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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6/11/08 11:15:36
Name hysterical
Subject 오영종의 세레머니. 한획을 긋다.
뭐 가입한지 3년이 다되가는데 이제서야 첫글을 올립니다.
왠지 pgr에는 조금 두렵다고나 해야할까...;;;

아무튼 각설하고 시작하겠습니다-



----


저는 스타를 보기시작한 2000년부터 지금까지.
정말 너무나 궁금한게 있었습니다.


경기종료후 이긴선수나. 진선수나 똑같이 무덤덤한 표정.
그 경기의 중요성이 어떻든간에 똑같이 아무렇지도 않은듯한 표정.
얼굴은 땀범벅이 되고 승리로 인한 기쁨때문에 입꼬리가 살짝올라갔음에도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

여타 다른 스포츠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인데 말입니다.

한국시리즈 우승같은 경우는 승리가 확정됨과 동시에
덕아웃의 모든선수가 뛰쳐올라와 승리를 자축합니다.
상대선수들이야 어떻든간에. 마무리 투수, 혹은 마무리 안타를 친 선수를 헹가레치고
그라운드를 점령해버리는데 말이죠.

축구도 그렇습니다. 승리가 확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골이 들어가면
골을 넣은 선수나 골에 관계없는 골키퍼나, 진짜 정말 상관없는 벤치의 멤버들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두손을 들고 기뻐하고 환호합니다.
히딩크감독의 어퍼컷 세레머니도 한 이슈였죠.


위의 두가지 예에서 만약에 그들이 승리하고도, 혹은 골을 넣고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무덤덤하게 사라지거나 다시 경기를 재개한다면. 팬들의 입장에선 어떻게 볼까요?


팬들의 재미도 그만큼 반감이 되지 않나싶습니다.


세레머니가 일반화되있고 가장 두드러지는 종목인 축구의 경우를 봅시다.


유명선수가 골을넣고 하는 세레머니는 그의 개인적인 실력을 제쳐놓고 봐도
(물론 개인적인 능력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큰 이슈가 되는게 사실입니다.

가장 유명했던 베베토 선수의 94월드컵 요람세레머니 부터.
베컴 선수의 두팔을 좌우로 넓게 펴는 세레머니.
호나우도 선수의 조용히 하라는 쉿 세레머니.
히딩크 감독의 어퍼컷 세레머니.
브라질선수들이 했던 아기기차놀이 세레머니.


우리는 그들의 골에도 열광을 했지만 그들의 세레머니에도 열광을 했음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들의 세레머니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이번에 아드리아누 선수가 06 독일월드컵에서
베베토의 요람세레머니를 다시 했을때 베베토 선수는 굉장이 기분이 좋았다고 합니다.


스타리그에도 이런 세레머니가 없었던건 아닙니다.
제가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정확히 언제 어떤경기인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주훈감독의 경기중 카메라가 자신을 비췄을때 승리를 확신하는 한손을 불끈쥐고
자신만만한 표정이 카메라에 잡혔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도 전태규 선수가 전성기때 보여줬던 세레머니도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그 무언가가 조금씩 부족했다고 느꼈었습니다.


프로리그 7연승을 달리고 있는 르까프 이제동선수도 세레머니를 하긴하는데
누가봐도 조금은 어색하고 민망하다 싶을정도로 선수의 표정은 무덤덤합니다.

하지만 이번 4강에서의 전상욱선수를 이기고 나서의 오영종의 세레머니는
다른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에겐 정말 크게 다가왔습니다.


쑥쓰러운듯 불끈쥔 주먹을 팬들에게 내민 전상욱 선수의 세레머니보다.
4강경기전에 열렸던 프로리그에서 오영종 선수가 보여준 사랑의 총알 세레머니보다.
임요환 선수가 많이 보여줬던, 하지만 쑥스러움이 가시지 않은 세레머니보다.

제게는 정말 오영종 선수의 이번 세레머니는 훨씬 격정적이고 감동적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축구경기에서 골을넣은 선수처럼.우승을 가져다준 버디를 잡은 골프선수처럼.


오영종 선수의 치켜올린 불끈쥔 두주먹은 정말 감동적이었고 격동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오영종 선수의 얼굴은 쑥쓰러움, 부끄러움은 찾을래야 찾을수가 없었고
승리에 대한 환희만이 담겨있었습니다.

