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경험기, 프리뷰, 리뷰, 기록 분석, 패치 노트 등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Date 2007/03/03 19:50:19
Name 풀업프로브@_@
Subject 김택용 선수의 2.69%를 실현시킨 승리 요인 10가지...그리고 한 줄 요약
제가 오늘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들입니다.
따라서 극히 사적이며 객관성은 별로 없습니다^^;

[1. no trauma]

김택용 선수는 마재윤 선수에게 트라우마가 없는 선수였습니다.
따라서 공격할 때나 자신의 멀티를 포기할 때나 전혀 망설임이 없었죠.
마에스트로를 상대로 이렇게나 자신있게 플레이 하는 선수는 처음 봤습니다!

[2. 준비시간]

플레이에서 마재윤 선수를 철저히 분석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듯이 그도 약점이 있었으며, 거기에 정확히 비수를 꽂자 결국은 쓰러지고 마는군요.
3경기 모두 아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갔으며, 이는 마치 마재윤 선수의 테란전 승리 공식인 3해처리 빌드와도 같이 매끄럽게 이어졌습니다.

[3. 끈질긴 정찰]

전 경기에서 초반 빠르게 정찰 간 프로브가 끝까지 살아남으며 볼 것 다 봅니다.
그리고는 그 바톤을 이어받는 커세어~
정찰력이 열악한 프로토스의 약점을 최대한 커버한 플레이였죠.

[4. 앞마당 견제]

프로브로 어떻게든 마재윤 선수의 앞마당을 지연시킵니다.
체력이 안되면 파일런까지 소환시켜가며 말이죠.
이것은 결국 마에스트로의 연주에 시작부터 불협화음을 만들며 심기를 긁어놓습니다.

[5. 초반 찌르기]

초반에 원질럿을 찔러서 드론을 건드려 준다던지 하며 저그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더불어 저그 진영의 분위기까지 살핍니다.

[6. 커세어]

오늘의 일등 공신은 뭐니뭐니해도 커세어라고 하겠습니다.
정찰도 잘해, 뮤탈도 막아줘, 오버로드 걷어줘, 다크 기살려, 인구수 막아줘...
드라군과 리버의 뇌가 어디갔나 했더니 김택용 선수의 커세어에 다 들어있었나보군요.

[7. 다크 견제]

커세어 다음으로 오늘의 수훈갑 입니다.
표면상으론 일등 공신이라 해도 되겠네요.
커세어가 오버로드를 몰아주면 절대 타이밍에 절대 위치에 등장하는 다크.
게다가 유도한건지 마재윤 선수가 놓친건지...드론이 두 번이나 눈뜨고 몰살당합니다.
엠겜 해설자들이 말씀하셨듯이..그동안 플토 유져들의 머리 속에서나 가능했던 플레이였죠.
'커세어로 오버로드 걷어내고 다크로 썰면 되지...'
이 얼마나 말하긴 쉬워도 실천하긴 어렵던 플레이입니까?

[8. 적절한 조합]

오늘 김택용 선수가 진출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어떻게 유닛 구성이 저렇게 좋지?'....정말 그랬습니다.
뮤탈이 있으면 꼭 커세어, 아칸이 섞여있고, 럴커가 나오면 드라군과 옵이 갖춰집니다.
그동안 1차 병력 구성을 잘하는 프로토스는 많이 봐왔지만,
2차, 3차 구성까지 이렇게 밸런스를 잘 맞추는 프로토스는 처음 봅니다.

[9. 예상치 못한 타이밍의 공격]

김택용 선수의 진출 때마다 '어? 좀 빠르네?'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저그가 이제 막 뭐 해보려면 튀어나오는 진출 병력, 그리고 적절한 밀고 당기기.
1차 진출 병력이 소진될 때쯤 딱 달려오는 추가 병력.
저그로서는 한 방 맞기 시작하면 이어지는 연타에 무너지기 딱 좋은 공격이었습니다.

