고 싶은 일도 몇 가지 있다.


“집안이 힘들어서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너무 초라하게 세운 게 마음이 아파요. 돈 벌면 할아버지 할머니 묘를 제대로 꾸며드리고 싶구요, 아버지께는 관절수술을 해 드리고, 고물 중고차도 새차로 바꿔 드릴 거에요.”











[박용욱] "부모님과 맞서가며 지켜온 길 끝까지 가겠다"



프로게이머 박용욱(21)이 동양제과 오리온 프로게임단으로 이적한지도 한 달 남짓 지났다. 처음엔 새로운 팀원들과 팀 내 분위기에 적응하느라 심리적인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쾌활하고 사교성이 좋아 지금은 모든 게 다 정리된 듯 마음이 더 편안해졌다.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용욱은 악랄한 플레이를 한다고 해서 ‘악마의 프로토스’라고 불린다. 하지만 실제 그의 성격은 온순한 양 같아서 동료들 사이에서는 순수하고 풋풋한 이미지의 ‘용국’이라는 애칭으로 불린다.



박용욱은 중3때까지 머드게임 매니아였다. 동네에서 PC방을 개업했는데 그 곳엔 그가 즐겨하던 머드게임이 깔려있지 않았다. 손님들 대부분은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즐겼고 그도 대세를 따랐다. 타고난 감각 때문인지 박용욱의 실력은 금새 늘었고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부산에서 열리는 PC방 대회들를 휩쓸기 시작했다.||박용욱의 부모님은 공무원이시다. 2남 중 장남인 그는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말 잘 듣고 성적도 우수한 모범생이었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성적이 곤두박질치자 게임에 대한 부모님의 반대는 더 거세졌다. 부모님과의 마찰이 끊일 날이 없었고 프로게이머가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그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여름방학마다 가출(?)을 했다. 부모님 잔소리에서 해방되어 PC방에서 원 없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부모님은 고등학교는 졸업해야하지 않겠느냐며 그를 설득시켰고 결국 부모님의 강경함에 못 이겨 고3 무렵엔 잠시 게임을 접었다.



그 다음은 대학진학이었다.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일단 대학에 진학했다. 이후, 한 학기의 대학생활을 마치고 그는 아예 서울로 올라와 본격적인 프로게이머 길로 뛰어 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군대’가 문제다.



“어머니는 군대에 보내버릴 기회만 노리고 계세요. 영장이 날아오면 입대신청을 하신다는 어머니의 협박 때문에 하루하루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메이저 대회 하나는 먹어야해요!”



가끔 부산에 내려가면 부모님의 설득과 협박(?)이 가장 큰 고충이다. 나이도 있으니 이젠 군대에 입대하라는 것. 그래서 서울로 올라오는 날에는 부모님이 출근하신 이후 부랴부랴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 부모님 앞에서 뒷모습을 보이면 한동안 또 장래에 대한 훈계를 들어야하기 때문이라고.||“여자의 심리를 너무 몰라요. 그 쪽으론 앞으로도 가망이 없으니깐 게임만 열심히 할래요.”


여자 팬보다 남성, 특히 아저씨 팬들이 많다는 박용욱은 평소엔 조용한 성격이지만 한번 입을 열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수다쟁이가 된다.



하지만 여자 앞에서는 꿀 먹은 벙어리. 지금까지 여자라곤 단 한 명, 대학 때 CC로 만나 한달 정도 사귀다 헤어진 여자친구가 고작이다. 게임에 심취해 제대로 신경을 못써주는 게 미안해 먼저 이별을 고했지만 엄밀히 따지면 채인 거나 마찬가지라고. 이렇듯 게임만 하느라 그동안 여자를 만날 기회도 시간도 없었던 박용욱은 사랑에는 영 재주가 없다. 대신 사나이들의 우정이나 의리만큼은 자신 있다.