'이제야 세레머니 다운 세레머니가 나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겨도 이긴것 같지않고 져도 진것같지않은 스타리그, 프로리그의 선수들.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표현해 팬들의 열광적인 사랑을 받을수 있는
그런 선수가, 그런 리그가 되야되지 않나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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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08 11:21
수정 아이콘
저는 임요환 선수가 저번 신한 스타리그 24강 진출전에서 장육 선수를 이겼을 때 보여줬던 세레머니가 아주 솔직담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피말리는 승부 끝에 승리한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오른 주먹 치켜들기. 임요환 선수의 감정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장면이었죠.
상어이빨(GO매
06/11/08 11:23
수정 아이콘
저도 자연스럽게 나온 세러머니가 좋아요.^^
물론 보여주기 위한 세러머니들도 좋긴 하지만, 왠지 부자연스러워서 선수들이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06/11/08 11:26
수정 아이콘
저는 임요환 선수가 쏘원스타리그에서 박지호선수에게 역스윕 한 이루에 했던 세리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너무 기뻐서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며 주먹을 하늘로 뻗었죠.
메가스튜디오에는 임요환 임요환 함성이 가득하고
임요환 선수의 눈에는 눈물이 아려있었습니다.

황제의 마지막 결승행 이었습니다.
06/11/08 11:28
수정 아이콘
저도 오영종 선수 4강 5경기 끝나고 두손 불끈 쥐면서 기뻐할때 뭉클하고 전율이 일더군요... 하... 꼭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하지 않아도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정말 와닿는 세레모니였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볼텍스
06/11/08 11:29
수정 아이콘
흐음... 전 임요환선수가 도진광선수와의 경기 후 세레머니도.... 그때도 주먹을 하늘로 뻗은거였죠 아마
06/11/08 11:30
수정 아이콘
준비하지 않고 즉흥적인 감성에 나온 세레머니야 말로 진정한 세레머니죠 ^^
이번 오영종 선수의 세레머니는 그런점에서 참 쨘~~하더군요
06/11/08 11:35
수정 아이콘
이제동 선수의 표정은 무덤덤하기보다는 쑥쓰럽고 어색해하는 표정이죠.^^;;; 사실 오영종 선수도 아직까지 그런 기색이 좀 남아 있고요. 그럼에도 전 르까프 팀이 보여주는 세레모니가 좋습니다. 기쁨을 자연스레 표출하는 세레모니가 아무래도 가장 자연스럽고 좋아 보이겠지만, 현재 르까프 팀은 응원하러 온 팬들을 위해서란 측면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학주, 최가람 선수까지도 경기장 중앙까지 나와 세레모니를 보여준 게 아닐까요? 뭐 오영종 선수나 이제동 선수나 기타 여러 선수들도 이기고 난 후에 하는 기쁨의 표출은 따로 있습니다. 프로리그에서 이제동 선수가 결정적일 때 1승을 거두고 나서 조정웅 감독과 포옹을 한다던가 하는 것이겠죠. 그래서 부가적인 팬 서비스 차원에 세레모니도 전 좋아 보입니다. 어떤 거든 좋습니다. 원초적인 기쁨의 표출이든 팬을 위한 서비스이든. 선수들이 맘껏 세레모니 하고 더 보여줬으면 좋겠네요.
(저는 차재욱 선수의 손 올려 머리 기대기 세레모니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아, 그때 표정 진짜로 좋았어요.^^)
DynamicToss
06/11/08 11:36
수정 아이콘
오영종 선수 정말 멋지십니다
질럿 세레머니와 사신 세레머니........결승하고 세레머니를 크게햇으면
비호랑이
06/11/08 11:42
수정 아이콘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세레모니 하면 전태규선수인데.. 예전에 이기고 난뒤 목 그었던 제스처..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군요.. ^^;
풍운재기
06/11/08 11:46
수정 아이콘
전 강도경 선수가 네이트배때 결승진출이 확정되고 난후 한 세레머니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차재욱 선수의 7경기 승리 후 그 '정말 기분좋고 뿌듯하다' 라고 써있는 듯한 표정도 함께...
06/11/08 11:49
수정 아이콘
아직까지는 팬들의 시선이나, 상대팀에 대한 배려랄까.. 그런게 너무 많이 남아 있는것 같아요. 너무 의식한달까... 개인적으로야 어떤 사이이건 간에 경기라는건 어차피 상대방을 꺾기 위한 전투고, 전투에 승리한 자가 기뻐하는거야 당연한거라 봅니다.
요즈음 르카프 선수들을 보면, 구단 프론트 측에서 세레머니를 적극적으로 하라고 요구한거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 전 긍정적으로 봅니다. 그런식으로 선수가 자신을 어필해야 강한 선수라는 임팩트도 줄 수 있고, 구단 이미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hysterical
06/11/08 12:04
수정 아이콘
AhnGoon // 제가 하고싶었던 말이 그겁니다; 아직까지 자신에대한 어필이 좀 부족하죠. 일부 탑클래스선수들은 빼고요. 그리고 세레머니의 두번째 중요성은 팬들과의 공감이 아닌가 싶네요. '나는 이겨서 이만큼 기쁘다. 그러니 내 팬인 당신들도 많이 기뻐해줘라.' 이정도의 의사소통이 되야될건데 말이죠.
KTF MAGIC
06/11/08 12:09
수정 아이콘
박태민 선수의 키보드 뽑아들기 세레모니가 생각 나네요
나 지금 몹시 화가 나있어가 그대로 전달되었지 말입니다 크큭
06/11/08 12:37
수정 아이콘
전 경기석으로 달려나와 선수를 번쩍 안아드는 조정웅 감독님 세레모니(?)가 가장 좋더군요. ^^
손영훈 선수도 참 마음에 들고요. 큰 경기든, 작은 경기든 자신의 승리를 솔직하게 기뻐하는 모습이 좋습니다(.... 엄청나게 까였지만-_-;)
sway with me
06/11/08 12:47
수정 아이콘
선수들이 덜 얌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자기의 기분을 마음 껏 표출하는 세리머니를 신나게 하고, 그것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 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뻔뻔함(?)이 한 시대의 아이콘에게 더 어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06/11/08 12:48
수정 아이콘
손영훈 선수가 까인 이유가 승리에 기뻐하는 모습이 이유라면 정말 어이가 없는 겁니다. 물론 포커페이스 유지하는 선수도 스타일이고 좋습니다만 승리에 기쁨을 표시하는 선수도 좋습니다. 모든 선수가 포커페이스라면 더 이상합니다.
06/11/08 12:51
수정 아이콘
그러게 말입니다.
네버마인
06/11/08 12:56
수정 아이콘
가장 인상적인 세레머니라면 퍼뜩 떠오르는 게 역시 도진광, 박지호 선수와의 경기후 박서의 손짓이네요.
그다지 요란하지도 특이하지도 않았지만 그 불끈 움켜쥔 주먹에서 희열이 고스란히 느껴지더군요.
비호랑이 님의 글을 읽고 나니 전태규 선수의 그 목 긋기 세레머니도 정말 강렬하게 떠오르네요.
전태규 선수하니 또 꼬리를 물고 생각나는 박지호 선수의 합장...^^
06/11/08 13:31
수정 아이콘
선수들이 착각하는게 있는데.....