[10. 삼룡이 떡밥]

앞마당이 돌아가고 일차 수비가 끝나고 물량이 터져나올 때쯤...
1차 진출하면서 꼭 삼룡이를 먹습니다.
저그가 돌아서 빈집 들어오면 삼룡이를 내주면서 치명타를 날려서, 살을 내주고 뼈를 깎는 상황을 만들죠.
게다가 삼룡이는 앞마당의 방패 역할까지 해줍니다.
그동안 플토의 한(恨) 중의 하나가, 방어가 돼있는걸 뻔히 알면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저그 본진 놔두고 삼룡이 멀티에다 꼴아박는거였는데,
오늘은 완전히 뒤바뀐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플토 유져분들 이 모습에 얼마나 속이 후련하시던가요?

[오늘 경기의 한 줄 요약]

이제 막 전설의 지휘를 마치려던 마에스트로의 심장을 파고든 혁명가의 비수!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07/03/03 19:52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의 한 줄 요약은 그것보다는...

"마재윤 선수 3:0으로 지지 않으려면 연습 열심히 하셔야겠어요"
07/03/03 19:52
수정 아이콘
게이트 타이밍도 추가시키면 좋을것같네요. 각 경기마다 다른 게이트 타이밍.. 언제 게이트를 짓고 삼룡이를 언제 먹을지 아는 듯하더군요.
찡하니
07/03/03 19:54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 플레이를 다 꾀고 있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플토가 저그 상대로 저렇게 딱딱 맞춰 플레이 하기가 어렵거등요.
푸켓 가서 놀고 있는 동안 우렁각시(?)가 마재윤 선수 완전 분석을 끝내놓고
돌아오자마자 그에 맞춰 맹연습 했나 봅니다. 박성준 선수 외에 팀내 기량 좋은 저그 유저들 도왔을 테고요.
07/03/03 19:55
수정 아이콘
마재윤의 지휘속에 보이는 죽음의 점에 꽂힌 한자루의 비수.
낭만토스
07/03/03 19:55
수정 아이콘
만약 이 글이 '김택용이 이길수 있는 10가지 방법' 이었다면
그리고 오늘의 경기가 있기 전 날이었다면

[1. no trauma] : 마본좌에게 트라우마는 있으나 마나죠.
[2. 준비시간] : 준비시간 길어봤자 토스는 토스일뿐....
[3. 프로브 생존] : 마재윤이 프로브를 가만히 놔둘것 같지 않군요
.
.
.
[6. 커세어] : 스커지 격추후 공중장악 당하고.....
[7. 다크템플러] 전 멥에 퍼저있는 오버로드에 드론 한마리 못잡을듯....

뭐 이런 댓글이 달렸겠죠....
김택용선수 정말 대단합니다. 감탄만 나올 뿐입니다.
그나저나 얼마전에 돌았던 짤방에서 강민선수는 이제 포스터에서 뜯어지는겁니까.....후.....
문근영남편
07/03/03 19:56
수정 아이콘
음.. 마재윤 선수으ㅣ 개인화면을 봤는데.. 2경기 부터 트라우마는 마재윤선수를 속썩인거 같더군요.. 그리고 2경기 본진 다크는 그 멀티태스킹이 뛰어나다던 마재윤 선수도 눈치 못채더군요.. 확실히 김택용 선수가 무섭게 잘했지만 마재윤 선수도 무언가 나사가 빠진듯한..
Name=네임
07/03/03 19:57
수정 아이콘
이 글에 모든 승리요인이 담겨있네요. 마재윤선수가 프로토스에게 하이브도 못가고 지다니 김택용선수를 응원하던 입장에서도 상상못한 결과였어요. 근데 저 10가지를 완벽하게 해냈으니 뭐 일반프로토스의 2.69%가 아닌 김택용의 100%확률의 승리는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파에톤
07/03/03 19:57
수정 아이콘
마재윤선수의 나사를 풀어버린 김택용선수가 잘한 것이지요.
그렇게 따지면 지난 신한 3차 결승에서의 3,4경기 이윤열선수도 답지 않은 플레이를 많이 보여줬지요.
07/03/03 19:59
수정 아이콘
정말 이글의 분석에 200% 동감합니다.
그리고 플토빠 아닌 님들 오늘 하루 플토빠들 맘대로 함성지르게 놔두삼
자주 있는 날도 아닌데 ^^
역시 프로토스는 대동단결
혁명가 만세 !! 프로토스 만세 !!
극렬진
07/03/03 19:59
수정 아이콘
예전 택용선수글에도 썼지만..택용선수의 저그전 최대장점이..
끊임없는 정찰..소수의 병력으로나마 찌를 타이밍을 정말 잘잡는다는것..