박용욱이 부산에 내려갈 때마다 잊지 않고 만나는 친구들이 있다. 바로 BBC, 부산백수클럽이다. 모임 결성 당시엔 모두가 백수였고 나이도 제각각인 10여명의 회원들은 부산대 근처 회장님의 자취방(커멘드 센터)에 모여 의리를 다지곤 했다.


한동안 미네랄이 바닥나 커멘드 센터를 띄운 적도 있다며 우스갯소리도 한다. 언뜻 보아서는 장난스런 모임 같지만 그에게는 용기와 힘을 불어 넣어준 친구들이다. ||부모님과의 밀고 당기는 신경전을 치르면서도 그가 지금까지 게임을 계속하게 된 건 바로 ‘열정’ 때문이다. 언젠가 부모님도 이런 자신의 열정이 결코 헛된 꿈이 아님을 아시게 될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박용욱은 고1 이후로 한번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본 적이 없다. 크고 작은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생활해 왔기 때문이다.

학창시절, 서울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라도 하게되면 교통비며, 식대로 한 달치 용돈이 날아가기도 하지만 웬만해선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일이 없었다. 게임을 시작하면서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독립적인 아들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님 그늘에서 마냥 어리광을 부리고 보호받기보다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하고 싶어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부모님으로부터 ‘프로게이머’라는 자신의 일을 인정받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물으시면 돈도 잘 벌고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며 큰소리를 치지만 부모님은 여전히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에는 부정적이시다. 부모님께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올해 안에는 뭔가를 보여드릴 생각이라고.



“제가 장남이다 보니 부모님의 기대가 크실 텐데 그 동안 속을 많이 썩혀드려서 죄송하죠. 부모님께 맞서가며 지켜온 제 길이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감 있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이윤열]



구미가 고향인 이윤열 선수는 초등학교 때부터 정구 선수로 활약했다. 천식으로 건강이 악화된 이윤열 선수는 중2 때 운동을 그만두고 게임에 빠져들었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했다. 게임리그의 주무대가 서울이라 대회출전으로 서울과 구미를 오가며 수업을 빠지는 일이 잦아지고 학교의 협조를 받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때문에 고3이 되면서 전학을 생각했지만 학교측이 이윤열 선수의 게이머 생활을 지지하게 됐다. 게임계의 신동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그의 장래성을 인정해준 것이다.


이윤열 선수는 한 달에 일주일 정도만 출석한다. “학교 다닐 땐 몰랐는데 지금은 학교에 가는 날이 기다려진다.”는 이윤열 선수는 그나마 일주일간의 학교 생활도 후배들의 사인공세에 시달리기 일쑤다. 대회에서 수상을 하고 난 뒤에는 친구들에게 기분 좋게 한 턱 내기도 한다.



“대회에 참가해 무대 위에 올랐을 때의 설레임과 두근거림이 좋아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을 때 팬들의 환호가 더없이 큰 힘이 된다. 그의 팬은 대부분 초등·중학생이다. 지난 겜비씨 KPGA 2차리그 결승전에서도 팬들은 ‘이윤열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윤열 선수는 평소 숙소에서 함께 생활하는 홍진호 선수와 막상 무대에 오르고 보니 평소 자신을 잘 챙겨주는 진호형이 무섭게 느껴졌다. 폭풍저그인 홍진호 선수의 테란 연습 상대였던 자신이 이젠 라이벌로 정상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같은 팀 테란 유저인 임요환 선수의 전술·전략을 어깨너머로 보고 배웠다는 이윤열 선수는 무엇보다 형들과 어울려 생활하는 일이 게임 못지 않게 즐겁다.


가끔씩 형들과 외출해서 어울려 놀다가도 밤이 되면 갈 데가 없다. 이윤열 선수가 미성년자이기 때문. 결국 다같이 순대촌으로 발길을 돌리기 일쑤다.


