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6/11/08 09:14:06
Name [NC]...TesTER
Subject [픽션]raDIO StaR ⑥
9. 2008년 12월의 어느 날

“황제의 귀환”………..파포 메인 탑 기사

“PGR21 두부에러”

“박서 재대”…………..네이버 실시간 검색 1위

2년 2개월이 흘렀다. 안 올 것만 같았던 시간이 왔다. 30넘은 프로게이머를 보여주겠다고, 재대 후 컴백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던 박서가 말 그대로 귀환을 했다. 이 판과 관련된 각종 포털, 커뮤니티, 미디어는 온통 황제의 귀환을 축하했고, 시들어 가고 있는 이 판을 복귀 시켜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팬들을 현혹 시켰다. 언젠간 끝날 것 같았던 저그의 본좌 차지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이젠 박서의 드랍쉽과 바이오닉이 이 자리를 바꿀 것이라는 얄팍한 상술도 팬들에게 세뇌를 시키려 하고 있다. SKT1 감독은 박서의 실력이 예전 같지 않아 6개월 정도는 실전에 배치하지 못할 꺼라 말했다. 당연한 이치 였지만, 일부 팬과 내 눈엔 6개월의 시간은 짧아 보였고, 오히려 다시는 돌아 오지 못할 강을 건너 버린 모습이 박서의 얼굴에 묻어났다.

우리 팀은 Half-1리그에서 5전 전패를 차지했다. 최하위. 그래도 WGM, Xighter, NoWind는 가끔 1승씩을 챙겨 주었다. 이 3선수가 한 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우리 팀도 1승은 있을텐데, 희한하게도 3이서 2놈 패하고, 1놈이 이기는 형국을 조성했다. 그래도 나에게 희망을 안겨다 준건 gershin과 queenNcool의 실력이 일취월장 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경기를 하면 할수록 실력이 눈부시게 성장했다. gershin의 팀플 실력은 워낙 기본기가 충실했기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qeenNcool은 MSL  서바이버 오프라인 예선에서 현 프로게이머를 잡고 본선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참고로 우리 팀원 중 양대 리그 예선 중 한곳이라도 통과해 본 사람은 NoWind가 유일했다.) 아직 노련하지 못하지만 그의 피나는 연습시간은 나 조차도 혀를 내두르게 한다. Half-1리그에선 2번 나와서 모두 졌지만, 정말 경험만 많이 쌓은 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보였다. gOOd_Man과 pinktiger는 처음때 보단 나아보였지만, 아직은 좀더 시간이 필요했다. . Half-1리그에선 팀플로 한 번 나와 PGR21 평점 2이라는 최악의 점수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이때 우리팀에는 제너시스에서 월 300만원 정도의 지원과 나에게 얼마 남지 않은 돈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었다. 우리 팀에 들어오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은 초창기 때보다 훨씬 많아졌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게이머는 없었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더 받아들이기엔 우리의 환경은 열악했다. 청소는 선수들 스스로가 맡아, 청결 상태는 그나마 괜찮았고,  “식”에 대한 비용이 생각보다 많이 지출 됐다. 좁은 방에서 15시간 이상 연습하는 선수들에겐, 답답한 공기와 어두컴컴한 분위기로 많은 피로감을 주었고, 연습 상대의 부족으로, 실력을 더욱 키워 나갈 수 있는 기회를 갖질 못했다. 이 때 부터는 프로리그 팀의 도움도 많이 줄었다. 각자 알아서 연습상대를 찾았고, 나 또한 훌륭한 연습 상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였다.

이 당시 박서의 컴백 경기가 점점 늦어지고, 남은 공군 전산특기병 프로게이머들에 이야기가 여기저기 흘러나왔다. 박서 이후에 컴백하게 될 엘러는 앞으로 6개월 후에 할 것이고, 우브나 날라, 리치, 제우스 등은 더 후에 컴백 또는 은퇴를 할 것이다. 공군은 스스로 내 놓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여(지키지 못했다기 보단 여론 수렴의 실패와 국회의 치졸한 도움, 이 판의 쇠락 등의 악 조건들이 발생해서) 팬들의 불만과 항의에 주 타겟이 되었고, 이 판의 파이는 급속하게 작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협회는 박서의 컴백과 과거의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전략가적인 그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난 박서의 현재 상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SKT1 코치와 술 한잔 기울이며, 나에게 하소연 아닌 하소연을 털어놨다.