팬으로서 설마설마했지만..정말 마재윤선수를 이길줄이야..ㅡ_ㅡ
아직도 멍~~합니다..
07/03/03 20:00
수정 아이콘
그간 피지알 게시판에서 마재윤의 천하본좌 소리가 거침없이 울려퍼졌고 거의 결승전에서 마재윤 선수의 우승이 당연시화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는데...

멋진 반란입니다. 아니 김택용 선수에게는 마재윤 선수도 그저 하나의 저그일 뿐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뷰에서 밝힌 그 정체모를 자신감이 마재윤을 이미 본좌로 보는게 아니라 마재윤도 한낱 저그라는 걸 보면서 결국 3:0 셧아웃...

김택용 선수 대단합니다, 강민 선수를 이기고 갔을때만 하더라도 검증이 필요하더라고 하신 분들도 많았는데 이보다 더 멋진 검증이 어디있단 말입니까.
Eye of Beholder
07/03/03 20:00
수정 아이콘
이윤열 vs 마재윤 전의 입장이 완전 바뀐거 같았습니다. 김택용 선수..마재윤 너 3해처리 할꺼 다 알고 있다. 라는 입장. 기세싸움에도 눌린 느낌. 여튼 대단하네요..
오늘 경기로 이 스포츠는 절대 연습 투입시간이 중요하지 않다는 평소 생각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됩니다. 전략과 마인드 콘트롤, 그리고 이를 활용할만큼만의 시간만 잇으면, 푸켓을 가던 하와이를 가던 말이죠.
먹고살기힘들
07/03/03 20:00
수정 아이콘
마재윤 선수가 손이 느리다는걸 이용해서 여기저기서 견제해 준 것이 주요했다고 봅니다.
아 그나저나 재방 언제하죠?
이런 경기를 생방으로 못 보다니... ㅜ.ㅜ
율곡이이
07/03/03 20:02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어떤 군인분이 마재윤선수한테 피자내기 거셔서 미리 축하드린다고했는데..;; 정말...눈물나네요;;
큐리스
07/03/03 20:05
수정 아이콘
1번에 정말 동감합니다.
예전부터 마재윤 선수를 이길 토스는 아직까지 마재윤 선수에게 한 번도 안 져본 선수에게서 나올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택용 선수가 결승 올라갔을 때 그토록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구요.
또 한 가지 승리 요인은 마재윤 선수가 디파일러를 뽑을 때까지의 타이밍을 주지 않았다는 데 있다고 보는데요.
사실 위의 10가지만 다 잘 하면 디파일러 타이밍은 절대 나올 수가 없죠. ^^;
07/03/03 20:08
수정 아이콘
프로브 질럿 커세어 다크 정말 골고루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주도권을 단 한번도 내주지 않은 모습... 정말 대단했습니다.
인연과우연
07/03/03 20:17
수정 아이콘
글쓴 분의 분석에 하나같이 다 동감합니다.
특히 끊임없는 정찰과 초반부터 프로브,질럿,커세어로 상황파악 및 귀찮게 만들기.그렇게 얻은 정보로 적절한 방어.
오늘 마재윤 선수는 김택용 선수의 본진을 조금의 피해도 줄 수 없었죠.
그리고 이어지는 빈틈을 찾는 커세어와 다크.예상보다 조금 빠른 찌르기.
3:0이라는 스코어가 다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원팩입스타™
07/03/03 20:39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오늘 마재윤선수가 특별히 컨디션이 나쁘거나 제 실력 발휘 못하거나 이런건 없었다고 봅니다. 마재윤답지 못하다고들 하는데 마재윤스러움은 부유함에서 나오는데 택용선수가 강력한 흔들기와 이어지는 한방으로 용납을 하지않았죠. 즉 마재윤이 전혀 마재윤답지 않게만든 김택용선수가 너무 잘했습니다. 사실 마재윤선수 강점이 방어타워를 최소화하면서 그 자원으로 병력만들어 흔들면서 자기 페이스로 끌고가는건데 그걸 완벽히 파악한 택용선수가 그런 약점을 노려 되려 흔들어대니 완전 당황했고 서서히 무너지다가 3경기에서는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더군요. 오늘은 마재윤과 김택용이 완전히 뒤바뀐 느낌이었습니다. 흔들거 같았던 마재윤이 되려 내내 흔들리고 막기 급급했죠. 자신이 늘 잘하던 플레이에 역으로 당하니 당황할 수 밖에요.