“그래도 어른은 되기 싫어요. 이대로가 좋거든요.” 초등학교 3학년까지 엄마를 따라 여탕에 가고 중2때까지 어린이 버스요금을 냈다는 이윤열 선수는 어른이 되는 게 싫다.||그의 꿈은 첫 번째가 프로게이머, 두 번째는 가수, 세 번째는 과학자다.


프로게이머의 꿈은 이루었지만 가수의 꿈은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게임을 할 때도 연습장이 떠나갈 정도로 큰 소리로 음악을 듣는다. 그것도 모자라 목청 높여 따라 부르기까지…다른 선수들은 “윤열아! 제발 조용히 살자”며 통사정을 할 정도란다.


어려서는 과학자가 되고 싶었다. “아빠가 우주에 가면 늙지 않고 오래오래 살수 있다고 하셨어요.” 지금도 과학자가 되어 우주선 타고 우주탐험을 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진다.


평소 내성적이고 조용한 성격의 이윤열 선수는 가끔 이해할 수 없는 액션으로 팀원들을 놀라게 한기도 한다. 그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엽기 춤’이 그 것. 이윤열 선수는 사흘에 한번 정도 팀원들끼리 노래방에 가면 ‘엽기 춤’ 뿐만 아니라 열정적인 록커로도 변신한다. 예전엔 노래를 잘했는데 변성기 이후, 고음에 취약해 졌다는 이윤열 선수. 팀원들은 그의 노래를 '발악'이라고 표현한다.||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볼거리가 많아 좋겠다며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이윤열 선수는 지난 주 세계불꽃축제를 관람했다. 월드컵을 맞아 한강에서 축구응원에도 참가했다. 사람들도 많고 단합도 잘되는 서울이 좋다며 많은 시민들이 참가한 거리응원도 감동적이었다.


이윤열 선수는 올해 수능을 보고 꼭 대학에 진학할 생각이다. 대회상금도 대학 등록금으로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다.













[박정석] 위장취업으로 악전고투 끝에 프로게이머 됐다






운동을 좋아한 박정석 선수는 야구선수나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 공부에는 취미가 없으니 일찌감치 운동을 해보자는 생각에서다. 구기종목 이외에도 합기도로 체력을 단련시키면서 몸 만들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중3때 일이다. 형이 엄청 재미있는 게임이 나왔다며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다.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당시 게임이라곤 삼국지시리즈만 하던 박정석 선수는 스타를 접하면서 예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게임의 재미를 발견하게 됐다.


길드활동을 하면서 거의 매일 밤을 샜다. 부모님은 혹시 건강에 문제라도 생길까 걱정하시면서도 게임을 하는데 크게 반대하지 않으셨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해야겠다고 맘먹게 된 것은 고3에 올라가고 나서다. 결석, 지각으로 출석부를 화려하게 수놓던 그 때 더 이상 학교를 다니는 일이 무의미해졌다. 하는 수없이 담임선생님 앞에서 연극을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져 부득이 돈을 벌어야하고 때문에 게임방에 취직했으니 취업을 허락해 달라는 것이었다. 평소 게임에 빠져있던 제자를 걱정하시던 담임선생님은 반신반의하면서도 취업으로 출석을 인정해 주셨고 그때부터 원 없이 게임을 했다. 길드원 중 한 사람이 게임방을 운영했으므로 숙식을 해결해가며 실력을 쌓았다. 이후 서울로 상경해 본격적인 게이머 활동을 시작했다.


