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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7/07/15 00:38:15
Name dkTkfkql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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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오프 후기]하나 둘 셋 "송병구 화이팅..!"




*사진 설명은 나중에 나옵니다.

글의 제목을 정할 때, '2인자 송병구' 라고 쓰기엔, 프로게이머로서 할일이 많은 그의 미래를 함부로 단정 지는 것 같아 쓰지 않았고, '우승자 김택용, 그리고 준우승 송병구' 에 대해서 쓰기엔 김택용에 대한 우승의 의미도 되짚어 봐야할것같고..
어려운 글 쓰려 하는것도 아니고, 숱한 데이터가 필요한 글을 쓰는것도 아니라, 역시 이 제목으로 결정했습니다.

하나 둘 셋
'송병구 화이팅!!'
우리가 오늘로서 최초 2회 연속 우승자, 최초 프로토스 2회 연속 개인리그 우승자.. 만 기억할게 아니라, 우린 송병구도 기억했음 좋겠습니다.

저는 난생 처음 개인리그 결승전에 오프를 뛰어봤습니다. 이상하게 4강 플레이오프 처럼 결승을 당락짓는 곳에 많이 가봤지만, 정작 결승전에는 그날 피곤하거나 구찮아서 늘 안가곤 했는데요. 왠지 오늘은 유난히 가고싶어서 주변에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같이 가자고 했더니, 날씨가 너무 더워서 나가기 싫다는 입장이더라구요. 제가 11시쯤 일어나 바로 밥 대충먹고 도착한게 12시30분 쯤 이였습니다. 얼마나 덥길래 이 녀석들이 안간다고 박박 우기나 싶었더니... 정말 날씨가 이런줄 알았음 저도 안나왔을 것 같더라구요.
일단 표를 교환하고, 3시까지 동물들 보고 사진찍고 혼자 돌아다니며 시간 때우고있었습니다.

3시부터 번호 대로 줄을서는데, 증말 사람 피말리게 하더라구요. 저도 앵간해선 짜증 안 내는 성격인데, 너무 더워서 욕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솔직히, 이런점은 고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10분간 진행요원들이 줄을 정리하고 1시간동안 그 땡볕 아래서 기다렸습니다. 어차피 번호대로 입장시킨다는 명분이였다면 굳이 1시간전에 줄을 세울 필요없이 입장하는 시간 10분전에 번호 대로 불러서 입장을 시키면 될걸 왜 굳이 줄을 세웠는지도 의문스럽고요;; 나중엔 무분별한 새치기 때문에 정말 짜증났고요...

어찌저찌해서, 그 땡볕에서 천국(?) 으로 들어가고, 다만 좋았던점은 무분별한 자리맡기를 통제하기 위해, 팬카페 분들 먼저 입장시키고 자리 앉는 것도 진행요원들이 자리를 정해주었다는 점이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윤하양의 아름다운 노래가 끝나고 1인자와 2인자로 갈라지고 누구보다 선수들에게는 어떤 전쟁보다 더 잔혹한 우주의 전쟁이 시작되었죠.
송병구 선수가 GG후 토크에서 말했다싶이 많은 분들이 와주셨음 좋겠다고 하셨고, 정말 많은 분들이 관람 오셔서 송병구 선수가 계속 웃더라구요. 되게 사람들 많이와서 좋았나봐요..^^ 아마 그 장면은 TV로 나갈리 없었을 겁니다.
송병구 선수의 웃는 모습을보면서 소년끼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저도 같이 흥분됬습니다. 사실 송병구 선수를 응원하려 간것은아니고, 두 선수의 팬이 아니였지만, 진행요원이 맡아준 자리가 고의아니게 송병구 팬카페 바로 뒤에 앉게 해주셨어요. 분위기를 타서인지, 송병구 선수를 응원하게 되더라구요.. 오프를 매번 뛰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차피 경기는 TV로 보는게 훨씬 편할텐데 왜 오프를 뛸까? 라고 생각 했었는데, 이렇게 TV로 보여지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 이런맛에 오프를 뛰는구나 싶었습니다.
정말 이곳에는 스포츠를 볼수있구나. 개개인의 기량과 실력이 아닌, '스타크래프트'만 아닌 선수의 감정 팬들의 감정... 어르신들은 이 우주전쟁을 스포츠라 하지 않으시지만, 오프 와보시면 스포츠라고 생각하실것같아요..^^
경기 이기고 질때마다 송병구 선수의 표정을 일희일비 했었습니다. 이길때는 살짝 눈을 관중석 쪽으로 바라보시고 질때는 푹 고개를 숙이고 대기실로 들어가더라구요.. 숙일 필요없는데..

