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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4/06/23 16:37:42
Name 어라?
Subject 아침에 집 근처 경기장에 다녀왔습니다
답글로 달까 하다가
아무래도 지금 너무 답답한 마음을..방법은 다르더라도 다같이 슬퍼하는 분들과 나누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에 글을 씁니다..
목록에 또 하나의 슬픈 글을 올리는 자신이 싫지만 같이..아프고 싶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무 생각없이 어느 게시판에 들어갔습니다..
몇 시간 전에..하느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던 그 소식과는 반대의 글이 있어서
아니겠지..이렇게 바뀔 수 있다면 또 바뀔 수 있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더 바뀌지 않더군요..

답답해서 밖에 나갔고 근처에 있는 경기장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솔직히 좀 놀랍더군요..
조깅하는 사람들..간간히 피어 있는 들꽃을 꺽어 품에 넣는 사람들..
뛰니까 무릎이 아프다며 옆사람에게 투정부리는 할머니..

인터넷 속의 세상은 그렇게 침통했는데..몸으로 접하는 세상은 어제와 같았습니다..

그런데..이게 현실이라는 자포자기보다는..
살아 있음이 무엇인지를 더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아침거리를 사가지고 집으로 향하는 아주머니들..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건강을 위한 조깅..
결코 어색한 일이 아닙니다..

죽음보다는 삶이 가까운..
그래서 살인에 분노할 수 있는 세상에..전 살고 있습니다..

살인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그 사람들이 사는 세상은 어떤 걸까요..
그들에게도 제가 바라본 오늘의 아침같은 게 흔한 일일까요..

어제 비보를 접했을 때는
그 사람들을 어떻게 하고 싶다기 보다는  그저 한없이 미웠습니다.
그들도 사람일텐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그들도 가족이 있을텐데 누군가를 사랑해본 경험이 있을텐데
인간도 아니다..

그들을 죽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들이 죽기 전까지는 꼭 한번이라도..
그분의 절망과 고통을, 유족분들의 슬픔을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삶보다 죽음이 가까운 땅에 사는 사람들도..
삶의 소중함으로 가득한 나라에 살게 하고 사람의 정을 알아..
그들이 저지른 잘못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었는지를 꼭 깨닫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 자신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할 그런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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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시마료
04/06/23 17:20
수정 아이콘
오늘은 너무 가슴이 시린 날입니다! 그분이 당했을 그 개같은 짓들을 생각 하면 심장이 떨려 가만히 있을 수 조차 없습니다. 어떤 분이 남긴 글을 봤습니다. '그들은 이라크 입장에서는 독립투사다..' 또한 이에대한 답글인 '우리의 자랑스런 독립 투사들은 민간인을 죽이진 않았다..'
이 두 글들이 저를 더 화나게 하는 군요.. 그 개같은 테러범들이 역지사지라는 공식에 대입 하면 정당 하다는 개소리와 민간인을 죽였기 때문에 용서 할수 없다는 의견... 가장 중요한 사실은 테러범들은 생명이라는 가장 숭고한 정당성을 지키지 못했기에 그들은 무슨 논리를 펼치든 정당 할수 없고 민간인을 죽였기에 용서 할수 없는게 아니라 사람을 그것도 우리 나라 사람을 노리개쯤 치부 하며 고통 받고 돌아가시는 모습까지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공개된 사실이.. 그리고 그 모습이 재미를 위한 모습이 될수도 있다는 사실이 테러범들을 용서 할수 없게 만드는군요..

돌아가신 김선일씨... 부디! 아니 꼭입니다 다음 생에서는 정말 행복 하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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