위장취업을 감행하며 오른 서울행. 시험 기간엔 부산으로 내려간다. 혹시 몸이라도 상할까봐 항상 걱정해주셨던 담임선생님의 얼굴을 뵐 때면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이 늘 함께 한다. 그러던 중 TV에 떡 하니 프로게이머 박정석이 등장했고 가정형편 상 게임방 알바라는 위장취업이 탄로 났다. 뻔뻔스런 제자는 담임선생님께 전화를 걸어 게이머하면서도 돈을 벌 수 있으니 취업한 것이라고 생각해 달라고 변명했다. ||하면 할수록 힘든 게 게임이다. 이젠 실력이 늘었다 싶다가도 여지없이 대회 본선 진출이 좌절되곤 했다. 그런 그에게 가장 꺼려지는 상대는 폭풍저그 홍진호 선수다. 메이저급 대회 때 중요한 경기마다 홍진호 선수와 맞붙게 됐고 그때마다 번번이 참패했기 때문. 스카이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8강, 1승1패에서 마지막 상대 홍진호에게 패해 4강이 좌절됐고 코카콜라배 때도 1승1패 상황에서 홍진호에게 패해 8강이 좌절됐었다. 메이저급 대회에서 3번씩이나 같은 조에서 맞붙은 홍진호 선수. 이젠 진정한 실력자로 홍진호 징크스를 깨뜨리고 싶은 것이 박정석 선수의 각오다.||“일단 좋아하게 되니깐 나이고 뭐고 눈에 안 들어 왔어요.”


어느 한구석 미운 데가 없다는 여자친구. 배틀넷에서 채팅으로 만난 그녀는 3살 연상이다. 배틀넷에서 밥내기 게임으로 친분을 다진 이후, 서로에게 호감만 갖고 있다가 1년 전 정식 연인사이가 됐다. 발랄하고 장난꾸러기인 그녀는 부산에 있다. 한 달에 한번도 만나기 힘들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문자를 주고받으면 애정을 확인한다. 서울에서 카페 정모가 있던 날 그녀도 자리를 같이 했다. 그녀가 자신의 여자친구임을 팬들 앞에서 떳떳하게 밝히고 싶어서였다.


팬들과 술먹기 게임을 하면서 술을 못 마시는 그는 흑장미를 신청했고 팬들은 그 벌칙으로 그녀와의 키스를 외쳤다.









강민


고1때다. 당구를 잘치는 친구들이 부러워 당구장을 드나들며 맹연습에 돌입했다. 뭐든 한가지 일에 욕심을 내면 한 우물만 파는 성격이라 그렇게 실력을 쌓아갔다. 언젠가부터 친구들의 관심사는 ‘당구’가 아닌 ‘게임’으로 옮겨갔다. 또다시 친구들에게 이끌려 PC방을 다녔고 게임을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게임감각 하나만은 누구에게 뒤지지 않았다. 동네 오락실의 모든 게임을 다 섭렵했고 오락실 주인 아저씨도 열렬한 팬이었을 정도로 못하는 게임이 없었다. 굳이 동전에 낚시 줄을 묶어 퉁기거나 테잎으로 감는 등의 편법을 쓰지 않아도 오락실 주인 아저씨와의 친분만으로 하고 싶은 게임을 맘놓고 할 수 있었다.



비행기를 조종하며 미사일을 쏘는 게임에는 특히 강했다. 하지만 PC방에서 접하게 된 ‘스타크래프트’는 오락실 게임과는 달랐다. 무수한 전략과 전술이 대동되고 나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과 함께 대전할 수 있다는 것이 그랬다.||당구를 배울 때도 그랬듯이 게임도 그저 취미로 시작했다. 물론 프로게이머라는 신종 직업이 있다는 것도 알았지만 게임으로 직업을 삼게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게임의 재미에 도저히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이 빠져들었다. 밤새 게임을 하다보니 학교엔 매일같이 지각에 간간이 결석까지…



화려한 출석부 때문에 담임선생님에게 혼나는 일이 거의 생활이었다. 매일 혼나면서도 끝내 게임과의 인연을 끊을 수 없었다. 고2 때 잠깐동안 게임을 접은 적도 있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모질게 마음먹고 게임에서 손을 놨었다.



그러나 친구들은 프로토스 유저로서 그의 실력이라면 충분히 프로게이머로 데뷔해 유명해질 수 있을 거라며 그를 부추겼다. 당시 프로도스 유저들이 고전하고 있었고 강민은 프로토스 유저로서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였다. ||졸업과 동시에 프로게이머가 되겠다는 결심 하나로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섰다. 인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습 장소도 제대로 구하지 못했다. 경기도 안양에서 살던 강민은 공짜로 게임을 할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하다가 아는 형이 PC방을 운영해 공짜로 게임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친구의 말에 경북 구미까지 내려갔다.