여튼.. 경기에 대해선 제가 전문가도 아니고 pgr21의 벌써 많은 회원분들이 다들 글을 남겨주셨고 제가 글쓴 요지는 경기파악이 아니라 누가 잘하고 누가 못했고의 판단이 아니라 제가 말하고자 하는건 제목 그대로 '송병구 화이팅!!' 입니다.
저는 어렸을 적부터 1인자만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티원이 최고였을 때도 티원 팬이였고, 매 순간 본좌 라 불리는 선수들만 좋아했죠.
본좌는 영원히 본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뜻을 거스리는 도전자는 까여야 한다는 이상한 팬심이였습니다. 제 삶 자체가 1인자를 동경했고 꿈꿔왔고 늘 도전했었죠..^^ 제 스스로 난 1인자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시절도 있었구요. 물론 이 얘기는 불과 2년 전 얘기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서, 전 바닥 밑까지의 경험을 맛 보았고, 그 때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존재를 좀더 밝고 투명하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 시기가 맞물려서 인지, 송병구 선수가 경기에 지고, 허리도 못피고 고개만 푹숙인채 애써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며 힘내라고 한마디 해주고싶었습니다.
TV로 보신 분들은 모르겠지만, 아니 저도 개인리그 결승은 처음이기에 이게 처음이라 꽤나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습니다. 경기가 끝난후 시상식과, 사진촬영이 브라운관을 통해서 1인자 밖에 비춰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1등 시상식이 끝나고 각종 세레머니를 하고있을때, 송병구 선수를 고개를 푹 숙인채 앞도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 올린 첫번째 사진은, 피켓을 번쩍 들어달라는 기자의 부탁을 들어주고있는 김택용 선수를 차마 보지못하고 고개를 푹숙이고 있는 송병구 선수입니다.
* 트로피를 들도 세레머니를 하고있는 김택용선수와 고개를 숙이고 있는 송병구 선수입니다. 불과 10미터도 안되는 거리였습니다. TV에서 보신 분들은 이 모습을 보지 못하셨겠죠? 당연합니다. 송병구 선수를 비춰주지 않았으니까요. 송병구 선수를 찍는 기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보는 제가 안쓰러울 정도로 송병구 선수는 묵묵히 고개만 숙이고있었습니다. 불과 10m도 안되는 옆에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세레모니를 하고있는 선수와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였거든요.

경기후 송병구 선수와 인터뷰했을때 경기중에 실수를 너무많이했다며 드라군 사업을 안했다고 말했잖아요? 그 부분에서, 팬들은 야유아닌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아쉽고 허탈한 마음이였겠지요.. 괜스레 화나고 안타깝고.. 분명 비아냥은 아니였습니다. 송병구선수는 이내 고개를 숙입니다.
아마 TV로만 보셨던 분들은 모르시겠지만, 김택용선수가 세레머니하며 화려한 bgm과 본좌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개막이 시작되는 그 역사적인 순간에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있던 선수를 생각치 못하셨을 겁니다. 저도 그래왔었기 때문이죠. 그 역사적인 현장속을 거스리며 팬분중 한명이 "송병구 화이팅!!" 이라고 외치셨고 이따라서 여러 분들이 송병구 화이팅이라고 외치셨습니다. 어떤 여성팬은 울먹거리면서 "에이 송병구 니가 본좌야!! 본좌라고!!" 저도 굵직한 목소리로 "송병구 화이팅!!"을 연신 외쳤고, 모든 팬분들이 다 같이 "송병구 화이팅!!"을 외쳤죠.
"송병구 다음엔 너가 우승할거야!!"
"니가 본좌야!!"
"다음에 잘할수있어!!"