“형님, 박서 말이에요. 도저히 복귀 못할 것 같아요. 실력이 너무 현 선수들과 차이나요”
“당연하겠지. 마우스 논지가 얼만데.. 6개월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는데…실상 보니까 도저히 힘들 듯 해요. 우리 감독님은 박서를 코치겸 팀플 전용 선수로 일단은 뛰자고 말하는데..박서 장난 아니게 화가 났거든요”

박서가 코치라니. 팀플만 뛰다니. 일단은 투입은 해봐야 하지 않냐라고 했지만, 이 말이 얼마나 허무맹랑 했던가를 일깨워주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10. 2009년 3월의 어느 날

주위의 우려를 무릎 쓰고, 협회와 게임단 모회사와 팬들의 무언의 압력에 의해 박서는 2009 구글 시즌 1 OSL 오프 예선에 참가했다. 모든 이 판의 언론과 팬들은 박서에게 초점이 맞춰줬다. 그런데, 그의 첫 상대는 바로 WGM이 되버렸다. 랜덤인 WGM이 박서와 만났다. 내 기분은 참 묘했다. 난 당연히 WGM이 이길거라 생각했다. SKT1 코치의 말도 있었지만 나 또한 박서는 이젠 컴백하기 힘들다는 것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다. 그 둘의 경기는 3판 2선승제였다. 맵은,

1경기 : 2009로템
-오리지널 맵과 비교해보면 12시와 2시의 거리가 좀 더 길어졌고, 삼룡이 멀티가 없는 데신, 센터에 게스가 있는 멀티가 두 개 존재한다.
2경기 : Blue Ocean
-육상 맵에 강이 흐르는 독특한 맵으로, 그 강을 질럿, 마린/메딕/파벳, 히드라, 일꾼들만 건널 수 있고, 나머지 유닛은 건널 수가 없다. 물론 드랍,수송을 통해서는 가능하다.
3경기 : Head Long
-긴 다리가 남북으로 이어져 곳곳이 끈켜있고, 12,6시가 스타트 포인트인 2인용 맵
앞마당 노우 게스, 제3멀티는 전부 섬맵(11,1,5,7)이고 섭맵에도 앞 마당 멀티 존재

<박서 vs WGM PGR21 문자 중계>
1경기
방장 : 아 드디어 박서의 공식 경기 들어가네요. 최초로 오프 경기를 방송해드립니다. 그만큼 이 경기의 중요성이 크다는 말이겠죠. 박서와 대결할 선수는 GP의 WGM 선수. 이 선수 랜덤인데 실력이 만만치 않습니다. 랜덤인데 과연 어떤 종족이 나올지…
방장 : 시작됩니다. 아 12시 박서, WGM 8시 테란. 이게 웬 말입니까..테테전이네요.
.
.
방장 : 박서 언덕 입구 막고 원팩 탱크 한기와 마린5기 정도 뽑고 더블, WGM 원팩 원스타
.
.
방장 : 아! WGM 투탱 드랍합니다. 본진에 박서 일꾼 죄다 나와서 막습니다. 마린 뛰어나오다 SCV에 찡깁니다. 줄줄이 죽는 SCV, 마린…. 간신히 막는 박서, SCV 거의 다 잃었어요. 그러나 앞마당 SCV들 많습니다. 8기는 넘어보여요. 그러나 앞 마당 언덕에 시즈 탱크 한기, SCV 두기, 한기는 터렛, 한기는 탱크 수리합니다.
.
.
방장 : 본진 다시 한번 벌쳐2기, 탱크 1기 드랍, 앞마당 언덕 장악…..박서 GG

2경기 이야기는 안하겠다. 박서는 말도 안되는 바이오닉을 뽑아 강을 건너왔고, WGM은 랜덤 플토로 캐논 밭을 만들며 방어했다. 캐논에 족족 얻어 맞고 죽어가는 마린, 메딕은 마린이 맏든 안 맏든 혼자 놀고 있었고, 갈수록 마린의 수는 줄어들었다. 4베럭 까지 올린 박서는 본인 지역에서의 몰래 템플러 아키브를 끝내 발견을 못했다. 나라도 발견 못했으리라..WGM은 유닛을 안 뽑고 박서의 바이오닉을 막아냈다. 다크 1기 나오고 박서는 생각보다 빠르게 GG를 쳤다.