실력을 쌓아 이름있는 프로게임팀에 들어가겠다는 일념으로 연습에 몰두했다. 서울로 올라와 팀을 알아보러 여기저기 물색하고 게임팀을 찾아가 테스트 받기를 자처했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팀이 ‘더미디어 두밥’. 현재는 ‘GO’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강민은 ‘스타크래프트’ 이외의 게임은 전혀 플레이하지 않는다. ‘스타’ 하나만이라도 잘하자는 욕심 때문이다. 어렸을 때 꿈은 ‘축구선수’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부에서 활동했으며 고등학교 땐 직접 교내 축구팀을 결성해 유니폼이며 축구화 등을 맞춰 입고 앞장서 활동했을 정도로 축구를 좋아했다.



결국엔 ‘게임’에 빠져 직접 선동해서 만든 축구팀 활동에 소홀해졌고 축구팀 친구들에게는 좋지 못한 인상을 남기게 됐지만 아직도 ‘축구’에 대한 애정만은 변함 없다.










최연성] "(임)요환이 형 후계자 되겠다"



최연성은 전북 익산이 고향이다.


어려서부터 오락실게임을 모조리 섭렵한 그가 처음 컴퓨터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를 시작한 건 익산 남성고 1학년 때다.



컴맹이던 그는 오락실게임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뛰어난 그래픽과 재미를 느꼈다. 방과후에는 어김없이 PC방에 출석해 도장을 찍고 방학 때면 아예 PC방에서 살다시피 했다.



그러나 PC방비를 충당해 내기에 용돈만으로는 부족했다. 참고서 살 돈으로 게임을 했고 참고서는 친구들에게 빌려 공부했다. 생일 때는 ‘생일빵’이라며 친구들에게 껌을 팔아 목돈을 마련하기도 했다. 결국 그의 아버지는 “게임을 하더라도 집에서 해라”시며 컴퓨터를 사주셨다.



최연성의 가족은 부모님과 형 그리고 여동생이 있다. 그의 형은 익산에서도 알아주는 수재로 한양대 전체 수석을 차지했다. 그런 형도 게임에는 일가견이 있다. ‘포트리스’는 ‘은관’이며, 한양대 스타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다. 지금은 군대에서 상병 계급장을 달고 있다.



연년생인 여동생은 그가 서울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한번도 그를 ‘오빠’라고 부른 적이 없었다. 연성에게는 동생이라기보다 때론 애인 같고 때론 누나 같은 친구나 다름없었다.



동생과는 함께 탁구도 치고 게임도 즐긴다. 특히 ‘크레이지 아케이드’는 그가 봐도 놀랄만한 실력이며 ‘포트리스’도 수준급이다.||최연성은 고등학교 입학시험에서 200점 만점에서 181점을 얻었다. 아버지의 바람대로 남성고에 입한한 것이다. 지금은 평준화가 되었지만 당시 명문고교로 잘 알려진 남성고는 아버지와 형의 모교였다.



아버지는 그를 남성고에 입학시키기 위해 혹독하리만큼 공부를 시켰다. 그러나 그가 아무리 공부를 하더라도 형에 비하면 늘 형편없는 실력이었다. 학교에서는 항상 형과 비교당했고 반발심이 발동한 그는 오히려 공부와 담을 쌓기 시작했다.



그가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아버지는 체격이 좋은 그에게 운동을 권했지만 ‘운동선수’가 되고 싶진 않았다.



결국 최연성은 고2 때 자퇴했다. 이는 아버지의 뜻이기도 했다. 그가 자퇴를 결심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담임과의 불화 때문. 그는 고1 때 수학선생님과 앙숙이었다.