"송병구 화이팅!!"

송병구 선수는 숙인 고개를 다시 들었고, 적잖아 감동한 모습이였습니다..^^ 눈시울이 촉촉했는지 간혹간혹 손으로 눈을 훔치더라구요. 물론 감동적인 의미보단 경기에 졌기때문이겠지만요. 그래도 팬들의 진심어린 화이팅은 송병구 선수에게 전해졌다는 기분이 듭니다.
돌아오는 지하철에, 송병구 선수를 떠올렸습니다. 제가 개인리그 결승후 1인자가 아닌 준우승 선수를 떠올린건 처음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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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유령
07/07/15 00:46
수정 아이콘
이 기세를 살려서 다음시즌에 또 다시 우승에 도전하기를!!
송병구 화이팅!!
챨스님
07/07/15 00:48
수정 아이콘
프로로 가기 위해 승부의 비정함도 있지만 송병구 선수도 2등이면 정말 잘 한 건데 위의 사진은 조금 안타깝네요.
하지만 공변뱅의 진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송병구 화이팅!!!
(하지만 택용이 팬으로서 택용이 4연속 우승 가는거다!!!^^;;)
Caesar[SJ]
07/07/15 00:50
수정 아이콘
저는 늦게가도 자리가 있을거라는 xxx님의 말을 믿고 아무 생각없이 갔다가.....^^;;;
밖에서 구경하다가 왔어요 흠....

그래도 좀 시간이 지나니 시원하고 밖에서도 꽤 볼만했답니다
즐거웠고 게임도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
07/07/15 00:51
수정 아이콘
오프에서의 감동이 전해지는 것 같은 글솜씨시네요~
개인적으로 송병구 선수 4번시드 받을때부터 주목했는데, 기세탔을 때 정상까지 못오르게 되서 아쉽네요..
이 수준에 머무르게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하구요.
인터넷에 돌아다니다보면 송병구 선수 팬이 적어보인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가보네요~
병구선수 오늘의 패배를 기억하고 다음시즌에는 좀 더 완벽한 모습 보여주기 바랍니다.
리버 IQ업그레
07/07/15 00:56
수정 아이콘
많은 관중들이 졌으면 깨끗하게 진거 인정하고 GG치지 그러느냐.. 승자에게 축하한다는 한마디도 못해주느냐.. 이런 생각을 하셨을수도 있겠지만, 정말 드라군 사업 안한 실수는 정말 치명적인겁니다. 그냥 배넷 공방에서두 사업 안해서 지면 본인 스스로에게도 어처구니 없고 억울한데, 하물며 MSL이라는 메이져 리그의 첫 결승전에서 상금 5000만원을 놓고 하는 마지막 경기였는데, 그런 말도 안되는 실수로 패배를 한 본인의 심정은 어떻겠습니까... 아마 그 자리에서 울고 싶었을겁니다.
07/07/15 01:02
수정 아이콘
제가 저런무대에서 드라군사업못해서 진다면 키보드 그자리에서 부술거 같은....
dkTkfkqldy
07/07/15 01:04
수정 아이콘
리버 IQ업그레이드~!//네..송병구 선수도 계속해서 멍한 표정을 짓고있더라구요.. 우신건 모르겠지만, 눈가가 촉촉하신지 눈물이 계속 맺히는지 눈을 상습적으로 비비시더라구요. 모든 경기와 모든 시상식이 끝나고 김택용선수가 3~4분간 기자들의 요구에 따라서 세레머니하고 피켓들고 했을 적에도 멍하니 서있으셨습니다. 지금 mbc게임에서 다시 보고있는데, 송병구 선수 참 뻘쭘하게 서있네요..;;
리버 IQ업그레
07/07/15 01:21
수정 아이콘
dkTkfkqldy님//괜시리 송병구 선수 팬도 아닌 제가 다 억울해질 정도였으니.. 말이죠.. 플토전에서 그렇게 지면 정말 억울하거든요. 남들은 명경기라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을때는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경기일겁니다.(제가 봤을때는 3경기도 정말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합니다.)
송병구 선수가 저렇게 멍하게 있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습니다... 제 실력 몇 프로 발휘 못했다는 생각에 자기 자신에게 화도 나고... 자신을 믿어준 고마운 사람들과 팬들에게도 미안하고.. 저때 심정은 그렇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 정말 플토유저 입장에서 그런 송병구 선수의 마음이 십분 이해가 가기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ㅠ.ㅠ