오늘의 김택용선수의 승리는 마재윤선수를 손바닥위에 올려놓고 본듯한 완벽한 분석, 거기서 나온 파해법을 완벽히 수행한 김택용선수의 전략실행능력이 조화를 이뤄나온 멋진 승리라고 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9786 김택용의 천진난만한 미소가 정말 무서운거였군요.;;; [6] 김호철4772 07/03/03 4772 0
29785 결승전을 보고 나서.. [7] 매트릭스3735 07/03/03 3735 0
29784 마재윤, 그에겐 약이 된 결승전, [19] 4413 07/03/03 4413 0
29783 산왕........ 그리고 마재윤 [3] 미소속의슬픔4301 07/03/03 4301 0
29782 곰TV MSL 결승전 시청후기 [1] 그를믿습니다3689 07/03/03 3689 0
29781 정보를 얻어오라!! [5] Jonathan3936 07/03/03 3936 0
29780 아아.. 김택용.. 아아.. 마재윤.. [8] 블러디샤인4459 07/03/03 4459 0
29778 아, 이 복잡한 심경. 아무도 이기길/지길 원치 않았는데.. [4] e-뻔한세상3872 07/03/03 3872 0
29777 믿고싶지 않습니다. [2] Black_smokE3819 07/03/03 3819 0
29776 마본좌의 팬이기 전에... [4] D.TASADAR4289 07/03/03 4289 0
29775 오늘 마재윤의 플레이는 어땠나요? [58] dkTkfkqldy7276 07/03/03 7276 0
29774 마에스트로도 잠시 마음의 허점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23] 패닉4009 07/03/03 4009 0
29771 프로토스의 새로운 혁명을 현장에서 목격하다. [7] SKY924214 07/03/03 4214 0
29770 오늘 김택용vs마재윤 리뷰 [2] sinjja4499 07/03/03 4499 0
29769 마재윤vs김택용 롱기누스2,리버스템플 - 형 내 삼룡이멀티 줄테니깐 그대신 타이밍을 줄래? [18] 그래서그대는6678 07/03/03 6678 0
29768 6여년만에 이룩해낸 우승 [7] 아유4148 07/03/03 4148 0
29764 마재윤 vs 한동욱 2007시즌의 향방을 점칠 빅승부!!! [3] 처음느낌4655 07/03/03 4655 0
29763 김택용은 본좌가 될 수 있을 것인가. [5] SlowCar4140 07/03/03 4140 0
29762 잔치 분위기 중에 부적절한 궁금한 것 하나.. [12] 김민성4176 07/03/03 4176 0
29760 뉴타입군 VS 마재윤 그 찬란한 결말. [2] 이직신4503 07/03/03 4503 0
29759 김택용 선수의 2.69%를 실현시킨 승리 요인 10가지...그리고 한 줄 요약 [18] 풀업프로브@_@7294 07/03/03 7294 0
29758 오늘까지의 일주일은;;; [4] 냠냠^^*3897 07/03/03 3897 0
29757 본좌의 7일 천하. 그리고 봄에 핀 토스의 꽃 [30] ArcanumToss6685 07/03/03 6685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