2학년에 올라가면서 그 수학선생님이 담임이 됐고 담임은 첫 만남 때 반 친구들 앞에서 “최연성, 이제 너는 죽었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농담이려니 했지만 이후 담임선생님의 구타가 이어졌다.



툭하면 “형은 공부 잘하는 모범생인데 너는 뭐냐?”며 꾸짖으셨고 그를 아예 문제아로 취급했다. 오기가 생긴 그는 죽을 힘을 다해 수학공부에만 전념, 반에서 2등을 했지만 ‘컨닝’을 했다며 되레 혼이 났다. 화장실 바닥의 똥물이 묻은 신발로 뺨을 맞던 날, 그는 자퇴를 결심했다.||최연성은 학교를 자퇴하고 곧장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그러나 대입 수능 준비를 하던 중 ‘게임’에 더 깊이 빠져들게 됐다.



배틀넷 상에서 가장 유명한 아마추어 랜덤유저로 그 명성이 자자했다. 프로게이머들로부터 연습상대가 되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던 것.



이후, 스타 유저들 사이에서 그가 맵핵을 쓴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그렇게 잘하면서 왜 대회에는 참가하지 않느냐?’는 게 이유였다.



그는 전북 익산에서 서울을 오가며 게임대회에 참가하는 것이 번거롭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그저 즐기기 위해 게임을 시작했기 때문에 우승에는 별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중 작년 12월 28일. 프로게이머 임요환으로부터 활동제의를 받게 됐다. 동양 오리온팀으로 와 달라는 것. 그의 아버지는 “젊었을 때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생각으로 즐기다 오라”며 선뜻 서울행을 승낙해 주셨다.



‘프로게이머’로 성공하고 싶다거나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다만 테란의 황제 임요환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신기했고 가슴이 설레었다.



막상 게임을 시작하고 보니 “이렇게 재미있는 걸 왜 이제 시작했나” 싶게 즐겁다. 특히 온게임넷 프로리그에서 이윤열을 이겼을 땐 날아갈 듯 기뻤다.||“건방진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젠 경기에서 이겨도 그저 ‘좋다’는 기분보다 다음 경기에 대한 중압감이 더 커요.” 그저 재미로만 시작한 일인데 이제는 조금씩 욕심이 생긴다는 증거다.



최연성은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꼭 눈을 감고 기도를 한다. 하나님과 부모님, 그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차례로 감사기도를 하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최연성의 꿈은 제2의 임요환이 되는 것이다.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임요환의 후계자로서 ‘테란의 황제’의 바통을 이어받아 게임계를 평정해 보는 것이 그의 가장 큰바람이다











[도진광] "신생팀 소속 한계 극복하고 메이저리그 섭렵하겠다"



엄격한 규제와 간섭으로 팀 생활에 염증을 느껴 결국 개별활동을 선택했었던 도진광. 그러나 ‘피오에스’야 말로 ‘지옥팀’ 이다. 변변한 스파링 상대도 없고 대회참가도 쉽지 않아 팀 생활이 그리웠으나 막상 ‘피오에스’를 결성하고 보니, 장난이 아니었다.



동네 PC방에서 연습하면서 팀을 만들 계획을 세우던 도진광과 이운재를 도와 두 명의 감독이 나섰고 이에 코치까지 포진되어있는 ‘피오에스’가 탄생했다. 뒤늦은 출발을 감행한 신생팀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한 감독들의 열정은 뜨거웠다.



하지만 혹독한 트레이닝에도 불구하고 팀 생활이 즐겁기만 하다는 도진광. 그는 ‘피오에스’가 국내 어느 프로팀보다 더 막강한 파워를 지닐 수 있도록 팀원들의 기량이 날로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도진광은 어려서부터 게임감각이 뛰어났다. 어떤 게임이든 시작하면 금새 실력이 늘었다. 중3 때 컴퓨터를 장만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PC게임을 접하게됐던 도진광은 주로 1인칭 액션게임을 즐겼다. ‘C&C 레드얼럿’에 심취해 있을 때 함께 게임을 즐기던 쌈장 이기석이 재미있는 게임이 새로 나왔다며 ‘C&C 레드얼럿’을 접고 그 게임으로의 전향을 시도했다. 그 게임이 바로, ‘스타’였다.