다음 시즌에서는 좀더 마인드 컨트롤을 확실하게 해서 좀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빕니다. 송병구 화이팅!
프리랜서
07/07/15 01:56
수정 아이콘
저는 김택용 선수를 응원했음에도 저 모습은 좀 안타깝더군요. 저기서 김택용 선수 사진 찍던 사람 중 하나가 접니다:: 김택용 선수 사진 촬영 후 둘이 어깨동무한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린 것 같던데.. 같은 무대에서 저렇게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니 참 짠~해 지더라구요.
플토팬으로서 송병구 선수도 좋아합니다. 다음 시즌에 더욱 강해지시길..
07/07/15 01:56
수정 아이콘
오늘 경기를 보니..송병구 선수 심성이 확실히 착하고 좀 여린것 같습니다(인간적으론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승부사에겐 어울리는 성격은 아니긴 하죠). 독하고 냉정한 마음이면 경기력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드네요( 2경기와 3경기 그리고 유리한 상황을 굳히기로 가지 않고 아쉬운 선택을 했던 5경기에서 병력운용에서 흥분한 마음이 병력움직임을 통해 드러나 보였습니다. 그에 비해 김택용은 확실히 5경기 내내 안정적이었고 위험의 순간에도 냉정한 판단력과 최선의 선택을 꾸준히 해준 운용능력이 돋보였습니다.) 송병구선수 확실히 프로토스란 종족에 대한 이해와 센스는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데, 임요환과 마재윤등의 승부사기질과 마인드 컨트롤하는 법을 벤치마크해보는것도 좋을것 같습니다.
낭만토스
07/07/15 02:03
수정 아이콘
제가 수능볼때 수리영역에서, 진수조건 확인 안해가지고 틀려서 잠을 못잔적이 있는데요... 오늘 송병구선수 잠이 올까요? 아쉽습니다. 송병구선수 화이팅!! 더불어 에게로!~
연아짱
07/07/15 11:11
수정 아이콘
Caesar[SJ]님// 죄송합니다 ㅠ.ㅠ
07/07/15 18:33
수정 아이콘
Caesar[SJ]님// 죄송합니다 ㅠ.ㅠ (2)
Caesar[SJ]
07/07/16 12:23
수정 아이콘
연아짱님// noir님// ^^ 히히 괜찮아요~
어린이 대공원도 처음 가고보고 게임도 재미있었고요~ 다만 저 역시 사람이 적을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생각외로 꽉차서 저도 놀랐답니다
사실 중간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표가 없는 관계로 못 들어갔고요~
수십명이 밖에 앉아서 보는데 역시......저를 비롯하여 다들 스타 중계하느라 정신 없죠~ 재미있었어요~
07/07/25 02:46
수정 아이콘
스타리그 라는 티비프로그램을 올해들어 처음보게 되었는데, 정말 송병구 선수의 팬이 되어버렸습니다.
화이팅입니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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