세레모니는 권리가 아닌 의무입니다.
팬들이 먹여살리는 프로선수로서의 당연한 팬서비스죠.

그러면에서 참 오영종 선수의 마인드가 마음에 듭니다.



그러나 역시 본좌는 전태규. 경기좀 나와요.
06/11/08 13:33
수정 아이콘
뭐 의무라 할 것까지야.
그래도 하려고 하는 모습 보면 좋아요. 오영종 선수 낫 휘두르기 아주 좋아요. ^^
bigaonda2
06/11/08 14:15
수정 아이콘
오영종선수.. 이번에 우승하고나서 김캐리어해설에게 달려가 안긴다면...(히딩크와 박지성 상상;;)
06/11/08 14:15
수정 아이콘
결승전에서도 이윤열선수가 이기든 오영종선수가 이기든,
화끈한 세레머니 한번 보여줬으면합니다..유니폼을 벗어서 관중석에 던진다던가 하는..^^
아 그리고 세레머니가 의무라는것은 조금..;;
축구에서도 골넣고 세레머니 안하는 선수들이 있지않습니까..-ㅁ-ㅋ
06/11/08 14:18
수정 아이콘
해주면 세레모니 좋아하는 팬들이 좋아할 뿐이지 그런 의무는 없죠.
06/11/08 16:43
수정 아이콘
세레모니하면 전태규선수가 역시나... 좀 올라오세요~
06/11/08 16:53
수정 아이콘
세레모니 까지는 아니여도 승리했으면 좀 웃었으면 좋겠어요...
06/11/08 18:04
수정 아이콘
하는건 정말 좋은데 자신있게 부탁드립니다
민망해서 돌릴때가 많아요~ 자신있게 부탁드립니다!!
라구요
06/11/08 18:15
수정 아이콘
닥치고 임선생의 헐크호건 세레모니................^%^.
06/11/08 18:24
수정 아이콘
세레모니가 의무라는 말은 동감하기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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