결국 도진광도 고1때부터 이기석을 따라 ‘스타’를 시작했고 탁월한 감각 덕분인지 실력도 쑥쑥 올랐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게임대회 참가자격은 만18세 이상인 성인으로만 규정되어 있었다. 도진광은 빼어난 실력에도 게임대회 문턱조차 넘나들기 힘들었던 것. 일부 게이머들은 주민등록증을 위조하면서까지 게임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도진광은 랩터스 팀원으로 활동하다 고3 때 삼성전자 ‘칸’에 정식으로 입단했고 일찌감치 프로게이머 활동을 시작했다. 학생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교복을 차려입고 대회장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던 그에게 동료들은 ‘꼭 회사원(부장) 같다’며 ‘도부장’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다. ||“게임 때문이 아니라 원래 공부를 싫어했어요!^^”


도진광의 학업성적은 뒤에서부터 헤아리기가 더 쉽다. 인문계가 아닌 공고를 가겠다고 했을 때 어머니께서는 눈물을 보이셨다.



일반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을 시작하면서 성적이 떨어지고 이 때문에 부모님과의 마찰이 심해지는 게 대부분이다. 하지만 도진광은 ‘게임’ 보다 ‘성적’ 때문에 부모님 속을 썩혀드렸다.



남자답게 굵직굵직한 선을 지닌 도진광도 알고 보면 ‘순둥이’다. 단 한번도 주위사람들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화를 내는 법이 없으며, 인상을 찌푸리는 경우도 거의 없다. 음악을 들으며 인터넷으로 신문을 보는 게 취미일 만큼 정적이다. 자신의 장점은 ‘인내심(잘 참는다)’이며 단점은 ‘화를 못 낸다’는 것. 남에게 싫은 소리 잘 못하고 조금 섭섭한 감정들도 혼자 속으로 삭히는 성격이다.



웬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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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26 01:52
수정 아이콘
중3시절 한달용돈이 10000원이라니...-_-;;;;;;;;;
Wizard_Slayer
05/10/26 01:55
수정 아이콘
그새 저걸 다읽으시다니 ㄷㄷㄷ;; 올린지 1분도안댔는데
05/10/26 02:01
수정 아이콘
도진광 선수는 지금 뭐하시는지.......그나저나 정말 이런저런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군요. 특히 억대 연봉으로 SKT에 간 박태민 선수는 아직도 후회를 하실런지......
카르디아
05/10/26 02:07
수정 아이콘
다 읽어보니 꽤나 오래전 일 같군요 ~재밌네요 ... 이러한 배경이 있었군요 .
동네노는아이
05/10/26 02:08
수정 아이콘
공통점은 어렸을떄부터 모든 게임을 섭렵했다
..최연성 선수 보니 게임 잘하는 유전자라는것도 있는거 같군요..
오드아이
05/10/26 02:18
수정 아이콘
펌글은 유게로 -_-
05/10/26 02:37
수정 아이콘
와우~ 기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조용호선수랑 친했다면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도 쓸 수 있었을 텐데.. 큭;;

