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끝에 용기를 내 써봅니다.
CJ 전신인 아주부의 전신인 mig 때부터 이 팀을 응원해오면서 참 힘든일이 많았었더랍니다.
2012 롤드컵때 건웅선수 눈맵사건이나 클템선수 욕설사건이 터졌을때는 혹시라도 실격될까 걱정되어 밤을 샌적도 있었고
CJ로 와서도 선수들의 인성 문제나 팀에 잡음이 나올때마다 쏟아졌던 비판,비난이 참 많았었고
그때마다 팀과 함께 그 힘든 시간들을 견디곤 했었죠.
꾸준히 나오던 성적이 안나오기 시작하고 같이 팬질 시작했던 지인들도 하나둘 떠나가더군요
저는 롤을 안봤으면 안봤지 다른 팀은 응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린지라
제발 롤드컵 한번만 나가자
제발 포시 좀 올라가자
제발 강등전은 면하자
로 목표는 점차 하향되면서도 이 팀 응원을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참 힘든일이 많았었지만 저번주는 제가 cj를 응원하기 시작한 이래로 제일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심판의 판단 미스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을 일들이지만
빅토르 픽은 그게 고의였건 아니었건 간에 확실히 팀의 잘못이고 그로인한 비판은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팀 갤러리나 팬까페에도 비판글이 대다수였을정도로 팬들도 굉장히 화가 났었죠.
쉴드치면 욕먹는 분위기였고요.
조금 기다려보자 뭔가 나오겠지 하는 말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커뮤니티마다 선수들을 조롱하는 글들로 넘쳐나고
그 속엔 선수들 코치진 모두 은퇴해라, 눈에 보이지 말라는 글들도 있더군요
잘못은 했지만 비판의 정도가 너무 심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에 고참 2명 빼면 전부 올해 데뷔한 선수들입니다.
프로 데뷔한지 2~4개월 이제 막 지난 선수들이 실수 하나로 은퇴까지 요구당하는건 정상적인 팬 문화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두 사람이었다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팀 게시판에까지 그런 글이 올라올 정도로 많았습니다.
모 커뮤니티 글은 일개 팬인 저도 보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상처주는 글들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커뮤니티 꼬박꼬박 챙겨보는 선수들이니 그런 글 당연히 봤을테고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이 가더군요.
어린 나이에 게임에 인생을 걸고 있는 선수들에게 그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분들이,그런 분위기가 너무 무섭습니다.
물론 어리더라도 선수들은 프로고 받아도 싼 비판은 당연히 감내해서 이겨내는게 맞겠죠.
그런데 그것도 어느정도의 선이라는게 있는거 아닐까요?
오늘 네이버 라디오를 듣는데 그 날 선수들이 많이 울었고 정말 힘들어했고 남은 경기들을 정상적으로 치를수 있을지가 관건일 정도로 멘탈이 많이 망가진 상태인가보더군요.
이 상황에 팬으로서 할 수 있는게 없다는게 마음 아픕니다.
그냥 힘내고 어떻게든 극복해서 남은 경기 화이팅 하자는 말밖에 할 수가 없어요.
비판이 아닌 비난을 하는 사람은 정말 많고 너무나 또렷하게 선수들에게 들리고 보일텐데
그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일은 정말이지 어렵습니다.
그 일 이후로 평생 먹을 욕 그 며칠 사이에 다 먹었을 매라 선수가  방송을 키자마자
힘내라는 팬들의 말에 자기들은 괜찮다고 하면서 팬분들도 저희때문에 힘드시겠다고 하는데
그 말이 너무 슬프더군요.
은퇴를 언급하거나 인신공격으로 선수들을 비난하시는 분들은 조금만 더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비난으로는 분풀이는 될지언정 그 어떤것도 나아질 수 없다는것과
그건 선수들은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정말 큰 상처가 된다는 것을요.