이 경기 이후의 팬들의 반응은 따로 말 안하겠다. 우린 박서를 이겨 나름 메스컴을 탈 기대를 했건만, 그건 40먹은 홀아비가 30먹은 처녀 찾기 식이었다. 모든 비난의 화살과 팬들의 분노, 공군에 대한 화풀이는 이 판 모든 분야에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승패도 중요했지만 박서의 SCV 뭉치기라든가, 캐논밭에 바이오닉이라든가, 전체적인 운영의 미스는 그를 가만히 놔두질 않았다. 그러나 첫 경기 이고 오래간만에 한 경기라는 점이 어느 정도의 수습을 해주는 역할을 했다. 그 날 WGM이나 우리 팀은 박서를 이겼다고 해서 기쁘거나 흥분되질 않았다. 난 박서가 박서로 보이질 않았던 것이다. 그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기에 말이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오가사카
06/11/08 10:45
수정 아이콘
우연히 읽고 앞의 글을 쭉 읽어봤는데 잼밌는데요^^
엘러가 궁금하네요 ㅎ
지니-_-V
06/11/08 11:24
수정 아이콘
언제나 잘보고 있습니다.

건필하세요 ^^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6869 프로리그가 재밌고 좋은 이유 - 어중간한 팬의 입장에서 [28] open3846 06/11/08 3846 0
26868 프로리그와 토토 [11] 쿨희3985 06/11/08 3985 0
26864 [제안] 프로리그 관련 확실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4] 다크포스3782 06/11/08 3782 0
26863 무엇이 그들을 구해줄 수 있는가 .. [7] 3558 06/11/08 3558 0
26862 제가 생각하는 절충안. [8] rakorn3071 06/11/08 3071 0
26861 [잡담] 메딕아빠의 피쟐스럽지 않는 잡담 ... 네번째. [11] 메딕아빠4055 06/11/08 4055 0
26860 오영종의 세레머니. 한획을 긋다. [28] hysterical4779 06/11/08 4779 0
26859 프로리그가 재미없을수 밖에 없는 이유 [87] SEIJI5859 06/11/08 5859 0
26858 [픽션]raDIO StaR ⑥ [2] [NC]...TesTER4465 06/11/08 4465 0
26857 차기 MSL에도 마재윤 선수가 과연 강력함을 보일 수 있을까? [50] 왕초보로템매5649 06/11/08 5649 0
26856 피할 수 없다면 즐깁시다: 프로리그에 대해 [6] DeaDBirD4261 06/11/08 4261 0
26855 최근 1년동안의 스타리그 결승전 [12] 이스트3932 06/11/08 3932 0
26854 선수들의 몸값에 대해... [5] loadingangels3834 06/11/08 3834 0
26852 [프로리그확대] 벌써 기업의 논리에 지배될 시기는 아니다.!! [3] 다크포스3909 06/11/08 3909 0
26847 제가 첨으로 강민팬이 되었던 때는.. [25] 김호철4497 06/11/07 4497 0
26844 뻔한 전투들 [13] 포로리3775 06/11/07 3775 0
26843 오영종과 박영민 - 대 테란전 완성형 프로토스에 대하여. [22] S_Kun4924 06/11/07 4924 0
26841 서바이버 2라운드 결승전 곧 시작합니다. [418] SKY925439 06/11/07 5439 0
26840 pgr운영진과 매니아들의 의견 충돌, 무엇을 의미 하는걸까??? [71] NeverMind5082 06/11/07 5082 0
26839 프로리그와 개인리그.. 시청자의 선택? [5] 4145 06/11/07 4145 0
26838 [평점 스페셜 이벤트] 역대 최고의 명경기 평점 결과 - COP = 강민 [96] 메딕아빠8335 06/11/06 8335 0
26836 프로리그 와 개인리그 [26] 김주현4284 06/11/07 4284 0
26833 Fourms님의 글입니다. [215] FELIX8924 06/11/07 892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