대충 아는거라면 조용호선수도 게임 하기 전까진 공부를 잘했다는 것, 중1때 반장이었죠. (대개 성적순으로 뽑음)
그리고 스타는 비교적 늦게 시작한 것 같고 중3때 학교 앞 '인터게이트'라는 피씨방에서 죽치고 살았다는 것
당시 맵핵을 사용해서 만든 300승 0패 전적을 자랑함(다만 보통 맵핵유저와 달랐던 점이라면 리플레이도 없던 시절 상대방 진영을 관찰하면서 빌드라던가 병력상황, 타이밍 같은 것을 체크했다고 함)
고등학교 진학 후 딱 하루 학교 나가고 교복 살 돈으로 서울로 튐-_-; 뭐 그 이후는 대충 다른 게이머들하고 비슷하겠네요.
대충 제 친구가 조용호선수랑 친해서 들었던 얘기들입니다. 참고로 중학교 동창이죠.
XoltCounteR
05/10/26 03:19
수정 아이콘
후아...그렇게 게이머하면서 다시 밝아졌던 태민군의 성격은 왜 다시 무섭게 변해버린 걸까요...'_';;
각오 한게 있나....
05/10/26 03:35
수정 아이콘
이 글 써진지 좀 된 것 같네요;;; 아무튼 잘 읽었습니다;;;
질럿컨트롤
05/10/26 03:54
수정 아이콘
박정석선수 아직도 그 여자친구분이랑 사랑을 이어아고 계신지요...??
쏘세지
05/10/26 08:13
수정 아이콘
최연성 선수 형은 저번 KTF-NA 카트 최강전에 나오셨었는데.. 보신 분 없으신지.. 안경 낀 최연성 선수가 떠오르더라는.. 팀은 비록 지긴 했지만 카트도 잘하시나봐요 ^^
거부할수없는
05/10/26 10:37
수정 아이콘
저도 도진광선수 궁금하고 보고싶네요... 그 푸근하면서도 귀여운 외모의.. 후후
김형석
05/10/26 11:32
수정 아이콘
남성고 어떤선생인줄은 모르겟지만 진짜 교사로서 자질이 없는 사람인가보네요..저같아도 때려칠..
게이머출신들 거의 원래는 좀 잘하시지 않았나요? 이주영선수도 성균관대다니신다고 하던데
랑맨 (최일권)
05/10/26 12:09
수정 아이콘
2003년 당시에도 올라왔던 글이지만 내용상 다시 한번 올려도 괜찮을 것 같네요. 부산 경성대에서 벌어졌던 마이큐브배 OSL 16강전에서 박용욱 선수가 임요환 선수에게 지고 난 후 박용욱 선수의 아버님이 팬카페에 동생의 아디를 빌려서 올리신 글입니다

박용욱 아버지임.
어제 게임 잘 보았음.
장한. 내아들.
기회는 항상 있는것이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님이다)
그동안 너의 둿바라지를 못해줘서 항상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 글을 쓸려니 용진이가 감독하고 있다. 그러나 아버지의 생각을 그대로 옮겨 적어볼께
사실 너에게 그동안 못해 주었던것 미안하게 생각한다.
할말은 많지만 용진이가 보고 있어서.
너 어제 게임할때
너의 어머님께서 너무나 빌고 빌어서, 그때 아버지는 너의 어머님 옆모습만 보았다.(물론 시선은 멀티미디어) 눈무,,,
빌고, 또 빌고
청개구리가 멀리 높이 뛰어 오르기 위해서는 한번 몸을 움쳐리고...
(졈프,,,)
방금 전화를 하니 아니 받더라.

서울에는 잘 도착 했는지?
이 시간에도 이벤트???

그리고 주훈 감독님도 잘 도착했는지?
궁금하며, 너도 감기 및 몸조심하여라

어제 그저께 너의 몸 상태가 안좋다는 것을 언터넷으로 보면서,

괜히 외갓집까지 가서 너를 쇼파에 잠을...

아뭏던 몸건강하고, 주감독님께도 잘 도착했는지 안부 전해주고.

동양오리온스... 화이팅

끝으로, 너와 게임했던 요환 이도 같이 잘 갔겠지?
경기 후, 너의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2003. 9. 19

p.s 1 - 박용욱 선수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아버님을 꼽죠
2 - 아시다시피 박용욱 선수는 마이큐브배에서 결국 우승했습니다
LHforever
05/10/26 15:56
수정 아이콘
역시 게임도 머리가 좋아야 잘한다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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